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의 염소들
김애현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특이한 제목의 소설을 읽었다. '과테말라의 염소들'
과테말라라~ 과테말라가 어디쯤 있는 나라일까...
남미의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사이 어디쯤이 아닐까? 순전히 제목에 이끌려 세계지도를
펴보게 되었다.
 



 

오오~ 남미가 아니었다. 중앙아메리카 미국 밑 멕시코와 국경을 마주한 조그마한 나라.
왜 하필이면 '멕시코의 염소들' 도 아니고 '쿠바의 염소들'도 아닌 '과테말라의 염소들'
이란 제목을 지었을까? 이러한 아주 사소한 궁금증은 소설을 읽자마자 바로 풀렸다.
 

이 소설은 주인공 나와 엄마, 그리고 내 주변인물 P, H, Y, 초코, 딸기와 엄마의 주변인물
외할머니, 외삼촌, 고모, 전선생이 등장인물의 전부이다. 그중에서도 외할머니, 외삼촌,
고모등은 전화통화만 나오는 짧은 주변인일 뿐이고 실상은 나와 엄마 두사람간의
미워하면서도 사랑할수 밖에 없는, 앙숙이자 애증관계인 모녀간의 이야기를 축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서평 제목을 고심하다 '엄마와 딸, 여자들의 이야기'로 이 책을 정의하게 됐다.
어린나이에 사고로 남편을 잃었지만 재혼도 하지않고 나를 키워온 엄마.
하지만 생계라는 이유로 나보다는 방송국 구성작가라는 '일'을 더 사랑했던 엄마.  
그런 엄마에게 끊임없이 서운함을 느끼며 천성적으로 엄마의 재능을 물려받아 글솜씨가
뛰어나면서도 오로지 엄마에 반기를 들기위해 작가가 되지않으려고 '개그맨' 시험을 치는 나.
 

딸을 사랑하면서도 사랑표현에 서툴렀던 엄마와 오로지 엄마에게 상처를 주기위해 대립하고
반목했던 딸 사이의 관계가 엄마의 교통사고를 계기로 차츰 풀어져가는 과정을 냉소적인
시각으로 써나간 소설이 '과테말라의 염소들'이다. 아 참, 소설의 첫장에 등장하는 '염소젖을 파는
시장의 상인 호세'도 이 소설의 큰 흐름을 차지하고 있겠구나~ 이 호세라는 인물이야말로
소설을 읽어가면서 번번이 흐름을 끊는 역할을 하고있었는데 이런식이다.
나와 엄마간에 있었던 과거 에피소드들을 전개시키며 점점 재밌어지다가도 갑자기 나레이션처럼
등장하는 <경박하고 호들갑스럽고 과장된 몸짓을 보여줄 것으로 추측되는> 호세가 등장해서
주절주절 자기와 엄마의 인생과 다섯마리의 염소이야기를 지껄여대는 것이다. 이게 왠 쌩뚱맞은
등장이란 말인가... 번번이 한 챕터가 끝날때마다 소설속 이야기와 전혀 상관없을것 같은
과테말라인 호세의 등장은 독서의 몰입을 방해했고,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이중 구도로 글을
써갔을까 하는 호기심(솔직히 말하면 짜증)이 일기도 했었다. 그러다 작품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아~ 이 두 이야기가 결국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속의 '나와 엄마'관계를 설명해주는
큰 틀이었구나~ 라는 점을 깨닫게 되고... 정작 호세와 호세 어머니, 그리고 다섯마리의 염소들은
바로 나와 엄마, 그리고 엄마의 일을 뜻하는 것이었다..
 
