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 마케팅 - 인간의 소비욕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매트 존슨.프린스 구먼 지음, 홍경탁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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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발행인 강력 추천도서!!

"인간의 소비욕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인지심리학과 신경과학으로 밝혀낸 소비심리의 비밀"

왜 펩시보다 코카콜라가 잘 팔릴까? 왜 비싼 와인이 맛있을까? 애플스토어에 들어갈 때 프라이즈 전자상가에 갈때보다 기분이 더 좋아지는 이유는? 인스타그램, 유튜브는 왜 자꾸 보게 되는 걸까?

신경과학자 매트 존슨의 경험과 마케터 프린스 구먼의 경험을 결합하여 소비자 과학의 보이지 않는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뇌과학 마케팅"은 뇌가 작용하는 방식과 브랜드가 어떻게 소비자의 행동을 설계하는지 자세하고 흥미롭게 풀어간 책이다. 우리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뇌의 사각지대 속에 새로운 마케팅의 기회가 있다고 하니 더욱 궁금해진다.

"객관적인 현실과 주관적인 인식 사이의 공백은 마케터의 놀이터이다. 이러한 공백과 이 공백이 어떤식으로 채워져 있는지 잘 이해하려면 먼저 뇌가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p22

"비싼 와인이 실제로 좋은 맛이 난다는 것은 신경과학 수준에서 측정이 가능하다. 뇌는 스스로 부여한 신념 때문에 동일한 것을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방식으로 경험한다. 우리는 비싼 와인일수록 맛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맛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비싼 와인 이면의 신념은 실제로 와인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심성 모형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심성 모형은 경험의 부가물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이다." p29

특히 디지털 중독 시대의 마케팅(7장)을 더 흥미롭고 유심히 보게 된 것 같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많이 이용한다. 꼭 필요하거나 해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게 없는데 의미없이 시간이 훅 지나간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왜 반복적이고 습관적으로 머물게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ㅠ.ㅠ)

"미래에 뭔가가 더 자주 나타나기를 기대할 수록 도파민의 효과는 커진다. 쾌락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뇌에 대한 보상이다"p237

" 페이스북 뉴스에 접속할 때마다 우리는 소셜미디어라는 슬롯머신의 레버를 당기는 셈이다. 그렇게 하면 일반적으로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다. 새로운 영상을 보거나, 친구가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등이다. 하지만 우리가 받게 되는 쾌락의 정도는 예측할 수 없고 무작위적이다. 모든 글이 끝내주게 재미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계속해서 스크롤을 하는 이유는 다음 글에는 달콤한 보상이 기대리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p246

* 자이가르닉 효과 : 마무리하지 않은 채 남겨진 것에 대해 집착하는 것

"낚시성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미완성의 느낌을 줌으로써 작동한다. 그러면 우리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클릭을 해야만 한다. 일단 클릭하면 보통 해결책이 제공된다. 하지만 오늘날 온라인 플랫폼은 그렇지 않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중독적인 기술은 우리가 완성하지 못하게 하고 영원히 찾지 못할 해결책을 찾게 만듦으로써 작동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무한스크롤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것이다"p255

"디지털 플랫폼상에서 사용자의 경험에는 심리적인 정지 지점이나 사용자들이 "좋아, 저건 다 끝냈어"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 결승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뉴스 피드의 경우, 우리가 일을 마쳤다고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없기 때문에 결코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p255

"시간과 의식적인 관심은 우리가 가진 것 가운데 가장 값진 것이며, 그것을 투자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달려 있다"p264

뇌과학 마케팅이란 제목과 함께 440페이지라는 양이 처음에는 너무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읽는 내내 많은 것을 배우며 흥미롭게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열심히 밑줄ㅎㅎ

나는 여태 나의 필요에 의해 내 의지대로 소비를 해왔다고 생각했다.(아닌 경우도 있지만)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착각이었단 걸 단번에 깨닫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낚였던듯ㅋ)

신경과학과 인지심리학,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도 이미 보이지 않은 설계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그 과정 속에서 나의 소비 심리가 어땠었는지 좀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소비세계에 대한 새로운 유형의 블라인드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뇌, 두가지 모두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그 이유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것 같다. 이렇게 모르는 걸 배워가는 책 너무 좋다. 마케터와 소비자 모두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 되어 줄 "뇌과학마케팅"이었다.

