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은 체 게바라처럼 - '인문학 특강''생존경제학' 최진기의 리얼 인생 특강
최진기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우연히 읽었다.

놀랬다.

우선 최근 엄청난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자기계발서 틈에 다시 자기계발서가 또 나왔다는 것에 놀라고,

수없이 논란이 되어온 체게바라에 대한 다른 책이 또 나왔다는 것에 대해 놀라고,

그리고 이 글이 경제학을 가르치는 사회 선생님이 쓴 글이라는 데서 놀라고,

인문학적인 베이스를 강조하고 있는 경제학 선생님이라는것에 놀라고.

 

그 책,

일생에 한번은 체 게바라처럼.

 

그런데 한번 책을 잡으니 쉬이 책을 떨칠 수 없는 필력을 갖고 있다.

의외로 재미있고 진솔한 글이었다.

체게바라를 통해 이 시대의 우리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삶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는 글이었다.

 

외모로 평가되지 않는 생활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길을 걸어가다 보면 잘 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 커플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잘 생긴 남자와 못생긴 여자 커플은 별로 없다. 괜찮은 외모의 남자나 여자가 완전 못생긴 이성과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속으로 이런 질문을 던진다. ‘와, 저 남자는 어떻게 해서 저런 멋진 여자를 만났지?’ 정답은 간단하다.

가족이 서로를 외모로 평가하지 않는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며 보아왔기 때문이다.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아, 진짜 못생겼다’라고 생각했는데 만나는 횟수가 거듭되면서 오히려 그 사람에게 빠져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잘생긴 사람과 못생긴 사람이 만나 커플이 된 비밀이 여기에 있다. 그들은 깊고 오래된 사이다.

 

체 게바라는 중간 중간 내용의 흐름을 잇는데 요소로 작용할 뿐이고, 중요한 이야기들은 몇 가지 소주제를 토대로 쓰였다. 결국 자기 계발서가 아닌 척 발칙한 자기 계발서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같은 공간을 사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작가적 사고가 자연스러운 글을 만들어가는 토대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들을 상담하면서 삶을 이해하려 노력한 흔적이 여럿 눈에 띈다. 중고등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글이라는 점에서, 학생들과 늘 소통하는 직업을 가진 작가는 참으로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무엇이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을 가르는 기준일까? ‘그건 돈을 많이 버느냐 아니냐 아닌가요?’ 틀렸다. 아니, 절반만 맞은 걸로 하겠다.

고리대금업자를 생각해보자. 좋은 직업인가, 나쁜 직업인가? 고리대금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큰돈을 벌지만 우리가 선뜻 좋은 직업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그 외에도 돈을 잘 벌지만 좋은 직업이라고 평가받지 못하는 직업은 꽤 많다. 불법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도덕적인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직업들 말이다. 안타깝지만 이런 직업이 좋은 직업이라고 평가받지 못하는 건 직업 활동에 담긴 두 가지 의미 때문이다. 하나는 사전적 의미에서 말한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이고, 나머지는 ‘자아실현’을 위한 활동이라는 의미 때문이다. 141

 

그래서 작가가 하는 이야기는 현실적이면서도 모험적이다. ‘체게바라’라는 인물을 덧대었기 때문일까. 젊은 세대의 끊임없는 고민, 불안과 고통을 따스하게 안아주며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참으로 고맙다.

 

지금까지는 글쓰기의 기본을 육하원칙이라고 말해왔다. 한마디로 누가, 언제, 어디어,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를 담아야만 글의 기본이 이루어진다고 여겼다. 그런데 지금 육하원칙을 잘 지킨다고 즉각적이고 열광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까?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는 상대방이 무엇을 답답해하고, 궁금해하는지를 알고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집중적인 글쓰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글을 쓸 때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불어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개인적인 일들로 수없이 고민했다. 난 글을 쓰며 살고 싶은데, 사회과학적 글을 못 쓰겠다는 생각이드는 참으로 힘든 며칠을 보냈다. 출근길에 책을 읽으며 불끈 힘이 솟았다. 아, 난 공감하는 글을 쓸 생각이었지, 지식을 전달하는 글이 아니고 말이다.

 

이외수 작가가 했던 말이라고 한다.