작가 김애현의 이력이 특이하다. 2006년 데뷔했는데 한국일보에 <카리스마 스탭>, 강원일보에
<빠삐루파 빠삐루파>, 전북일보에 가 한꺼번에 당선 '신춘문예 3관왕'으로 화제를
모으며 등단한 것이다. 글을 읽으면서 참 글솜씨가 좋은 작가구나~ 하는 점을 느낄수 있었다.
'나'라고 하는 1인칭 화법을 씀에도 불구하고 마치 3인칭 관찰자 시점처럼 한 다리 건너 구경하는
듯한 문체는 냉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주인공 '나'의 감정과 '나'의 행동들이 마치 다른사람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작가의 특색이긴 하겠지만 대사에서 인용되는 " " 표시를 생략하는
바람에 글을 읽다가 인물의 대사인지, 단순한 서술인지 햇갈리는 경우도 있었다. 글의 대부분이
등장인물들간의 대화인데 '따옴표'가 없이 서술되고 있는것이다~ 새로운 시도이긴 한데 적응이
안된 탓에 읽기가 괴로운 면이 있다..

 

난 남자고, 아들이고, 아빠라는 존재라서 이러한 엄마와 딸간의 미묘한 감정싸움이나 오해, 서운함을
잘 모른다. 하지만 글을 읽다보니 주인공 내가 서운해하고 오해했던 엄마의 본모습과 얼마나 딸을
사랑하는지를 알게되니 그런 엄마를 미워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딸의 말과 행동이 미워진다.

지금 엄마와 다소 거리가 생겨있는 딸들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결국 자신들도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 늙어가면서 여자라는 걸 잊어가고, 주위에서도 잊게 될테니까...
 
p.s  P27 10째줄의 HH → H, P101 14째줄의 달리 → 달린 으로 오기가 있네요. 참고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우주 한 바퀴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15
박영수 지음, 노기동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오늘 읽은 책은 '청소년 도서'다. 어찌보면 학습서에 가깝다고도 할수 있겠다.

또 엄밀히 말해 제목이 '우주 한바퀴'라서 우주여행이나 우주에 관한 내용일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주'보다는 '지구과학'이 좀 더 분류표에 가깝다고 할수 있다. 수준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성인들이 볼 책은 아니다. 다만!

본인이 학창시절 지구과학에 아~주 약했다고 회상하시는 분들, 또는 쉽고 가볍게 지구나

우주, 별, 태양등에 대해 알고 싶다는 분들에겐 딱인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커가는

아이들을 둔 가정에서는 이제 곧 몰아닥칠 '폭풍 호기심'에 대비해서 이정도 상식쯤은

부모님들이 알아둬야 할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할수있다.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시리즈를 내고 있는 저자가 '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한국의 왕'

이래로 '~ 세계 제왕열전', '~ 부자들의 경영비법', '~  축구와 골프', '~과학사 일주',

'~ 세계 인물 여행', '~ 도시 역사 일주', '~ 불가사의 역사', '~ 한국사 일주'에 이어 내놓은

시리즈물이 되겠다.

북극성, 북두칠성, 혜성, 별똥별, 블랙홀, 시리우스, 점성술, 별자리에 대해 알아보는

<별과 별자리에 대하여>, 신과 UFO, 고대문명, 외계인에 대해 살펴보는 <UFO와 외계인>,

태양과 행성에 대해 공부해보는 <태양과 행성>, 달에 대한 모든것 <달의 이모저모>,

밤과 낮, 계절의 변화, 구름과 번개, 화산등의 지구과학을 다룬 <지구의 숨겨진 이야기>,

빅뱅, 인공위성, 우주정거장, 우주인과 우주여행에 대해 다룬 <우주에 관한 기타궁금증>

이렇게 여섯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각 챕터별로 소주제를 따로 정리해 놓았다.

아무래도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한 책이기에 딱딱하고 학문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전설이나

설화 한토막을 소개하며 흥미를 돋구고 이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재밌게 부담없이 공부할수 있게 꾸며져 있다.