"데이터와 심리학은 마케팅의 다음 세대를 규정할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떨까? 소비자들은 자기 자신의 행동을 버전 2.9으로 업데이트해야할 것이다. 방심하지 않고 최선의 이익을 찾기 위해 소비자들은 소시지가 만들어지는 방법에 관해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등 인식을 고양하여 소비자 세계와 교류해야 한다"p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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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보통의 행복 - 평범해서 더욱 소중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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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굿 라이프의 저자인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님의 신작 "아주 보통의 행복"이 출간됐다.

당연했던 일상이 소중했구나 절실히 느끼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

그 뻔하고 당연한 것들의 회귀에 대한 간절함이 더욱 진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보통의 행복" 제목을 보자마자 꼭 읽고 싶었다. PART1 행복에 관한 가벼운 진담, PART2 행복에 관한 진지한 농담 이라니 센스가 돋보이는 목차다.

코로나19로 바꿔놓은 새로운 행복의 정의

"행복이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것 "

행복 천재들은 야구장에 간다

"그곳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야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층간 소음 없이 마음껏 소리를 지를 수 있어서 좋다. 외로움이 편만한 세상에서 수많은 내 편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그곳에 가는 사람들과 지하철에서 나누는 무언의 눈인사가 좋다. 그곳이 시야에 들어오면 쿵쾅대기 시작하는 심장 소리가 좋다" p21

* 행복 천재들은 좋아하는 것에 관한 천재다.

* 행복 천재들은 좋아하는 것이 많다.

*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


"자신이 삶의 주인이어야 한다는 원칙은 옳다. 그것은 철학적으로도 옳고, 행복 측면에서도 옳다. 그러나 삶의 제국이 오직 '자기'라는 군주가 지배하는 곳이라면, 우리는 셀프 사면을 남발해 성찰도 없고 처벌도 없는 무법의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p99

"자기만의 질문을 가져야 한다.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드러내주는 시그니처 질문을 만들어 내야 한다. 개인이건 사회건, 그것의 품격은 그가 던지는 질문의 품격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169

"소소한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하는 것을 '음미하기'라고 한다................단어와 문장 그들 사이의 쉼표와 행간은 요약으로는 전달되지 않는 책 읽기의 즐거움이다. 인생이라는 책 읽기의 즐거움도 같은 이치다"p195

"당연한 일, 사소한 일상에 대해 '얼마나 큰 행운인가!'하고 감탄할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한 사람이다"p227

"살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를 시련으로 받아들이는것과 농담처럼 웃어넘기는 것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잠시 멈춰 서서 삶을 향해 한마디 툭, 농담을 던질 수 있다면 당신은 여전히 삶과 친한 것이다"p256

"삶에 밑줄을 치는 행위를 심리학에서는 '음미하기'라고 부른다. 마음의 저장고에 오래오래 보관한다는 뜻이다"p261


힘들고 지칠 때마다 잠시 멈춰 삶을 향해 한마디 툭 농담을 던지는 일.... 소소한 즐거움을 음미하는 것... 나라는 본질이 드러나는 질문을 갖는 것... 힘내라고 응원만 하는게 아니라 손을 내미는 것..

저자는 행복은 내 삶을 사랑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래도 지금 참 행복한 거야"라고 어느 정도 만족하던 삶 속에.. 아직 채워지지 않았던.. 하지만 잘 모르는... 긁고 싶던 간지러운 여백들이 존재했었다... "아주 보통의 행복"을 읽으며 무엇이 더 필요했고 어떻게 그걸 메꾸어 나가면 되는지 알게 되었다. 행복에 관한 진지하고도 짧은 이야기..하지만 가볍게 읽기 좋은 책... 이렇게 또 한걸음 한걸음 발전하게 되는 것 같다.

매순간 행복할 순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상 속 순간 순간들을 만족하고 작은 것들까지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내 스스로가 너무 행복한 사람이 될 것 같다.

코로나때문에 마음대로 여름휴가도 못 떠나지만 집콕하며 사랑하는 남편, 아이와 함께 으스스한 옛날 이야기로 여름의 더위를 식히고 올림픽을 보며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하는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하고 행복하게 느껴진다.....

