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http://sailron33.blog.me/140193684234 어젯밤이란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지는... <가벼운 나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6월... 어쩌면 에어컨 없이 책읽을 수 있는 마지막 달일지도 모른다!! 이제 시간이 없어!! "


수영복을 자신있게 입을 몸매를 만들지도, 

에어컨 청소를 하지도, 

집에 틀어박혀 읽을만한 책을 구하지도 못했다. 


6월은 언제나 그렇다

너무 급작스레 찾아오기에 아무런 준비도 못하고 

어리둥절해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영봅 몸매는 포기하더라도 

에어컨 청소와 좋은 책 장만할 시간은 아직 남아 있으니 실망하지 말도록 하자


그럼 지금부터 <달문의 느림서점> 이 추천하는 6월의 신간도서를 살펴보며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보도록 하자!!   



현실에서도소설에서도 가장 풀기 힘든 트릭..  이름은 '사랑'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 5



어찌 작품을 추천하지 않을수있겠는가.

홈즈의 대항마로 등장한 어찌보면 2인자 뤼팽이지만, 많은 탐정과는 길을 달리하는 도둑 뤼팽. 그런 태생적 매력때문이닞 뤼팽은 여느 추리소설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물론 작품 내적인 인기보다 캐릭터 자체의 인기가 높은 인물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런 뤼팽의 신작이 등장했다.

저자인 모리스 르블랑은 세상을 떠난지 오래인데 어떻게 신작이 나올 있냐고? 물론 어려운 일이었다. 모리스 르블랑의 사후 뤼팽을 연구하던 자크 드루아르 교수가 작가 가문의 서류함 낡은 타자 원고를 발견한것이 시작이었다



자크 드루아르 교수는 발견된 원고의 작품을 정리하여 출간하게 것이다이러한 배경 말고도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 이라는 테마이다.


'사랑'... 냉철한 추리와 범죄의 세계에서 탐정과 범인들은 사랑의 감정에서 쉽게 무너지고, 쉽게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그래서 훌륭한 탐정일수록(특히 홈즈) 이성관계에 철저히 눈을 감는 경우가 많은데, 뤼팽은 알다시피 도둑이 아닌가. 그런 뤼팽에게 사랑은 어저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키워드 인지도 모른다. 그것도 너무나 오랜만에 들려주는 뤼팽의 범죄와 사랑 이야기라면 기대감은 상상할수도 없을 것이다.


무더운 여름의 초입을 이러한 뤼팽의 흥미진진한 범죄와 달콤한 로맨스를 함께 즐겨보며 맞는것은 2012 5월에만 즐길수있는 특권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바로 '사랑' 이라는 테마다






6월의 사랑.. 그마저도 어렵다면 책을!!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원작자이자 한국형 칙릿 소설의 대표주자!! 정이현 작가와   문장 하나에도 철학을 담는 사랑과 철학의 음유시인 알랭드보통이 만난 작품이다.


사실 츠지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 츠지히토나리와 공지영 작가의 <사랑후에 오는 것들> 통해서 우리는 이미 이러한 남녀작가의 공동 집필 작품이 익숙해지다못해 조금 질리는 감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품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어떤 점이 다르냐! 하면 공동집필이지만 같은 스토리를 담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 다르다.

기존의 공동집필 작품들을 살펴보면 작가가 인물을 맡아 인물을 대변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작품은 공통의 주제(사랑, 결혼, 가족) 가지고 작가 각자가 생각하고 만들어낸 스토리를 펼쳐낸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전혀 다른 나라, 다른 성별, 다른 이야기를 펼쳐온 작가의 사랑 이야기!! 

5월을 맞아 사랑을 하고 계시는 , 시작하시려는 , 사랑의 위기를 맞으시는 분들이 작품을 접하면 

사랑이란 모든 것이 다른 두사람이 만나서 만들어가는것! 이라는 메세지를 전달받을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만 이해하면 사랑의 어려움 절반 이상은 해결할 있지 않을까~?)






추리에 '셜록' 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아메리카의 추리대왕을 만나보자!



추리소설하면 아마도 전세계 사람들중 반은 <셜록홈즈>를, 나머지 반은 <아가사 크리스티> 를 떠올릴것이라 생각한다. 이들은 책은 물론이고 다양한 장르에서 재탄생되면서 대중들에게 추리의 아이콘이 되버렸다. 

(물론 나에겐 김전일과 코난이 추리의 아이콘이지만..)

