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도 좋아 눈높이 그림상자 17
루트 윌록스 글.그림 / 대교출판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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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얼핏 신데렐라가 떠오르는 그림책이다.

못 생긴 쥐 비베는 프란넬을 짝사랑한다.

프란넬은 너무 아름답지만 비베는 못 생겨서 차마 나서지를 못한다.

그러다가 가면 무도회가 열리고 비베는 가면을 쓴 채 프란넬 앞에 나선다.

다른 쥐와는 달리 선인장 쥬스를 마시고 멋진 춤을 출 줄 아는 비베.

12시가 되어 가면을 벗을 시간이 되자 비베는 무도회장을 빠져나오고

프란넬은 비베를 쫓아 나서다가 강에 빠진다.

프란넬을 구하는 가면을 벗은 비베.

결국 못 생겼어도 좋다는 해피엔딩이다.

 

그림이 뽀사시하니 몽롱한 느낌을 주는 보랏빛이다.

이 그림책을 읽고 나면 외모에 자신감이 없는 아이도

힘을 얻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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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토끼 조지의 언덕 비룡소 걸작선 6
로버트 로손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꼬마 토끼 조지가 춤을 추듯 팔랑대는 표지 그림이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평화로운 토끼의 언덕을 표현하듯 책 표지도

초록색으로 안정감 있게 잘 잡아내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매우 단순하다.

사람과 동물이 오순도순 정답게 살아가는 세상 만들기. 즉 세상은 사람들만의 보금자리가

아니며 아주 작은 동식물도 이 땅에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것도 토끼언덕에

사는 작은 동물들을 통해서 말이다.

이야기에는 의인화된 여러 동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종류도 다르고 식성도 다르고

살아가는 모습도 다르지만 모두가 같은 공간, 같은 조건에서 서로 양보하고 도우며 살아

가야 하는 존재임을 알고 있다. 매우 지능적으로 사회화된 집단이라는 의미다.

그들은 다른 동물의 아픔을 함께 아파할 줄 알고, 다른 동물의 기쁨을 더 크게 기뻐할 줄

안다. 그들 역시 그들 나름의 고통과 기쁨을 느끼고 나눌 줄 아는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존재임을 명확히 하는 대목이다.

이들은 토끼 언덕이 게으른 주인에 의해 황폐화되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더 이상은 이곳에서 살기가 어렵겠다고 낙담하고 있을 무렵 토끼 언덕에 새로운 사람들이

이사온다는 기막힌 사건이 터진다. 이로부터 중반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는 새로 이사 올

사람에 대한 토끼 언덕 동물들의 기대감과 호기심으로 채워진다. 그만큼 토끼 언덕에

사는 동물들에게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증거가 된다.

마침내 새로운 사람들이 이사를 오고 동물들은 그 사람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의외로 새로 온 사람들은 작은 동물을 아끼고 보호할 줄 아는 착한 사람들이었다. 그러자

토끼 언덕 사람들도 그들의 배려에 부응하고자 나름의 규칙을 정하고 그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려 애쓴다. 즉 동물들도 사람이 베풀어주는 만큼 보답을 할 줄 안다는 적어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조지가 사고를 당하고 난 후 토끼 언덕에 불어 닥친 어두운 그림자. 여기에서 독자는

가족 혹은 친구의 죽음이 남아있는 자에게 어떠한 고통을 미치는 지를 간접적으로 이야기

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동물의 죽음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마침내 하지날이 되어 새로운 사람들은 모두에게 조금씩 나누어 갖자는 동상을 공개하고

토끼 언덕은 평화를 되찾아 더욱 비옥하고도 풍요로운 삶을 갖게 된다. 단순한 이야기

줄기가 단단한 플롯을 타고 독자를 긴장시켰다가 이완시켰다가, 마음대로 끌고 간다.


작가는 작품의 끄트머리에 새로운 사람들의 이웃인 팀 맥그래스를 등장시킨다.

그리고 그의 투덜거림 속에 핵심적인 주제를 전한다.


“울타리도 없고 덫이나 독약 같은 것도 전혀 안 썼는데, 말짱해.

