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자가 더 상처받는다
라이이징 지음, 신혜영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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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참고 희생한다고 해서 사랑받는 것은 아니다

착한 딸, 착한 며느리, 착한 아내라는 짐을 내려놓자"

"상처 입은 '착한 여자'들에게 전하는 치유의 책"

다른건 몰라도.. 결혼하고 나면 착한 엄마, 착한 며느리에 대한 스트레스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다. 싫은데 억지로 해야하는 것도 많아지고.. 아 그건 좀 아닌것 같은데.. 어쩔 수 없이 알았다고 대답하는 일도 많아진다. 점점 더 희생스러워지고 나의 목소리를 잃어가는 기분이다. 그런데 착하다란 단어가 과연 이런식의 의미일까? 여기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착한 여자'"라고 말하는 책이있다.

"여자들의 경우 '좋은 여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잘하면 상대방도 자동으로 잘할 것이라고 착각하곤 한다. "p104

"나이가 들었다고 반드시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중략) 당신만 괜찮다고 하면 당신 인생에 간섭하려는 윗사람들이 널렸다. 앞다투어 당신에게 의견들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의견들은 그저 ' 그냥 한번 해 보는 소리'일 뿐, 그 안에 책임은 없다"p137

"그 사람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예상치 못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제발 결혼이나 사랑이 자기 인생을 온전히 보호해준다고 생각하지 말자. 기댈 수 있는 건 자기의 능력과 재력밖에 없다"p192

"오랜 기간 방치되고 늘 쓸모없는 아이라고 비난받아 온 아이는 정서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어른이 된 후에도 지울 수 없는 후유증이 남는데, 자기가 쓸모없어지면 분명히 버려질 거라는 걱정이 그것이다"p236

"결론적으로 여자는 자기 능력을 키워야 한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아야 자기의 운명을 만들어갈 수 있다"p249

"사람이 병에 걸리는 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기의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주는 하늘의 선물이라는 말도 있다. 자기 스스로 느끼는 감정이 중요할까, 아니면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이미지가 중요할까? 인생은 짧다. 하루라도 빨리 자신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p299


정신과전문의 라이이징은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접하며 그 속의 맥락을 잡다 보니 사람은 모두 다 비슷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여러 사연들 속에서 사람이기에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는 당연히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현명하게 나의 자존감을 지키며 살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할 듯하다. 마냥 예스! 예스!를 외치는 것이 아닌 내 자신의 마음도 중요하니말이다.

저자는 착한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착취당함에 동의한다는 뜻이기도 한다고 했다. 그래도 부모님세대보다는 여성의 희생이 덜 강요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같다. 착하게 사는것 물론 중요하지만 저자가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착한여자라고 말했듯이 나를 위해 지혜롭게 내 삶을 잘 살아가는 방법의 비중을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약간 극단적인 사례들도 있었지만 시원시원하게 꼬집어주는 처방이 인상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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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않고 삽니다 -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구독경제 소비생활
정희선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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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이니 AI이니해서.. 점점 더 급격하게 변해가고 있는 요즘이다.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는 특히 "특별하면서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찾았던 것 같다. 예전엔 꽃을 주기적으로 사러 나가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꽃 구독이라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고...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멤버십으로 책을 추천 받고, 점점 늘어가는 책들의 공간이 부족해 북클럽으로 이북을 활용까지 알게 됐다. 또 자동차도 타고 싶은 것을 골라서 렌트를 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있다고 들었을 땐 좀 신세계였다. 점점 더 구독경제의 범위가 세밀하고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소유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요즘, 욕구에 맞춰 새로운 서비스들을 받아볼 수 있으니 이게 얼마나 좋은가 생각했다.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내가 사용할 만큼만 빌려 쓰거나' 무엇을 살지 고민하지 않아도 '필요할 대 내 취향에 맞는 물건을 배송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다. (중략) 최근 새롭게 등장하는 구독서비스는 이러한 기본 정의에 플러스알파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새로운 가치는 크게 '큐레이션, 맞춤, 경험' 3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p6~7

저자 정희선은 일본의 경영데이터 플랫폼 회사에서 세계 각국의 산업과 기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로 <동아비즈니스리뷰>와 <패션포스트>등에 비즈니스 트렌드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에 구독경제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발행했다.

