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사인
에이미 벤더 지음, 한아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숫자는요. 내개는 친구와 다름없어요.
3,844 -  당신도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거예요, 볼래요?
당신이 보기에는 다만 삼 그리고 팔 그리고 사 그리고 사겠죠.
하지만 난 말하죠.  "안녕!62의 제곱아."
 - 수학자 빔 클라인

시작과 함께 첫 장에 쓰여 있는 글귀.
보이지 않는 사인이 숫자에 관한 비밀 혹은 암호, 암시를 이야기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책을 펼쳤다.

프롤로그 - 한 왕국의 기괴한 한 가족이 이야기가 등장한다. 가족의 신체 일부를 절단하여 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모나가 열살 생일에 아빠가 들려준 이야기이다.

13살 생일부터 재능을 보이는 피아노, 달리기 그 모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은 모두 놓아버린 모나 그레이.
그러나 도저히 나무 두드리기와 수학을 놓을 수 없었던 소녀.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 된다.
제시카 알바 주연의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 때문인지는 몰라도 20살의 모나를 떠올리면 항상 제시카 알바가 연상되고
그녀가 행동하는 하나하나의 학교에서의 수업은 이런 화면으로 진행될까? 모나의 집은 이런 느낌일까 하고 상상이 되곤 했다. 

20살 모나의 자아와 정체성 찾기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좋아하는 것은 숫자와 수학.
우리는 그저 숫자를 보면 아 그냥 3이네 4네. 이렇게 생각하는데...
모나는 그렇지 않았다. 어떤 수를 보면 아 삼의 연승이네. 머와 머를 곱하면 이 숫자가 나오잖아. 자연스럽게 그런 상상을 하는 숫자와 아주 친한 소녀이다.
우연한 기회에 초등학교 2학년 수학선생님이 되고,
아이들과 선생님과 학부형과 어울리게 되면서 그녀의 기상천외한 <숫자와 물질> 수업이 시작된다.

나만의 숫자는 무엇인가? 나의 평소 기분을 숫자로 표현하면 얼마인가?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숫자를 일상생활의 기본으로 삼고 있는 존스 아저씨와 그레이.

피부과 의사였던 아빠의 책을 들춰보기 좋아했던 그녀가 읽었던 그레이스 아나토미 책을 보는 순간 미국드라마가 생각나서 씨익 웃기도 했다.
회색빛이 완연한 아빠를 보는 것이 두려웠던 그녀.
50 이라는 숫자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보지만 우려했던 일은 현실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51일이라는 숫자와 둥근 한 쪽이 열려있는 원. 아빠는 그 원 안에서 병이 저 열린 곳으로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동네 철물점에 들리기를 좋아하는 모나는 20살 생일날 자신에게 할 선물을 발견한다. 바로 큰 도끼.
나무 두드리기를 매주 좋아하였던 그녀에게 도끼는 어쩌면 친근한 그것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도끼로 인해서 피가 낭자하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한적한 시골마을과 조용한 하나의 학교와 하나의 철물점이 있는 그런 곳을 연상시키는데 이 책은 무엇보다도 시각적인 상상을 많이 하게 해 주는 그런 총천연색 칼라 느낌의 소설이였다.

조금은 독특하고, 조금은 동화같은 그러나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그레이의 수학 수업.
나도 한 번 청강하고픈 기분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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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의 행복 - 두려움과 걱정을 물리치고 사랑의 마음을 기르는 행복한 명상
틱낫한 지음, 진현종 옮김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틱낫한 스님을 처음 맛났것은 몇년전의 화를 통해서였다.
화를 다스리고, 보살펴주자는 요지의 글이였었는데, 한 권을 다 읽기 힘들었었다.
어쩌면 좋은 글들만 가득 들어있지만, 그 책을 읽는 자체가 조금은 짜증스러웠다.
화를 분출하고 터트려서 없애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나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다독이고, 수행하라는 말씀이 그 당시에는 불교 자체에도 관심이 없었고, 명상이나 요가 등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기에  실천하기도 힘들뿐 아니라, 이미 화에 가득차 있는 상황이여서 그런지 그 내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었다.