‘토끼와 거북이를 육지에서 한 번만 경주를 시키고 토끼를 자만과 태만을 상징하는 동물고 간주하거나 거북이를 근면과 겸손을 상징하는 동물로 간주하면 안된다. 바다에서 경주를 시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177

 

나는 유독 우리나라 수능이라는 교육제도에 적절하지 않은 아이였다. 내가 수능에 대한 압박과 부담감으로 잠 못 이루던 십년 전, 내 과외선생이었던 분이 말했다. 넌 이 입시제도에 맞지 않을 뿐이야. 내가 아웃사이더처럼 보이던 고등학교 생활에 한줄기 빛을 얻은 기분이었다. 이 글이 인용한 이외수 작가의 글을 보며, 그때의 그 기분, 오감을 촉촉이 적시던 그 기분을 다시 받았다.

 

그 어떤 기술이 아무리 크게 발달해도 결국 그 기술이 향하는 곳은 바로 우리 인간들의 ‘꿈’이다.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것이 SNS의 시작이었다. 182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디지털화된 인간.

21세기 스마트 폰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원하는 바로 그 ‘사람’의 형태는 바로 인간(人間). 사람들의 틈에서 ‘소통’하는 살아 숨쉬는 생명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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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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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하게 구성된 짜임에 놀라워 한번,

전혀 무관심한듯 버려진 제목 덕분에 다시 한번,

그렇게 두 번 이 소설을 지나보았다.

 

 

 

 

지금은 그렇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인생을 두번 사니까. 처음에는 실제로, 그 다음에는 회고담으로. 처음에는 어설프게, 그 다음에는 논리적으로.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삶이란 모두 이 두번째 회고담이다. 삶이란 우리가 살았던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며 그 기억이란 다시 잘 설명하기 위한 기억이다. -p.384

 

소설은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 하나에 수만가지 곁가지가 붙어, 누군가의 입에서 누군가의 스토리(또다른 S의 관념으로서 스토리)가 전해지는 액자의 액자, 또 다시 액자가 순서없이 얽히는 험난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치밀하게 구조화된 이 이야기들이 얽힌 장면들은 흡사, 이야기와 이야기, 또 그 이야기가 만나 혼돈한 지금 이 시간을 혼재해 드러내는 교묘한 작전을 눈치없이 들이민다. 지금은 그렇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두 번의 인생이 있으니까. 그 두 가지 인생이란 소설에서 꼬집듯, 처음에는 실제했던 인생, 두번째는 회고되는 인생인 것이다.

 

 

내가 모두 기록하리라는 생각에 작심하고 그날 밤 내게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리라. 물론 나는 그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일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그 이야기들 덕분에 강시우가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p. 387

 

작가는 이 두가지 인생을 빌미 삼아 강시우에게 생명을 불어넣는다. 가끔 독자들이 느끼는 삶에의 고단함과 복잡함이 소설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나는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아왔단 말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숱한 인생의 고비를 겪고 지금의 강시우로 살고 있는 '그'는, 우리에게 '작심하고' 그날 밤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은 강시우의 이야기도, 강시우의 과거도, 너의 모습도, 나의 모습도, 아니다. 그저 이야기로 남아버린 잔상이, 그곳에 남아 있는 것이다.

 

지금 네가 느끼는 그 세상이 바로 너만의 세상이야. 그게 설사 두려움이라도 하더라도 네 것이라면 온전히 다 받아들이란 말이야. 더이상 다른 사람을 흉내내면서 살아가지 말고. -p.254. 상희

 

어쩌면 결국 자살한 상희는, 강시우의 전 모습이던 이길용을 외롭지 않도록 해 준 은인이자,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충성해도 아깝지 않을 스승이자, 인생의 멘토이다. 그런 이유로 상희가 길용에게 했던 그 이야기- 네 것이라면 온전히 다 받아들이라고 했던-가 길용에게 한계로 다가왔을 즈음, 길용은 다시 강시우로 태어난다. 그리고 강시우가 우연히 고문 집행자들의 이야기를 엿듣고 상희가 자살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는 다시 방황할 수 밖에 없다. 상희는 그가 꿈꾸던 세상의 전부로 상징화 되어있기 때문이다.