짐승들이 건드린 흔적이 하나도 없어. 그런데 난 뭐야?

울타리, 덫과 독약을 다 쓰고, 어떤 때는 밤에 나가 엽총을 들고

서 있기까지 했는데, 난 어떻게 됐냐고?”


간단한 이야기를 캐릭터가 뚜렷한 등장인물을 등장시켜 정확한 플롯에 엮어낸 솜씨.

그 솜씨의 뛰어남과 주제의 분명함. 그리고 섬세한 정경묘사와 심리 따라잡기가 어우러져

<꼬마 토끼 조지의 언덕>은 몇 세대를 뛰어넘는 명작으로 남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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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토끼 돌개바람 5
임태희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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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무지 재미나게 읽어낸 책이기에 나도 한 번~ 하고 잡았다.

아, 무언가로 꽝 머리를 맞은 느낌. 내 머리 속에 존재하고 있던 정형화된 동화의 모습이

산산이 부서지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일곱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첫 번째 <깐깐 선생님과 요술 연필>부터 무언가 먹먹해지는 느낌을 주었다.

사실 마음을 솔직하게 써주는 요술 연필은.. 그 모티브가 일본의 <신기한 시간표>에

나오는 요술 지우개랑 비슷했다. 거기에서는 지우개가 거짓으로 씌여진 것을 지웠고

여기에선 마음 속을 그대로 쓰게끔 만들어낸다는 점이 다를까...

그래도 이야기를 풀어간 방식이나 캐릭터의 설정이 선명하여 힘이 느껴졌다.

 

두 번째 <후후 선생님은 날마다 생일이야>는 다소 장황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도 사건이 길게 꼬리를 물면서 풀어가는 점이 작가의 치밀한 구성력을 보여주고 있어

부러웠다. 그 넘치는 상상력과 입담도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았던 작품은 <서른 명과 바보 그리고 신발장 속 짝지귀신>이었다.

꽤나 길고 독특한 제목의 이 작품은 한 명의 바보 같은 아이가 전학을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신발장 속에 꽃을 넣으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전설과 같은 이야기와

그것으로 인하여 벌어지는 아이들간의 갈등 그리고 그것이 바보의 예쁜 마음으로

풀어지기까지가 참으로 자연스럽게 잘 엮여서 전개되고 있다. 정말 배우고 싶은 작품이다.

 

표제작 <내 꿈은 토끼>를 읽고나서는 사실 어리둥절했다.

그래서 뭐 어쨌단는 건가. 어쩌자는 건가. 어쩔 수 없는 어른의 방어기제가 작용했다고 할까.

아이가 열심히 공부만 하다가 미쳤다는 건가... 이해하기 어려워서 딸에게 물었더니

"너무 공부만 시키면 미칠 수도 있다는 거야." 라고 정리해준다.

아이들은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나 보다.

다시 반성을 하였다.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좋은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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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그림편지 - 스페인 현대 동화 푸른숲 어린이 문학 7
곤살로 모우레 지음, 김정하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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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현대 동화라고 작은 글씨가 좌상단에 적혀있는 이 책은

스페인 빈민가(세세냐)에 살고 있는 집시 아이, 마이토 판두로라는 소년의 이야기다.

일곱 형제 가운데 셋째인 마이토의 아버지는 무엇인가 죄를 짓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여기저기 떠돌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집시.. 때문에 자녀교육에 영 신경을

안 쓰고 사는 마이토의 부모.. 그들을 대신하여 세세냐 학교의 수산나 선생님이

집시 아이들 특히 숫자 계산에 탁월한 마이토를 아끼고 보살핀다.

어느 날 수산나선생님의 중개로 마이토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게 된다.

며칠 후 답장이 오는데 글을 쓰지 못하는 아버지는 그림으로 자신의 일상을 표현해낸다.

마이토는 아버지의 그림편지를 보면서 수많은 이야기들을 상상해내고 즐거워한다.

마이토 역시 아버지에게 그림으로 자신과 수산나선생님 그리고 여러 가지 꿈에

대해 표현해낸다. 말없이 글없이... 단지 그림 몇 장으로 두 사람은

공간적, 시간적 경계를 무너뜨리고 아버지와 아들로서 다정하게 지내는데...

