살아있는 한국 신화 - 흐린 영혼을 씻어주는 오래된 이야기
신동흔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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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구판을 기준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쩐지, 우리 신화라고 하니 어색했다.

아테네, 아프로디테, 제우스, 헤라..... 뭐 이런건 익숙하게 들어왔어도. 오늘이, 자청비, 궤네깃또.........이들의 이름은 정말 생소했다.

게다가, 신같지 않은 신들의 이름들을 보며 웃음이 났다. 오늘이, 매일이 라니......

이야기를 읽다 읽다보니, 신과 인간이 절묘하게 혼합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흡사. 전설의 고향에서 봤음직한 이야기들. 거기 조금의 환상이 보태진.

이걸 '신화'라고 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제우스, 헤라, 아프로디테가 갖고 있는 절대적인 권력에 비한다면, 이들이 가진 권력은 매우 인간미가 넘친다. 그것이 바로, 우리 신화의 매력일 것이다. 신과 인간의 경계, 이승과 저승의 경계, 그 사이의 오묘한 줄다리기.

 

지은이는 국문을 전공하시다가 우리 신화를 발견하시고는 이쪽으로 뛰어드셨다고 한다.

우리 신화, 우리 문화, 우리 것을 이어가는 것.

우리의 뿌리를 알아가는 소중한 작업을 하고 계신다는 긍지가 독자에게까지 전해져온다.

 

 

- 여는 이야기: 우리 신화를 찾아서

이야기 하나: 세상이 처음 열리다
혼돈에서 개벽으로 / 대별왕과 소별왕

이야기 둘: 생명의 신, 삼신의 두 모습
삼신할망과 저승할망 / 당금애기, 그 동정의 모성

이야기 셋: 신은 어떻게 오는가
명신손님의 여행길 / 별상신 대 삼신 / 저승사자 맞는 법

이야기 넷: 이것이 신화다
길 위의 바리

이야기 다섯: 신비의 세계를 찾아서
사계절의 땅 원천강 오늘이 / 서천꽃밭 한락궁이

이야기 여섯: 영웅신화의 숨결
저승의 용사 강림도령

 

내가 2월에 사서 읽은 구판이 절판되고, 3월에 신판이 나왔다.

3월에 나온 신판의 순서를 보니, 구판의 이야기가 조금 더 보강된 형태다. 내용은 거의 비슷할 듯.

 

제1부 신화, 그리고 신
첫째 거리 _신화의 원형, 창조 신화의 숨결
혼돈에서 세상이 열리고 하늘에서 인간이 내리다 │ 천지왕과 수명장자, 대별왕과 소별왕, 태초에 싸움이 있었다│ 사라진 창조 여신의 자취를 찾아서
둘째 거리 _신화, 존재와 운명의 서사
원천강의 오늘이, 존재의 문을 열다 │ 딸에서 여자로 어머니로 그리고 삼신으로, 당금애기의 운명
셋째 거리 _신이라고 하는 존재들
삼승할망 자리를 다툰 신의 딸과 인간의 딸 │ 대별상 어전또, 처녀 신 삼승 할망 앞에 무릎 꿇다 │ 무서운 질병의 신 명신손님의 두 얼굴

제2부 삶과 죽음, 삶 너머의 삶

넷째 거리 _어둠의 사자를 맞이하는 법
백년해골을 모신 사만이와 저승 삼차사 │ 몰인정했던 사마장자는 어떻게 죽음을 면했나
다섯째 거리 _저 너머 아득한 곳 또 다른 세상
망자의 저세상 가는 길, 무간지옥과 시왕 극락 사이 │ 신비의 꽃 세상 서천꽃밭을 찾아간 할락궁이
여섯째 거리 _이승과 저승, 그 사이의 인간
이승과 저승을 오고간 허웅애기 │ 매일 장상의 저승 궤에 재물이 가득한 이유 │ 저세상의 도랑선비, 이 세상의 청정각시
일곱째 거리 _바리, 이것이 신화다
바리공주, 버림받아 떠도는 넋들의 신 │ 죽음을 생명으로 바꾼 바리데기의 기나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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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수업 (양장) - 글 잘 쓰는 독창적인 작가가 되는 법
도러시아 브랜디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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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에 쓰인 이 책. 그 후에 수많은 작가들의 생활과 사고하는 법, 글쓰는 습관의 원천이 된 책. 이만하면, `원조`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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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수업 (양장) - 글 잘 쓰는 독창적인 작가가 되는 법
도러시아 브랜디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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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수업은 1934년에 출판된 책이다.

다시 말하자면, 소설도 아닌 소설을 쓰려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이 책은 장장 80년의 시간동안 수많은 작가지망생들의 양분이 되었다.

