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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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당신이 꿈꾸는 도시에서 살고 있습니까?



책속으로..


 세 개의 읍이 합해져 하나의 신도시가 된 유메노. 누구나 알다시피 신도시라는 단어는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 곳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어떤 꿈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새로움의 장소이다. 소설 <꿈의 도시> 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각기 다른 인물들도 그러한 꿈을 꾸고 있다.
 사 회 복지과에서 자신의 의지와 달리 의미없는 일을 하는 이혼남 도모노리, 자신이 사는 곳은 경멸하며 도쿄의 대학 진학만 꿈꾸는 후미에, 폭주족 출신으로 전기부속 사기를 치며 살아가는 유야, 연임을 노리는 시위원 준이치, 그리고 마트 보안요원으로 일하며 신흥종교에 빠지는 다에코까지..

 다섯 명의 인물들은 유메노라는 새로운 시에서 꿈을 꾼다. 하지만 그것은 유메노에서 꿈을 이루려는 것이 아닌 모두가 유메노를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고 싶어하는 꿈이다.

 과연 이들의 꿈은 <꿈의 도시> 유메노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소 설 <꿈의 도시> 는 <공중그네> 로 이미 한국에서 두터운 팬층을 만들어 놓은 오쿠다히데오 작가의 신작이다.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면 굉장히 사회적인 메세지가 많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하지만 그 메세지를 특유의 유머러스함으로 풀어내 전혀 무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게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신작 <꿈의 도시> 도 그러한 유머러스함과 날카로운 사회비판을 통해 통쾌함을 느끼고자 하는 독자들이 먼저 찾을 만한 작품일텐데 이번엔 <꿈의 도시> 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오쿠다히데오에게 사회문제란?


 오 쿠다히데오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일본 사회에서 벌어지는 추악한 문제들과 비판받아 마땅한 문제들을 과감하게 꺼내든다. 이번 작품 <꿈의 도시> 에서도 각기 다른 5명의 캐릭터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일본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예를들면 공무원 도모노리의 이야기에선 유부녀 매춘이라던지 기초수급자에 대한 문제를 볼 수 있을테고, 유야에게선 노인에게 비싸게 물건을 파는 문제라거나, 다에코의 사ㄹ에서 볼 수 있는 종교문제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함으로서 작가가 지금 하고 싶은 모든 사회문제들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보통 이런 풍자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결론에서 그 사회문제에 대한 작가 나름의 해결 방법이랄까 하는 엔딩을 내는 것을 원하는 독자가 있을 것이고, 툭툭 문제만 던져주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꿈의 도시> 는 어떤 소설일까?

 개인 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꿈의 도시> 는 후자에 가깝다. 소설엔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 그리고 누구 하나 주인공급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옴니버스라 봐도 무방한 구성이라 분량역시 모두가 일정하다. 그래서 책은 두꺼워지고 이야기가 길게 길게 이어지는 편이다. 그 과정에서 작가가 전하고자하는 메세지도 있고 어떤 사회문제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어찌보면 가장 중요할 수 있는 해결책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전작 중 하나인 <공중그네> 시리즈를 보면 엉뚱하지만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해결책이 에피소드 마다 등장하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번 소설은 기존의 풍자 방식과 조금 다른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소설의 진행방식이 독자들로하여금 취향의 갈림길에 서게 하는 점이기도 하다. 분명히 말씀드리면 소설 <꿈의 도시> 는 해결책까지 시원하게 드러내주는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피해야 할 작품이라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다.


공중그네

작가
오쿠다 히데오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0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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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 부터 말해버려 글의 흐름이 조금 이상해졌지만 취향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책을 선택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기에 미리 말씀드리고 시작하게 됐다다. 아무튼 이 책은 오쿠다히데오가 전하고자하는 지금의 사회문제를 유메노시에 살지만 시를 벗어나고 싶은 다섯명의 인물을 통해 아주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전하는 메세지는 일본 사회의 문제라지만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대입해볼 수 있을 만한 문제들이기 때문에 책을 보는 독자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공중그네> 처럼 대놓고 코믹은 아니더라도 오쿠다히데오가 항상 글을 전하는 방식인 유머가 곳곳에 깔려 있으니 책이 길긴 해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쿠다히데오에게 유머란?


 자 이제 살펴봐야할 것은 책의 두 번째 키워드라고 볼 수 있는 유머이다. 사실 작가마다 스타일이라는 것이 있어서 독자들도 책을 고를 때 작가의 성향을 먼저 보고 결정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쿠다히데오 라는 작가의 작품을 손에 집에 들땐 어떤 성향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 앞서 말한 사회풍자 라는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장 1순위는 유머일것이다.

 길이가 짧든 길든, 무거운 얘기를 하든 안하든 페이지를 술술 넘기게 하는 가볍고 유머러스한 문체를 가진 오쿠다히데오의 작품은 너무 진지하지 않고 가볍게 책과 풍자를 접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딱 맞는 소설일 것이다.

 

 자! 그럼 신작 <꿈의 도시> 에서 보여주는 유머는 어떨까?


 공중그네 > 꿈의 도시 = 남쪽으로 튀어


남쪽으로 튀어!

작가
오쿠다 히데오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0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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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일단 책의 두께에서 부터 <공중그네> 와는 상대가 안된다. 이렇게 두꺼운 책에서 <공중그네> 식의 유머를 진행하면 유머로 인해 책읽기가 지루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책과 비교하면 좋을까? 개인적으론 <남쪽으로 튀어> 가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작가의 전작인 <남쪽으로 튀어> 는 1,2 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두권을 합치면 분량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남쪽으로 튀어>는 한 명의 주인공이 집중적으로 등장해 극을 이끌어가는 반면에 <꿈의 도시>는 5명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식으로 진행된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두 작품은 유머라는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거의 모든 작가는 각자의 문체가 있기 때문에 유머역시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하지만 분량에 따라서, 전하고자 하는 방식에 따라서 유머의 방식도 바뀌기 마련이다. 하지만 같은 작가를 좋아한다해도 모든 방식을 좋아할수는 없을테고 취향이란 것은 여기서도 나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런 단순 비교를 하게 된 것이다.