다시 만나게 된 틱낫한 스님의 행복에세이는 그 당시의 걱정스러움을 모두 잊게 해 주었다.
이미 내가 불교에 입문하게 된 신도가 된 영향도 있겠지만 하얀 국화꽃의 표지부터, 들고 다니기 좋은 크기, 그리고 총천연색 사진들과 예쁜글씨체로 적혀 있는 시처럼 작은 글들.
아무 페이지나 꺼내서 읽어도 마음에 담아둘 수 있는 그런 따뜻한 글들이 있다. 어느 부분을 펼쳐도 그 부분만 곱씹어서 다시 읽고, 생각하기에도 좋은 사진들이 옆에 함께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훌훌 속독하여 읽기 보다는 곁에 두고 하루에 한 두 페이지정도 명상 하듯이 매일매일 정독하여 있는 것도 좋아보인다.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적은듯한 그런 글귀들을 읽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고객를 끄덕끄덕 하게 된다.

1부 화에서 연민의 마음으로
2부 불생불명 : 두려움에서 사랑으로
3부 전념,씨앗,전환 : 세 가지 주요 개념으로 파악하는 탁낫한 스님의 수행 요령
4부 플럼 블리지에서 만난 틱낫한 스님의 즐거운 불교, 행복한 수행 이야기
이렇게 4가지로 나누어져서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죽~ 이어지는 느낌이다.
큰 소제목만으로도 내용을 유추해볼 수 있지만, 그래도 내용을 알게 되면 나도 모르게 화가 조금씩 사라지고, 입가에 미소가 띄며 점점 행복하고 따듯한 기운이 생기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3부까지는 틱낫한 스님의 에세이이고, 4부는 진현종 선생님이 플럼 블리지에 가셔서 수행한 개인적 경험담을 이야기 하신다. 이미 플럼 빌리지에 3번이나 가서셔 수행을 하셨다는 선생님.
한국여성을 만나고 심호흡법을 배우고 좌선을 하시는 모습을 담담하게 글로 써 내려 가신다.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 즐겁고 행복한 플럼 필리지 승가를 그리워하며 이 책을 쓰셨다고 책을 마무리 하신다.

화를 보살피고 다스리는 마음과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쓰고 주고 받는 그런 마음과 그리고 행복으로 가는 수행,불교의 교리와 마음가짐을 알려준다.
화는 그저 내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일부로 알고 다듬어야 하는 것.
자연 그대로의 사진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간간히 등장하는 틱낫한 스님의 사진들은 스님의 삶을 엿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플럼 빌리지를 언젠가 한번은 찾아가고픈 충동을 느끼게 한다.
자연과 함께 우리는 이 우주에서 함께 존재하며 사는 그런 공동체적인 존재와 삶을 알려준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더 많은 수확이 있었던 이 책.
친구도 보고는 한마디 건낸다. "생각보다 괜찮은데~ 이 책!"
 
65쪽
화는 우리가 갖추고 있는 기관과 꼭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이룹다.
화가 나면 스스로를 돌이켜봄으로써 화를 잘 보살펴주어야 한다.
"화야, 꺼져버려라, 난 네가 필요없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배가 아플 때
"배야,난 네가 필요 없으니 꺼져버려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 대신 배를 잘 보살펴준다.
똑같은 방식으로 우리는 화를 보듬어주고 잘 보살펴주어야 하는 것이다. 

165쪽
화를 내고 있는 이가 그대의 배우자라면 듣기만 하라.
듣기만 하고 반발하지 마라.
최선을 다해 연민의 마음을 가지고 듣는 수행에 임해 보라.
시비를 가리고, 비난하고, 분석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들어서는 안 도니다.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터어놓음으로써
약간이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듣기만 하면 된다.

210쪽
행복에 대한 그대의 관념이 아주 위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디 잊지 마라.
부처님은 행복은 다만 지금 이 순간에 가능할 뿐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한발물러서서 행복에 대한 관념이나 생각을 철저히 검토해 보라.
그러면 이미 그대의 삶 속에 있는 행복의 조건은 충분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행복은 즉각 그대의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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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만나 - 모든 중요한 일은 만나야 이루어진다
수잔 로앤 지음, 김무겸 옮김 / 지식노마드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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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만나>
제목을 보더니 친구가 웃었다.
"제목이 재미있다. 무슨 조미료 이름 같기도 하고, 무슨 내용이야?"
이렇듯 책은 책 자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제목도 내용 못지 않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책에 관심을 갖게 해 주기에 중요하다.
외국 작가의 번역서 이기에 원제목은 멀까 하고 책을 유심히 살펴보니 Face to face 였다.
책에 주로 나오고 핵심 키워드인 <대면접촉>이 원제목 있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기술이 눈부신게 발전하여 그로 인해 우리의 의사소통이 신속하고 세련되게 만들기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의사소통은 그 때문에 불협화음이 야기퇴기도 한다.
이메일, 또는 메신저로 의사소통을 주고 받다 보면  내용을 잘 못 이해하거나 상대의 의도를 오해하는 경우가 간혹 생기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오프라인의 의사소통을 잘 조화시키는 지침을 전한다.