 

 

1901년 마르코니가 세계 최초로 대서양을 넘어 s라는 문자를 무선으로 보내는데 성공하자, 뉴욕타임스는 "우리는 언어에 날개를 달아 내보내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마르코니는 변압기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짧게 세 번 '톡톡톡' 두들기면 되는 모스부호 's'로 실험했다. 다시말하자면 이 세상을 가득 메운 수 많은 이야기(story), 또한 그러하므로 이 세상에 그만큼 많은 나(self)가 존재한다는 애절한 신호(signal)-p.82

 

결국, 외로운 이들의 회고담을 이어줄 수 있던 것이 그들 사이의 신호signal로 인한 소통이었다면, 과연 그들은 스스로self를 벗어던지고 스스로의 이야기story를 통해 소통할 수 있었을까. 작가가 잡아 낸 섬등같은 비유가, 독자로 하여금 여기 이곳에 나로 존재하는 현대인의 외로움을 회고해준다. 

 

그러나, 우리는 회고담을 통해서가 아닌 진짜 소통을 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 가면을 쓴 듯 자기의 회고담에 취해 있는 건 아닐까. 

 

외로운 사람들의 회고담. 

김연수는 쉽지 않게 80년대를 빌어, 지금의 우리를 여기저기 심어두었다. 

숨바꼭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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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적 충동 -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조지 애커로프, 로버트 J. 쉴러 지음, 김태훈 옮김, 장보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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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적 충동 (Animal Spirit)

-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George A. Akerlof and Robert J. Shiller

 

종종 궁금했었다.

왜 모든 경제모델에는 조건 명제가 붙어 나오는지.

처음 배운 경제학 이론이었던 (무역학이 내가 가장 처음배운 경제학이었나보다.) 리카도의 법칙에는 중요한 조건이 하나 붙는다. ‘, 모든 시장은 폐쇄 되어있다.’

어떻게 시장에서 파는 물건이 하나일 수 있을까. 구구절절하게 각주마냥 붙어있는 조건들이 참 애석하기 짝이 없던 그 시절 내가 읽은 경제학 서적들이 정통경제학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때는 아마 장하준 교수님의 글을 본 시기쯤 되었을 것이다. 신선하고 뚜렷한 시각과 명쾌한 해석을 겸비한 두 교수가 지어낸 책 야성적 충동은 위기 속에 휘말린 우리 시대의 경제를 심리학이라는 새로운 날실로 풀이하고 있다.

 

 

허쉬 세프린과 리처드 세일러가 실시한 실험은 사람들의 무계획적인 성향을 잘 보여준다. 그들은 실험대상자들에게 세 가지 상황에서 뜻밖에 2,400달러의 수입이 생겼을 때 얼마나 소비할 것인지 물었다. 첫 번째는 2,400달러가 보너스로 주어져서 1년 동안 1달에 200달러씩 주어지는 상황이었다. 이 경우 평균적인 대답은 1달에 100달러씩 총 1,200달러를 쓰겠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한 번에 2,400달러를 받는 것이었다. 이 경우 평균적인 대답은 바로 400달러를 쓰고 그 뒤로 1달에 35달러씩 써서 785달러만 저축하는 것이었다. 세 번째는 2,400달러를 유산으로 받아서 이자가 나오는 계좌에 5년 동안 묻어두었다가 이자와 함께 받는 것이었다. 이 경우 평균적인 대답은 올해에 한 푼도 쓰지 않는 것이었다.

합리적인 경제이론에 따르면 세 경우 모두 추가 소득의 일정 부분을 소비해야 맞다. 세프린과 세일러는 이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사람들은 다양한 종류의 소득을 다양한심리적 계좌mental accounts’, 즉 이 경우에는 현재 소득, 자산, 미래 소득 계좌에 넣고 완전히 다른 태도로 계좌별 소비를 한다고 결론지었다. 따라서 얼마나 소비하기를 원하느냐는 문제는 얼마나 저축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 p.193  

 

전통적인 경제이론에는 야성적 충동에 관한 원칙이 없다. 당연하다. 경제학자들은 인간의 합리성을 이론의 핵으로 심어 두었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인간에 의해 돌아가는 인간의 세상이 늘 합리적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두 심리학자의 실험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이 착각의 동물이고 감성에 의해 움직이는 본능적 동물이라는 사실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낯설지 않은 사실이다.