이 책은 구독경제가 성장해온 배경에서부터 구독 서비스의 특징과 다양한 구독 비즈니스들, 그의 본질과 특징, 서비스 운영시 유의점 및 고객 경험 설계에 관한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다. 특히 우리의 모든 일상생활 영역에서 다루고 있는 구독경제의 다양한 예시를 볼 수 있어 많은 인사이트들을 얻을 수 있다.

*구독경제의 새로운 가치

큐레이션 :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골라줌으로써 선택에 따르는 수고와 시간을 줄여준다.

맞춤: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오직 나만을 위한 상품을 만들어 준다

경험: 구독 서비스를 통해 경험을 확장한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펑션오브뷰티의 창업자는 뷰티 업계와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 MIT출신의 기계공학 전공자들이 만든 이 회사는 고객의 응답을 바탕으로 최적의 재료를 배합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펑션오브뷰티가 만들 수 있는 샴푸의 종류는 무려 12억 개라고 한다. (중략) "기존 뷰티 업계에서는 아무리 제품을 잘 만들어도 절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을 이용했다. 사람에 따라 어떤 재료를 어떤 비율로 섞을지, 어떻게 생산할지를 모두 새로 발명했다"p97

" '가게에 가서 과자를 사는 게 귀찮아서', '인터넷으로 일일이 주문하는 것보다 간편하니까'와 같은 편리함이 아니다. 이들은 '박스를 열었을 때 즐거워서' 스낵미를 구독한다고 말한다. 어떤 간식이 도착할지 모르는 설렘과 기대, 상자를 열었을 때의 즐거움, 평소에는 먹어보지 못하는 과자와의 만남, 나만을 위한 간식 박스라는 특별함 등 체험적 요소를 얻는 것이 스낵미를 구독하는 주된 목적이다"p148

"구독 비즈니스는 2가지 커다란 축에서 진보된 마케팅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첫번째는 비슷한 특징을 가진 고객군에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객 한 명 한명' 이 하나의 세그멘테이션, 즉 고객군의 단위가 된다는 것이다. (중략) 두번째는 동일한 고객이라도 잣니이 처한 상황과 때에 따라 원하는 것, 경험하고 싶은 것이 달라지는데, 구독 서비스가 이를 만족시켜주고 있다는 것이다."p232

책에서 언급한 새로운 구독 서비스의 핵심가치( 큐레이션, 맞춤형, 경험) 중 무엇보다도 경험이라는 핵심가치가 가장 와닿았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좋아하는데.. 아직까지는 다양한 것을 경험하는데 한계(시간, 금전)가 있었고 잘 모르는 경우에는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또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했는데 후회라도 한다면... ㅠ.ㅠ 그래서인지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보고 "경험의 감각의 지평을 넓혀가는 것" 또한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 핵심가치들에 감성 한 스푼 얹어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제공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같다. ^^

"이제는 '고객에게 어떠한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 그리고 '그 가치를 통해 고객은 무엇을 경험하기를 바라는가'를 질문하자."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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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기 위해 쓴다 - 분노는 유쾌하게 글은 치밀하게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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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부 밀리언셀러 <노동의 배신>저자 신간"

"가디언 선정 '21세기 가장 뛰어난 책 100권 저자"

"2021펜 아메리카 펜 다이아몬스타인 스필보겔 수상작"

바버라 에런라이크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책 <노동의 배신>. 부끄럽게도 아직 노동의 배신을 읽어 보진 못했지만 얼마나 유명한 책인지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이런 사회 부조리에 관련한 책들을 읽으면 불편한 현실에 마주해야하기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모두가 함께,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과 세상으로 변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 중요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바버라 에런 라이크는요? ( 책날개 중에서 )

2001년 미국에서는 논라의 책 한권이 출간된다. 중견 여성 저널리스트가 3년간 식당 웨이트리스, 호텔 객실 청소부, 가정집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월마트 매장 직원 등으로 일하면서 직접 생계를 꾸려 나간 경험을 담은 책이었다. <노동의 배신>은 1996년에 제정된 미국의 복지개혁법이 현실성이 있는지, 즉 '최저 임금을 받아서 과연 먹고살 수 있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실험이었다. 에런라이크는 비숙련 저 임금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할수록 가난해진다'는 사실을 몸으로 증명했고, 책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에 더해 현실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예일대학교를 비롯한 600여개 대학의 필독서가 되면서 '최저 임금 인상 운동'의 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2007년 7월 미국 연방 정부는 최저 임금을 인상하기에 이른다.