 

 아무튼 앞서말한 셜록홈즈와 아가사크리스티 시리즈는 알다시피 영국 추리 소설이다. 사람 세명만 모여도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고 전해지는 만큼 창의력이 뛰어난 영국인들이기 때문에, 추리에서도 다양한 트릭 창조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들만의 속성이 추리 소설과 잘 맞았기 때문에 이런 위대한 추리 소설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추리소설은 영국에만 있는게 아니다. 지금 소개해드릴 작품은 미국의 대표 추리 작가의 작품이다. 이름도 찬란한 앨러리퀸의 작품 <미국 총 미스터리> 이다. 뭔가 제목은 촌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중요한건 내용이므로 넘어가도록 하자. 


 작품에서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사건이 벌어진다. 2만명의 관중이 모인 사이에서 벌어진 총격사건. 너무나 많은 인파 속에서 벌어진 사건이기에 수사는 처음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이 간단한 줄거리 속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크게 두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추리소설에 빠질 수 없는 트릭에 '스케일' 이란 요소를 넣었다는 점. 바로 두가지이다. 


 보통 살인사건하면 밀실살인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그것은 미스테리한 트릭을 넣기에 가장 효과적인 배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런 고정관념을 탈피해서 되려 스케일을 극도로 키웠다. 그것이 영국 추리소설에 대항하는 작가의 방식일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새로운 형태의 배경과 압도적인 스케일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새로운 계절을 맞을땐 새로운 소설을!!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 않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5월... 책 읽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다!!"


사실 5월은 꽃잎마저 푸른 나뭇잎에 자리를 내주는 계절이다. 

꽃잎마저 그러는 마당에 사람이라고 화창한 외출을 거부할 재간이 있겠는가?

하지만 햇살 쫓아다니고, 풀잎향기 쫓아다니다보면 온몸의 힘이 쭉~ 빠질때가 있다. 


그럴땐 어떻게해야 하겠는가? 

그렇다. 책을 읽으면 되는 것이다. 

햇볕에 잘말린 이불을 벗삼아 지친 몸을 뉘이고 두 손에 가벼운 '책 한 권' 을 들어보자. 

푸르디푸른 5월의 외출이 다가져다주지 못한 어떤 것을 전해줄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달문의 느림서점> 이 추천하는 5월의 신간도서를 살펴보며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보도록 하자!!   




가정의 달,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해보자!


천재 이야기꾼 로얄드 달 
도널드 스터록 지음, 지혜연 옮김 / 다산기획 / 2012년 4월


책과 작가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로얄드 달' 이 이름을 모르시는 분들은 없으실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알아도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아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다. 


로얄드 달 작가는 잘 알다시피 <맛> 등의 성인 단편 작품과, 그에 대비되는 아동도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활동을 해왔다. 사실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그것도 전혀 다른 스타일로) 작품활동을 해온 작가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시작하면 아주 좋을 것이다. 

이 사람의 삶은 어땠기에, 이 사람이 가진 작품 철학은 무엇이었기에 그를 그렇게 다방면의 작품활동을 하게 했던 것일까? 몹시 궁금하지 않는가?


이러한 의문들은 이 책을 손에 쥔순간 풀리게 된다. 

특히 다큐멘터리 제작을 하면서 모인 자료와, 유가족들의 자료, 그리고 작가의 모든 원고를 총집결한 방대한 자료를 정리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일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친척 형, 삼촌, 이모, 조카 모두에게 아는 척 하고 싶고, 잉여스러워 보이지 않기 위해서 이 책과 함께 고급 지식을 장착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나뭇잎처럼 푸릇푸릇한 젊은 작가들에게 찬양을!!


2012 제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손보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4월


한국 문단의 신진 작가라고 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박민규? 김애란? 바로 떠오르는건 이렇듯 이미 문단의 스타가된 소수의 작가 뿐이다. 하지만 아직 박민규 작가의 네임밸류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문단을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평을 받는 고수들이 정말 많다. 


이 책은 그런 신진 고수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작품집이다. 

등단한지 10년 이내의 작가들만 선정하여 그들의 작품을 모은 이 책에서는 대상작인 손보미 작가의 <폭우> 외에도 김이설, 황정은, 이영훈 작가 등등 근래 각종 문학상과 소설 카테고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사실 5월이라해도 이상고온 덕분에 후덥지근한 날씨, 장편 소설 한 권을 독파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럴때는 단편소설을 선택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현명하고, 가장 완벽한 선택이 될지도 모른다. 그것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라면 더욱 싱싱하고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을테니 이 책은 정말 베스트 초이스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책을 읽을때 단편소설이라고 가볍게만 보면 큰 코 다칠 것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 젊은 작가들이 결코 만만한 메세지를 작품 속에 담고 있진 않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독자 여러분에게는 진짜 삶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꽤 많을테니 그런 부분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밝은 햇볕아래서도 우울한 현실을 사는 그대들에게..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팀 버튼 지음, 임상훈 옮김 / 새터 / 2012년 4월


팀버튼 감독의 영화를 보면 현실과 판타지가 공존한다. 그런데 그런 두가지 개념은 전혀 다른 곳에서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가까운 곳에서, 바로 이웃집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한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팀버튼 감독의 이런 독특한 세계관은 <가위손>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까지 어른과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만족 시키곤 한다. 이 작품 <굴소년의 우울한 죽음> 역시 마찬가지이다. 


