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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 - 신예희의 여행 타령 에세이
신예희 지음 / 비에이블 / 2022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201/pimg_7367201393291482.jpg)
"신예희의 여행 타령 에세이"
세계를 여행하고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 신예희.
"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
해외여행은 커녕 국내여행도 조심조심 마음대로 누리지 못하는 세상... 그래서 인지 제목을 보자마자 마음이 확 와닿았다. 작가가 누구일까? 책날개부터 보았는데..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을 쓴 작가였다니^^ 더욱 반가웠다.
기내식을 향한 마음도 그렇다. 뻔하네, 맛이 없네, 어쨌네 투덜거리면서도 실은 자리에 안장 안전벨트를 맨 순간부터 모든 정신이 기내식에 쏠려 안절부절못하며 볶음 고추장 튜브와 참기름 파우치를 영혼까지 쭉쭉 짜 넣고 썩썩 비빈다.
하루 4시간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첫 목적지는 치앙마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끼어서 인터넷 즐겨찾기를 2바퀴째 돌고 있다니 세상 힙하다. 그날로 멤버십을 결제해 매일같이 출근한다. 치앙마이에 이어 포르투, 마드리드, 이스탄불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공용 사무실을 짧거나 길게 경험하며 좋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2년 후 코로나가 터지며 모두들 반강제로 재택근무를 하고 화상회의를.. 수업을... 하고 있다니...
"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는 여행에 대한 작가의 25개의 기억이 담겨져 있다.
하늘위에서 먹는 밥의 맛, 여기까지 와서 스벅이라니, 첫 레게머리와 브라질리언 왁싱, 여행지에서 머리채를 잡는 일, 비상약품 파우치에 꼭 넣어가는 '그것'까지...!!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201/pimg_7367201393291481.jpg)
"와, 나 지금 되게 무심하게 이 집에 들어왔는데? 엄청 시크하게 주문했는데? 심지어 인증샷도 안찍었어"
"이런 순간을 영접해버리고 나면 이 동네가 갑자기 '우리동네'로 바뀌어버린다. 드디어 과몰입이 시작되는 것이다. 마음이 느긋해지고 너그러워지며, 시야도 넓어지는 것만 같다"p71
"지금 내 상태가 어떻지? 무난한가? 맛이 갈락말락 하는 중인가? 이미 갔나? 너무 늦기 전에 중간중간 셀프 체크하고, 필요할 때마다 응원 버튼을 꾹 눌러 의식적으로 텐션을 올린다. 나는 요걸 '박카스 마인드'라고 부른다"p85
"살면서, 일하면서, 여행하면서, 그동안 직접 겪은 일과 보고 들은 일들이 쌓여 우리들 각자의 인사이트가 된다"p186
언젠가부터... 가족과 함께 '제일 먼저 갈 곳' 목록 작성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코로나가 진정되면 어디부터 가볼까?" 라며 가고 싶은 곳을 표시해 둔다. 말은 못하지만 내심.. '정말 이곳에 편히 갔다 올 수 있을까? 언제?' 라는 막막함이 크다.
예전에는 잘 몰랐던 사소한 발자취들이 서서히 스며드는 내 삶의 경험치라는 것을 잘 모르고 건너 뛰며 지내왔던 것 같다. 이런 작은 하나하나가 얼마나 나에게 소중한 것인지 뒤 늦게야 깨닫고 있다. 마스크를 벗고 마음 껏 누리며 다닐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줄 몰랐습니다"를 읽으며 공감가는 메시지에 추억도 떠오르며 여행의 욕구가 다시 한번 쏟아 오르는 오늘이다..
불펌금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