 자 그렇다면 유머에 관해 간단히 정리를 해보도록 하자. 일단 <공중그네> 식의 유머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접하는 것은 자제하시는게 좋겠다. 하지만 <남쪽으로 튀어> 나 <스무살 도쿄> 에서 보여준 간단간단한 유머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책을 잡아도 절대 후회 없을 것이다.





독자들에게 꿈의 도시란?


 <꿈의 도시> 이 소설의 제목을 보면 신도시에서 1등을 차지하고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꿈의 도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 지만 이 책은 <꿈의 도시> 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신도시 유메노가 주요 배경이긴 하지만 유메노는 등장인물들에게 있어선 도시도 시골도 아닌 문제점만 한아름 안고 있는 골치덩이 도시일뿐이다. 그리고 그들의 제 1 목표는 그들이 살고있는 유메노를 떠나 꿈을 이루는 것이다.

 제목과 내용에서 붜 아이러니가 느껴지는 책인 이 <꿈의 도시>를 독자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난 개인적으로 책을 다 읽고 나서 오쿠다히데오가 전하고자했던 수 많은 사회문제들은 그렇게 기억에 남진 않았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등장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런 사회문제들보다 주인공들이 유메노라는 시를 대하는 태도나 그들의 생각이 더 기억에 남았다. 분명 외부에서 볼때는 새로운 신도시가 되었고 일자리나 새로운 기회의 땅임이 분명한 유메노시인데,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문제점만 한가득 쌓여버린 유메노시를 경멸한다.


 난 그러한 대립되는 시선을 지켜보는 것이야 말로 <꿈의 도시> 란 소설을 보며 가장 필요한 작업이 아닌가 싶다.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어떤 소설에서도 볼 수 있고, 인터넷 포털 기사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오쿠다히데오가 많은 주인공을 통해 많은 사회이야기를 그것도 <꿈의 도시> 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전했다는 것은 그러한 사회문제가 꿈의도시인 유메노시 안에서, 유메노시 시민들에게서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것은 분명 외부의 시선과는 다른 시선이고 다른 현실의 모습일 것이다.


 그 러한 대립적인 시선의 모습을 보며 독자 스스로가 꿈의 도시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고 작은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조금 큰 시야에서 사회 전체를 바라보면 오히려 작은 일들부터 술술 문제가 해결되어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작가가 정확히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했는지는 알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작가가 만들어 놓은 꿈의 도시와 그 안의 사람들을 보며 기나긴 페이지처럼 넓은 사회의 모습을 한번쯤 살펴보는 것도 추천해드리고 싶은 바이다.





마치며..


 지 금까지 오쿠다히데오의 신작 <꿈의 도시> 를 살펴봤다. 오쿠다히데오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키워드인 '사회비판' 과 '유머'를 가지고 그 두가지를 책 속에서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개인적인 의견을 나열해봤다. 분명 이책은 오쿠다히데오를 좋아하는 팬들 중에서도 취향이 갈리는 분들이 계실 것이고, 보는 이로 하여금 너무 길어서 엄두도 못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적어 놓은 취향에 맞는 독자들이라면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단숨에 책을 읽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고, 다 읽은 후에 꽤 괜찮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실 거라는 말씀을 드리며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 달문‘s 추천 지수 ★


 

★ 독서를 추천 드립니다.


<공중그네> 의 가벼움 보단 조금 진지한 오쿠다히데오를 원하시는 분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
모든 걸 결론짓는 소설보단 열린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을 좋아하시는 분


★ 독서을 자제해 주세요.


찝찝 하게 딱 떨어지는 결론을 안내주는 걸 싫어하시는 분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들려 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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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윈터홀릭 2
윤창호 글.사진 / 시공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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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작가
윤창호
출판
시공사
발매
201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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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으로..


여행 사진가이자 여행 칼럼니스트인 저자 윤창호의 <윈터홀릭> 그 두번째 겨울 공간은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이다.

<윈터홀릭> 1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스칸디나비아의 겨울 공간을 사진과 함께 담백한 글 전달해 준 윤창호 작가..

그는 이번 <윈터홀릭> 2편에서는 우리와 너무나 가깝지만 그래서 더 아득하게 느껴지는 일본, 그 곳의 북국인 홋카이도를 말하고 있다.

책 속에 담긴 무채색처럼 소소한 그의 사진과 감성적인 이야기들은 겨울 이야기를 느끼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다시만난 겨울, 홋카이도.


 자! <윈터홀릭> 의 1편과 윤창호 작가를 좋아하는 분들, 그리고 여행 에세이와 사진을 좋아하시는 독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만한 책 <윈터홀릭, 두번째 이야기> 가 나왔다. 사실 난 <윈터홀릭> 1편인 '백야보다 매혹적인 스칸디나비아의 겨울' 을 접해보지 않아서 윈터홀릭 이라는 책의 분위기나, 윤창호 작가의 스타일을 전혀 모른 채, 이번 책 <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의 책장을 넘겼다. 어쩌면 윈터홀릭이라는 제목과 표지의 아름다운 사진, 그리고 순백이라는 겨울의 이미지가 머릿 속에 남아 있어서였는지 책을 넘기기 전에 난 이 책이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겨울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내 멋대로의 상상을 해보았다. 하지만 그런 나의 기대는 '홋카이도' 라는 장소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완전히 잘못 짚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홋카이도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제 목을 보고 처음 떠오른 질문은 저것이었다. 나는 아직 한국도 다 돌아보지 못한데다가 일본을 포함한 외국여행은 해본적이 없는 사람이라 홋카이도 라고 해도 눈을 본 이미지를 그릴 수는 없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있어 홋카이도의 이미지는 일본 영화 <러브레터> 라던지, 일본 맥주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이미지,   추운 겨울과 눈,  그리고 따끈한 국물의 라면집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물 론 어느정도 맞는 이미지이기도 하겠지만 홋카이도를 직접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콧방귀를 뀔 지도 모를 내 상상 속 홋카이도의 이미지는 부족할진 몰라도 어떻게보면 작가가 전하고자하는 홋카이도의 이미지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도 같았다.



