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살것인가 - 유현준

자연에는 담장이 없다.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동물들은 벽을 쌓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정치적 혹은 종교적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선을 긋고 벽을 세우고 공간을 나눈다. 자연에 있는 유일한 선은 물과 땅이 바뀌는 강병이나 해안선 같은 것들뿐이다. 그나마 이 선들도 밀물과 썰물, 파도, 장마 등으로 끊임없이 변하면서 경계를 모로하게 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런 자연의 선과는 상관없니 명확한 국경선을 긋고 사람들을 오가지 못하게 한다. 이런 선들은 언젠가는 없어져야 할 선이고 벽이다. -공간의 발견, 벽

나는 지금 어딘가에 살고 있는 중이고,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내가 사는 지금 이곳과 주변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도 하고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알게되니 신기하기도 했다. 깊게 생각하지 않았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 다 내 주변에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작가님이 이야기 해주신 법칙 중에, '3차선 법칙'이 있다.
"차도가 3차선 이하인 경우에는 보행자의 흐름이 이어지지만, 4차선보다 넓으면 단절이 된다. 좋은 예가 홍대 앞이다. 지난 15년간 홍대 앞의 상권은 지하철 홍대입구역부터 시작해서 합정역 사거리까지 꾸준히 확장되었다. 그래서 합정역 사거리 건너편에는 메세나폴리스라는 쇼핑몰이 생겨났다. 하지만 홍대 앞에 놀러 온 젊은이들은 이 길 건너의 메세나폴리스에는 잘 가지 않는다. ... 그 이유는 합정역 사거리의 차도가 10차선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친구들과 홍대, 합정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놀다가, 친구가 검색을 해보다가 맛있는 식당을 찾았다고 가보자! 했는데 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저 10차선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었다. 모두 하나같이 너무 멀어- 그냥 이 근처에서 아무데나 가자-라고 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도시와 이 공간, 건축, 생활들이 모두 다 연관이 되어있고, 나는 그 안에 살고 있다. 이 책으로 내가 지내고 내가 사는 내 집, 내 방만이 아닌 내 주변을 더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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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카인드 womankind Vol.3 : 우리는 존엄하다 - 한국판, 3호 우먼카인드 womankind 3
우먼카인드 편집부 지음 / 바다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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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사회는 '피해자는 죄가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을
집단 학습하고 있는 중이다. 그 어떤 범죄에서나 통용되지만
성폭력 범죄에서만 유독 예외가 되었던 '좌와 벌'의 근본 원리를 여성들이 나서서
다시 정초하고, 이를 한국 사회에 강력하게 각인시키고 있는 중이다.
이것이 미투 운동의 역사적 의의라고 나는 생각한다.
-#미투:불의에 맞선다, 고로 나는 존엄하다. / 박선영

당당히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여성,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여성이 되어야
세상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다.
"여자 아이들에게 밤에 혼자 나가면 안 된다고 말하지 말고, 남자아이들에게 올바르게
행동하라고 말하십시오"
-쿵후를 수련하는 여승들 / 리안사신

세번째 우먼카인드는 또 역시나 좋았고, 매번 전시회를 관람한 기분.
함께 여행을 한 기분이다.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이 공감이 속상하고 화가 나지만.
여성의 언어로 세상을 말하고.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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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챕터
위니 리 지음, 송섬별 옮김 / 한길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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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당한 사실을 공공연하게 말하고 글로 쓰는게 부끄럽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애초에 제 잘못이 아닌 일을 제가 왜 부끄러워해야 하죠?"
만약 여러분이 피해자라면,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제가 사건 이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누구도 내가 겪은 일을 모른다는 어마어마한 외로움이었습니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우리 현실에 존재합니다.
성폭행은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가해자의 잘못입니다. 여러분은 회복할 수 있습니다.
금방 회복하기는 어렵지만, 훗날 언젠가 여러분의 삶은 더 나아집니다.
저도 해냈고 수많은 다른 피해자들도 해냈습니다.
-작가 위니 리의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처음 이 책을 읽기 전 작가님의 실제 자전소설이라고 듣고 마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읽는 내내 이 소설을 쓰기까지의 작가님의 용기와 그동안에 고통받고 힘들었던 마음이
너무나도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다.
현실적인 피해자의 고통과 그 상황을 이겨내는 이야기.
그리고, 너무나도 충격적인 가해자의 시선들.


이 책으로 아직도 이야기 하지 못하고 혼자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에게
큰 위로와 큰 힘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피해자와 생존자
그 사이에 존재하는
우리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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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2 - 열두 명이 사라진 밤,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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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에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했다.

맛이란 건 좋은 기억 같은 건가보다. 잊을 수 없는 맛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인가 보다. - p.14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지만, 가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가는 기분. 늘 마주치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과 새로운 시간을 보내는 기분. 종인은 아무렇게나 여행을 그런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무렇게 해도, 망칠 수 없는 기분이었다.- p.199

곰탕1, 미래에서 온 살인자. “어떻게든 여기서, 이 현재에 살고 싶었던 겁니다”
곰탕2. 열두 명이 사라진 밤. “우린 서로 다른 곳에서 온 다른 사람들이지만, 모여서 잘 살아보자”


처음 신간 '곰탕'의 간단한 책 소개와 북 트레일러를 보고 더 기대가되고 궁금했다.
시간여행이라니....!!


그리고 좋은 기회로 1권을 받게 되었고, 읽는 도중에 2권을 주문 할 수밖에 없는
몇일은 곰탕책을 손에 놓치 못하고 '곰탕 앓이'를 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더 빠져들었고, 긴장했다.
몸이 바짝 긴장되어서 가끔은 숨을 쉬지 못하고 페이지를 넘길때도 있었고,
퇴근 후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크게 "헉"소리를 낸 적도 있다.

내내 긴장과 궁금증으로 책을 읽어 내려갔고,
영화나 드라마를 눈으로 읽는 기분이었고, 저절로 상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긴장하면서 보게된 영화 같은 소설.

처음 시작부터 오오오-로 시작해서 멈출 수가 없었다.
그래서 1편은 내 손에 들어오고 밤새 읽었다.
2편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왜 이리 오래걸리는 기분이었는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곰탕의 맛을 다시 느끼고 싶은 사람과 곰탕을 배워와야 하는 사람.
그저 곰탕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아니었다.
내가 있는 미래, 그곳은 현재. 그리고 내가 있었던 과거.

푹 빠져서 정신없이 읽어내려갔고, 결국 마지막에는 울었다.

곰탕이 먹고싶은 소설이다.
영화로도 나와야 할 소설이다.
꼭 읽어봤으면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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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꼭 2권을 같이 주문해야해요. 궁금해서 잠들지 못하고 밤새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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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2018-05-23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아르테입니다.

<곰탕> 리뷰 적어주신 거 봤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
재미있게 읽으신 것 같아서 기쁜데요!
혹시 리뷰 내용 일부를 저희 카드 콘텐츠에 인용해도 될까요?
출처는 꼭 밝히겠습니다!
답장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데이림 2018-05-24 16:06   좋아요 0 | URL
이제 확인했네요 ㅠㅠ 곰탕 3만부 돌파 축하드립니다!!! 사용하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