디지털 시대에 더 빛나는 인간적 감성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첨단 기술에 의존하지 말고 고객들과 직접 만나는 횟수를 늘려야 합니다."
첨단 잘비로 아주 복잡하고 세밀한 정보까지 추적 하지만, 수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고 전화통화는 꺼린다.
결정적인 정보의 출처를 놓치는 셈이다. 이런 정보는 결코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얻을 수 없다. 딜레마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이메일,문자메시지, 메신저, 블로그, 온라인 포럼을 이용하더라도 직접 상대를 만나는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도 능숙하고 자신있게 대처 할 수 있어야 한다.
면접을 할 때나 고객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사업상 바이어를 만날 때,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또한 친한 사람들과 어울릴 때 등
대면접촉 커무니케이션은 어느 공간에서나 어느 상대와든 꼭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상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대화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대화의 기술과 비법을 배워야 한다.

중요한 것임을 알고는 있지만,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커뮤니케이션 비법을 알려주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그저 알아서 하는 것,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들은 주로 영업직에 종사하며,
그렇지 않은 연구직이나 공무원 등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우리는 커뮤니케이션 비법과 대화의 기술, 그리고 관계를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책은 그 가르침 아주 세세한 대화의 주제와 스킬에 대해서 세세하게 집어준다.


3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1. 중요한 일은 만나야 이루어 진다 에서는 
낯선 자리에서 자기 소개 하는 법, 뒤늦게 대화에 끼어드는 법, 식사 자리의 대화법 등을 알려주고,


2. 만나는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에서는
전화통화의 예절 - 첫 통화 상대에게 부드럽게 말하기, 본론은 2분안에 말하기,  전화를 먼저 건 사람이 마무리 하기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 잘하는 법 - 결혼 축사, 프레젠테이션 등

3.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감성 에서는
좋은 멘토를 찾는 법, 가쉽과 뒷담화의 가치와 대처법, 실수 했을 때의 해결책 등에 대해서 알려준다.

이렇게는 하지 말라는 것과 차라리 이렇게 하라는 팁도 잘 나와 있어서
물론, 우리나라 실정에는 안 맞는 부분도 있어서 약간의 거부감도 느껴졌지만,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서 정말 자세히 꼼꼼히 읽으면 인간관계 개선에 도움을 많이 줄 것이다.

나는 특히 고객과 거래처와 전화 통화 하는 부분이 자신이 없었는데,
내일 부터는 저자의 말대로 전화 통화가 자신 있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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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잡상인 - 2009 제3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우승미 지음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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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표지부터 신선하게 다가왔다.
유쾌하고 즐겁고 그러면서도 왠지 모르게 소시민적 감동이 있을 것 같은 느낌 말이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자기 전에 그냥 몇장만 읽어볼까 하고 책을 들었는데, 넘 흥미진진하고 재미가 있어서 졸음이 다 달아나 버려서 책을 다 읽고 잠들었으니 말이다.

대학로 연극판에서 개그가 아닌 코메디를 하고 싶어하는
곱상한 외모가 비해 웃기지는 못하여 방송국 입성 한달만에 쫓겨난 무명 배우 철이.

먹여주고 길러주신 할머니 조지아 여사의 성화에 못이겨서 지하철 잡상인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그것도 지하철 최대의 판매와 미스터 리의 제자가 되어서...

그러나 그의 실력은 단돈 천원.
얼마가 지나도 도무지 매상이 늘 생각을 안한다.
세상은 그만큼 냉정했던 것이다.

그러다 어느날 만나게 된 청각장애우 수지.
수지는 듣도보고말도 하지 못하는 동생을 가지고, 임신까지한 상태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에 듣지도 보지도 말도 못한다면 세상에 어쩜 비참하게 살아갈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건 우리가 장애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였다.

수지의 동생 효철이는 점자책을 찍고, 출판하는 유명한 점자 저술가 였던 것이다.
수지 또한  동화책에 삽화를 그리면서 제 밥벌이를 하고 있고...

부모님이 안 계시고 남매 둘이 살지만 너무나도 행복한 분위기.
마음이 편안해지고, 음식도 잘하는 그 집에 한 두 번 놀러 갔다가,
어쩌면 사지 멀쩡한 철이는 제 밥벌이 하나 못하고 그들 집에서 동거 하는 지경에 이른다.

