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떤 소설과 시집이 문학시장을 이끌어가는 예인선 역할을 할까. 문학시장의 기상도는 여전히 ‘구름 많음’이다. 하지만 ‘연금술사’나 ‘다빈치코드’ 같은 초대형 베스트셀러의 등장으로 인한 전반적인 분위기 상승 국면도 기대해볼 만하다.
우선 오는 5월로 예정된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은 올해 한국 문단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이 행사에는 노벨문학상 또는 세계적인 문학상을 받았거나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문학 거장 20여명이 참가한다. 오에 겐자부로(일본), 장 보드리야르, 르 클레지오(이상 프랑스), 로버트 하스(미국), 오르한 파묵(터키), 마거릿 드래블(영국), 루이스 세풀베다(칠레), 베이 다오, 모옌(이상 중국) 등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대산문화재단측은 “세계적인 문호들과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3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세계 평화 방안을 모색하고 21세기의 새로운 문화비전을 창출하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 국내 문단의 수확은 양에 있어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가깝게는 재기발랄한 작가 성석제의 새 소설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창비)가 오는 21일 출간될 예정이다. 창비 김정혜 문학팀장은 “재미와 감동을 함께 지닌 성석제의 소설이 새해 벽초부터 문단에 활력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창비가 출간을 준비 중인 소설과 시집은 각각 10종 안팎. 김인숙, 이혜경 같은 중견에서부터 신예 작가들까지 고루 포진해 있다.
소설가 은희경이 3년 만에 내놓는 장편 ‘비밀과 거짓말’(문학동네)도 이번달 안에 독자들을 찾아간다. 문학동네는 이밖에 ‘삼미 슈퍼 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주목을 받았던 박민규의 첫 소설집을 포함해 김숨, 함정임, 하성란, 김도연 소설집을 출간할 계획이다.
문학과 지성사는 최윤, 최수철, 김연수 장편소설과 함께 김연경, 김경욱 소설집을 잡아놓고 있다. 김기택의 시집과 심진경의 비평집도 출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최일남 소설집 ‘석류’를 냈던 현대문학은 올해도 원로작가들의 작품들에 초점을 맞췄다. 양숙진 편집인은 “이청준의 전작 장편과 박상륭의 신작 소설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문이당은 정약전 이야기를 다룬 한승원의 ‘흑산도 하늘길’(가제)을 3월에 내는 데 이어 권채운, 신승철, 임동헌의 소설집을 출간할 계획이다. 신경림, 이청준의 산문집도 상반기 안에 나온다.
해외문학의 열기는 올해도 뜨겁다. 열린책들에서는 미국의 천재 작가 폴 오스터의 신간 ‘브루클린 풍자극’을 6월에 펴낸다. 국내에 마니아 층을 갖고 있는 폴 오스터의 방한도 추진 중이다. 역시 국내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사자’ ‘공격’ ‘배고픔의 자서전’도 4월말쯤 출간될 예정이다. 11월에는 움베르토 에코의 신작 소설 ‘로아나 여왕의 신비로운 불꽃’이 시장에 나온다.
문학세계사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안나 가발다의 소설을 3월쯤 펴낸다.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르노도상을 받은 이렌느 레미로프스키의 작품도 그 즈음에 나온다. 지난해 공쿠르상 수상작인 로랑 고데의 ‘스코르타의 태양’도 몇달 안에 소개될 예정이다.
열림원은 쥘 베른 서거 100주년을 맞아 기획한 ‘쥘 베른 시리즈’ 10권 가운데 아직 출간되지 않은 6권을 차례로 선보이기로 했다. 현대문학은 돈키호테 출간 400주년을 기념해 완역 돈키호테를 펴낸다
/출처는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