'지지 않기 위해 쓴다'는?

1장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2장 몸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3장 지금 여기, 남성에 대하여

4장 여성들이 계속 써야 하는 이유

5장 신, 과학, 그리고 기쁨

6장 중산층 몰락 사회의 탄생

총 6장으로 이루어진 35년간 "행동하는 저널리스트"로서 활동하며 써온 37편의 칼럼을 모은 것이다.

"복지 개혁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생활 보조금에 의존해 온 한부모 가정 여성들이 매달 5만 명씩 발을 들여놓는 세상, 그곳을 탐험하는 중산층 저널리스트로서의 내 정체 말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내 두려움은 전혀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빈곤과 고된 노동을 견뎌 내며 생활한 한 달 동안 내 이름을 알아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을뿐더러 내 이름을 불러 주는 사람조차 거의 없었다. 우리 아버지가 광산을 떠나지 않고, 내가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은 평행 우주에서 나는 ‘야’ ‘아가씨’ ‘거기 금발 머리’ 등으로 불렸고, 그중에서도 ‘야’라고 불리는 경우가 제일 많았다."p25

"직원들에게 휴식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섯 시간에서 여덟시간 내내 소변을 볼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서 있어야 했다"p53

"리비 로스 재단Libby Ross Foundation에서 (컬럼비아 장로교 메디컬 센터 등을 통해) 유방암 환자들에게 나눠 준 선물 가방에는 에스티로더 보디 크림, 핫핑크 새틴 베개 커버, ‘화학요법 치료를 할 때 도움이 되는 명상 프로그램’이 담긴 오디오테이프, 박하사탕이 든 작은 통, 유리가 박힌 싸구려 팔찌 세 개, 분홍 줄무늬가 쳐진 ‘그림 일기장’ 그리고 (조금 충격적이게도) 크레용 한 상자가 들어 있었다. 리비 로스 재단의 창립자 중 한 명인 말라 윌너(Marla Willner)는 크레용을 “다양한 기분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림 일기장에 사용하라고 넣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도 자기는 한 번도 크레용으로 일기를 써 보는 시도를 해 본 적이 없다고 인정했다. 어쩌면 아이처럼 의존적이 되는 상태로 퇴행하면 길고도 괴로운 치료를 견뎌 내는 데 더 적합한 마음 상태가 될 것이라는 논리일지도 모르겠다. 혹은 사회 일각에 팽배한 특정 젠더 이데올로기의 버전에 따라 여성성이 본질적으로 다 자란 성인의 개념과 배치된다는 개념, 성장이 멈춘 상태라는 개념에 기초한 것일 수도 있다.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남성이 미니카를 선물로 받는 일은 없지 않은가"p138

"미시간에 사는 전직 웨이트리스는 트위터에 이런 글을 썼다. "웨이트리스로 일할 때 날마다 성희롱을 견뎌야 했다. 고발할 인사과 같은 건 물론 없었다. 매니저와 소유주가 그런 짓을 제일 심하게 하는 당사자들이었으니까. 입 닥치고 조용히 당하거나 아니면 해고되는 것 둘 중 하나였다. 나는 일자리가 필요했다""p277

< '분노를 유쾌하게 글은 치밀하게' 지지 않기 위해 쓴다 >

빈곤과 불평등, 건강 열풍의 숨은 진실들, 페미니스트로서의 남성과 여성의 시대적 문제들, 과학자 출신답게 종교와 과학에 대해 면밀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계층 양극화의 심화를 고찰하며 통찰을 이끌어낸다. "분노를 유쾌하게 글은 치밀하게 지지 않기 위해 쓴다"라는 제목이 딱 맞는 책이다.

사회 끝자락에서 쉽게 꺼내지 못할 이야기들은 단순 겉핥기의 취재로 썼던 글들이 아니다. 그 안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당사자가 되어 마주하는 현실들과 그 절박함까지 느낄 수 있는 것들도 볼 수 있다. 미국 내의 이야기이지만 충분히 우리도 겪었고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이며, 저자의 이 노력이 오랜 시간 글을 통해.. 세상 밖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으로... 더 나은 우리의 삶이 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뼛속까지 진정한 행동하는 저널리스트 "비버라 에런라이크"의 지지 않기 위해 쓴다!!