 

아직 큰 딸 꼬꼬가 여섯살이다 보니 이런 책을 읽기엔 무리가 있지만 서재에 꽂아두고

'아빠, 별은 왜 반짝여요?' '달까지는 얼마나 걸려요?' '우주인이 있을까요?'등등의

질문을 쏟아낼때가 가까워오면 요긴하게 쓰일 책이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버튼
케이트 모튼 지음, 문희경 옮김 / 지니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기전 중세시대 분위기의 목가적인 표지그림과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라는

홍보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첫째가 당연히 작가이고, 작가를

잘 모른다면 둘째가 출판사이며 - 경험상 출판사별로 책 선정하는 특징이 있는것 같다 -, 그것도

아니라면 셋째는 책의 디자인이다. 아니 어찌보면 세번째 디자인이 두번째 출판사를 앞서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책 디자인을 보는 편이다. 몇몇 예외도 있었지만 책 제목과 디자인을 보고

'아~이 책 정말 유치하겠는데?'라고 생각했던 책은 역시나 유치했었고, '이 책 정말 괜찮아

보인다~'라고 고른 책은 대부분 정말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그런 '유치한' 관점에서 보자면

이번의 '리버튼' 역시 눈에 띄는 제목과 디자인에 후한 점수를 주고 고른 책이었다.

 

 





 

작가 케이트 모튼은 물론 모르는 작가다. ㅡㅡ;

이 책이 작가의 처녀작이라는데 무려 672페이지의 장편소설을 첫 작품부터 이토록 흥미진진하게

써내려 갔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1914년 주인공 그레이스가 열네살 소녀적 시절부터 지금

아흔을 훌쩍넘긴 현 시대까지 시대와 공간을 '점프'하며 리버튼의 대저택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과 우정, 전쟁과 아이들의 비밀에 얽힌 이야기를 대서사시로 써내려간다.

 

우리에겐 낯설지만 서양 고전에 흔히 등장하는 성이나 저택, 고택등은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하다.

왠지 음산하면서도 기품있고, 따분할것 같으면서도 언제 어디서 무슨일이 생길것만 같은 상상이

절로 되는 장소. 그리고 그 성 안에 감춰져있는 '비밀의 화원'이 떠오른다. 뿐만아니라 책의

도입부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모두 미스테리하고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주인공인 나, 리버튼의 저택에서 젊은시절 하녀로 일했다는 엄마, 애시버리경, 그의 아들

조나단, 프레더릭, 그리고 그의 아이들이자 주인공인 헤너, 에멀린, 데이비드...모두가 매력적이면서

뭔가 비밀을 안고있는듯 하다. 그리고 호기심을 자극하며 시작된 책은 끝날때까지 잠시도 독자들로

하여금 지루함에 빠질 틈을 주지않고 사건을 전개시켜 나간다. 아아~ 나는 원래 재밌는 책은

하루만에 끝을 보는 성격이라 아무리 시간이 늦어도 중간에 놓는법이 없다. 그런데 '리버튼'을

읽다 무심코 본 시계가 새벽 2시 40분을 가리키고 있는것 아닌가! 다음날 여섯시 반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해야하니 지금 자도 네시간을 못자는거다~ 할수없이 책을 내려놓게 되었고

이튿날까지 독서는 계속됐다. 그러나 이틀로도 부족, 결국 삼일째 가서야 다 읽을수 있었다.

만일 지루했거나 재미가 없었다면 진작 다른책으로 바뀌었을 터...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

 

아마존 선정 '올해의 책'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영국 '닐슨 골드북' 수상

슈피겔 메거진 베스트셀러

블로거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 등등의 수식어가 놀랍지 않은 오랜만에 읽은 대작이었다.

그리고 이미 영화화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필시 오래 지나지 않아 영화로도 만들어 질게 분명해

보인다. 영화화 할만한 모든 요소는 두루 갖추고 있다. 그랬을때 주연배우로는 누가 어울릴지

상상해 보는것도 책을 읽을때 누릴수 있는 기쁨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피버스데이 - 부모와 아이의 인연을 60억 분의 1의 기적
아오키 가즈오.요시토미 다미 지음, 오유리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두어달 전쯤이었나? 처음으로 일본 소설을 읽게 되었다.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라는 스릴러물이었는데 결손 가정과 그안의 따뜻한 형제애를 바탕으로 하는

사건들이 펼쳐져있었다. 그때 내가 서평을 남기면서 적었던 제목이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이었었다...오늘 읽은 '해피 버스데이' 역시 가족소설이다. 일전의 '용의 손은 붉게물들고'와

마찬가지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가족도 우리가 흔히볼수 있는 평범한 가족은 아니다.

