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이 온다 - 우리는 진짜 인공지능을 보고 있는가?
아르빈드 나라야난.사야시 카푸르 지음, 강미경 옮김 / 윌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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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AI의 강의든지 항상 서두에는 이 책 소개가 꼭 포함되어 있다. 레이 커즈와일이 2005년에 쓴 <The singualrity is near, 특이점이 온다>이다. 그는 인공지능이 종합지능을 넘어서는 변곡점을 2045년으로 예상했다. 작년, 2024년에 새로 출간한 <The Singularity is nearer>에서는 20년을 더 감축했다. 2029년이다. 현재 2025년 12월 말임을 따지고 보면 고작 3년 이후의 일이다. 그래서인지 세계는 AI에 열광하고 있다. ChatGPT 유료 사용자가 미국이 7,700만명으로 1위, 2위는 한국으로 2,000만명을 넘어섰다. 2022년 11월에 ChatGPT가 처음 출시되었으니 고작 3년 사이의 성과가 이 정도이다. 사람들은 AI를 모든 걸 혁신하는 만능도구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이는 맹목적인 만능주의관점이다. 또는 SF영화에서처럼 인간을 멸종시킬 초지능으로 보는 무차별적 비관론의 입장도 보인다. 어쨌든 우리 인간들은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AI에 자발적으로 복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이점이 온다>라는 책 위상 때문인지 우리나라 책 제목은 <AI버블이 온다>지만 원제는 <AI Snake Oil>이다. 뱀기름은 가짜 만병통치약을 일컫는 단어라고 한다. 한마디로 AI라는 단어를 넣어야 핫한 제품으로 인식하고 사람들이 혹하는 요새 전자제품 트렌드와도 연결되어 보이는 제목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일단 AI가 ‘매우 포괄적인 용어‘(p.18)라는 점에 대해 짚고 넘어간다. 그래서 원서의 제목에 상징적인 뱀기름을 사용했구나, 싶다. 이 책은 2023년 타임지에서 선정한 ‘AI분야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었고 ‘젊은 과학자 대통령상’을 받고 미국 컴퓨터 학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은 프린스턴대 정보기술정책센터의 두 명의 컴퓨터과학자인 아르빈드 나라야난과 사야시 카푸르가 공동으로 집필했다. 어떤 기술로 머신러닝이 데이터를 학습하는 지, 현재 어떤 오류를 가지고 있는지 가장 잘 아는 이 두 명의 시선으로 현재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AI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이 두 저자는 이 책에서 AI를 크게 두 카테고리로 묶어 예측형(predictive) AI와 생성형(generate) AI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측형이 생성형보다 훨씬 위험해 보이는 것으로 읽혔다. 이미 미국기업에서는 AI를 의료 진단과 채용, 범죄예방등에 사용하며 오류를 겪어왔다. 이런 예시를 들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AI에게 예측시키는 것에 많은 허점이 있음을 증명한다. 또 생성형 AI에 대해서도 분명 유용한 점은 있지만 지능이 아니라 그저 데이터들의 확률에 기반한 것에 불과함을 지적한다. 이런 사례들을 보며 AI가 메타인지나 동기부여 없이 암기만 하는 학생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사회가 외우라고 하니 외우는 학생들과 오늘날의 인공지능이 비슷하달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과거 우리나라의 입시제도가 요구했던 머신러닝에 불과한 학생들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 많은 데이터들을 보고 분석할 줄 아는 사고와 여기에서 기반한 창의적인 혁신을 이끌어 낼 아이디어를 내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알고 있는 AI를 활용해 능동적인 학습을 해야 하고 이를 통해 나온 질문들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먹거리이지 않을까?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뱀기름 AI만을 믿는 것이 아니라 주도권을 인간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AI가 할 수 없는 일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집중하며 활용할 방안을 찾는 것이 가장 지혜롭게 AI를 사용하는 길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 배운다. AI신봉자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AI와 함께 살아갈 청소년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AI버블이온다#윌북#AI거품론#생성형AI#예측형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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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의 밤
조수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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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도형우가 스물아홉이었던 어느 날, 동생과 어머니가 울릉도행 배에서 동반자살한다. 이후 다니던 카드회사를 그만두고 트랙커로, 또 자살사별자로 10년을 버텨온 서른 아홉이 되었다. 영덕에서 하차를 끝내고 이동하다가 바다에서 프리다이빙을 하는 몇몇 사람들을 보게 된다. 아버지가 프리다이버였다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기억하며 그는 관심있게 지켜본다. 이후 가슴이 답답할 때 마다 그곳을 찾고, 프리다이빙 모임의 사장이자 마리아나펜션의 주인인 진여진은 같이 해보자고 제안한다. “물 밖에서 숨 쉬는 것보다 물속에서 숨 참는 게 더 쉬운 날도 있거든요. 좋아요, 깊이 들어가면.”(p.54) 그렇게 할 수 있는 거라곤 숨을 참는 것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살희망자 또는 사별자들의 프리다이버모임에 참석하게 되는 주인공이다.
“우리, 이유를 찾으려고 하지 말자. 결말을 알 수 없는 게 살아 있는 이들의 삶이라면, 결말은 알고 있되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게 스스로 떠난 이들의 삶이니까. 결코 다 알 수 없지······. 죽음의 원인에서 내 탓을 찾지도 말고. 죽음으로 그의 삶을 미화하거나 왜곡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기억하면서, 그렇게, 그렇게.”(p.82)

