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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비가 이렇게 반가웠던 때가 또 있을까요?

이상기후 등으로 104년만에 닥친 가뭄에 촉촉히 단비가 내립니다.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짓고 계신 아버지의 목소리가 오랜만에 참 밝습니다.

이 비가 메마른 땅 곳곳을 흠뻑 적셔주길 바라면서 이번 달 추천 신간 페이퍼를 열어봅니다.


하늘에서 남자들이...아니라 

좋은 책들이 단비처럼 쏟아지는 여름, 7월입니다:)

오늘은 알차게, 꼼꼼하게 한 권만 준비해보았습니다.









2012년 7월,

여름날 소설 신간 비타민 하나




# 더 레이븐 -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몰라도,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은 몰라도 그의 작품인 <검은고양이>나 <붉은 죽음의 가면>, <어셔가의 몰락>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드물 겁니다. 텍스트 원전을 보지 않았어도 '이러이러한 내용이었다' 하면 대부분은 아! 그 사람! 하고 알아차리죠. 스티븐 킹은 읽지 못했어도 에드거 앨런 포를 읽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제대로 된 텍스트가 아니어도 짧은 만화로, 괴담집으로, 심지어 인터넷에 '무서운 이야기' 올라가는 코너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던 텍스트이기도 합니다. 저만해도 검은 고양이를 어린이를 위한 공포 만화로 처음 봤던 기억이 나니까요. 


이토록 잘 알려진 에드거 앨런 포가 지난 2009년, 탄생 2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미국의 추리소설 작가 20인이 모여 포에게 바치는 소설집을 출간했습니다. 포의 텍스트에 영감을 얻은 작가들이 그가 준 영감들을 토대로 쓴 작품들을 엮어만든 헌정소설집이죠. 


세상은 에드거 엘런 포를 추리소설의 창시자라고 일컫습니다. (관련글 / 네이버캐스트 링크) 그가 던지던 독특한 소재, 또 포만의 독특한 텔링 방식은 흐름을 짚어가며 독자들에게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는 '재미'를 불어 일으켰고, 이처럼 기묘한 사건들이 미스테리하게 흘러가며 독자에게 다음 내용을 '추리'하게 하는 포의 소설을 두고 사람들은 '추리소설'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때문인지 포의 텍스트가 던지는 독특한 이미지는 정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소설은 당연하고 영화, 연극, 음악 등 전방위적인 영역에서 포의 텍스트를 활용한 작품들이 등장했죠.


어린 날 만화판<검은 고양이>를 사촌오빠에게 빌려 읽었을 때부터 포는 저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미스테리에 흥미를 느꼈고, 팀 버튼의 그로테스크하고 컬트적인 이미지에 매료되며 팬을 자처하며, 또 한참 비주얼록을 들었던 시절에도 그 모든 흥미의 원천은 포에게 있었습니다. 포의 텍스트를 읽으며 사춘기를 보냈고, 포의 텍스트를 닥치는대로 사모으며 대학시절을 보냈으며, 이젠 포의 텍스트에 영감을 얻은 다른 여러 작품들로 그 감성을 수집합니다.

때문에 저는 참 이 책이 기대 됩니다. 아마도 저와, 혹은 저보다도 훨씬 더 포의 감성에 푹 빠진 사람들이고 그 때문에 이 길을 걷겠다 다짐한 사람들일 테니까요. 이 책을 쓴 20인의 추리소설가들에게 에드거 앨런 포는 그저 '추리소설의 아버지'라는 딱딱한 상징이 아닐 겁니다. 그들에게 꿈꾸게 했고, 때문에 자신이 걸어간 길을 그대로 걸어오게 해준, 그야말로 '인생'을 선물한 사람일 테니까요.




그러고 보니 묘한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토대로 한 동명의 영화 <더 레이븐>의 개봉날이 오늘입니다.

영화에서는 또 이 이야기를, 포의 텍스트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게 될까요? 

올 여름에는 귀곡성 울리는 빤한 공포보다 인간의 내면을 쥐고 흔드는 포의 텍스트에 푹 빠져보는 것도 좋은 피서법일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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