*이혜미 한국일보 기자

"이 책은 오일을 반지레하게 먹인 원목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서, 마치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 디지털 활자로 담론을 쥐락펴락하는 책상머리 엘리트를 향한 어퍼컷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몇 퍼센트 정도의 현실인가. 소거된 목소리를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가. 인식의 사각지대를 밝히기 위해 삶의 가장자리에서 누군가는 치열하게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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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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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저자:하현

(약속이 취소되면 마음 속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일탈보다 일상에 관심이 많다. <달의 조각><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어쩌다 보니 시페인어였습니다>를 썼다. 장래희망은 부유하고 명랑한 독거노인이다) -책날개 중에서

약속이 취소되면 마음 속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라니.. 왠지 공감이 가면서도 제목을 보자마자 나랑 비슷한 부류의 사람일거란 예상과 함께 어떤 내용의 에세이일지 호기심이 생겼다.

"약속이 취소되면 나는 함게라는 가능성을 가진채로 기쁘게 혼자가 된다(중략) 그 안전한 고립감이 너무 달콤해서 들키지 않게 조용히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창밖은 푸르고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어느 맑은 날에" p19

"같은 곳에 살아도 마음 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세계를 본다. 집을 찾기 시작하면 집만 보이고, 나무를 찾기 싲가하면 나무만 보이는 것처럼. 집을 찾는 사람이 나무를 찾는 사람을 만날 때 세계는 조금 낯설어지고, 꼭 그만큼 넓어진다"p42

"10대에는 마음만 먹으면 특별한 살마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20대에는 냉정한 현실을 깨달으며 끊임없이 좌절하고 나를 미워했다. 그렇다면 30대는 평범한 나로도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시간이지 않을까. 열등감이나 패배감이 잠식되지 않은 건강한 마음으로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을 사는 사람. 이제 나는 특별한 사람보다 그런 살마이 되기를 꿈꾼다"p90

"지긋지긋한 아홉을 견디게 해주었던 단 하나의 기쁨을. 그때 우리는 짐작했을까? 우리가 함께 통과한 그 시간이 미래의 어떤 날에는 곱씹을 때마다 새로운 용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몰라도 좋았고 몰라서 좋았다. 어떤 미래는 아득할수록 좋았다"p138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 시간을 통과하는 동안 내 안에는 희미한 믿음이 생긴다. 조급한 마음을 달래며 몇 번의 아직을 견디고 나면 바라던 기쁨을 만나게 될 거라는 믿음"p166

"오늘도 나는 어떤 꿈을 꾸게 될지 모르는 채로 잠들 것이다. 잠에서 깨면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모르는 채로 살아갈 것이다. 아무도 본 적 없고 누구도 알 수 없는 우연한 미래를 향해 씩씩하게 걸어간다. 그 사실이 두렵다가도 기쁘게 다행이다"p240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는 소중한 존재이기에 가치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되며 나자신을 더욱 사랑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런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고 또 인터넷상 활발한 교류들로 인해 타인의 삶을 옅보게 되며 가끔은 특별한 삶을 살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한다.

저자는 모두가 소중할 수는 있어도 모두가 특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아버렸다고 말하지만 우리도 겪었을 그녀의 지극하게 평범한 일상들이 그녀의 생각과 손을 거치는 순간 특별함으로 변해버렸다. 평범함 속에서 의미를 느끼고 살아가는 것.

세상에 그 많은 평범한 사람들 중 나는 단 한 사람이라는 것. 나라는 사람을 특별한게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이 아닐까? 책을 읽고나서 그러한 점을 배웠다. 그녀(저자)가 그래했듯 나도 나의 일상에서 뜻밖의 좋은 순간들을 발견해나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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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의 기억 1
윤이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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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추리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인데.. 이번에 읽은 "놈의 기억"은 정말 읽을 만했다. 2권의 책을 쉬지 않고 내리 읽었으니... 흡입력이 대단하다.

놈의 기억은 News1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가 현재는 연년생 아들 둘을 키우며 글을 쓰고 있는 윤이나님의 소설이다.