가장이었던 아버지의 죽음은 남겨진 어머니와 동생 도은우에게는 우울과 예민을 남긴다. 형 도형우만큼은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현기와 세희같은 친구들이 예쁜 추억으로 남은 생존형 인간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생 은우는 달랐다. 사춘기가 오면서 그의 방에는 바다에 대한 책들로 가득 찼고 “해류가 말이야, 우리를 아빠 있는 곳에 데려다주지 않을까?”(p.96)라고 형에게 묻는다. 결국 아빠가 선택했던 바다로 은우 역시, 아빠를 따라간다. 그리고 어머니. 사랑했던 남자와 함께 가버릴 수 있었지만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바다를 포기했던 그녀다. 전반적으로 우울한 삶 속에서도 끝내 놓으려 하지 않은 모성애가 느껴졌다. 하지만 아직 자신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은우가 바다를 선택하자 주저 없이 동행을 선택한다. 다시 형우로 돌아와서, 회사가 멀다는 이유로 독립한, 생존력 강한 주인공은 아버지의 죽음을 이겨냈던 방식 그대로, 어머니와 동생의 동반자살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려 한다. 잘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트랙커로 직업을 변경하는 것도 그가 살기 위한 선택으로 보여진다. 트랙커는 “매일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삶.”(p.108)이다. 항상 가야 할 목적지가 있는 직업을 십년 동안 달려보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무너져 서른 아홉의 형우가 좀처럼 버텨내지 못한 안타까운 모습들이 이 소설에 담겨있다. 사실 서른 아홉의 형우를 의미하는 삼구 혼자서는 몰랐겠지만 구와 일구, 그리고 이구와 함께 하며 그는 그동안 회피해온 삶을 목격한다.

