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길이의 봄 일공일삼 46
조경숙 지음, 허구 그림 / 비룡소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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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두툼한 책이다. 그만큼 내용도 묵지근하다.
책은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김홍도의 말년을 그리고 있는데
딱히 그것만으로 꾸려가는 것도 아니다. 김홍도의 고단한 말년에
열 세살배기 소년, 만길이를 만나게 함으로써 그리고 최부자집 종, 득상이를 알게 함으로써
어렵고 힘들던 시기를 살아내던 민초의 삶에 양반네들의 허상까지를 고루 아우른다.
만길 그리고 득상이라는 소년들의 입을 통해서 말이다.
최고의 자리에 있었으나 그 자리를 온전히 지키지 못하고
쓸쓸한 말년을 보내게 된 김홍도. 그에게는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자존심이 있었고
그것을 만길이는 알아챈다. 더불어 자존심 세워 지켜내려는 세상, 바꿔가려는 세상이
무엇인지를 에둘러 표현해낸다. 독자가 읽으며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다.
글도 구성지고 맛깔난다. 역사동화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이 이 책에도 있다.
그리고 허구라는 그림작가... 그림이 참 좋다.
김홍도라는 화백의 이야기인 탓일까. 동양화 수묵화적인 느낌이 강하게 묻어난 그림은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이야기를 함께 풀어간다.
김홍도라는 화가를 잘 모르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다.
읽으며 당시의 시대상을 어렴풋이 알게 하는 이야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끈한 정과 서로간에 지켜주어야할 예의 그리고
가족간의 아련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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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도도군 - 2007년 제13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48
강정연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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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나게 술술 읽었다.

건방진 도도군, 제목만큼이나 캐릭터 설정이 참으로 명쾌하게 잘 되었다.

이만큼 분명하면서도 일관되게 캐릭터를 잡아낸 작품이 몇이나 될까.

그럴만큼 캐릭터가 살아서 이야기를 풍요롭게 한다.

주제 또한 선명하게 잘 잡힌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건방진 도도군을 통해 생각하게 하는 묘미가 대단하다.

액세서리로 머물 것인가, 동반자로 살 것인가...

선택을 당할 것인가, 선택을 할 것인가...

어려운 문제를 경쾌하면서도 분명하게 잘 풀어냈다.

정말 신인작가가 맞나 싶을만큼 대단함이 느껴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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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도둑 준모 낮은산 작은숲 4
오승희 지음, 최정인 그림 / 낮은산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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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이 읽기에 좋은 글이다.

 

상이라는 게 무얼까? 물론 받는 아이는 어깨가 으쓱해질 것이고

그 아이의 엄마는 입이 헤, 벌어질만큼 기쁠 것이다.

그러나 반면 상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받으려고 나름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나 받지 못하는 아이는...?

작가는 그 관점에서 글을 풀어간다.

 

상을 받고 싶어하던 준모는 수학책을 가지러 교실에 갔다가

그림대회용으로 쌓아놓은 그림더미에서 친구의 그림을 보고는

자기가 그린 그림을 빼버린다. 자기의 그림이 마음에 안 들어서다.

그런데 하필 그 친구의 그림에 이름이 적혀있지 않았다.

써줄까 말까 고민하는데 담임선생님이 들어오고

어물쩡거리는 준모에게 얼른 집으로 가라고 한다.

준모는 어정쩡하게 그림에 이름이 안 적혀있다고 말하고

담임선생님은 그 그림이 준모의 그림인 줄 안다.

그리고 드디어 준모가 그림대회에서 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상을 받아서 기쁜 것보다는 자기 그림이 아닌 남의 그림으로 상을 받았다는 점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던 준모...

 

준모에게 닥친 사건과 그 해결과정을 보면서

'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간결하게 그러나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한채 사건으로 귀결되는 구성과

간결한 문장이 모범이 되는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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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찐군과 두빵두 - 제2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74
김양미 지음, 김중석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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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이다.

 

여행작가로 거의 항상 집을 비우는 아빠를 둔 기영이,

그리고 뇌성마비를 앓아 집 밖에 나가본 일이 별로 없는 수다쟁이 찬울이.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덕분에 얼떨결에 만나게 된 두 아이는

찐찐군과 두빵두라는 별명을 서로 나눠 가지며 우정을 키운다.

그러다가 찐찐군 기영이가 도서관에서 주은 도서대출증이 원인이 되어

두빵두 찬울이의 아빠 찾기가 시작되는데...

 

등장인물도 몇 없고

크게 도드라지는 흥미진진한 사건도 없는데

쭉쭉, 읽혀가는 맛이 있다.

 

작가는 무척이나 섬세한 사람인 것 같다.

별 거 아니라고 지나치기 쉬운 일상을 세심하게 묘사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결하고 속도감이 있다.

 

우정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가는 열 두살짜리 남자아이들.

그 아이들의 우정이 참 예쁘고 기특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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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날 데려갔어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23
구드룬 멥스 지음, 문성원 옮김, 이자벨 핀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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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좀 놀랐다.

영아돌연사로 아기를 잃은 아줌마의 정신나간 설정을 어쩜 이렇게 리얼하게 옮겨놓았는지...

죽은 아기, 린다와 같은 나이에 있는 율리를 유괴한 마리안네에게 심적으로 상당부분 공감을 하며 읽었다.

어쩌면 내가 성인이어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딸아이도 '아줌마가 애 율리를 데려갔는 지 끝까지 읽으면 알수 있어'라고 말하는 걸 보면

아이들도 아줌마의 상태를 많이 이해하는 듯 하다.

그만큼 리얼하기 때문이겠지...

 

어려서 입양된 아이, 율리가 마리안네에게 유괴된 이후 마리안네의 집에 갇혀있는 몇 시간이 글의 중심이다.

유괴의 해악을 꼬집으려 했다기 보다 유괴 할 수 밖에 없었던 마리안네에게 촛점이 맞춰져

자칫 유괴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의문은 들었다.

 

과연 어떤 관점에서 이 책을 읽고 생각해야할까...

작가는 독자들이 어떤 시각에서 읽어주길 바라며 썼을까...

어쨌든 그녀의 현실적인 표현과 치밀한 심리변화의 묘사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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