겨울의 반짝이는 하얀색? 바람에 흩날리는 회색빛 풍경?

 아무튼 그렇게 시작한 <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는 "이번 여행을 다녀오면 다음 겨울까지는 외로워하지 않아도 될꺼야." 라는 작가의 말로 우리를 맞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작가의 사진과 글.

 사 실 사진이나 여행 에세이를 볼때면 항상 가장 염두에 두고 보는 것은 아무래도 글보다 책에서 보여주는 사진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작가는 그 사진들을 통해서 무슨 말을 우리에게 전하려고 하는건지가 아닐까 싶다. 물론 내 기준에서의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아무튼, 난 그런 이미지를 생각 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뿔싸.. 이 책은 겨울과 크리스마스, 그리고 샤하얀 눈에서 느껴지는 반짝이는 이미지는 거의 없었다. 책 속에서 보여지는 사진들은 겨울과 눈이 전부였지만 책에 등장하는 눈내리는 풍경은  반짝반짝 빛나는 겨울의 이야기 보단 그 겨울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겨울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홋카이도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듯 했다.


 사 실 아무래도 겨울 하면 앞에도 말했듯이 반짝이는 이야기와 풍경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눈발이 날리는 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안경에 김이 서려서인지, 매서운 눈발에 저절로 눈이 감겨서인지 하얗고 반짝이는 모습보단 뿌연 안개에 휩싸인 잿빛 풍경을 마주할때가 많다. 그것은 어쩌면 유리창 안에서 지켜보는 겨울과, 유리창 밖 거리를 직접 거니는 사람들의 시각차이일지도 모른다.




"내가 본 홋카이도의 겨울은 이렇습니다."

  작가는 후자를 택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남들이 찍어 놓은 필름 사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반짝이는 이미지는 완전히 배제한 모습이었다. 마치 내가 본 홋카이도의 겨울은, 내가 걸었던 홋카이도의 겨울은 이렇습니다.. 라고 너무나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런 면때문에 반짝이는 이미지를 상상하며 책을 들었던 독자들에게는 어쩌면 코드가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꾸며진 사진의 아름다움보단 거칠지만 그 곳을 직접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사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상당히 만족스런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메세지..

 

이 책은 사진집이나 화보집이 아니다. 에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책이다. 그렇기에 사진외에도 작가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짧은 글들이 사진과 함께 담겨있다. 사실 사진,여행 에세이 책들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단순히 사진이라는 것을 전달받아서라기 보다는 사진속에서 작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다양한 감각을 자극받을 수 있어서 라는 이유가 클 것이다. <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에서도 그런 장점은 잘 드러나 있는 편이다.

 작가의 개인적인 감상과 생각을 적은 글들이기 때문에 메세지가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수는 없다. 그래서 더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할테지만 아무튼 이 책에서 전하는 메세지 역시 옳고 그름은 없다.



 그렇다면 좋은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판단은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그 판단의 기준은 단 하나, 사진과 글의 매칭에서 찾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작가가 사진에세이를 펴낼때에는 사진과 글을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거나, 자신이 어떤 생각을 했는 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간혹가다보면 사진과 글이 전혀 매치 안되는 책들이 보인다. 그런 책들을 보면 지나치게 겉멋을 부렸다던지, 자신이 어떤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하려 하는지 정확히 기준을 잡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이 책 <윈터홀릭> 은 그런 점에선 완벽한 매칭을 보이고 있다.

 작 가는 소소한 사진들과 조금은 어둑한 홋카이도의 풍경을 보여주고, 그 속을 거닐며 느꼈던 감정과 이야기를 아무런 꾸밈없이 전하고 있다. 그런 담백한 전달은 사진을 볼때나 글을 볼때나 아무런 이질감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장점으로 다가왔다.


 하 지만 생각해보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자신과 맞지 않을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소소한 홋카이도의 풍경보단 반짝이고 아름다운 홋카이도의 풍경을 보고 싶었던 분들은 당연하게도 이 책이 전하고자하는 메세지와 이야기가 마음에 안 들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취향의 차이일뿐이다. 아무리 좋은 소설과, 아무리 좋은 음악, 영화가 있어도 문화라는 것은 취향에 따라 각각의 별점이 매겨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리뷰를 보시는 분들 중에 책을 구입 하려는 독자들이 계신다면 자신이 얻고자 하는 이미지에 적합한 책인지 한 번 살펴보고 책을 구입하는 것이 위험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마치며..


 자, 지금까지 여행 에세이 <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에 대한 감상을 적어봤다. 처음 보는 작가와, 어쩌면 제대로 본 것은 처음인 홋카이도의 이야기에 책장을 넘기면서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비록 책 안에 담긴 이미지는 생각과 달리 조금은 무거울 수 있는 이미지였지만 그것 또한 작가가 전하고자 메세지의 문제이기 때문에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어 쩌면 너무나 정갈하고 깔끔하기에 약간은 우리와 맞지 않는.. 하지만 그렇기에 가장 일본 같은 홋카이도의 이야기.. 이번엔 그 이야기를 <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를 통해서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물론 지나치게 담백하다는 점은 염두에 두고 말이다. 단언하건데 그런 이미지에 거부감이 없다면 이 책은 기대 이사의 만족감을 전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말을 전하며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 달문‘s 추천 지수 ★


 

★ 독서를 추천 드립니다.


반짝이는 사진보다, 차가운 입김이 담긴 이야기를 보고 싶으신 분
크리스마스의 밝은 겨울보단 그 곳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으신 분
<끌림> 을 즐겁게 읽으셨던 분

 

★ 독서을 자제해 주세요.


표지를 보고 블링블링한 내용이 담겨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계신 분

사진, 여행 에세이는 뭐니뭐니해도 입벌어지는 사진들이 최고라고 생각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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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들
김중혁 지음 / 창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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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들>

  죽어도 죽지 않는 기억의 단편들..






