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틀 선생의 바다 여행 네버랜드 클래식 27
휴 로프팅 지음, 소냐 라무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둘리틀 선생은 작은 키에 뚱뚱한 체격으로 특별히 도드라질 것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허나 그가 갖고 있는 뛰어난 능력-동물들과 대화를 나눈다-은 그가 여러 가지 위대한 일을

벌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즉 은둔자 루크를 구해주고, 투우를 없애며, 망망대해에서

거친 폭풍에 맞서고, 긴화살을 찾아내고, 움직이는 섬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행위 자체가

동물들과의 소통에서 비롯되었음이다. 여기에서 작가가 왜 둘리틀에게

박물학자라는 직업을 주고,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는지를 짐작케 하는데,

만약 둘리틀에게 그러한 능력이 없었다면 둘리틀 선생의 기막힌 모험담은

나올 수 없었으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야기는 이렇듯 다소 엉뚱하면서도 말이 안 되는 상상력-동물과 사람이 대화로서

소통을 하고, 동물 또한 그들 나름의 언어를 통해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한다는 전재-을

기본으로 하여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풀어놓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둘리틀 선생의 능력을 믿게끔 한다.

그리고 그의 소견을 통해 동물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동물을 지켜줘야 하는 당위성을

일깨워준다. 또한 토미 스터빈스라는 화자를 통해 둘리틀 선생을 제 3자의 입장에서

줄기차게 관찰하여 쫓게 함으로써 사건에 긴박감을 주기도 하고,

아이스러운 흥분과 설렘을 동시에 맞보게 한다.

엉뚱한 상상력의 가벼운 포장. 그리고 끊임없이 사건을 쫓아가는 모험담과

현자다운 영웅담 더불어 왕이 된 둘리틀의 고뇌로부터 기인하는 인간미까지 곁들여져

이 책은 최초 출간일로부터 8백 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풍부한 재미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세대를 건너오면서도 변하지 않을 진리-힘없는 자(아이와 동물)에 대한 따뜻하고 너그러운

시선-가 전체적으로 녹아있으면서도 여러 가지 흥미요소를 적절히 구성하여

읽어내게끔 하는 힘. 뉴베리가 이 책에 주목한 이유가 바로 그것에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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