아쉽지만 나는 인공적인 맛이라 좋아하지 않았던 팝핑캔디의 위력이 중반부 이후부터 종종 나와 아홉 살의 나에게 ‘좀 참고 먹어봐라’하고 싶은 지점이 몇 번 있었다. 이 책은 위로를 남에게 받아 채울 수 없음을 아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아홉 살의 나와 열아홉 살의 나, 그리고 스물아홉, 서른아홉의 나를 만날 수 있으니 그들을 만나 “꼭 안아주고 싶”(p.351)은 사람들이 읽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다워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종종쓰인다는 스페인의 남부 말라가의 밤바다에서 위로받는 형우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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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의 한 뼘 더 깊은 세계사 : 중동 편 - 6,000년 중동사의 흐름이 단숨에 읽히는
저스티스(윤경록)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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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나이를 살아오는 동안 중동지역에 대해 몇 번 호기심이 생겼던 적이 있었다. 시작은 2002년 월드컵. 3~4위전에서 맞붙었던 터키(지금은 투르키예)전 때. 잔혹한 승부의 세계, 월드컵에서 졌지만 이렇게 크게 기뻐했던 나라가 또 있었을까? 이 때, 터키가 ‘형제의 나라’라는 뉴스를 보며 터키사람들은 무슬림 아니던가, 생김새가 우리와 이렇게 다른데 형제의 나라라고? 하며 이 지역에 대해 두 번째로 크게 알고 싶던 마음이 생겼던 때다. 그리고 2004년 IS 무장세력에 의해 고 김선일씨가 참수되었던 사건이 터졌을 때. 이 지방, 특히 이슬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었다. 이후 알파고 시나 씨의 등장과 2023년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다시 한번 중동지역에 대해 궁금했다. 그렇게 나의 얕고 잘았던 중동에 대한 호기심의 파동을, 드디어 잠재워줄 이 책을 오늘에서야 만났다. 구독자 15.4만, 누적 2,800만 뷰를 자랑하는 역사 유튜버 ‘저스티스’가 썼다.

‘비옥한 초승달’, 인류의 목축업과 농업이 가장 먼저 발달되어 시발점이 된 지역으로 <총, 균, 쇠>에서 소개받았던 서아시아에서 일어난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시작으로 1부 ‘인류 문명의 요람, 세계사의 교차로: 중동 역사’에서는 이후 기독교인들이라면 성경에서 많이 읽어봤을 바빌론, 아시리아와 페르시아 제국과 이슬람이 세계를 정복하며 황금기를 맞게 되면서 우리도 <알라딘>이나 알리바바 시리즈, 또는 <천일야화>로 익숙한 바그다드에 대해, 이후 몽골의 침략과 여러 술탄의 시대에서 공화국으로의 과정, 제국들에 의해 분열된 오늘날의 중동사까지 다룬다. 2부는 ‘유랑하는 민족, 세계를 바꾸다: 유대인 역사’, 유대인사이다. 1부보다 분량은 훨씬 적지만 오늘날 중동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한 축인 유대인만을 다룬 역사로 관심을 끈다.

개인적으로는 서구 열강들이 제국주의 시대가 저물 때 쯤, 아프리카의 국경선을 자로 댄 듯이 나눠 서로의 화합을 이끌지 못해 개발이 낙후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던 적이 있었다. 우리 역시 미국과 소련에 의해 3.8선으로 당한 적이 있는 경험이라 그런지 공감가는 이야기였다. 중동 역시, 오스만 투르크라는 큰 하나의 나라로서 존재하다가 제1차 세계대전 패배 후 1922년, 술탄제가 폐지되면서 623년간의 역사를 마치고 이후 서구열강의 ‘디바이드 앤 룰(분할해 통치하라)’이라는 오래된 통치 전략의 일환으로 국경선이 인종, 종교, 문화적 다름에 상관없이 잘려 이렇게 죽도록 싸우고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내용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지만 이런 부분은 오늘날의 정치사, 경제사적인 흐름을 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에 인문배경지식을 쌓고자 하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겠다. 또 미,중 갈등 사이에 새우처럼 낀 우리나라가 정치, 경제의 다변화 모색을 위해 다른 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는 필수이지만 반대세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숙청하는 독재자들 –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과 같은 한 나라의 통치자가 우리나라와 우호관계를 가지려는 것은 좋은 점일까, 나쁜 점일까, 가끔 생각해보곤 한다. 교과서를 통해서는 알 수 없는 살아있는 지식이 담긴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스라엘-하마스와의 전쟁이나 중동 지역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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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 경성에서 서울까지, 시간을 건너는 미술 여행
우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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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경성에서 서울까지, 시간을 건너는 미술 여행

대형 간판 예술가들의 작품이 자주 찾아오는 우리나라 전시회장. 하지만 인상주의처럼 유명한 화풍이나, 사람이 이렇게 불행할 수 있을까 싶을, 고된 운명의 화가, 고흐, 또는 현대인의 불안을 담았다는 뭉크의 그림처럼 유명한 화가의 이름과 작품에 가려져 느끼지 못해온, 온전히 작품을 통해서만 느껴지는 그런 예술작품을 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나는 그런 갈증을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비엔날레에 들뜨지 않는다. 미술사 전공자로서 나태하다고 한다면 굳이 변명하고 싶지 않다.”(p.142)라는, 뒤늦게 미술사를 전공한 우진영 저자만의 소신 덕분이다. 그는 화려한 비엘날레 대신 근대작가의 작품 하나와 그에 상응하는 현대작가의 작품을 이 책에서 이어 글로 써냈다.