책 속으로..


안테나감식 일로 세상과 단절된채, 전파의 체크만 하며 살아가던 지훈. 

어느 날, 그는 죽은 형의 LP에서 스톤플라워의 앨범을 발견하고, 그 밴드에 관해 조사를 하다가 

도서관에서 뚱보 130이라는 유쾌한 친구를 만나게 된다. 


지훈은 뚱보 130과 함게 스톤플라워에 관한 번역일을 했던 홍혜정이란 인물을 찾게 되고, 

스톤플라워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홍혜정이 살고 있는 '고리오 마을' 로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고리오마을은 세상의 전파가 모두 차단된 그들만의 마을이었다. 


지훈과 뚱보130은 그러한 고리오마을에서 홍혜정을 만나지만,

셋의 즐거운 한때는 홍혜정의 죽음으로 급히 끝나고 마는데...





소설 <좀비들> 은 <펭귄뉴스>, <악기들의 도서관> 등의 단편소설로 더 잘 알려진 김중혁 작가의 장편 소설이다.

사 실 난 김중혁작가의 소설은 한 편도 읽어보지 않아서 <좀비들> 을 읽을땐 별 다른 편견을 가지지 않고 읽어 내려갈 수 있었는데, 오늘은 <좀비들> 에 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좋았던 점도, 그래서 인지 아쉬웠던 점도 확실히 눈에 보였던 <좀비들>.. 지금 부터 시작해보자!



좀비들..??


제목인 <좀비들>. 어떻게보면 조금 무성의 한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짧아서 그런지 어떤 이야기가 함축되어 있는지 궁금해 지기도 한다.

일단 책의 제목이자, 소재이고, 주제를 드러내고 있는 좀비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일 반적으로 '좀비' 라고 하면 잘 알려진 영화인 <레지던트 이블> 등의 공포영화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소설 <좀비들> 에서는 그런 일반적인 좀비들의 이미지는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모두가 알고 있는 좀비의 외형적 이미지나, 행동의 모습들은 등장하지만 그것이 주인공들에게 특별히 위해를 가하거나 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설이라는 큰 집에 데코레이션 되어 있는 인테리어 느낌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소설을 읽어가다보면 작가가 왜 <좀비들> 이라는 제목을 달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때가 있었다. 

그것은 앞서 말했듯이 좀비라는 소재가 이야기를 위한 소재일뿐, 이야기를 이끌어가진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스토리를 살펴보아도, 좀비들은 주인공들의 행동과,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위해 등장하고, 그 때문에 존재하다가 슬그머니 사라진다. 

다시 말하자면 제목으로 써도 충분할 정도로 등장은 하는데, 그것의 일반적인 이미지만 머릿속에 가지고 소설을 보면 어느정도 갭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느낌보다는..

이런 느낌의 소설 속 좀비들과 고리오 마을



뒤 에도 말하겠지만 일단 소설을 읽지 않은 분들에게 내 의견을 말해주자면, 읽기 전에 기존의 좀비에 관한 이미지는 모두 지우고 소설을 읽길 바란다는 말을 하고 싶다. 작가의 메세지에서도 드러났듯이 이 소설은 좀비들의 이야기가 아닌 좀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이다. 좀비들은 그 인물들의 이야기에 살을 붙여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러므로 조금은 유연한 마인드로 책장을 넘기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좀비들.. 독자들이 느끼는 위기를 대처하는 방법


언 제나 그랬지만, 지금부터 써내려가는 의견들은 모두 내 개인적인 의견임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책을 안읽으신 분들은 내 의견을 보고 그 부분에 주목을 하며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을 전제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나와 성향이 안맞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독서의 방해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지극히 대중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 번쯤 훑어 본다고 해서 손해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자! 그럼 시작해 보자.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찾아오는 위기는 크게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스토리 전개에서 느껴지는 위기,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소재에서 느껴지는 위기이다. 

어 떤 소설이나 독자들이 책장을 넘기기에 부담이 되는 그런 순간들이 한 두가지 쯤은 있는 법이다. <좀비들> 역시 마찬가지지만, 다른 작품과 달리 생각보단 대중적으로 쓰여진 작품이 아니고, 밋밋한 전개가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독자들은 책을 완독하기에 몇 번의 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런 위기들에서 찾아야 할 재미와 집중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지 내 나름대로의 의견을 적어 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 위기..

이 야기의 시작부터, 고리오 마을을 찾아가고, 홍혜정의 죽음에 이르기 까지.. 그리고 좀비와 만나는 시점까진 전개가 괜찮은 편이다. 좀비들이란 제목에 어울리는 우울한 톤도 그렇고, 호기심을 자아내기에도 충분했다. 하지만 초반을 넘어가면 갈수록 소설의 이야기는 조금 지지부진 해진다. 새로운 인물인 홍이안이 등장하고, 다른 좀비들 역시 등장하고, 악역이라 볼 수 있는 장군도 등장하지만 그 모든 것이 너무 긴장감 없이 흐르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 늘어지는 전개에 원인에는 뜨겁지 않은 인물들의 성격 탓이 강하다 라고 볼 수 있다.

무 슨 말인고 하니,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인 지훈과, 이안, 그리고 뚱보 까지.. 모두들 소설 전체의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조금 어둡고 행동력 역시 인간의 그것보단 좀비들의 그것과 어울린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활발한 느낌이나 사건을 전개해가는 힘과 행동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겠다. 이 부분은 분명 아쉬운 점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어나가면서 초반부를 넘긴 독자들이라면 이제 스토리에 집중하기 보다는 메세지에 집중해야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소 설의 초반을 지났다면 이제 처음 책을 넘겼을때 가졌던 긴장감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는 머릿 속에서 지우도록 하자. 지금부터 독자들이 찾아야 하는 것은 이야기 전개 부분이 아닌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찾아 내는 것이다. 느릿한 전개, 위협이 되지 않는 좀비들의 존재, 그리고 그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주인공 지훈과 이안의 이야기.. 이런 것들이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인데, 이 부분에서 고집스럽게 자극적이고 새로운 뭔가를 바라며 책을 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인 것이다.


