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의 맛 - 이게 바로 주식하는 재미
홍민지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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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 속에서 폭락한 주식시장.. 이럴 때 투자를 하는 거라며 주변에서 너나할 것 없이 주식을 하고 어떤 이는 빚투까지... 헤어질때 인사는 성투하세요... 나도 거의 10년을 잊고 지내던 주식을 작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말그대로 일희일비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하루에도 수십번을 들락날락.. 지인들과의 대화에서도 빠지지 않는 주식과 코인이야기로 그렇게 시간을 보내오다 MZ세대의 주식 쇼핑생활의 이야기가 담긴 "일희일비의 맛"을 읽게 되었다.

"주식은 흡사 연애 같다.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생각이 떠나질 않고 온 신경세포가 거기에만 꽂혀 있다. 내 감정은 그에 따라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친다"는 저자의 말에 어떻게 공감을 하지 않겠는가...

사회초년생 시절 선배들을 따라 얼떨결에 주식에 발을 들인 10년차 개미인 홍민지 브랜드 마케터. 주식에 발을 들였다가 호되게 쓴맛을 보고 잠정은퇴하던 중 작년초 야심차게 컴백한 주식스토리에는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내가 단타를 점점 멀리하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다. 파편적이고 감정소모 심한 썸보다 안정감을 주고 믿음을 나누는 연애에 매력을 느끼게 되는 이치랄까. 짜릿하고 불 같은 썸이 때론 얼마나 아프로 치명적인지, 우린 굳이 수업료를 내고 배운다."p29

이런 비유가 너무 좋다. 단타를 파편적이고 감정소모가 심한 썸이라 지칭하고 안정감을 주고 믿음을 나누는 연애에 매력을 느끼는 장투에 포커스를 두는 비유가 주식을 하던 사람이라면 피식 웃게 되는 부분이 아닐런지..

저자가 처음 발견한 놀이터는 네이버 종토방. 꽤나 건설적이고 희망적인 방제와 전혀 딴판인 거친 야생의 개미정글이며, 여기가 디씨갤인지 메이플스토리 채팅장인지 분간이 안가는 혼돈의 장이라는 말에 또 한번 웃고 공감하게 만들었다.

"오래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종토방은 기도실이란 걸. 객관적이고 냉철한 정보보단 성호와 108배, 제발과 아악이 뒤섞인 개미들의 토템 광장 말이다"p89


"튼튼한 우량주의 존재는 이런 도전들을 가능하게 한 자신감의 근원이었달까. 과거보단 훨씬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주식을 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잘 고른 클래식 아이템은 시즌과 관계 없이 유용하고, 시대가 변해도 그 가치가 변치 않는다는 진리를 마주한 순간이었다"p103

"10년 전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가 거기에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는 시선. 초반엔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주식 자체가 원망스러웠지만 이젠 아니다. 주가는 계속 변화한다. 그 유기적인 움직임을 함께할 기업을 골라 투자하고 그 시간을 덤덤히 버티며 일상을 이어가다 보면 분명 기회는 온다. 잃은 돈을 다른 종목에서 채울 수도 있고, 만약 복구가 안 된다 해도 그 경험은 분명 다음 투자에 도움이 된다.

수익의 모양이 꼭 ‘+예수금’의 형태로만 한정된다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주식이란 하나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가짐, 어쩌면 종목 공부나 거래 전략 실습보다 더 중요한 덕목이 아닐런지."p154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반년이 흘렀다. 꾸준히 관찰한 결과 이 주식은 물이 들어와도 아주 잠깐, 나처럼 물린 사람들이 많은 모양인지 좀 오른다 싶으면 냅다 던져대는 물량이 많아 좀체 상승하질 못했다. 그 패턴이 하도 반복되다 보니 나 역시 액션을 미룬 채 관망 모드에 들어갔다. 언젠가는 이놈의 섬 탈출하고야 만다는 의지를 다지면서. 그러던 어느 날, 저 멀리 희미한 신호탄 같은 것이 보이는 게 아닌가."p186

작년 드렁큰에디터의 욕망 시리즈를 공감하며 재미있게 본 뒤로 애정하는 에세이 출판사가 되었는데, 이번에 읽게 된 "일희일비의 맛"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인스타그램에서 주식에세이 원고를 공모하여 독자들이 직접 읽으며 편집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교정지 리뷰어를 통해 독자들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 할 수 있었던 점이다.

주식을 어떻게 하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런 책은 아니지만 분명 배울 점도 있었다. 10년차 개미로서 그간 주식 경험담, 종목까지 오픈하며 주식을 하는 동안 저자의 감정의 선까지 읽을 수 있었고, 누구나 주식을 하며 겪어온 것들이기에 더욱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작년에 주식을 해본 사람이라면 정말 정말 내 얘기같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물흐르듯 써내려간 그녀의 문체 역시 읽기 편했던 에세이.

"MZ세대의 주식쇼핑 생활 이야기"

#드렁큰에디터 " #일희일비의맛 " 잘 읽었습니다.

불펌금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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