아버지는 아들에게 글씨로 편지를 써주고자 부단히 노력을 한다. 하여 급기야

삐뚤빼둘한 글씨로 편지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아들은 오히려 글자가 적힌 아버지의

편지가 마땅치않다. 그림으로 그려졌을 때 풍부해지던 이야기들은 글자 때문에 오히려

막혀버린 것이다. 이 때 수산나 선생님은 '하나가 끝나면 다른 것이 시작된다'라며

마이토를 위로하고 제라늄꽃이 뒤덮인 아버지의 무덤에서 제라늄을 만지며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었다는 어느 아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체적으로 큰 사건 없이 잔잔하게 끌어가는 이 이야기는

잔잔함 속에 큰 감동과 따뜻함을 담은 채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마냥

거침없이 따스한 결말을 향해 나간다. <그리고 어른이 되었다>에서 보았던 것처럼 말이다.

곤살로 모우레라는 작가가 지닌 힘이 그런 것 같다. 잔잔하게 사람을 울리는 글...

그런 느낌이 강하게 퍼지는 그런 책이었다.

 

말보다 더 풍부하게 서로를 교감시킬 수 있는 것, 그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었음을...

어쩌면 참으로 뻔한 진리이나 우리가 쉽게 잊고 살아가게 되는 그러한 이야기를

곤살로 모우레는 따뜻한 시건과 그림편지라는 독특한 소재 속에 잘 녹여내었다.

 

비록 마이토의 엄마는 떠나갔지만 마이토가 아버지, 그리고 다른 형제들과 함께

목장에서 지내게 되어 참으로 반갑다. 수산나 선생님의 촉촉하게 젖은 듯한 눈빛이

가슴에 드러나는 듯 하다. 참으로 아끼는 제자가 행복하게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 눈빛 말이다.. 따뜻하니 참 좋은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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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틀 선생의 바다 여행 네버랜드 클래식 27
휴 로프팅 지음, 소냐 라무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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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틀 선생은 작은 키에 뚱뚱한 체격으로 특별히 도드라질 것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허나 그가 갖고 있는 뛰어난 능력-동물들과 대화를 나눈다-은 그가 여러 가지 위대한 일을

벌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즉 은둔자 루크를 구해주고, 투우를 없애며, 망망대해에서

거친 폭풍에 맞서고, 긴화살을 찾아내고, 움직이는 섬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행위 자체가

동물들과의 소통에서 비롯되었음이다. 여기에서 작가가 왜 둘리틀에게

박물학자라는 직업을 주고,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는지를 짐작케 하는데,

만약 둘리틀에게 그러한 능력이 없었다면 둘리틀 선생의 기막힌 모험담은

나올 수 없었으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야기는 이렇듯 다소 엉뚱하면서도 말이 안 되는 상상력-동물과 사람이 대화로서

소통을 하고, 동물 또한 그들 나름의 언어를 통해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한다는 전재-을

기본으로 하여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풀어놓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둘리틀 선생의 능력을 믿게끔 한다.

그리고 그의 소견을 통해 동물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동물을 지켜줘야 하는 당위성을

일깨워준다. 또한 토미 스터빈스라는 화자를 통해 둘리틀 선생을 제 3자의 입장에서

줄기차게 관찰하여 쫓게 함으로써 사건에 긴박감을 주기도 하고,

아이스러운 흥분과 설렘을 동시에 맞보게 한다.

엉뚱한 상상력의 가벼운 포장. 그리고 끊임없이 사건을 쫓아가는 모험담과

현자다운 영웅담 더불어 왕이 된 둘리틀의 고뇌로부터 기인하는 인간미까지 곁들여져

이 책은 최초 출간일로부터 8백 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풍부한 재미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세대를 건너오면서도 변하지 않을 진리-힘없는 자(아이와 동물)에 대한 따뜻하고 너그러운

시선-가 전체적으로 녹아있으면서도 여러 가지 흥미요소를 적절히 구성하여

읽어내게끔 하는 힘. 뉴베리가 이 책에 주목한 이유가 바로 그것에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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