일 단 초반을 재밌게 읽어 내려간 독자들이라면 이제부턴 지훈과 이안, 특히 지훈이 하는 말과 지훈의 행동들에서 좀비들의 모습을 찾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시끄러운 음악을 틀면 그것을 감상이라도 하듯 다가와 음악을 듣는 좀비들의 행동들과, 안테나 감식일등을 통해 혼자 살아가는 익숙한 지훈이 스톤플라워의 음악에 이상하게 집착하며 행동력을 보이는 모습들을 대비해보며 읽다보면 누가 좀비이고, 누가 사람인지 햇갈릴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지훈의 행동을 통해 인간과 좀비들의 경계가 모호해짐을 느끼게 되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보다 선명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분명 더디다고 말할 수 있는 스토리 전개와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 역시 주인공인 지훈이 좀비와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그런 주인공의 모습에 아이러니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소설의 중반의 위기를 나름대로의 재미를 느끼며 넘어간다면 후반엔 초반에 느꼈던 긴장감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심은 하지 말자.. 두 번째 위기는 바로 그 곳에 있으니 말이다..



두 번째 위기..

다시 말하지만 이 리뷰에서 말하는 위기는 주인공들이 맞는 위기가 아니다. 책을 보면서 독자들이 맞는 위기인 것이다. 

그럼 두 번째 위기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자, 이 책의 두 번째 위기는 중반부를 잘 넘겨온 독자들에겐 그리 큰 위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마무리가 좋아야 책 한 권을 맛있게 먹은 느낌이 받을 수 있을 것이므로 두 번째 위기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다.


책 은 앞서 말했듯이 상당히 주변의 이야기를 많이 나눠서인지 분량은 많지만 그 어던 것도 확실히 이야기 해주는 것이 없다. 고리오마을에 대한 이야기라거나, 케켈과 제로, 그리고 군대와 좀비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으로 홍혜정과 이경무에 관한 이야기까지.. 원인과 결과 를 보여주는 것도 결과를 보여주고 원인을 설명해주는 친절함도 없다. 그저 이건 원래 이런 이야기 니까..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흐려가며 전달하는 느낌이 강하다.


이 점이 책을 읽다보면, 그리고 모두 읽고 나서도 상당히 찝찝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길고 긴 소설을 다 읽었는데 누군가 물어오면 확실한 원인도, 확실한 결과도 전해주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조금 이상한 것이다.

그 정도로 소설은 뭔가 확실한 이야기를 전달해주고 있지 않는다.그렇다면 그런 위기의 이야기 전개 속에서 우리가 재미를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이번에도 메세지에 있다. 작가의 마지막 말인 "이 책은 좀비들에 이야기가 아닌, 잊고 있던 기억에 대한 이야기 이다." 라는 말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어보자. 이런 작가의 말은 다시 말하면 이 소설에 나오는 좀비라는 존재는 사람들이 잊고 있기도 하지만, 절대 잊지 못하고 살아있는 지난 기억에 대한 이야기 인 것이다. 


그런 기억들을 작가는 절대로 죽지 않는 좀비라는 소재로 드러내고 있는데, 소설의 마지막에 나오는 지훈의 모습이나, 좀비들이 살고 있는 마을인 고리오 마을의 이야기, 그리고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좀비들을 대하는 각자의 태도와 생각을 보고 있으면, 지금의 사람들이 기억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점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고, 다소 지루한 스토리 전개에도 뭔가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지 금가지 소설 <좀비들> 에 관해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적어 내려와 봤다. 이 리뷰가 <좀비들> 을 보려고 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모두가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처럼 받아들이지는 않을테니, 언제나 그렇듯, 참고만 하길 바란다. 하지만 이번 리뷰에서 알아본 이 책의 두 가지 위기에서 해결방안으로 제시되었던 스토리보단 메세지에 집중하면서 책을 읽어가는 것은 나쁘지 않은 방법이 될 것 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물론 스토리에서 재미를 잔뜩 찾는 독자들도 계시겠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이 책은 장편을 읽어가는 방식보다는 단편을 읽는 방식으로 메세지에 집중한다면 보다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확실히 전달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을 볼땐 장편이란 긴 이야기에 집중하지 말고 단편이 전달하려는 짧은 메세지에 집중해라 라는 개인적 의견을 남기며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 달문‘s 추천 지수 ★


 

★ 독서를 추천 드립니다.


새로운 좀비들을 만나고 싶으신 분
단편 소설의 진행에 익숙하신 분

 

★ 독서을 자제해 주세요.


지루한 전개를 견디기 어려우신 분

레지던트이블의 그것을 상상하고 책을 선택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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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창조기업 컨설팅북 - 소셜미디어 시대의 비즈니스 기회
김중태 지음 / e비즈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1인 창조기업 컨설팅북>



 2010 년 대한민국. 어쩌면 2010년 만의 문제는 아닐지 모르지만 20대들은 취업의 목말라 있지만 그런 20대들의 목을 시원하게 해 줄 오아시스는 너무나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겨우겨우 오아시스 옆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도 40대가 되면 또 다른 20대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고 다시 물 한모금 없는 사막으로 쫓겨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40살 이후, 물을 찾아 마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가장 좋은 방법은 20대에 찾은 오아시스에서 물통을 여러개 구비해 물을 잔뜩 받아놓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물을 떠다 놓으려해도 사회와 기타 요인들은 우리의 물통이 쌓이는걸 바라보고 있지만은 않다.

(예컨데 50년을 먹고 살 돈을 쌓아두는것은 일반 회사원으로선 불가한 일이다).


그렇다고 다른 오아시스를 찾아가서 정착하는 것은 쉬을까? 대답은 당연히 'no' 다. 

회사에서 짤린 40대 중년을 받아줄 다른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자! 그럼 마지막 방법을 찾아보자.

과거라면 고깃집이나 차려야지.. 라는 말이 정답일 수도 있지만 2010년의 한국에선, 그리고 세계에선 저 말은 정답이 될 순 없다. 지금의 정답은 바로바로바로 <1인 창조기업> 이다.