그러니 8가지 질문에 앞서 야성적 충동 이론을 만들기 위한 충분 조건으로 이들이 내세운 (화폐와 경제능력에 대한) 자신감, 공정성, 화폐 착각들이 비이성적인 경제현상을 빚어내는 것은 사실 너무나 자명한 결과인 것이다.

 

야성적 충동은 주식투자, 부통산 등 대중적인 관점의 경제적 충동 뿐 아니라, 경제학자와 정책입안자 등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정통경제학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기에 이른다. 실제로 일어나는 경제현상이 야성적 충동에 일어났다는 것을 염두하지 않고 시장을 통한 해결법을 맹신하는 경우에 어떻게 시장이 우리를 배신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적절한 수준의 시장경제 침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반론한다.

 

캐나다는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 사이의 반비례 관계에 대한 부정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사례를 제공한다. 1996년 캐나다 경제학자 포틴(Pierre Fortin)은 경기 침체의 원인으로 무역, 재정정책, 최저임금, 금융긴축정책을 포함하여 모든 원인의 목록을 작성한 다음, 하나만 남겨놓고 다 제외시켰다. 그것은 캐나다 은행의 제한적인 금융긴축정책이었다….

1987년 캐나다에서는 존 크로우가 캐나다 중앙은행의 신임 총재로 선임되었다. 그는 물가안정을 중요한 임무로 설정했으며 자연실업률이론과,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중앙은행의 능력을 굳게 믿었다. 실제로 그는 물가안정에 성공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엄청난 비용이 수반되었다. 1992년 캐나나의 실업률은 11.3퍼센트에 달했다. 그래도 크로우는 자신이 달성한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자연실업률이론을 유용한 우화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제로 물가상승률까지 물가안정을 추구하는 것을 의무로 삼으며, 그에 따른 엄청난 대가를 인식하지 못하는 공론가들이 앞으로 연준이사가 되는 것은 우려할만한 일이다. P.186

 

책 전반의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를 통해, 두 경제학자는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이 단기적뿐만 아니라 장기적관점에서 정책입안자에 의해 고려되어야 한다는 사실, 경제적 동기에 늘 합리적인 반응이 뒤따르지 않는 다는 사실, 지금 미국인의 생각보다 저축은 중요하더라는 사실 그리고 결국 저축도 심리학에 의해 생겨나는 행태를 보인다는 사실을 통해, 이들은 움직이는 경제와 스며든 심리학의 절묘한 조화를 그려내려 애쓴다.

 

결론적으로, 비효율적인 경제이론을 막고 보다 실질적인 현상 이해와 해결을 위해, 두 케인즈 계열(!)의 경제학자는 (경제현상이 늘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시각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시장의 잠재된 창의성을 인정하되 인간의 야성적 충동으로 인한 경제의 과잉 현상은 정부의 적극적 시장 개입을 통해 해결법을 창출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들은 이 주장을 드러내고 결론짓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복지가 가장 잘 되어 있다고 여기는 북유럽에서조차, 사실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늘 달가워 하지는 않는다. 독일에서는 벌써 십년째, 바이에른 최보수층인 사민당이 정권을 잡고 있고, 북유럽 대부분의 노동당과 녹색당은 늘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경제를 보는 두 가지 큰 관점에서는 시장이냐 정부냐를 가지고 싸우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구멍을 메우는 것보다 적절한 균형추를 놓고 시장 전체를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부가 개입하는 능력을 키우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세살 박이 아기가 마음 껏 걷도록 손을 잡아주다가, 제대로된 걸음을 걷게 되었을 때는 그 손을 잠시 놓았다가, 잔디를 걷던 아이가 정원의 꽃을 꺾으려 들 때 모욕감이 들지 않는 선에서 아이를 훈육 시켜야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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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 철학, 자본주의를 뒤집다
김상봉 지음 / 꾸리에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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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이라는 주제라 그저그런 경영서 아닌가 했는데 다시 보니 작가가 김상봉 교수님!!!! 올해 반드시 읽어야할 책의 리스트에 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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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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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한 불광불급. 하나에 미쳐버린 숨은 보석들의 일상을 낱낱이 파헤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나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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