작품 속 주인공인 굴소년은 가위손의 에드워드 였고, 배트맨의 펭귄맨이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다. 그래서인지 굴소년 역시 동화 같지만 우울하고 슬픈 일을 엄청나게 겪게 된다. 제목처럼 정말 우울한 일들을 말이다. 


하지만 팀버튼 감독이 누구인가. 

우울함도 밝음으로 포장할줄 아는 최고의 포장지 감독이 아닌가. 

이 작품에서도 팀버튼 감독은 우울한 상황을 우울하지 않게 보여준다. 

주인공 굴소년 역시 그런 팀버튼 감독의 의도대로 움직여준다. 


그렇기때문에 이 책은 5월과 어울릴지도 모른다. 

파릇파릇한 나뭇잎과 그것이 좋아 뛰쳐나온 사람들의 마음 속엔 뛰쳐나올수밖에 없었던 우울함이 존재하는 것일테니까 말이다. 

5월, 이책을 손에 얹으며 내가 진정 찾고 싶었던 푸름은 어떤 것인지, 왜 찾고 싶었던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것같다.




지겨운 실수를 지울수만 있다면...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레드박스 / 2012년 4월



흔히 독일 소설이라고하면 최근에 큰 인기를 모은 <바람을 뿌리는 자> <사라진 소녀들> 등의 스릴러 소설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것이다. 그만큼 유럽에서는 스릴러 추리 소설로 이름이 높은 나라가 독일일텐데 독일 작품에 꼬 그런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 작품의 시놉시스를 보면 일본소설인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다.

이런저런 실수들이 쌓여서 과거를 지워버리고 싶은 여자주인공이 겪는 에피소드의 이야기. 

이러한 설정 자체가 일본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자주 볼법한 소재라는 생각이 드는데, 뜻밖에도 이 작품은 독일 작품이다. 


왠지 모르게 딱딱해보이는 독일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말랑말랑하고 톡톡튀는 이 작품은 외국 작품이지만 주인공의 심정에 동감하는 독자들이 많을것같다. 왜냐하면 주인공이 지우고 싶은 과거는 살인이나 큰 사고가 아닌 우리도 저지를수있는 정말 작은 실수들이니까 말이다. 


날씨 좋은 5월이기에 늘어나는 술자리와 들뜬 마음은 이 작품의 주인공처럼 우리에게 실수를 강요할텐데 그런 분들이 있다면 좌절하지 마시고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을 권해보는 바이다. 




깊은 봄날의 푸름도 바라볼 수 밖에 없다면 이 책을!

안견 

성지혜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2년 4월


안견 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어떤 것이 생각나는가? 

열의 아홉은 '몽유도원도' 를 떠올릴것이다. 안평대군이 꿈에 도원에서 노닐던 광경을 그리게한 '몽유도원도' 는 현실세계와 도원세계가 함께 담겨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안견의 대표작 몽유도원도는 어쩌면 안견이란 인물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소설에서도 표현하고 있듯이 안견은 자신이 그리고 싶던 이상향을 그림이라는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그림쟁이라는 한계는 그를 현실세계의 쇠사슬로 묶어두고 있었다. 


이 작품 속에서는 이런 안견의 삶과 그가 향하고자 했던 이상향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현실의 답답함과 한계가 버겁기만해보이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이러한 모습이 우리와 닮아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우리도 푸른 봄날을 즐기려 당장의 휴일을 찾지만 결국 눈을 깜빡이면 다시금 현실이 펼쳐지는 이 세상 속에서 아등바등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사실 어쩌면 잠깐의 외출도 허락되지 않은 분들이 많을텐데 그런 분들이 있다면 안견과 몽유도원도를 바라보며 잠시나마 이상향의 세계를 꿈꿔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 쉬러 나가다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연극, 숨쉬러 나가다>

공기 밖에 없는 무대, 그 곳에서 숨쉬는 이야기




연극 속으로..


조지볼링의 현실은 이렇다. 

너무나 현실적인 아내, 징징거리기만 하는 아이들.. 

