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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빵즈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89
신지은 지음 / 대교출판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신인 작가의 첫 작품. 그런데 구성이며 소재, 주제, 이야기의 흐름은 물론 문장력까지 힘이 넘친다.
신인이 쓴 글 같지가 않다. 기성작가의 작품을 읽는 듯 하다.
배경은 중국, 문화혁명기 시절로 한족에 의해 핍박받던 조선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더불어 그들의 민족의 혼을 잃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긴박감 넘치는 사건의 얼개속에
소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동화다.
'꼬리빵즈'란 '고구려막대기'라는 뜻으로 문화혁명기, 주인공 동혁이 세대에게는 한족이 조선족을 놀릴 때
쓰는 말이 되어 있다. 하지만 아주 오래 전, 고구려 시대에는 고구려인들의 넘치는 기상을 드러내는 단어
로써 '꼬리빵즈'가 떴다고 하면 중국 사람들이 겁에 질려 무릎을 꿇었다는 단어라고 한다. 이를 매개로
동혁이와 신철이 등 조선족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사람이라는데 자부심을 갖게끔 가르치는 부모세대들.
그들의 말을 듣고 민족의식에 고취되어 중국 아이들 앞에 당당하게 서는 조선족 아이들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지식인보다는 배우지 못한 사람이 대접받던 중국 문화혁명기. 초등학교 교사 아버지를 둔
동혁이네는 지식분자의 집안으로 자아비판을 통해 동혁의 아버지가 똥장군까지 짊어지고 똥을 푸러
다녀야했다. 게다가 동혁의 큰아버지는 대학에서 세종대왕에 대해 가르쳤다고 감옥신세를 지고 있으며
동혁의 할아버지는 만주땅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731부대에 끌려가 죽음을 당한 인물로 그려진다.
이처럼 이 책은 동혁이라는 중국땅에 사는 조선족 아이에 중국문화혁명기라는 배경을 중심으로
우리 민족, 특히 남의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민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이들을 통해
우리의 역사의식을 되새김시키려는 몇 가지 장점들을 보인다. 또한 그 당시의 언어들-홍의병,
오그랑떡, 똥장군, 풀각시놀이 등-을 적절히 살려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려 애썼다는 점에서
작가가 이 이야기를 완성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찾고 공부를 하였는 지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삼호학생선거를 시작으로 김지훈 선생의 변화. 함전삼족섬. 미창구의 왕릉 등 지나친 자료에
의지하여 이야기를 설명적으로 끌고 나가는 부분이 아쉬웠다. 그런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니면 초반부터 그런 분위기를 깔아주든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우리의 역사의식을 한층 넓혀주는 작품으로서
풍부한 자료와 어휘들 속에 아이들에게 꾸준히 읽혀도 좋을 의미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