총 3부로 1부 ‘나와 당신의 도시’에서는 근대작가와 화가 작가가 어떻게 변화하고 공명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담겼다. 가장 처음에 소개하는, 근대의 경성을 그린 김주경 작가의 〈북악산을 배경으로 한 풍경〉(1927년)과 현대의 서울을 그린 정영주 작가의 〈도시-사라지는 풍경 531〉(2020년)으로 답한다. 2부 ‘경계선 위의 존재들’은 엘리자베스 키스와 같은 외국인이나 나혜석, 눈이 보이지 않는 김기창 작가의 작품들을 다룬다. 3부 ‘계절을 통과하는 감각’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과 계절을 잇는다.

인상적인 부분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우진영 저자가 민준홍 작가에게 작가와 비평가의 관계에 대해 묻자 “80억이 넘는 동일 종이 존재하는 세상에는 80억 개의 감상평이 있을 수 있다. 때로는 그로부터 배우려는 태도를 가지려 한다.”(p.57)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전시회를 좋아하면서도 나의 이런 성향에 대해 양가적인 마음이 있었는데, 저자의 이런 인터뷰는 앞으로 미술관을 좀 더 수월한 마음으로 가서 보고와도 된다고 허락을 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또 산수화라고 하면 중국의 대가가 한 그 방식 그대로 따라하는 게 산수화의 기본 공식 같은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것을 깬 이상범 작가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현대 한국화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고유한 형태와 정서를 창현함으로써 완전히 우리의 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 1961년 이상범의 글이다. (p.66) 전통적인 작품이라고 오롯이 전통만을 담고 있는 틀에 박힌 작품이 아니라는 것. 영향은 받았겠지만 우리의 정서를 표현하려는 이상범 작가의 고민이 느껴진다. 또 이에 대해 “나의 산수화를 개척하겠다고.(...) 현실에 발 디딘 풍경을 그려내는 이상범의 산수화는 시작되었다. 예술가란 신비롭다. 갇힌 시대에도 창문을 연다. 고맙다.”(p.65) 라고 쓰는 저자의 마음이 유난히 따시다.

그 외에도 “끌림의 이유를 생각하다 여러 질문을 건네게 된다. ‘여성일까, 소녀일까?’ ‘그림 속 화면은 환상일까, 실제일까?’ ‘어떤 감정으로 피리를 불고 있을까?’ 자세히 알고 싶어 그림에 다가갈수록 실제인지 비현실인지 혼란스럽다.(...) 다시 보니 작은 나비 인 줄 알았던 생명체는 애벌레였다. 틀이 깨진다. 머리가 아파오다 갑자기 맑아졌다. ‘그냥 내 식대로 해석하지 뭐’라는 결론을 내려버렸다. 그제야 조금은 난해한 전시의 기획 의도보다 그림의 의미가 선명해짐을 느꼈다.”(p.100) 미술 관련한 다른 책들처럼 화가의 스토리와 작품을 연결한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림을 보고 느낀 바를 글로 풀어낸 점이 이 책의 매력으로 보인다. 그림에 대한 전문가적인 시선만 있는게 아니라 그림을 통해 위로받는 관람가의 시점이 느껴져 이 책을 읽는 독자로서 훨씬 공감하면서 그 시선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예술가들은 대부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했던 작품들을 본 경험을 써서 그런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얼른 전시회에 가고 싶다. 저자처럼 오롯이 그림에서만 낚아올릴 수 있는 질문에 대해 더 생각해보고 싶다.