1인창조기업?

일단 1인 창조기업이 뭔지 부터 알아보자.

1인 창조기업의 뜻을 살펴보면 '전문적 지식을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1인 기업'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말은 다시 말해, 기존에 자영업 같은 형태의 창업이 아닌,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컨텐츠 등을 활용하여 혼자서도 할 수 있고, 기존 자영업보다 소요비용이 적어 창업에 부담이 덜한 형태의 창업이라고 볼 수 있다.


 예 를 들면 이렇다. 내가 경제관련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그 방면의 지식을 많이 알고 있다면, 경제에 관한 강의를 만들어 인터넷 강의 동영상을 팔 수도 있고, 경제 관련 책이나 잡지를 만들어 출판하는 1인출판사를 차릴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경제관련 컨설팅등의 사업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자시니 가지고 있는 '지식' 을 기반으로 이윤을 창출해내는 기업이 바로 1인창조 기업인 것이다. 


1인 창조기업의 지원을 해주고 있는

<아이디어비즈뱅크>




그렇다면 슬슬 책으로 들어가 보자.


 지 금 소개해드릴 <1인창조기업 컨설턴팅북> 은 앞서 예를들어 설명한 1인창조기업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이 담겨진 책이다. 1인창조기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분이나, 1인창조기업으로 창업을 하고 싶은데, 자신에게 맞는 분야가 어떤 건지, 또 어떠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을지 막막한 분들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천천히 책을 알아가 보도록하자.





1. 책의 목차

이 책은 크게 6가지 챕터로 나뉘어 있다. 책에서는 전략이라고 표현된 목차인데, 크게 보면


1. 1인창조기업의 의미와 준비

2. 무자본으로 시작하기

3. 경력과 재능 팔기

4. 해외 시장 공략하기

5. IT 활용으로 창조하기

6. 지속 가능한 1인 창업을 위해


이렇게 나뉘어져 있다.


목 차의 제목만 봐도 대강의 내용은 알 수 있을 것인데, 간략한 차례를 소개해 드리자면 책의 서두 부분에선 1인창조기업에 관한 전반적인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이 1인창조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닌, 1인창조기업에 대해 별 다른 지식이 없지만 뛰어들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책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부분인데, 1인창조기업에 대한 간단한 개념부터 자세한 사항을 알아 볼 수 있는 사이트 정보등을 담고 있어서 처음 1인창조기업에 대해 알아보려 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개념정리를 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 리고 여섯개의 챕터중 서두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모두 1인창조기업의 형태를 띌 수 있는 사업 분야와, 그러한 분야에 대한 예시, 그리고 1인창조기업을 원활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 및 마케팅 기법등을 소개해 주고 있다.

 

 "책의 90퍼센트가 1인차조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부분을 알려주고 있다니!! 정말 대단한데!"


이 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테고, 그러한 부분에 대한 리뷰는 아랫부분에 이어 쓰겠지만 이 곳에서 짧게 밝힌다면 이 책은 '1인창조기업' 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던 사람들에게 개념을 잡아주고 일종의 소프트한 메뉴얼을 제공해주는 책이라는걸 밝히고 가겠다.




2. <1인창조기업> 이 책이면 다되는거야~?


답부터 말씀드리겠다. '그렇지 않다.'


이 책 <1인창조기업 컨설팅북> 은 아무리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 보아도, 아니.. 들여다보면 볼 수록, 알면 알수록 1인창조기업에 대한 다른 지식을 얻고자 다른 책을 살펴보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것이 무슨 말인가 하면 이 책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1인창조기업의 다양한 형태와 운영기법등을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지만, 1인창조기업은 너무나 다양한 분야가 있고, 너무나 다양한 예시와 다양한 노하우가 숨어 있는 분야이기에 종류에 대한 설명을 해도 책 몇 권은 나올 것이 분명하다. 이 책에서도 역시 수 많은 예시와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지만 수 많은 것을 조금씩이라도 알려주다 보니, 영화의 본 편을 본다는 느낌보다는 시놉시스만을 보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실 제 예를 들어 내가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는 1인출판에 대한 내용을 보려면 p149 에 있는 <혼자서  책 만들기> 챕터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이 챕터를 본다고 해서 자세한 책만들기 방법이나 1인출판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알 수는 없다. 그야말로 이런 분야가 있구나~ 이런 느낌이구나~ 라는 정도만 알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아! 이 영화는 이런 배우와 이런 감독이 만들었구나. 내용은 모르지만.. 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과 비슷하고 보면 될 것이다.


아무튼 책의 컨셉 문제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이 점찍어둔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다른 어떤 것을 원한다면 그것을 얻어갈 수는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3. 전문적이지도 않아? 그렇다면 다른 책 봐야겠네?


이 질문에 대한 답변도 미리 드리겠다. '사람마다 달라요.'


앞서 이 책에선 전문적인 어떤 것을 얻어갈 순 없다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전문적인 깊이가 없는 만큼, 1인창조기업의 다양한 면을 골고루 살펴보는데는 이 책만큼 좋은 책도 없을 것이다.

예컨데 책의 타겟층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 이다.


이 책의 타겟층은 정확하진 않을지 몰라도 '1인 창조기업이라는 단어만 들어보고 조금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 이 아닐까 싶다.

그런 타겟의 독자들은 1인창조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나 개념을 정확히 심어주는 것이 초기에 가장 중요하고, 괜시리 전문적인 책을 보면 모르는 내용을 머릿속에 우겨넣는 고생만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앞서 말한 타겟층에 속한 독자들이 본다면 전반적인 개념과 정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예를 들어본다면 이렇다.

난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책도 많이 읽고, 출판엗 관심이 있다. 하지만 이 능력을 1인창조기업으로 만들려면 어떤 분야가 있을까? 하는 대답은 이 책에 나와 있다. 그리고 그 분야 관한 간략한 설명과, 그 분야의 시작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 라는 것도 나와 있다.