내가 정한 새로운 인생 키워드 : #행복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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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게임
오음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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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세계에 사는 우리는, 모두가 '외계인'이다"

"2020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대통령상(대상) 수상"

여행자들의 천국 파키스탄의 훈자. 서로 각자의 사연을 갖고 만난 다섯 여행자들.

김설/28세 여성/ 중학교 국어 교사

남하나/32세 여성/ 영사 번역가

최낙현/ 40세 남성/ 소설가

전나은/ 22세 여성/ 대학생

오후/ 29세 남성/ 여행자

서로 달라 보이지만 겉으로 보기엔 우리 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인물들이다. 이 다섯명은 각기 다른 사연을 마음 속에 품고 훈자라는 여행지에서 일행이 된다. 각자 살아온 환경도, 가치관도 다른 이들. 훈자를 떠나기 전 오후의 제안으로 "외계인 게임"을 하게 된다.

"종종 우리가 특이한 애나 남들과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을 외계인 같다고 하잖아. 사차원이라고도 하고. 그치? 우리 중에 그런 사람을 찾는거야. 현실에선 절대 일어날 리 없을 법한 사건 하나를 던져서, 지금 당장 그 일이 일어난다고 상상해 보는 거야. 그 상황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지 말이지. 똑같은 하나의 질문에 자신은 어떤 결정을 할지 고민해 보고, 그 선택을 공개하는 거지."P60

이 때까지만 해도.. 음.. 뭐.. 외계인게임에 대한 별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주인공들이 외계인 게임을 하며 만든 극단적이면서 곤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에는 각자의 고민, 가치관, 사연, 슬픔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었다. 나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무서운 질문이 깜깜해서 들여다볼 수 없던 마음을 환히 비춰 답을 보여준 것만 같았다. 나의 감정에 대한 답을 써넣어야 하는 시간에 늘 질문지만 반복해서 읽는 아이, 그리고 우유부단한 내가 처음으로 손에 힘을 주어 사각사각 답을 채워 넣는 기분이었다"P67

"모든 거짓말엔 이유가 있는 법이다. 거짓은 진실의 그림자인 셈이니, 거짓의 반대편을 응시하면 때론 실체가 보이곤 한다"P98

"어쩌면 한 사람이 택한 답보다, 스스로 만든 질문이 더 많은 걸 말해주지 않을까. 모든 거짓말엔 이유가 있듯, 질문에도 탄생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질문을 던진다는 건 자신이 딛고 선 장을, 발아래를 내보이는 일인짇도 모른다"P115

"내 생애 더 없을지도 모르는 한 사람과 나눈 시간들과 추억들, 그것들을 나눠 가져주어서 고마워요. 매일 아침 빠짐없이 소파에 앉아 내가 나가는 뒷모습을 봐준 것만으로도 오빠가 준 사랑과 하지 못한 많은 말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여전히 그 짧은 순간의 반복된 기억은,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받았고 지지 받았다는 기억으로 남아 힘들 때 힘을 얻어요"P196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오늘 한번만 허락된 다시 없을 경험일까 두려웠다. 함께이고 싶었다. 함께라면 무언가 달라질 것만 같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에 어떤 변화가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P240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각기 다른 사정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의 인간세계에서 나와 생각, 관점 혹은 가치관, 살아온 인생이 너무 다르면 이질감도 느껴지고 그것이 편견이 되는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만남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공감하며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되는 것 같다.

묵화 같은 잿빛 강물위로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던 서스펜션 브리지. 우리의 아슬아슬한 인생일지도 모르겠다. 그 위에서 서로를 이끌어 주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순조롭게 땅을 밟을 수 있다.... 오후가 말한 "눈을 감고도 걸을 수 있었다"라는 말에 잊혀지지 않는다.