1차세계대전의 악몽에서 겨우 벗어나나 싶더니, 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돌고, 

주위를 둘러봐도 평화와 안락, 그리고 유일한 취미라 볼 수 있는 낚시를 할 곳 조차 찾을수가 없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아내도 모르는 돈이 생기게 되고, 

조지볼링은 어떻게 돈을 쓸까 고민하다 어린시절 자신이 살던 런던 외곽 마을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과연 그가 선택한 숨쉬기 위한 여정은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




하나의 주인공,  두 명의 배우.. 


정말 오랜만에 연극을 관람할 기회가 생겼다. 공연의 주인공은 가톨릭청년회관 '다리' 의 CY시어터에서 진행된 극단 신작로의 <숨쉬러 나가다> 였다. 내가 지금까지 본 연극이라고는 사실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편이다. 연극에 대한 지식이 미비할뿐 아니라, 가지각색의 여건이 항상 연극관람을 방해하곤 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관람하지 못할뻔 했으나, 이 공연만은 꼭 보고 싶다는 생각에 공연장을 찾았다. 





 자,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연극 <숨쉬러 나가다> 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내 블로그의 리뷰들을 보면 보통 스토리적인 면을 강조하는 리뷰가 많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주제나 이야기 구성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공연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다. 그 이유는 차차 써보도록 하겠다. 


 일단, 이 연극은 2인극이라는 독특한 방식의 연극이다.(물론 내 기준에서 독특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극은 단 두 사람의 배우만이 등장하고, 두 사람이 모든 역할을 맡아 플레이한다. 하지만 이 연극이 여타 2인극 공연과 다른점은 바로 두 배우 모두 주인공인 조지볼링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극에서는 두 배우가 한 사람은 내면 적인 모습, 한 사람은 외형적인 모습의 조지볼링을 나눠 연기한다. 그렇기 떄문에 관객들은 각기 다른 두 사람의 연기를 보며 조지볼링이라는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해 나가게 된다. 


 나는 이같은 시도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사실 이 작품은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이라하면 어떤 콘텐츠보다 시공간적 제약이 없는 매체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속에선 주인공의 내면 묘사는 물론 외면적인 활동등, 다양한 것을 모두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연극에서는 이런 저런 제약때문에 그 모든 것을 보여주기는 매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리고 그런 문제점은 관객들로 하여금 한 캐릭터를 소설처럼 정밀하게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연극에서는 앞서 말했듯이 조지볼링이라는 주인공 캐릭터를 두 사람이 나눠 연기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점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물론 취향에 따라서 "보기 어지러웠다." "햇갈리기만 했다." 등등의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점은 이 시스템의 극히 일부분의 단점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조지볼링(주인공이자 극의 전부를 끌고 간다) 의 상황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작품속의 조지볼링은 현재 우리나라 40대 가장처럼 즐거움이라곤 찾을 수 없고, 불안한 현실과, 짐만 되는 가족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캐릭터이다. 그런 캐릭터들에게 흔히 생각해볼 수 있는 모습은 바로 이중성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중성 이란 겉으로는 사회에 맞춰나가기 위해, 도태되지 않기 위해, 그나마 쥐고 있는 안락함을 떨치지 않기 위해 웃음을 지어야 하고, 속으로는 그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싶고, 타락하고 싶고, 그저 하룻밤 제대로 놀고 싶어하는 그런 감정을 말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 감정과 이중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극에 나오는 조지볼링은 그런 이중성을 가지고 있고, 그 당시 영국의 사회가 그런 이중성을 억지로 주입시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생각해보자. 1차세계대전의 소용돌이 휘말려 전쟁을 마치고,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지만, 집에서고 밖에서고 즐거움이라곤 찾을 수 없는 현실. 그 현실 속에서 속마음까지 "이 사회와 가정을 내 손으로 튼튼히 지켜야지!"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게다가 사회는 전운의 폭풍이 몰아치려 하고 있었으니 그 마음은 더욱 극단으로 치달았을 것이다. 


 말이길어졌는데.. 아무튼 조지볼링은 이런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극에서는 이런 이중성을 한사람이 소화하는 것이 아닌, 각기 다른 두 사람의 배우가 소화해내고 있다. 어찌보면 두 사람이 닮지 않아서, 무언가 핀트가 어긋나는 느낌을 받아서 어색하다는 기분이 들 수도 있지만, 나는 반대의 긍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두 배우는 서로 닮지 않아서, 억지로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하려 하지 않고, 한 사람은 조지볼링의 한쪽 모습을, 다른 한사람은 조지볼링의 또 다른 한 면을 연기했다. 그런 차별성때문에 조지볼링이 지금 처한 상황, 내면의 갈등, 그런 요소들을 아주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좁은 무대, 그 이상의 상상력.. 