그 렇게 기초적인 지식을 얻고 나서는 이제 출판이나, 책 1인창조기업에 관한 전문적인 서적을 찾아보거나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보다 전문적인 정보를 모으면 되는 것이다. 만약 밑도끝도 없이 정보를 모아야지 하고 시작하면 어떤 분야가 자신에게 잘 맞는지, 어떤 분야는 어떤 기초 지식을 가지고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우왕좌왕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접하려는 분들은 되도록이면 1인창조기업에 대해 거의 모르지만 관심은 있는 분들이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치며..


지금까지 <1인창조기업 컨설팅북> 을 살펴봤다.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1. 이 책은 1인창조기업에 대한 기초적 지식과 다양한 분야의 소개가 있다.

2. 그러니까 이미 아이템을 정했거나 지식이 있는 분들은 보다 전문적인 책을 고르길 바란다.

3. 그렇지 않고 이제 알아보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추천 드리고 싶다.


사 실 이렇게 3줄만 써도 리뷰의 모든 내용을 알 수 있을텐데 괜시리 장황하게 쓴 건 아닌가 싶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아무튼 그렇다. 이 책을 접하고도 후회하지 않으려면 제발 1인창조기업에 대해 많이 아는 분들이나, 자신이 어떤 분야로 뻗어갈지 정하신 분들은 안보셨으면 좋겠다. 자신이 책의 타겟과 맞지 않는데 그런 책을 접하게 되면 아무리 좋은 책도 자신에게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재밌는 이야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수능의 바이블 <수학의 정석> 을 소개해주면 안되는 것 처럼 말이다.


자! 그럼 이 책의 타겟층과 대략적으로 담긴 내용도 알려드렸으니, 자신이 그 타겟층에 맞는 독자라면 서점에서나 구입을 하거나, 도서관에서나 한번쯤 접해보는 것을 추천드리며 리뷰를 마치도록하겠다.



★ 달문‘s 추천 지수 ★


 

★ 독서를 추천 드립니다.


1인창조기업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계신분.
아직 어떤 창업이 자신에게 어울릴지 모르시는 분
기초부터 차근히 배워 나가실 분

 

★ 독서을 자제해 주세요.


이미 1인창조기업의 기초를 뗴신 분.

창업 아이템을 정하고,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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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요즘 젊은 세대는 과연 '삼미 슈퍼스타즈' 를 알고 있을까? 한국이 WBC 준우승을 거머쥐고 프로야구 관객동원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2009년이지만 과연 '삼미 슈퍼스타즈' 를 알고 있는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이 질문은 물 론 80년대 이후 출생자들에게 묻는 질문이다.) 아무튼, 이렇게 묻는다면 40퍼센트 정도는 "몰라요!" 라고 대답할 것이고, 20퍼센트 정도는 "이범수 있던 팀 아냐?" 라고 대답할 것이고, 또 20퍼센트 정도는 "무슨 스포츠 팀 같긴 한데.." 라고 대답할 것이며, 15퍼센트 정도는 "조미료 만드는 회사 이름 아니에요?" 라고 대답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나머지 4퍼센트는 "북한 축구 팀 이름 같은데.." 라고 말끝을 흐릴 것이며 마지막 1퍼센트는 "1982년 2월 5일에 창단한 프로야구팀이며, 현재는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를 거쳐 현대 유니콘스가 되어있는 팀의 전신이죠." 라고 99퍼센트의 사람들을 어이없게 만들것이 분명하다.

 

 그 렇다면 <삼미..> 의 저자 박민규씨는 나머지 99퍼센트의 사람들에게 정답을 말한 1퍼센트의 대답을 심어주고 싶어서 이 책을 쓴 것일까? 그건 아니다. 아직까지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야구 팀에 대한 다큐나, 소개 책자 정도로 생각 한다면 어서 생각을 고쳐 먹기 바란다. 이 책은 '삼미 슈퍼스타즈' 가 탄생했던 80년대를 산 한 남자의 이야기 이며, 80년대라는 사회의 이야기이자, 그 시대의 혼란을 이야기 하는 책이니까 말이다.

 이렇게 써 놓고나니, 읽기도 전에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정색하고 계신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이 책은 표지를 보면 아시겠지만 그렇게 어려운 책이 아니다. 뭔가 시작부터 앞뒤가 안맞는것 같지만 점차 설명해 나가도록 하겠다.

 

 

 

1. 박민규를 말하다..

 

 이 책은 잘 아시다시피 2003년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이다. 그 전에 문학동네 수상작인<지구영웅전설> 이 있지만 박민규의 소설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것이 이 <삼미..> 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쨌든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작가의 대표작. 그것에는 작가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 삼미..> 를 읽다보면 "이거 소설이 아니라, 누가 옆에서 얘기 하고 있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이 말의 의미는 장점이 될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단점을 먼저 생각해본다면, 소설 치고는 너무 가볍다. 라는 점이 가장 먼저 지적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지적에 탄력을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단점, 형식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바꿔 말하면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며, 너무나 자연스러움에 더 친근한 느낌을 준다는 장점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소 설의 이미지는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어떤 메뉴얼에 정해져 있고, 문법 하나까지 맞춰야 한다는 왠지 모를 딱딱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활자로 전달되는 문학이니만큼 지켜야 할 것은 지키는 게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미..> 를 보면 만담에서 나올법한 대사들, 수 없이 이어지는 ..그리고 의 연속 등, 기존 소설에선 찾아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모습이 보인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서 이걸 이렇게 읽는 게 맞나? 라는 의문이 들정도엿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박민규 라는 작가가 자신의 옛이야기를 내 앞에서 직접 들려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굉장히 편하고 재밌게 읽혔다.