역시...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대통령상(대상) 수상작이란 생각이 든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방법은 한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타인의 가슴에 뚫린 블랙홀을 통과해 다음 세계로 함께 나아가는 일. 그것만이 외계인이 서로가 동류가 되는 방법이 아닐까."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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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가난해서
윤준가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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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오늘 치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중입니다"

"지금 이순간, 가난을 곁에 두고 사는 삶에서 일어나는 실제의 일들을 쓰고 싶었다. 우리 세대의 사람들이 겪는 자세한 상황에 대해서. 쓰면서도 언제나 가장 망설여지는 부분은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중략) 나보다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있고, 우리는 다양한 강도와 형태의 가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나는 글을 쓸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내 가난을 기록할 충분한 이유가 됐다." -프롤로그 중에서-

"에어컨 없이 무더위를 견디고

치과에 갔지만 치료를 망설이고

카페에선 습관처럼 아메리카노를 시키는,

익숙하다가도 낯설어지는

가난의 순간들에 대하여"

가난에 대한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한!! 카카오 브런치,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작 "대체로 가난해서"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프리랜서가 됐고 출판사 말랑북스를 운영하는 윤준가 작가님의 에세이이다.

“난 가난해요” 하는 사람에게 “너 안 가난한 것 같은데?”라고 말하면 그 이후의 일은 그야말로 폭력적이다. 가난한 사람은 자신을 ‘가난해 보이지 않도록 만든’ 물건이나 상황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 그 밑에 어떤 사정이 깔려 있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p18

"그때 알게 됐다. 싸구려에다 오래되기까지 한 장판은 아무리 청소를 해도 깨끗하지 않는다는 걸. 가난한 살림이 더러워 보이는 건 꼭 게을러서가 아니라는 걸"p73

"예전의 엄마가 그랬듯 싱크대 앞에 서서 좋은 딸기와 무른 딸기를 골라내면서, 엄마도 나처럼 할인하는 딸기를 사오셨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p150

“일단 낳으면 어떻게든 키우게 돼 있어.” 경제적인 이유로 출산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늘 듣는 말이다. 나는 이 말에서 ‘일단’과 ‘어떻게든’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p200

"그러므로 당장 10억 원이 내 앞에 떨어진다 해도 나는 계속 이 일을 할 것이다. 다만 덜 힘들고 더 기쁜 방향을 거침없이 찾아서"p235

가난이 창피한 건 아니지만 마음 속에 있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다들 잘 사는데 나만 못사는 것 같을 때가 있었다. 학창시절... IMF가 찾아오고 넉넉했던.. 집안의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져... 모든게 눈치가 보였다. 걱정없어 보이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철없던 그 시절의 나는..그 공간에 갇혀.. 나만 못사는 것 같았다.

그때보다 조금 머리가 커졌을 때 사회에서 만난 여러 친구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 보통 내 또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친구들의 과거 속 "지극히 가난"이란 소재는 너무나 뜻밖이었다. 그 시간을 잘 넘기고 그들의 길 위에서 한걸음 한걸음 목표를 위해 걷고 있는 친구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는 동시에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잔존하고 있었던 내가 부끄러웠다. 큰용기도 얻었다. 이 책은 그런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우리는 "잘살아봐야지. 좀더 벌어봐야지.." "뭐 돈이 중요해? 행복하면 되지.." "아니 행복하려면 그래도 돈은 좀 있어야 하지않나?" 라며 서로의 각기 다른 기준에서 가난이란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서로 관점은 다르지만 저자의 에필로그를 빌어 한가지 분명한 결론을 내리고 싶다.


"조금 가난해도 대체로 행복할 수 있다면 인생이 그리 힘들지 않을 것 같다. 오늘 치의 행복을 위해 운동을 하고 맛있게 먹자. 열심히 일하고 많이 웃자. 나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하자고 마음 먹는다. 미래는 모르겠고 일단 오늘을 잘 살자"p255

가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었다. 하지만...공감이 되어서 일까? 절대 홀가분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어쨌든 나도 오늘 치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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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의 맛 - 이게 바로 주식하는 재미
홍민지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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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팬데믹 상황 속에서 폭락한 주식시장.. 이럴 때 투자를 하는 거라며 주변에서 너나할 것 없이 주식을 하고 어떤 이는 빚투까지... 헤어질때 인사는 성투하세요... 나도 거의 10년을 잊고 지내던 주식을 작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말그대로 일희일비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하루에도 수십번을 들락날락.. 지인들과의 대화에서도 빠지지 않는 주식과 코인이야기로 그렇게 시간을 보내오다 MZ세대의 주식 쇼핑생활의 이야기가 담긴 "일희일비의 맛"을 읽게 되었다.

