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바퀴! - 제1회 바람단편집 높새바람 11
최정금 외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매 편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단편의 맛이 충분히 살아있어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성적에 대한 강박의식을 지니고 있는 아이가 창 밖, 개 죽음을 귀로 목격하며 겪는 심리적인

갈등을 매우 섬세하게 묘사한 임태희의 <개죽음>은 주제의식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다. 작가의 치밀한 주인공 심리 따라잡기에 박수를

보낸다. 선자은의 <고물성을 지켜라!>는 묵직한 주제의식을 고물성이라는 소재로 가벼우면서도

심도있게 풀어낸 것이 장점으로 보였으며, 유은실의 <기도하는 시간>은 짤막한 동화 한 편에

여러 가지를 시사하게 해준 점이 돋보였다.

표제작인 최정금의 <달려라, 바퀴>는 참 경쾌하면서도 신선했다. 열 네 편 가운데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바퀴벌레의 입장에서 풀어낸 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으며 바퀴벌레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아이에게 피해가 생기는 역상황을 보여줌으로써 환경과의 동조 문제를

생각케했다. 담배피는 엄마에 대한 아이의 외롭고 진득한 심리를 보여준 하은경의

<명랑한 블루>,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이모의 캐릭터를 선명하게 그려낸 양혜정의

<믿지 않겠지만>, 간질병에 걸려 시골 외할머니댁에서 지내게 된 아이의 외로움이 서정적으로

그려진 하신하의 <바람이 머무는 자리>, 분홍색을 좋아하는 남자아이의 작은 반란을 담은

이경혜의 <분홍빛 가출>, 도둑질과 관련된 아이들의 심리를 세심하게 표현해낸 강정연의

<빨간 지갑>, 만신할머니를 등장시켜 전통 샤머니즘과 관련된 의식을 보여준 김여운의

<연이의 기침>, 봉사활동하는 이모를 통해 그것의 참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이경화의

<우리 이모>, 올해 문화일보 당선작이기도 한, 그 때 읽으면서도 참 좋다, 했었던 김민령의

<작은 집 이야기>,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박수현의 <할아버지의 주문>, 제주 돌하르방과

관련된 짧지만 재미있는 판타지, 권지연의 <해적을 물리친 돌장군> 까지...

 

각기 다른 주제를 어떤 소재로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매 편마다 각기 다른 색깔로 풍성하게 만들어낸 이야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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