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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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저자:하현

(약속이 취소되면 마음 속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일탈보다 일상에 관심이 많다. <달의 조각><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어쩌다 보니 시페인어였습니다>를 썼다. 장래희망은 부유하고 명랑한 독거노인이다) -책날개 중에서

약속이 취소되면 마음 속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라니.. 왠지 공감이 가면서도 제목을 보자마자 나랑 비슷한 부류의 사람일거란 예상과 함께 어떤 내용의 에세이일지 호기심이 생겼다.

"약속이 취소되면 나는 함게라는 가능성을 가진채로 기쁘게 혼자가 된다(중략) 그 안전한 고립감이 너무 달콤해서 들키지 않게 조용히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창밖은 푸르고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어느 맑은 날에" p19

"같은 곳에 살아도 마음 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세계를 본다. 집을 찾기 시작하면 집만 보이고, 나무를 찾기 싲가하면 나무만 보이는 것처럼. 집을 찾는 사람이 나무를 찾는 사람을 만날 때 세계는 조금 낯설어지고, 꼭 그만큼 넓어진다"p42

"10대에는 마음만 먹으면 특별한 살마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20대에는 냉정한 현실을 깨달으며 끊임없이 좌절하고 나를 미워했다. 그렇다면 30대는 평범한 나로도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시간이지 않을까. 열등감이나 패배감이 잠식되지 않은 건강한 마음으로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을 사는 사람. 이제 나는 특별한 사람보다 그런 살마이 되기를 꿈꾼다"p90

"지긋지긋한 아홉을 견디게 해주었던 단 하나의 기쁨을. 그때 우리는 짐작했을까? 우리가 함께 통과한 그 시간이 미래의 어떤 날에는 곱씹을 때마다 새로운 용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몰라도 좋았고 몰라서 좋았다. 어떤 미래는 아득할수록 좋았다"p138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 시간을 통과하는 동안 내 안에는 희미한 믿음이 생긴다. 조급한 마음을 달래며 몇 번의 아직을 견디고 나면 바라던 기쁨을 만나게 될 거라는 믿음"p166

"오늘도 나는 어떤 꿈을 꾸게 될지 모르는 채로 잠들 것이다. 잠에서 깨면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모르는 채로 살아갈 것이다. 아무도 본 적 없고 누구도 알 수 없는 우연한 미래를 향해 씩씩하게 걸어간다. 그 사실이 두렵다가도 기쁘게 다행이다"p240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는 소중한 존재이기에 가치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되며 나자신을 더욱 사랑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런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고 또 인터넷상 활발한 교류들로 인해 타인의 삶을 옅보게 되며 가끔은 특별한 삶을 살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한다.

저자는 모두가 소중할 수는 있어도 모두가 특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아버렸다고 말하지만 우리도 겪었을 그녀의 지극하게 평범한 일상들이 그녀의 생각과 손을 거치는 순간 특별함으로 변해버렸다. 평범함 속에서 의미를 느끼고 살아가는 것.

세상에 그 많은 평범한 사람들 중 나는 단 한 사람이라는 것. 나라는 사람을 특별한게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이 아닐까? 책을 읽고나서 그러한 점을 배웠다. 그녀(저자)가 그래했듯 나도 나의 일상에서 뜻밖의 좋은 순간들을 발견해나갈 수 있기를...

불펌금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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