 공연에 쓰인 요소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고 싶다. 앞서 말한대로 이 연극은 단 두명의 배우가 나오는 2인극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사실은 무대 위에는 배우 2명을 제외하곤 어떠한 소품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연극 공연을 보러가면 항상 감탄하는게 제한된 공간과 소품내에서도 극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표현해내는 모습에 감탄하곤 한다. 그것은 정말 작은 소품, 작은 배치에도 디테일하게 신경을 써야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말 잘꾸며진 연극 무대를 보고 있으면 극의 재미를 떠나서 감동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이 연극은 어떨까? 

앞서 말한대로 이 연극엔 어떠한 소품도 등장하지 않는다. 뭐 그리 성의 없는 공연이 다있냐고? 물론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연극을 끝까지 보게 되면 그런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가버리고 말것이다. 

 사실 처음엔 나도 의아했다. 배우들이 하나씩 소품을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연극이 끝날떄까지 어떠한 소품도 등장하지 않고, 오직 몇가지 색의 조명이 무대를 채우는 전부였다. 그런데 이런 비워진 무대가 놀라운 역할을 하게 될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금 말하려는 무대의 요소를 설명하려면 일단 극에서 어떤 장면들이 등장하는지를 간단히 설명하는게 좋을 것 같다. 이 극은 1930년대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1910년 1차세계대전 이전의 영국도 등장한다. 기본적으로 조지볼링의 집이 나오고, 술집, 마을, 숲, 호텔 등등 꽤 다양한 장면이 나온다. 게다가 2인극이기 때문에 배우를 통한 장면전환을 보여주는것도 쉽지 않은 편이다. 

 

 자,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공연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정답은 바로 상상력이다. 배우들은 공간이 이동되는 것을 하나의 행동 약속(포스터에서 나오는 바로 그 장면!) 을 정해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보여주었다. 그래서 관객들은 배우들의 그런 행동을 볼떄마다 아 이제 이동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비어있는 사각형의 무대 곳곳을 누비며 입체적으로 활용한 배우들의 동선은 그 자체만을 따라가는것만으로도 그림이 그려졌다. 




 특히, 나는 조지볼링이 과거를 회상하며 숲의 어떤 호수를 찾아서 그곳에서 너무나 편한 표정으로 무대에 드러누운 장면이 인상에 남는데, 그 장면에서는 초록색 조명이 비춰지고, 조금 어정쩡한 위치에 배우가 누워 있었다. 그 단순한 조명에서 나는 숲을 그려볼 수 있었고, 어정쩡한 위치의 배우덕에 배우 앞으로 펼쳐질 호수를 그려볼 수 있었다. 




 공연은 모든 장면이 이런 방식이었다. 마치 공간 곳곳에 소품이 있다는듯 움직이는 배우의 동선과 연기, 그리고 적절한(조금 색이 부족한 것 같긴 했지만) 조명의 조화가 관객들로 하여금 배경을 직접 그려볼 수 있게 해주었다. 나는 이런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치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고, 어떤 의도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성공적인 장치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중요한건 스토리다!!

 나는 스토리를 만드는 일을 좋아해서인지 어떤 콘텐츠를 접하더라도 스토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스토리 외적인 부분은 환경적인 제약도 있고, 제작의 부분에서 미스가 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떄문에 잘 짜여진 스토리만큼 콘텐츠에 중요한 것은 없다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작품 <숨쉬러 나가다> 는 어떨까?

 

 이건 사실 말해뭐해? 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원작자의 이름을 보자. '조지오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 아닌가? 그렇다. 바로 빅브라더로 유명한 <1984> 와 <동물 농장> 의 작가다. 난 사실 올해 처음으로 조지오웰의 작품을 읽었다. <1984> 를 시작으로 <동물농장> 을 연이어 읽었는데, 두 권을 읽자마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리스트에 조지오웰을 올려버렸다. 그만큼 조지오웰의 작품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냐하면 작품 속 메세지는 분명 무겁고, 사회적인데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무거운 메세지를 무겁고, 어렵게 써버리면 그것은 메세지로서의 가치는 있더라도, 콘텐츠 적인 가치는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하지만 조지오웰은 콘텐츠적인 면에서도 '재미' 의 요소를 빠뜨리지 않음으로서 양쪽 모두에게 만족감을 줬다. 이런 조지오웰의 작품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사실 이 작품은 원작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아무튼 연극 내에서의 스토리를 살펴보도록 하자. 흔히 원작이 있는 작품은 원작과 똑같이 만들거나 완전히 바꾸거나. 그러한 양극단의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똑같이하면 똑같다고 욕먹고, 바꾸면 바꿨다고 욕먹는 것이 리메이크 작품의 숙명이니까 그런 면에서의 이야기는 하지 않도록 하겠다. 