소소한 재미가 있고, 슬며시 웃음짓게 하는 유머가 있고, 힘들지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의 달동네 주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철이가 연극판에서 즐겁게 코메디를 펼치고 있을 그 날을 꿈꾸어 본다.


97
때로 바보가 현자보다 더 지혜롭기도 하지. 바보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지 않니.
그건 현자가 알려 주는 지식보다 더 가치 있는 거야. 어쩜 이렇게 꼭 맞을까.
너는 바보, 광대잖니. 너는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이야. 이 카드의 번호 0은 시작을 의미하는 숫자란다.
이제 너는 무엇이든 다시 시작하게 될 거야.

180
사랑이라는 것, 늘 동정과 연민에서 시작돼. 누구에게나 삶은 고달픈 거잖아.
상대방의 고달픔을 보고, 너도 힘들구나, 너도 나처럼 아프구나.
그렇게 생겨나는 감정이 동정이고 연민이야. 타인에 대한 배려든 사랑이든 희생이든 모두 동정과 연민의 바탕 위에 있어.
그러니까, 동정이든 연민이든 사랑이든 이름만 다를 뿐 결국 다 같은 거야.
철이씨, 사람은 누구도 다른 사람의 위에 설 수 없어. 우리는 모두 다 아래에 있으니까.

206
'처음 만났을 때 너는 나에게 1000원을 주었어. 네가 갖고 있는 전부를.
너는 항상 네 전부를 던져. 사람들은 그렇게 전부를 던지지 않아.
자신을 위해서 조금은 남겨둔다고. 바보처럼 너에게 내 전부를 던진다면, 받아 줄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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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 연인
이시다 이라 지음, 최선임 옮김 / 작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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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물살 남녀,동반자살
짧았지만 강렬했고 힘겹지만 순수했던 냉소적인 세상속에서 열정을 불태웠던 연인 스미오와 쥬리아.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는 대학생활을 하는 스미오.
그러나 삶에 대한 큰 의욕이 없다. 남들 다 하는 학점 관리도, 취업 준비도. 스미오에겐 다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계약직으로 빵 안에 들어가는 크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면서 만남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 대학을 가고픈 꿈을 가지고 어렵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쥬리아.

그들의 만남은 그 만남 사이트에서 우연히 이루어진다.
그저 무심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서 몇개의 질문에 답을 하고 나니 회원님과 어울릴 상대가 1명 있습니다 하고 연결된 사람이 쥬리아.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 반으로 문자를 보냈고, 그리고 어쩌면 익명성을 보장받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어머니가 어릴적 돌아가셨다는 속 깊은 상처를 문자로 이야기하고, 위로를 받게 된다.

그리고 시작된 만남.
처음 만남에도 이미 문자로 서로의 마음을 나눈 뒤라 그런지 어색하지 않았고, 둘은 금방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둘의 삶은 완전 로미오와 줄리엣.
빈부격차가 너무나 큰 부잣집 도련님과 가난에 허덕이는 결손가정 소녀 가장.

큰 반전 없이 그냥 예상한대로 이야기가 흘러가서 조금은 진부하다. 그런데 이건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이니까,
책 읽는 도중엔 워낙 스피디한 진행이라서 이런 저런 생각없이 읽다보니 마지막 장까지 오게 되었었다. 

그래도 아직은 젊은 남녀들인데, 그리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했을까 하는 의문도 들고,
작가는 이 글을 통해서 자살을 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건지 아니면 삶이 고달픈 20대 청춘의 방황과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140
"왜 다들 돈이니 지위니 격차니 그런 것에만 신경을 쓰는 거야. 나는 쥬리아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어. 쥬리아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 이 외에 머가 그렇게 중요해?"

"언제부터 쥬리아는 이런 세상에 지고 산 거야. 다른 사람들 생각에 묻혀,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건 던져버리고. 자기 기분도 죽이고. 정말 그래도 괜찮은 거야? 쥬리아는 그러고도 행복한 거야? 

191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요?"
"그래. 사람은 태어날 때도 죽을 때도 선택할 수 없어. 그저 태어나서 우연히 이 시대에 숨을 쉬고 있는 거야. 반세기 정도 산 나로서는 , 그런게 아닐까 생각한다."

267
이 세상에 있으면 위에 있으나 아래 있으나 어차피 인생이 고달픈 건 매한가지다.
"이제 됐어. 아빠 덕 볼 생각은 없어. 나는 이득을 보지 않아도 괜찮고, 남드보다 높은 지위에 앉고 싶은 생각도 없어. 아빠가 보기엔 시시한 인생인지 몰라도, 나는 내 방법을 시험해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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