친딸임에도 '낳지 말았어야 했다~'고 끊임없이 자기 최면을 걸고, '너 때문에 내인생이 망가졌다'고

주문처럼 외고 다니는, 심지어 딸의 손에 다리미로 일부러 화상을 입히는 이해할수 없는 엄마

시즈요가 등장하고, 그런 엄마에 대항해 여동생을 보호하려는 아들 나오토, 엄마로부터 모진

구박과 박해를 받아 말을 읽게되는 주인공 아스카가 소설을 이끌어간다.

 

내가 일본소설을 많이 읽은건 아니지만 왜 이렇게 보게되는 일본 소설마다 파괴된 가정과 가족애를

되찾아가는 이야기가 소재로 많이 쓰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가족이란 가장 편안하고 행복해야하는

보금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입시위주, 남들을 밟고 올라가야 성공한다는 가정교육,

그속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되는 외톨이와 왕따, 이를 받아주지 못하는 가족...이런 환경들이

복합되어 가족의 본성이 파괴되고 친가족을 상대로 하는 끔찍한 범죄들이 생겨나는게 아닐까 하는..

그리고 한국보다 훨씬 그런 모습이 빠르게 시작되는 일본 사회였기에 이런 가족문제들이 소설의

소재로 쓰이지 않나 혼자서만 추측해본다.

 

어떤분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고도 한다. 소설속 주인공인 초등학교 5학년 소녀

아스카가 너무나 불쌍해서. 가족이란 이름으로 아빠,엄마, 오빠와 함께 네 식구가 살아가지만

누구하나 아스카의 존재를 봐주지 않고,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 소외감. 그리고 구박, 그로인해

스스로 목을 조르며 고통을 빠져나오려는 몸부림과 그 결과 얻게되는 실어증까지.

그 과정이 너무나 불쌍해 눈물이 나왔단다.

 

사회 고발 의식도 있지만 어디까지 이 소설은 가족소설이고 성장소설이다.

저자 아오키 가즈오가 요코하마시 교육위원회 지도주임 및 요코하마 시립 초등학교 교장을

역임했다는 것으로 봐서 오랜시간 교육계에 몸담은 선생님이고 그동안 봐온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의 교육 카운슬러로의 경험을 살려 아동학대, 왕따같은 소재로 글을 써온 분이라

'해피 버스데이' 역시 큰 틀에서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성장소설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정작 이 소설을 읽어야 할 사람은 학교 선생님들과 부모님이 아닐까 싶다.

항상 보아온 우리 아들,딸들, 우리반 학생들이 어떤 문제로 힘들어하고 자기말을 간절이

들어주길 바라는지...오늘도 무심히게 아침 식탁에서 또는 교실에서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무시하거나 귀찮아하지는 않았는지 깊이 반성해볼 일이다.

 

소설속 주인공 아스카가 다음년도에는 꼭 '해피버스데이'가 될수 있기를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타잔
정재환 지음 / 하다(HadA)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펴기전 어떤 책일까 매우 궁금했던 한 권의 책이었다.

제목도 범상치 않았지만 사전정보 없이 골랐던 책인지라 제목을 보면 여행기 같았고,

표지를 보면 유머집 같았기에. 거기다 표지 뒷면을 가득채운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원순,

전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겸 KB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전 여성가족부 차관 겸

2010여수EXPO자원봉사 자문위원장 박승주, 법무법인 한강 대표변호사 최재천, 국회의원 원희룡,

한국 바스프 대표이사 조진욱, 전 무한도전 작가 김태희 등의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거물급

인사들의 추천사를 보면 어떤 장르인진 몰라도 보통 책이 아니구나~ 싶기도 했던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름도 처음 들어본 저자 정재환이 자신의 인생과 가치관을 쓴 에세이? 자기계발서?

쯤 되겠다. 꿈도 없고, 목표도 없이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인생지침서라고 할수도 있겠다.