 일단 스토리의 기본 틀을 보도록 하겠다.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갑갑하게 사는 샐러리맨 주인공이 우연히 돈이 생겨 과거 행복했던 고향을 보러 떠난다. 너무나 심플한 내용이다. 공연 내에서도 이런 심플한 플롯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을 것이라 판단된다. 

 그래서일까? 너무나 쉬워서 너무나 이해가 잘되는 나머지 조금 심심한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함정이나 장치 그런 것보다는 호수의 잔잔한 물결처럼 이야기가 흐른다. 그래서 조지볼링의 떠안고 있는 감정의 변화 곡선이 뒤로 갈수록 조금 흐려지는 면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조지볼링이 가지고 있는 갑갑한 마음, 그리고 그것을 탈피하여 숨쉬려 하는 모습등의 감정은 심플하고 다이렉트로 전해졌다는 장점은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연극을 보면서 내가 든 생각은 이런 이야기를 어디서 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생각을 해보니 바로 <삼포 가는 길> 이라는 단편소설이었다. 이 작품에도 주인공은 전쟁을 마치고 삼포라는 고향을 향해 찾아가지만, 고향은 예전의 고향이 아니었고, 무분별한 발전의 먹이가 되버린 모습에 좌절하는 모습을 그리고있다. 

 

 이 작품 <숨쉬러 나가다> 는 <삼포가는 길> 에 비해서는 조금 더 개인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어쨌든 맥락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1930년대의 조지볼링이 2010년대의 우리의 모습과도 너무나 흡사하다는 점이었다. 역사가 아무리 돌고 도는것이라하지만 이토록 비슷할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너무나 비슷했다.

 사실 시놉시스를 듣고, 연출가 이영석 님과 함께 홍보용 방송 콘텐츠를 만들때 질문지에도 너무나 현시대와 잘맞는 이야기인것 같다. 라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다. 그만큼 이 작품은 귀로는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머릿 속으론 내가 당장 살고 있는 현실의 풍경을 그리게 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현실감 있는 스토리, 그 안에서도 이야기적 재미를 놓치지 않은 점에 있어서 이 연극을 스토리적인 면에서도 재밌었다! 라고 말하고 싶은 바이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있다..

 연극을 보는 내내 상당히 큰 만족감을 가지고 관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 역시 존재했다. 특히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엔딩 부분이었다. 사실 생각보다 급작스럽게 끝나버린 엔딩장면에 어리둥절해서 아직 그때의 기억이 잘 살아있지 않아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감정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엔딩이 정말 급작스러웠다. 물론 예측하지 않은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끝나진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껏 공연이 선사해줬던 상상력의 정점을 찍으려는 방식이었을수도 있고, 여운을 남기는 엔딩.. 그것이 조지볼링의 감정을 가장 정확히 설명하는 방법이라고 이해할수도 있다. 나 역시 그렇게 이해를 한 편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만 엔딩부분은 조금 더 꽉 채워지길 바랐던 마음이 있었는지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것도 개인차일테지만 어쩌면 공연 시간 내내 큰 만족감을 느껴서 그에 비례한 아쉬움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마치며..



 지금까지 연극 <숨쉬러 나간다> 라는 연극 작품의 개인적인 리뷰를 써보았다. 오랜만에 쓰는 리뷰라 무슨 말을 썼는지도 모르겠지만 결론은 그거다. 이 연극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캐릭터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한 장치를 사용하고 있으며, 현실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 외, 단점의 나무는 이런 장점의 숲에 감출 수 있다.)


 그렇기 떄문에 기회가 된다면, 재공연의 시간이 있다면 꼭 한 번 보시는것을 추천 하는 바이다. 특히 한국 3,40 대 남성분들 필수로 보길 바라는 바이며, 조지오웰의 원작 소설 <숨쉬러 나가다> 도 꼭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리는 바이다. 




무대 위엔 두 배우와 

공기 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숨막혔고,

그래서 더 숨 쉴 수 있었다. 


연극 <숨쉬러 나가다>




★ 달문‘s 추천 지수 ★


 

★ 관람를 추천 드립니다.


신선한 공연을 보고 싶으신 분.
상상력이 뛰어나신 분
조지오웰의 작품 세계를 좋아하시는 분


★ 관람을 자제해 주세요.


꽉 차있는 공연을 좋아하시는 분

공연 시간이 짧은 것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

가장 흔한 제목 속에 숨긴 엉뚱한 트릭..



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

작가
쓰쓰이 야스타카
출판
검은숲
발매
2011.07.28

리뷰보기




책 속으로..

화가 로트레크의 그림이 잔뜩 모인 저택.

