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했지만, 불과 100년 전에는 나라 잃은 설움을 겪었고, 그 이후 전쟁과 민주화를 겪었으니 짧다면 짧은 기간동안 많은 것들이 변한 느낌이 있습니다. 최근 역사가 깃든 곳을 가게 되었는데 정말 보이는 것만 알 뿐, 그 배경지식이 제한되니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싶은 욕구가 생기더라구요.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장소로 보다, 근현대사"는 한국 근현대사의 순간들이 기록된 현장을 찾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장소들을 소개하는 내용들을 보며 그 시대에 살아 움직이는 역사들이 눈에 보이듯 서술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이 책은 1장 개항의 현장:인천, 강화도를 시작하여 2장 조선 근대화의 현장:북촌, 정동 3장 일제 침략의 형장:남산, 명동, 남대문 4장 독립 운동의 현장:북촌,종로, 효창공원 5장 혼란과 격동의 현장:이화장, 경교장, 서대문형무소, 419기념탑 6장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창신동, 청계천, 을지로, 청와대, 세종대로 순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즉, 1863년부터 그 때 의 역사를 이야기합니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신기한 물건이 넘쳐 나는 제물포 개항장이었습니다. 전철 1호선 제물포역이 있지만, 3개역을 더 가야 있는 인천역에 내려야 진짜 제물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조선은 서울과 가까운 제물포만큼은 개항하려 하지 않으려 했지만 임오군란 처리 문제로 제물포의 개항이 결정되었습니다. 작은 어촌에 불과하던 제물포는 낯선 외국인들이 상륙하고 기와집이 아닌 벽돌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는 장면에서는 아 옛날에는 정말 이런 모습으로 그려졌겠구나 하며 새삼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전에 인천역을 시작으로 여러 역사적인 곳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을 먼저 접했더라면 몰랐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배경지식이 되어 더 인상 깊은 역사 현장의 의미를 알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도 하며, 다음에 다시 가보리라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저자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서울역사박물관,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도슨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생생한 역사를 전달하고 있으며 마치 그 역사적인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게 책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모르는 사람도 이 책을 읽으면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 또한 옆에서 마치 도슨트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는 책입니다. 저는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