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얘기가 뭐냐면,
음 그게 그러니까
"외고생 내신의 불합리성"이라고나 할까??
우선 나는 외고생이당.(그리 이름 난 외고는 아닐 지 몰라도 어쨋든지간에)
스아실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다. 공부보다는 다른 잡것;들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편이고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군계일학도 아니다.
그치만 나는 강력하게! 외고 내신의 불합리성에 대해 문제점을 얘기하고 싶따.
작년에 외고에 입학하기 전에는 이런 생각을 잘 안했는데
1년 생활하고 보니까 슬슬 불안해지고 대학은 어케 가나 생각도 들고
그래서 쫌 얘기를 해야겠다.
소올~찌키 일반 사람들은 외고 들어갔으면 내신 안 나오는 건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니냐?
라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나도 동감한다.
근데 정말이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고,
외고생 내신은 그네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처참하고 처절하다.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나도 나름대로 화려했던; 중딩 시절이 있었다.
시험을 쳐도 전교에서 놀았고 선생님들도 내 이름은 다 알고 계셨다.
심부름이니 임원이니 하는 일들도 도맡아서 했었고
뭔 일을 해도 잘한다 잘한다 소리에 뿌듯해하며 지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학교에서 내 이름을 아는 선생님이 우리 담임쌤 말고 또 있을런지. 긁적긁적
중학교 때보다 열심히 공부해도 반 등수는 중하위권에
한번 모의고사 치면 외국어 반 평균이 98이 나오질 않나
시험을 진짜진짜 어렵게 내도 평균 90 밑으로 내려가는 과목이 없는 학교에
늘 정신 바짝 차리고 잠 한숨 안자고 무섭게 공부하는 아이들(이게 젤로 무섭다ㅠㅠ)
뭐.................
이런 것들이야
내가 원하던 분위기고, 이걸 노리고 외고에 입학한 거니까 뭐 태클걸고 싶진 않다.
솔직히 이런거는 다 예상하구 들어왔다구~
벗.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것이 아니오라
반 재적수가 30 몇명인데 이 애들 사이에서만 내신을 매기는 게 말이 되느냐..는 거다.
외고의 특징이라면 바로 '과'라는 것인데
이거는 일반 학교처럼 1반, 2반, 3반.. 이렇게 반이 나뉘어 있는 게 아니라
중국어과, 일본어과, 프랑스어과.. 뭐 이런 식으로 '과'별로 나뉘어져 있단 거다.
그리고 특별하게도 외고는 3년동안 과끼리 같은 반이며
일주일에 10시간 가량 전공어를 배운다.(우리 학교는 11시간-_-;)
영어는 그보다 적게 배우지만 많이 배우는 편이고 제 3외국어까지 배운다.
근데 정말 문제는 내신을 산출할 때 그냥 과 인원으로만 산출을 한다는 거다.
한 과 인원이 35명이면 죽어라~ 정말 죽어라~ 노력해서 과TOP을 해도 1/35
로 내신이 매겨지는 것이다. 이건 정말 아이러니한 일 아닌감?
전공과목이 과별로 다르니 과별로 내신을 매길 수 밖에 없다면
그럼 중학교 때는 컴퓨터반 한자반 다 따로 내신 매겼남? 말이 안돼~
중학교 때 주구장창 1등만 하다가 외고 와서 밑바닥 쓸이나 하는 것도 서러운데
저런식으로 내신을 매기면 도대체 악명높은 내신비율로 깐깐한 서울대는 워떠케 가라는 말이냐ㅠㅠ
탁 까놓고 3년동안 정말 기계처럼 공부만 해서 3년 내내 과탑을 한다고 해도,
일반고 왠만한 애들 내신과는 상대가 안되는 초라한 내신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시다.
엉엉. 그럼 나 같은 평범한 외고생들은 워쩌라는겨 당췌..
더우기 우리반은 이과로 전과하거나 해외로 빠진 애들이 4명이고 한명이 미국서
편입해서 지금 딸랑 32명인데 이런 악조건 속에서 어떻게 서울대를 가라고~
정말 외고생에게 서울대는 바늘 구멍보다 더 쬐끄만 구멍인지
눈 앞이 깜깜하다 증말ㅠㅠ
선생님들은 '일반고 학생들보다 수능 20점만 더 맞으면 돼' 하고 말씀하시지만
이게 위로가 되기는 커녕 더 암담하기만 하다. 20점이 뉘집 강아지 이름이예요 쌤!!!!!
만약 수능이 작년 수능처럼 물수능이면 만점을 맞아도 서울대 원하는 과에 불합격할 지 모르는데!
게다가 나는 20점을 더 맞아야 할지 30점을 더 맞아야 할지 모르는데!
기냥 확 2학년 올라가서 자퇴해버릴까부다........................................................는 아니고;;
난 우리 학교를 정말정말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졸업은 꼭 해야 한다.
근데 서울대도 가고 싶다. 순수한 바램으로다가-_-;
서울대에서 내신 비중을 낮춘다거나
특목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뭔 특혜를 준다거나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으니,
제발 외고 내신을 과별로 매기는 거라도 어떻게 좀 고쳐졌으면 좋겠다.
더우기 내년 후배들 때부터 8차라서 내신 비중이 대폭 향상되어 입시에 결정적인
요인이 될 거라든데 그걸 위해서라도 외고 내신 매기는 방식 쫌 바뀌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