어릴적 불행한 사건으로 하반신이 자라지 않는 난쟁이가된 나는 친구와 함께

로트레크 저택으로 초대 됩니다.


그 곳에 모인 세 명의 처녀와 저택의 주인이자 자본가 기우치 부부.

각자의 속 마음은 달랐지만 그 교묘한 이야기가 저택을 휘감기 시작 합니다.


그리고 새벽녁에 울린 두 발의 총성..

세 명의 처녀 중, 한 명의 처녀가 죽으면서

로트레크 저택의 연쇄살인 이야기는 시작 됩니다.



추리소설치곤 쉽게 넘어가는 페이지..


 개 인적으로 추리소설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좋아하는것에 비해서 트릭에 관해 잘 알거나, 미리 예측을 하는 지능을 가지진 못했다. 그래서 추리소설을 볼때면 항상 앞장을 뒤적여가며 인물을 다시 살펴보고, 어떤 트릭이 있었지? 하고 돌아보는 경우가 많다. 그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할때나 머리를 쓰고 싶지 않을땐 절대 잡지 않는 장르가 바로 추리소설 이다.


 그 렇다면 이 책을 잡았을때는 어땠을까? 사실 점점 쌓여가는 일과, 휴일없는 업무로 인해 지쳐가는 시기에 이 책을 손에 잡았다. 두껍지는 않지만 일단 추리소설.. 지끈거리는 내 머리를 더 아프게 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런데 한 번 책을 훑어 보는데 뒷부분에 퀴즈책처럼 "이 곳 부터는 정답 입니다." 라는 글귀와 함께 종이로 봉해져 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엥? 이거 애들 책인가..??"




 틀 에 박힌 사고를 지니고 살아오진 않았지만 이 부분을 봤을때 처음 든 생각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까지 성인이 된 후 봤던 책에 이런 구성을 취하고 있는 책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장난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정말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 구성인데, 스트레스가 심하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놓지 않게 했던 점은 바로 이것이었다.

 뭔가 새로운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어서 책을 읽고 저 봉인지를 뜯어 버리고 싶다.. 는 생각을 가속화 시켰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는데, 본격적인 리뷰는 이제부터 시작해보도록 하자.


 이 책, 상당히 쉽게 읽힌다. 등장 인물은 약 열 명 정도 된다. 대사가 잦은 중심인물만 이 정도니까 추리 소설 답게 인물 구성의 복잡함에선 기본은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 그런데 왜 인물의 수를 '약' 이라고 표현했는지는 소설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등장인물, 게다가 일본 이름이기에 이름과 인물을 매칭하기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가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심플하기 때문에, 인물을 대입시키는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 리고 추리소설 답지 않게 트릭이랄것이 엄청나게 많이 등장하진 않는다. 물론 등장하는 트릭은 추리소설 매니아가 아니라면 풀 수 없을 테지만.. (사실 추리소설 매니아라도 작가의 기묘한(?) 트릭 때문에 진짜 범인을 찾는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트릭이 주가 소설이라고 보기 어렵고, 궂이 트릭을 풀지 않더라도 내용 이해가 쉽게 스토리는 진행된다.

 

이 러한 진행에서 난 조금 의문을 가졌다. 기껏만든 트릭을 왜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수사를 펼쳐야 할 수사반장은 왜 계속 당하고만 있지? 그렇다면 범인은 누가 밝혀 내는거지? 라는 생각을 말이다. 이 점에서 첫 번째 함정을 발견할 수 있다. 보통 추리소설을 보면 "누가 범인일까?" 라는 생각을 1순위에 두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작가의 교묘한 허술함 덕분에 누가 범인이지? 라는 생각보다 왜 이 트릭을 안 풀어주는거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 결과, 개인적으로는 범인에게서 시선을 완전히 놓치고 다른 곳에 생각을 뿌리며 책을 읽었다


 하지만 어찌됐든 이러한 작가의 허술한 구성 덕분에 책을 읽는데 있어 페이지는 금방금방 넘어간다. 그렇게 처음 궁금했던 해답편의 봉인지까지 다달았을때, 나는 작가의 함정에 빠진 것을 깨닫고 말았다.




작가는 등장인물이 아닌, 독자를 속이고 있다!


 해 답편의 봉인지를 뜯었다. 과연 무슨 결론이 남겨져 있을가? 속으로 기대하고 또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다. 사실 여기까지도 범인이 누군지는 전혀 깨닫지 못했다. 아니, 작가의 의도대로 누가봐도 범인 같아 보이는 인물을 범인으로 짐짓 생각할 뿐이었다. 하지만 해답편에 나온 글들은 철저히 우리 독자를 농락하고 있었다




 사 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알려드릴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을 알려드리기 위해 설명을 드리자면, 앞서 말한 트릭을 그냥 넘기거나, 등장인물이 수사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 점, 그리고 누가 봐도 범인일만한 사람이 일단 등장한다는 점.. 이런 소설의 구성이 작가의 트릭이었다는걸 미리 밝히는 바이다. 이게 무슨 말인지 간단히 설명해보려 한다.


