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가난해서
윤준가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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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딱 오늘 치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중입니다"

"지금 이순간, 가난을 곁에 두고 사는 삶에서 일어나는 실제의 일들을 쓰고 싶었다. 우리 세대의 사람들이 겪는 자세한 상황에 대해서. 쓰면서도 언제나 가장 망설여지는 부분은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중략) 나보다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있고, 우리는 다양한 강도와 형태의 가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나는 글을 쓸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내 가난을 기록할 충분한 이유가 됐다." -프롤로그 중에서-

"에어컨 없이 무더위를 견디고

치과에 갔지만 치료를 망설이고

카페에선 습관처럼 아메리카노를 시키는,

익숙하다가도 낯설어지는

가난의 순간들에 대하여"

가난에 대한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한!! 카카오 브런치,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작 "대체로 가난해서"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프리랜서가 됐고 출판사 말랑북스를 운영하는 윤준가 작가님의 에세이이다.

“난 가난해요” 하는 사람에게 “너 안 가난한 것 같은데?”라고 말하면 그 이후의 일은 그야말로 폭력적이다. 가난한 사람은 자신을 ‘가난해 보이지 않도록 만든’ 물건이나 상황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 그 밑에 어떤 사정이 깔려 있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p18

"그때 알게 됐다. 싸구려에다 오래되기까지 한 장판은 아무리 청소를 해도 깨끗하지 않는다는 걸. 가난한 살림이 더러워 보이는 건 꼭 게을러서가 아니라는 걸"p73

"예전의 엄마가 그랬듯 싱크대 앞에 서서 좋은 딸기와 무른 딸기를 골라내면서, 엄마도 나처럼 할인하는 딸기를 사오셨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p150

“일단 낳으면 어떻게든 키우게 돼 있어.” 경제적인 이유로 출산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늘 듣는 말이다. 나는 이 말에서 ‘일단’과 ‘어떻게든’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p200

"그러므로 당장 10억 원이 내 앞에 떨어진다 해도 나는 계속 이 일을 할 것이다. 다만 덜 힘들고 더 기쁜 방향을 거침없이 찾아서"p235

가난이 창피한 건 아니지만 마음 속에 있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다들 잘 사는데 나만 못사는 것 같을 때가 있었다. 학창시절... IMF가 찾아오고 넉넉했던.. 집안의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져... 모든게 눈치가 보였다. 걱정없어 보이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철없던 그 시절의 나는..그 공간에 갇혀.. 나만 못사는 것 같았다.

그때보다 조금 머리가 커졌을 때 사회에서 만난 여러 친구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 보통 내 또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친구들의 과거 속 "지극히 가난"이란 소재는 너무나 뜻밖이었다. 그 시간을 잘 넘기고 그들의 길 위에서 한걸음 한걸음 목표를 위해 걷고 있는 친구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는 동시에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잔존하고 있었던 내가 부끄러웠다. 큰용기도 얻었다. 이 책은 그런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우리는 "잘살아봐야지. 좀더 벌어봐야지.." "뭐 돈이 중요해? 행복하면 되지.." "아니 행복하려면 그래도 돈은 좀 있어야 하지않나?" 라며 서로의 각기 다른 기준에서 가난이란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서로 관점은 다르지만 저자의 에필로그를 빌어 한가지 분명한 결론을 내리고 싶다.


"조금 가난해도 대체로 행복할 수 있다면 인생이 그리 힘들지 않을 것 같다. 오늘 치의 행복을 위해 운동을 하고 맛있게 먹자. 열심히 일하고 많이 웃자. 나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하자고 마음 먹는다. 미래는 모르겠고 일단 오늘을 잘 살자"p255

가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었다. 하지만...공감이 되어서 일까? 절대 홀가분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어쨌든 나도 오늘 치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불펌금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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