많은 작법서를 읽었지만, 내가 읽어온 많은 (미국) 작법서들이 이 책의 방법론들을 상당히 많이 포함하고 있었다는 걸 느꼈다. 이 책은 그렇다면, 작법계의 고전쯤 될 수도 있겠다.

독창성이란 무엇인가, 작가가 갖춰야할 습관이란 무엇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작가가 되어야 하는가.

책 내용의 대부분이 이렇게 짜여져있다.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과 자세를 일러주는 소중한 책.

 

 

지금 단계에서는 자신에게 작가로서의 성공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공정하게 평가할 입장이 못된다는 점을 명심하라. 조금만 더 지나면 지금은 어렵거나 도저히 불가능해보이는 일들이 제대로 보일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시시때때로 스스로를 평가하면서 자신에게 쉬운일은 무엇이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를 짚어내는 안목이 생길 것이다. 그때 가면 이런 명확한 결점을 바로잡기 위해선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할지가 눈에 보이면서 낙담하거나 허세를 부리지 않고도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훈련 기간에는 실패의 가능성은 아예 생각하지도 말라.

 

사실 두 가지의 기본 원칙이 있을 뿐이다. 첫째, 소설가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로든 비유적인 의미로든 자신의 팔이 미치는 범위 안에 있는 것만 다루어야 한다. 둘째, 주제의 가치는 작가가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또 그 안으로 얼마나 깊이 파고들 수 있느냐에 거의 전적으로 달려 있다.

 

기적의 가장 놀라운 점은 그것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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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우주라는 미친 생각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는가 - 패러다임을 뒤흔든 논쟁의 과학사
토비아스 휘르터 외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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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책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닐스보어의 머릿속도 궁금했고, 파장이론을 만들어놓고도 양자역학을 부정한 아인슈타인의 머릿속도 궁금했다. 보르헤스와 토마스 핀천이 만들어낸 세계를 보면서 그들의 머릿속도 궁금해졌다. 무엇보다, 내가 사는 세계와 내가 사는 세계가 아닌 세계도 궁금해졌다.

 

책이 도착하고 보니 독일 사람 두 사람이 쓴 책이었다. 한명은 철학과 수학을, 한명은 물리학을 공부했다. 책 날개에 적힌 재밌는 저자 설명: '이 책을 쓰면서 토비아스 휘르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실제로는 여러개의 세상들일 수 있다는 생각과 친숙해졌다. 하지만 막스 라우너는 다중우주이론을 더욱더 기묘한 이야기로 여기게 되었다.'

 

"그럼 평행우주에서는 이미 죽은 사람들의 영혼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나요?" 어떤 여인이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우리의 죽은 선조는 다른 우주들에서 계속 살아갑니다." 미치오 카쿠의 답변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우주, 그러니까 그들이 이미 죽고 사라진 우주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죠. 그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우주를 진짜인 것으로, 우리의 것을 가짜로 여깁니다"(월드 사이언스 페스티벌, 2008년 5월 맨해튼)

이 대화만 뚝 떨쳐놓으면, 마치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올법한 대화다. 죽은 자들이 계속 사는 세계라니, 심지어 그 세계에서는 우리가 가짜라니. 이것이 다중우주다. 왜 이런 공상같은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지, 이론 물리학자들의 설명은 정말 '기가 막히다'. 중세 시대 기독교 사상에서 하느님은 전지전능했다. 그 전지전능을 뚫고 이 세계가 다른 세계가 될 수도 있고 이 우주가 무한히 팽창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던 과학자들은 죽어나갔다. 그렇게 보면, 중세란 참으로 많은 것을 겁탈했던 시기였다. 당연히 이런 공상같은 세계에는 수많은 이야기거리를 품고 있다. 보르헤스, 핀천이 만들어 낸 그 세계도, 다중우주에서는 가능하다. 김영하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에 등장하는 노인의 세계도, 다중우주에서는 가능하다.

 

내가 내가 아닐 수 있고, 내가 아닌 것이 나일 수도 있다. 나는 그저 물질이기도 하고, 허상이기도 하고, 스치는 바람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여기까지만 하면 양자역학이다. 더 나아가, 그러니 결국 소유라는 것은 없었고, 나는 공과 같으며, 내 존재는 원래 자유로웠던 존재, 괴로움이 없던 존재라고 하면, 이건 불교적 관점이 된다. 정말. 신기하게 들어맞는다.

 

미친 생각 같은가?

훗. 평행우주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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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우주라는 미친 생각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는가 - 패러다임을 뒤흔든 논쟁의 과학사
토비아스 휘르터 외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훗. 평행우주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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