저자는 참 많은 일도 경험해봤고 자랑스럽게 그러한 경험들을 서술해낸다. 본인이 스스로 얘기한

자신의 경력사항만 해도 막노동 알바, 수산시장 아이스크림 장수, 나이트클럽 관리부장, 학원과

출판사 박스포장 알바에서 정식 사원이 되는 과정, 수영장 안전요원, 압구정동 파티기획사,

시민단체 인턴, 국회의원과 간담회 등등 열손가락으로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경험과

이력을 '자랑'한다. 스스로 별볼일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병약한 아동기를 보냈고, 맞벌이 부모

덕에 외롭고 쓸쓸한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회상한다. 항상 외톨이였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도

했다. 그런데 돌연 중학교 진학이후로는 '비록 외로울때 친구가 돼주던 티비속 연예인들의

춤과 노래 때문이었다고는 해도' 갑자기 180도로 성격과 인생관이 바뀌더니 춤꾼으로 인기만점

학우가 되고 괴롭히는 일진들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운동을 해 몸짱이 된다음 학생회장을 연임하고

위에서 열거한 다양한 활동들을 경험하게 된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한두개 하기도 어려운 사회경험들을 저자 정재환은 이미 고교시절부터

나이트클럽 관리부장까지 거쳤고, 대학에 들어가선 한술더떠 국제 유스 포럼 한국대표, 스포츠서울

대학생 명예기자, 외교통상부 대학생 외교안보캠프 참여하는 경력을 쌓게된다.

좀 어리둥절하다. 저자 말대로 약하고 여린 외톨이 생활을 하던 아이가 어쩌자고 성장하면서

이렇게 활달하고 자신만만하며 뭐든지 하면 할수있다는 '타잔'정신으로 똘똘 무장한 청년이

되가는지....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신의 '영웅담'을 아무리 다시 읽어봐도 그 계기는

보잘것없는 춤연습과 춤꾼으로의 인정해주는 학우들 덕택이다. 거기다 대단한 인생철학이라든지

가치관도 찾아볼수 없다. 그저 자기는 이러이러한 많은 경험들 덕택에 '타잔'이 될수있었고,

이게 끝이 아니라 더욱 도전하는 인생을 살겠다~로 끝을 맺는 책. 그러므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실패를 두려워하지말고 도전정신으로 맨땅에 헤딩하는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기처럼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인생을 살아가라는 조언에 다름아니다. 특별한 노하우도 없고, 인상깊은 조언도

발견하기 힘들다... '27살짜리의 자기자랑 인생조언집'이 내가 책을 읽고난후 느낀 솔직한 감정이다.

 

사실 서평을 쓰면서 내가 갖고있는 기준치라는게 있다. 별점을 붙일때 4개가 기본이라는 점이다.

거기다 내가 감동을 받았거나 정말 좋은 책이랄지 잘쓴 책이랄지 한다면 네개반, 다섯개를 주는거고

기대이하다 싶으면 세개반, 그것도 아니다 싶으면 세개... 미안하지만 이 책을 다읽은 지금 나는

아주 오래간만에 별점 세개를 클릭하고 이 글을 남긴다. 유치한 자기 자랑을 나열한 책을 무슨

생각으로 출판까지 한걸까? 그리고 이 책에 추천사를 남긴 저 많은 유력인사들은 솔직히 이 책을

읽어보기는 했을까? 또한 같은 책을 나와 함께 읽고 나처럼 서평을 남긴 수많은 블로거들의

별점 다섯개를 보면서 정말 의아스러울 뿐이다. 자기 맘과는 다르게 별점은 최소 네개부터

다섯개를 주는것으로 알고있는건 아닐까? 하긴책을 읽고난 느낌은 사람마다 틀릴것이고

평가 역시 각양각색일테니.

 

너무 냉정하고 박하다 싶은 서평이지만 아직 대학교 초년생이랄지 군대를 갖다오지 않은

현역이라면 한번 재미삼이 읽어볼만은 하겠다. 다만 도서관에서 빌려보든지 시간날때

서점 가판에서 읽기를 권한다. 12,800원이라는 돈을 주고 사서보기엔, 다른 수많은 주옥같은

책들이 너무 아깝지 않겠는가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