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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이제는 제법 밤바람이 서늘한 가을입니다 :)

본격적인 독서의 계절을 맞아 즐거운 마음으로 두 권의 책 추천합니다.



2012년 9월,

가을날 신간 비타민, 둘




하루                                                       

박성원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2012-08-08


그물코처럼 촘촘히 짜인 세상에서 완벽한 개인은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하나의 문제에 대한 완벽한 해답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 문제가 나 자신의 상실에 관한 문제여도 마찬가지라는 주제로 쓰인 박성원 작가의 신작 소설집은 이전 작품집에서 펼쳤던 작품세계의 ‘일상’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에서 SF적인 상상력과 낯설게 바라본 일상의 모습에 주목했던 작가는 이번 작품집에서 평범한 일상의 이면에 숨은 진실들을 간파해냅니다. 등장인물이 ‘어느 날’이라는 불특정한 일상의 한 지점에서 무언가를 잃고 그로 인해서 자신의 정체성마저 덩달아 상실하게 되는 작가 특유의 이야기는 여전히 강한 흡인력을 가집니다.


박성원 작가는 전형적인 예술가형 소설을 쓰는 작가라고 알려졌지만 일상에 대한 뛰어난 묘사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굉장히 현실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평가는 작가가 현실 속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서 애쓰는 탐구자적 측면과 낯선 시선 때문에 생겨났다고 보입니다. 이번 작품집에 실린 ‘얼룩’은 2010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시선 속에서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며 전작들 보다 일상적인 시선에 정박해 그 이면을 바라보고 현실과 재구성합니다. 시작도 끝도 불분명한 기묘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정말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걸까요. 박성원 작가의 신작 소설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                                                                    

클레이튼 로슨 (지은이) | 장경현 (옮긴이)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2-08-28


인식이라는 것은 밀실과도 같아서 어떤 생각도 사방의 벽에 가로막혀 버립니다. 이런 벽 속에 갇힌 독자를 탈출시키는 것이 바로 마술사의 역할이지요. 그 유명한 셜록 홈즈에서 앨러리 퀸에 이르기까지 추리소설의 마술사들은 수많은 방 속에서 독자를 탈출시켜왔는데요. 이번 작품에는 진짜 마술사가 등장해서 사건을 해결한다는군요. 마술사이자 아마추어 탐정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희생자부터 용의자, 그리고 탐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등장인물이 마술사로 구성되어서 한바탕 난장판을 벌일 모양입니다. 밀실살인이라는 추리소설의 클리셰 속에서 밀실트릭의 전문가들인 마술사들이 어떤 장난질을 칠지가 이 소설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은 역대 10대 걸작 밀실 미스테리 소설로 꼽힌다고 하는데요.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잡지 편집장/편집인을 거친데다 미국추리작가협회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추리작가협회의 멤버로 활동한 작가 클레이튼 로슨은 프로 마술가로도 왕성하고 활동했다고 합니다. 그 묘한 이력을 바탕으로 마술사 탐정 그레이트 멀리니 시리즈를 창조했고 이 작품은 시리즈의 첫 작품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과연 진짜 마술사는 어떤 마술로 인식의 단단한 벽을 날려버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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