"주식은 흡사 연애 같다.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생각이 떠나질 않고 온 신경세포가 거기에만 꽂혀 있다. 내 감정은 그에 따라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친다"는 저자의 말에 어떻게 공감을 하지 않겠는가...

사회초년생 시절 선배들을 따라 얼떨결에 주식에 발을 들인 10년차 개미인 홍민지 브랜드 마케터. 주식에 발을 들였다가 호되게 쓴맛을 보고 잠정은퇴하던 중 작년초 야심차게 컴백한 주식스토리에는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내가 단타를 점점 멀리하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다. 파편적이고 감정소모 심한 썸보다 안정감을 주고 믿음을 나누는 연애에 매력을 느끼게 되는 이치랄까. 짜릿하고 불 같은 썸이 때론 얼마나 아프로 치명적인지, 우린 굳이 수업료를 내고 배운다."p29

이런 비유가 너무 좋다. 단타를 파편적이고 감정소모가 심한 썸이라 지칭하고 안정감을 주고 믿음을 나누는 연애에 매력을 느끼는 장투에 포커스를 두는 비유가 주식을 하던 사람이라면 피식 웃게 되는 부분이 아닐런지..

저자가 처음 발견한 놀이터는 네이버 종토방. 꽤나 건설적이고 희망적인 방제와 전혀 딴판인 거친 야생의 개미정글이며, 여기가 디씨갤인지 메이플스토리 채팅장인지 분간이 안가는 혼돈의 장이라는 말에 또 한번 웃고 공감하게 만들었다.

"오래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종토방은 기도실이란 걸. 객관적이고 냉철한 정보보단 성호와 108배, 제발과 아악이 뒤섞인 개미들의 토템 광장 말이다"p89


"튼튼한 우량주의 존재는 이런 도전들을 가능하게 한 자신감의 근원이었달까. 과거보단 훨씬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주식을 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잘 고른 클래식 아이템은 시즌과 관계 없이 유용하고, 시대가 변해도 그 가치가 변치 않는다는 진리를 마주한 순간이었다"p103

"10년 전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가 거기에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는 시선. 초반엔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주식 자체가 원망스러웠지만 이젠 아니다. 주가는 계속 변화한다. 그 유기적인 움직임을 함께할 기업을 골라 투자하고 그 시간을 덤덤히 버티며 일상을 이어가다 보면 분명 기회는 온다. 잃은 돈을 다른 종목에서 채울 수도 있고, 만약 복구가 안 된다 해도 그 경험은 분명 다음 투자에 도움이 된다.

수익의 모양이 꼭 ‘+예수금’의 형태로만 한정된다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주식이란 하나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가짐, 어쩌면 종목 공부나 거래 전략 실습보다 더 중요한 덕목이 아닐런지."p154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반년이 흘렀다. 꾸준히 관찰한 결과 이 주식은 물이 들어와도 아주 잠깐, 나처럼 물린 사람들이 많은 모양인지 좀 오른다 싶으면 냅다 던져대는 물량이 많아 좀체 상승하질 못했다. 그 패턴이 하도 반복되다 보니 나 역시 액션을 미룬 채 관망 모드에 들어갔다. 언젠가는 이놈의 섬 탈출하고야 만다는 의지를 다지면서. 그러던 어느 날, 저 멀리 희미한 신호탄 같은 것이 보이는 게 아닌가."p186

작년 드렁큰에디터의 욕망 시리즈를 공감하며 재미있게 본 뒤로 애정하는 에세이 출판사가 되었는데, 이번에 읽게 된 "일희일비의 맛"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인스타그램에서 주식에세이 원고를 공모하여 독자들이 직접 읽으며 편집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교정지 리뷰어를 통해 독자들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 할 수 있었던 점이다.

주식을 어떻게 하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런 책은 아니지만 분명 배울 점도 있었다. 10년차 개미로서 그간 주식 경험담, 종목까지 오픈하며 주식을 하는 동안 저자의 감정의 선까지 읽을 수 있었고, 누구나 주식을 하며 겪어온 것들이기에 더욱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작년에 주식을 해본 사람이라면 정말 정말 내 얘기같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물흐르듯 써내려간 그녀의 문체 역시 읽기 편했던 에세이.

"MZ세대의 주식쇼핑 생활 이야기"

#드렁큰에디터 " #일희일비의맛 "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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