"네이버 공모전 크리에이티브 선정작"

주인공 한정우는 천재 뇌과학자이다. 기억을 삭제하고 타인의 기억을 이식한다는 흥미로운 논문을 게재한다. 모두의 축하를 뒤로 하고 결혼기념일인 그날 한 교수는 한국에 딱 석 점만 있는 한정판 귀걸이를 사고 집에 도착한다. 그런데, 그날.. 누군가 그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쳤고... 그의 아내 지수는 19층에서 떨어져 살해 된다. 유일한 목격자인 딸 수아는 충격을 받고 그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한정우는 딸 수아의 기억을 지우는 수술을 하는데, 수술은 성공적이다. 범인을 잡기 위해 살인자를 추적해나가면서 기억을 삭제하고 타인의 기억을 이식하는 수술을 반복적으로 해 나간다.

" 네가 누군가의 기억속에 손을 대는 게 정말 그 사람을 돕는 거라고 확신할 수 있어"1권 p56

"“원래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상담을 통해 특정 기억을 활성화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잠든 상태여서 내가 원하는 기억을 바로 알 수 있을진 모르겠어. 뭐든 해 봐야지.”

“기억 이식을 마치면 내가 다시 2층으로 데려갈게. 그래야 남자가 정신이 들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치 못 챌 거 아냐.”

기억 이식을 마치자마자 수진은 그를 2층 내과로 데려갔고, 정우는 혼자 남았다." 1권 p95

"-삐삐삐삐삐 누군가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에 지유는 저신이 돌아와지만, 엎드려서 기절한 척을 했다. 남자가 양손에 검은색 비닐봉지를 들고 신발장에서 신발을 벗으려고 할 때 누군가 뒤따라 집에 들어왔다"1권 p239

"'그날 지수에게 선물하려던 귀걸이를 서두원이 가지고 있었고, 지수의 목걸이는 놈의 딸이 하고 있었어. 지수를 죽인건 내가 아니야. 다만..."2권 p104

"생각에 잠겨 있는데 인욱이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조사실로 되돌아왔다. “형! 찾았어요. 근데….”인욱이 평소답지 않게 말끝을 괜히 길게 끌었다.“근데?”“이정출 씨 일주일 전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대요.”“뭐, 뭐라고?”"2권 p190

"기억이란 게 진실만을 말하는 건 아니란 것을. 기억은 머릿속에서 주관과 해석에 따라 재입력된다..(중략)..기억 속에 나는 내 필요에 따라 실체보다 더 나은 사람일 수도, 더 못한 사람일 수도 있다. 온전한 나의 선택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음에도. '그땐 상황이 어쩔 수 없었어. 누구라도 그랬을걸?'하고 마치 떠밀린 과거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기도 한다. 수치심에서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남을 탓하고, 자신의 잘못은 희미하게 지워버리는 경우도 잦다. 그렇게 스스로 거짓말을 끊임없이 되뇌고 나면.. 충분히, 자신도 그 거짓말에 속을 수 있다. "2권 p252~253

누구에게나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지우고 싶은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을까? 기억을 삭제하고 이식하는게.. 윤리적인 문제는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트라우마를 지우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스스로 그 기억을 떠나보낼 기회" "그런데 트라우마라는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몸이 다시는 그런 위험한 상황 속에 자신을 두지 말라고 보내는 경고 같은 거거든. 보호하는 거야, 자신을" 이 글을 보고 있으면 참 쉽지 않은 문제인 듯하다.

책을 읽은 내내 무엇보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읽어갈 수 있는 소설이었다. 2권의 분량이라 시간 좀 걸리겠군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범인을 찾는 과정 속에서 기억 삭제 이식이 왠지 현실적일 것 같으면서도 거기에 꼬리를 무는 반전이 있다. 마지막에 있는 에필로그3은 영화의 끝장면을 보는 듯하다. 혹시 읽어 보신다면 에필로그도 꼭 읽어보시길....

"나쁜 기억에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나의 평범한 일상을 헤집어 놓지 못하도록. 평생 고문관처럼 자신을 따라다닐 것 같은 그런 기억도 결국세월 속에 찬찬히 옆어지면서 결국은 흐려지고, 끝내는 담담해진다" 에필로그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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