 우 선 우리는 추리소설을 볼때 트릭을 파헤치려하고, 진짜 범인을 작품의 엔딩보다 먼저 밝혀내려 애쓴다. 게다가 이 소설은 "IQ178의 천재 작가가 집필한 미스테리 추리 소설" 이라는 카피 덕분에 더욱 그 경쟁심은 몇 배로 불타오르게 된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면 별다른 트릭은 보이지 않고, 이게 천재 작가 맞아? 할 정도로 구성과 스토리도 단순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진짜 범인은 이미 누굴거야.. 라고 너무 성급히 짐작해버리고 만다. 그것을 뒤엎을 만한 내용도 나오지 않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런 독자의 성급함을 작가는 이용하고 있다. 정말 끝까지 읽지 않는다면 그 어떤 천재라도 풀 수 없는 교묘한 트릭을 해답편에 숨겨 놓은 것이다.(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내용은 지나친 스포일러라 자제하겠다.)


 아 무튼 그 결과 우리는 해답편에 숨겨놓은 작가의 의도에 그대로 넘어가게 되고, 작가는 독자와의 추리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마는 것이다. 이건 정말 대다수의 독자들이 모두 당할 수 밖에 없는 트릭이었고, 이 트릭 하나에서 난 작가의 천재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뭐 달리 생각하면, 이렇게 쓰면 누가 속지 않겠어? 라고 말할 수 있을테지만 그 점이 중요하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이 작가는 시도했다는 것. 그리고 더 이상 나올 트릭이 없다는 추리소설 장르에서 새로운 트릭을 개발해냈다는것. 그것이 이 소설이 가진 가장 큰 의미가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책에 대한 장점 설명도 책을 읽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않을테니 이 정도에서 칭찬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다.



작가는 등장인물이 아닌, 독자를 속이고 있다!


 아 쉬운 점도 물론 있다. 일단 기존의 추리소설을 너무나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이런 작가의 트릭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기존 추리소설의 팬들은 작품 내에서 승부를 내고 싶어하지, 작품 밖에서 작가와 싸우고 싶진 않을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로트레크' 라는 중요한 키워드가 해답편을 보기 전에는 특별히 와닿지 않는 점, 해답편을 보기 전가진 지나치게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하 지만 이런 아쉬운 점들은 해답편을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생각을 하며 너그러히 넘기길 바라는 바이다. 그렇지 않고 해답편에 가기 전에 "뭐야? 시시하네 이 책.." 이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덮는다면 추리소설 트릭 중, 가장 신선한 트릭을 놓치는 일이 될 것이다. 이건 확신할 수 있다.




마치며..


 지금까지 쓰쓰이 야스타카 작가의 <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 을 알아봤다.

 이 작품은 내게 정말 신기한 경험을 하게해준 책이다. 추리소설의 트릭은 이제 나올만큼 나왔기 때문에 더 나은 추리소설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라고 판단하는 것이 문학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쓰쓰이 야스타가 작가는 추리소설이란 장르의 길에서 정면이 아닌 뒤를 보며 작품을 집필했다. 그 결과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멋진 트릭이 등장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작가의 발칙한 상상력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문학이란 매체의 트렌드에서 어떤 정답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내용에서의 트릭이 한계에 도달했으면, 구성에서의 트릭을 찾는 것. 이 점을 항상 명심해야할 것 같다.

 추리소설이 아닌 다른 장르도 언젠가는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할테니 말이다. 그럴때면 이 책에서 작가가 보여준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더불어 독자 여러분들도 쉽게 읽고 큰 충격 받아갈 수 있는 이 작품을 한 번쯤 읽어보시는걸 추천 드린다.


 




누구나 풀 수 있는 트릭..


하지만 중요한건 트릭이 아니다..


왜냐하면 작가는 트릭에 전혀 관심이 없으니까..


<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

 



★ 달문‘s 추천 지수 ★


 

★ 독서를 추천 드립니다.


IQ178의 인물과 대결을 펼치고 싶으신 분들
기존의 추리에 질리신 분들
'기발한 트릭' 에 목말라하시는 분들


★ 독서을 자제해 주세요.


추리는 수학 공식보다 복잡해야 제맛이신 분들

스토리보단 트릭 푸는 재미 때문에 추리소설을 보시는 분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