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이야기 - 별난 사람들의 별나지 않은
세바퀴팀 지음 / 우린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티비를 즐겨 시청하지 않는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몇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세바퀴'다.
드라마는 '근초고왕', 예능프로로는 '개그콘서트'와 '세바퀴', '자기야'가 있다.
처음 '세바퀴'란 프로그램이 '일요일밤에'의 한 꼭지로 전파를 탓을땐 그야말로 쇼킹이었다.
한창 인기있는 꽃띠 연예인들이 하나도 없는, 어찌보면 다들 한물간 중년의 연예인들이 모여
쑥쓰러움, 부끄러움, 창피함, 머뭇거림, 주저함이라고는 찾아볼수 없이 아줌마 특유의 당당함과
시끄러움으로 뭉쳐 직설적인 입담을 과시하는데 이제껏 방송에선 볼수없었던 포맷인지라 오히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고정 게스트들 사이에서 귀여운 '밉상' 역할로 잘 이끌어가는
MC 이휘재, 오랫만에 복귀임에도 예전의 예능감을 잃지않고 매끄럽게 진행을 하던 박미선,
거기다 인기상종가의 김구라로 이어지는 트로이카는 프로그램의 중심을 잘 잡아줬고, 선우용녀,
이경실, 임예진, 김지선, 김현철, 김태현, 조혜련, 조형기등의 고정 게스트들은 자기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내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떨때는 "야~ 저런말도 방송에서 하는거야?"
할 정도의 위험한 수위에 오르기도 수차례, 또 어떤때는 슬픈 개인사까지 허심탄회 토로하고,
자기들끼리 위로하고, 재밌는 일 있으면 자기들끼리 웃으면서 이건 뭐 방송인지, 회식자리인지
구별이 안가기도 할 정도였으니, 좋게말해 '신선한 충격'이고 나쁘게 말하면 '개판 방송'이었던
거지.. 거기다 매회 꼭 새로운 신인들이 출연해 활기를 북돋우고 재롱을 피워 즐겁게 해주기도
했는데 어찌보면 유이와 조권등이 세바퀴가 키워낸 최고의 히트상품 아닐까 싶기도 한다.
 
나뿐 아니라 세바퀴를 사랑하는 많은 시청자들의 눈에는 어느 채널을 돌리든지 나오는
소수의 한정된 인기스타들이 아닌 평범한, 우리 이웃집 사람들 같은 중년의 연예인들이
해대는 소박한 사는 이야기가 정감이 갔기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세바퀴에서
출연진들이 모여 자기들의 사는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제목하야 <별난 사람들의
별나지 않은 그집 이야기>. 방송에서 보여지는 캐릭터가 아닌 실제 생활에서의 모습들과
성격과 과거 이야기를 진솔하게 써내려간 덕에 인간적인 모습을 볼수 있는 책이었다.
임예진, 이경실, 박미선, 김현철, 조혜련, 조형기, 선우용녀, 김지선, 김신영, 이휘재,
창민, 김태현, 조권, 김구라가 차례대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진솔하게 풀어냈다.
 
이렇게 놓고보니 책은 <그집 이야기> 한 권인데 실제로는 14명의 연예인들이 출간한
각각의 수필집을 읽는 느낌이다. 임예진은 문근영 저리가라는 '원조 국민여동생'의
인기 최고 하이틴스타에서 지금의 망가지는 모습까지 본인이 걸어온 길과 느끼는 감정들을
진솔하게 적어냈고, 이경실은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억세고 드센 이미지와 다른 자신의
아픈 과거와 집안사를 잔잔하게 밝히고 있다. 박미선은 일이면 일, 살림이면 살림 뭐하나
빼놓지 않고 잘해내는 비결(?)을 밝히고 있고, '이젠 알아줬으면 하는 나의 비밀'편을 통해
김현철은 잘나갔던 과거사를 자랑(?)한다. 이처럼 멤버들이 평소에 하고싶었으나 기회가
없어 하지못했던 말들을 이 책을 통해 시청자들, 아니 독자들에게 맘껏 어필하는 기회로
삼은듯 작심하고 책을 낸 냄새가 폴폴 풍기는 것이다.
 
난 참 유쾌하게 읽었다. 그리고 그동안 몰랐던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수 있어
역시 좋았다. 세바퀴를 좋아하지 않거나, 출연 연예인들에게 그다지 개인적인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면 굳이 읽을 필요가 없겠으나, 한번쯤 "얘는 대체 왜이래? 왜이리 경박하고
나대는거야?" (이경실), "얘는 이렇게 망가져도 되는거야? 그래도 예전엔 참~ 예뻤었는데.."
(임예진)등 궁금한 대목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그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주자.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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