옥에 티가 있다면, “제인 오스틴의 소설 <제인 에어> 속 제인의 말이다.”(p.106) 음. 샬럿 브론테로 알고 있었지만, 이마저 화가의 명성에 기대지 말고 오롯이 그림만을 온전히 보길 바라는 저자의 훼이크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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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계 경제 시나리오 - AI 버블 붕괴와 투자 전략의 대전환
최윤식 지음 / 넥서스BIZ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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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세계경제시나리오
AI 버블 붕괴와 투자 전략의 대전환

“위기를 예측하고 기회를 준비하라!”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교양필수로 읽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 ‘미래학자’라는 단어가 선진국가만이 소유할 수 있는 직업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후 제러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을 지나 EBS ‘위대한 수업’에서 생명경제를 다루는 자크 아탈리라는 미래학자를 알게 되었다. 그러다가 만난 책이 이 책이다. 물론 2026년도의 세계경제 시나리오도 궁금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학자가 쓴 책이라는 점이 호기심을 끌었다. 게다가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문 미래학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펼쳤다.

곧 터진다, 터진다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지금이 마지막 투자기회라는 더 큰 목소리도 함께 들린다. 이 모순적인 상황에서 지난 달, 코스피는 4,000을 돌파했다. 이 상황에서 빚을 내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 책은 아마도 그 두 종류의 사람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나는 조만간 터진다는 이야기가 이 AI버블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유럽과 중국의 부채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미 프랑스의 니꼴라들이 과격한 데모와 시위 중이다. 그 여파로 2024년 이후에만 총리가 4번째 바뀌었다. 그 어떤 정당과 정치인들도 프랑스의 막대한 국가부채에 대한 해결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부동산 문제와 지방정부의 재정파탄, 그리고 중국의 기록적인 성장 동력이 주춤함에 따라오는 체제 불안은 시진핑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글로벌 시한폭탄을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 안은 채 우리나라 역시 경기침체의 신호에 불이 켜지고 있음을 민스키렌즈를 통해 짚어낸다. 중요한 것은 이 다음이다. 그래서 조만간 닥쳐올 이 폭풍가득한 미래에 한국은 폭풍의 눈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의 표지에 이렇게 써있다. “위기를 예측하고 기회를 준비하라!”
항상 그랬듯이 터진 다음에 혁신이 있었다. 바로 그때 경제의 균형이 무너지고 자산은 재편된다. 바로 이 때가 부의 지도를 다시 그릴 시간이라고 최윤식 미래학자는 이 책 4장에서 전한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중심인 나라이자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야만 우리의 경제가 살아나는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가 살 길은 미국과 중국중심의 무역에서 다른 세계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일은 개인이 이루어낼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저자는 “한국의 위기 대응력은 언제나 개인의 생존력 총합에서 시작되었다. IMF 외환위기, 금융위기, 팬데믹 모두 그렇다. 이번에도 개인의 질서 있는 대응이 전체를 지탱하는 기둥이 된다.”(p.238) 라고 말하며 ‘개인의 대응전략’을 세워준다. 총 다섯가지로 첫째, 과거의 낡은 성공방정식을 버릴 것, 둘째, 수익이 아니라 생존에 초점을 맞춘 금융 방패를 만들어 둘 것. 셋째, 부채 구조조정은 필수, 넷째, 주거 방패와 다섯째, 소득 방패를 점검할 것. (pp.240-242) 이 다섯가지 전략을 읽으며 빚투, 영끌을 하는 개인 부채가 많은 젊은 층이 꼭 읽어보아야 할 항목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기업과 국가의 대응 전략’도 이 책에 나와있다.

저자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어디서 무너졌는가’가 아니라 ‘어디서 다시 시작할 것인가’”(p.249)라고 말한다. 물론 이 책에서의 의미는 2026년에 닥칠 복합위기에 대한 이야기지만 나는 다시 처음의 ‘미래학자’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렸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의 대열에 올라섰음이 느껴진다. 세계사에서 쓰여있던 유럽이나 미국이 그린 세계와 다를, 우리나라가 그리는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다.
#2026세계경제시나리오#넥서스BIZ#최윤식#경제전망#AI버블#2026경제#투자전략#복합위기#국가부채#경기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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