 장 점이 크면 단점이 가려지기 마련이다. 난 이 책이 문학상을 타고,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도 그것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존과 다르긴 하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소설의 재미로 이끌어낸 점! 말이다. 게다가 '삼미 슈퍼스타즈' 라는 해체된 야구팀의 소재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메세지의 전달을 기가막히게 성공한 것도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그리고 하나 더하자면 꽤 무거운 메세지일수도 있는 주제를 이런 소재를 통해, 그리고 이런 가벼운 문체를 통해 정확히 전달했다는 것은 작가의 역량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아 무튼 박민규라는 작가는 <삼미..> 를 통해 무겁고 중요한 메세지와 형식을 깬 신선함을 독자들에게 알렸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직접 독자들에게 "난 이런 사람이오!" 라고 말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2.  삼미 슈퍼스타즈를 말하다..

 

 < 삼미..> 는 분명 장편소설이지만 특별히 줄거리를 설명할 수 있는 소설은 아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이 '삼미슈퍼스타즈' 가 탄생한 시기에서부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소설이기 때문이다. 물론 소설에선 성장중에 겪는 여러가지 사건들(삼미에 관한 사건, 7명의 섹스파트너를 가진 여자와 만나는 일, 결혼, 실직, 이혼 등등) 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사건들은 책을 직접 읽는 것이 훨씬 재밌기 때문에 특별히 설명을 하지 않겠다.

 아 무튼, 소설은 주인공의 시간들을 서술해 나가는 형식이다. 그런데 왜 책의 제목이 <삼미..> 일까? 라고 묻는다면 주인공의 생에서 가장 아랫쪽에 기본적인 베이스를 형성하고 있는것이 바로 '삼미 슈퍼스타즈' 이기 때문이다.

 

 프 로 야구, 농구, 배구, 축구 등등.. 다양한 프로 스포츠를 태어나면서 부터 이미 갖고 시작한 젊은 세대와 달리 주인공의 세대인 82년에는 한국에서 프로 야구라는 최초의 프로 스포츠가 생겨났다. 지금에서야 '프로' 라는 단어가 아무것도 아닌 일상적인 용어로 쓰이지만, 그 당시 야구 선수들과, 전 국민들에게 '프로' 라는 단어는 멍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물론 아픔을 야기하는 충격은 아니지만 말이다.

 주 인공도 그랬다. 처음 만들어진 프로 야구라는 것에 어리둥절해 할 시간도 없이 자신이 사는 인천을 대표하는 팀인 '삼미 슈퍼스타즈' 가 생겼다는 것은 그야말로 그 나이에 꼬마에게는 해외여행을 하는 것보다 더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었고, 그때문에 광적으로 '삼미 슈퍼스타즈' 에 빠져들고 만다. 그것은 실력이 좋고 나쁨을 떠난 일이었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프로' 라는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해주는 창구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주 인공은 그렇게 '삼미 수퍼스타즈' 에 흥분하고, 열광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삼미 수퍼스타즈' 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책에도 자세히 서술되어 있는 다시 나오기 힘든 최악의 기록들을 마구마구 기록하게 된다. 물론 주인공은 그때까지도 'OB' 나 '삼성' 으로 옮긴 다른 친구들과 달리 '삼미 수퍼스타즈' 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객기였을 것이고, 어쩌면 아직 프로가 되지 못한 주인공의 순수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주인공은 '프로' 라는 세계를 깨닫게 되고 만다.

 


 "큰일이었다. 세상은 이미 프로였고, 프로의 꼴찌는 확실히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

 

 책 의 이 문장처럼 주인공은 야구에서의 프로가 아닌,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서의 프로를 깨닫고 만다. 프로야구가 생기기전, 아마추어 시절의 평범함은 프로의 시대인 지금에서는 꼴찌라는 의미라는 것을 말이다. 그 이후, 주인공은 '삼미 슈퍼스타즈' 에 대한 관심도, 야구의 대한 관심도 덮어둔 채, 현실의 승자가 되기 위한.. 즉, 프로가 되기 위해 프로처럼 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주인공이 프로가 되가는 과정에서는 이미 프로였던 '삼미 슈퍼스타즈' 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신기한 것은 주인공이 다시 프로의 삶에서 내려와 아마추어가 되려 하는 과정에선 자연스럽게 다시 '삼미 슈퍼스타즈' 가 떠오른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프로의 삶을 살때는 진짜 프로였던 삼미가 등장하지 않고, 아마추어의 삶을 살때는 '삼미' 가 쉴새 없이 등장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메세지이자 '삼미 슈퍼스타즈' 는 아닐까?

 이 것은 무슨 말이냐 하면.. 일단 잠시 책의 후반에 주인공이 정의 내린 것을 빌려보자면 '삼미 슈퍼스타즈' 는 프로가 될 준비 없이 프로에 뛰어든 아마추어 였다. 그것은 다시말하자면, 아무런 준비 없이 프로라는 세계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던 그 시대의 사람들을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82년을 살아간 한국의 모든 사람들이 프로야구라는 이름에 빠져들어 자신도 모르게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것이었다. 하지만 프로란 세계란 어떤 세계인가? 주인공처럼 그것을 인지하고 죽어라 노력을 한다해도 결코 1등이 되기는 쉽지 않은 곳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마추어였고, 아마추어에서 평범했던 그들은 프로에선 꼴찌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이 책의 제목이 <삼미..> 인 이유고, 삼미를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3. 박민규.. '삼미' 그리고 '프로' 를 말하다.

 

 지 금까지 <삼미..> 에 대한 작가와 책의 내용에 대한 내 느낌을 끄적여 봤다. 물론 내 의견과 다른 분들도 많을테고, 읽기도 전에 이 글을 보고 흥미가 떨어졌을 분도 분명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박민규가 프로에 대해 말했듯이, 내가 <삼미..> 에 대해 말한다면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누군가 아마추어란 이름의 내 집을 어느 날 갑자기, 프로로 만들었어.

어색하고 어리둥절했지.

그런데 왜사냐고? 어쩌겠어..

내 집은 그 집 뿐이니까 그냥 사는 수 밖에..

세상을 변하게 하는것보단 내가 변하는게 쉬운 일이니까 말이야.."

 

 

 이 글이 책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모르지만 생각보다 쉬운 겉 모습과, 생각보다 진지한 머리를 가진 책이니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만나보는 것을 권하며 리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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