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맞이하여 도서관에서 피가 낭자하는 혹은 악령이 나오는 소설책 몇 권 빌렸다. 정확히는 다섯 권. 제목을 나열해 보면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명성답게 책은 너덜너덜 걸레가 되기 직전, 더 기대되잖아!!!), <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 <늑대와 토끼의 게임>, <커피 괴담: 온다 리쿠 연작소설>, <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 이렇게 다섯 권이다. 그러고 보니 전부 일본 작가의 소설. 그럴 수밖에. 일본 소설 코너에서 골랐기 때문. 정서가 정서인지라 미국과 유럽식 연쇄살인마보다는 일본의 살인마나 귀신 이야기가 최소 열 배 이상은 더 재미있음! 솔직히 스티븐 킹 소설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잘 모르겠달까. 하지만 미쓰다 신조의 기괴함에는 뭔가 설득된달까.


시네마테크에서 영화 <등대지기들>을 봤다. 1922년 포르투갈에서 만들어진 흑백 무성영화다. 1922년 작품이므로 무성, 흑백인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등대지기들>은 교제 살인을 소재로 한 영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얼마나 많은 교제 살인이 있었을까를 생각하니 이미 없는 인류애지만, 인간 그냥 이대로 멸종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시크릿 에이전트>를 봤다. 160분. 너무 길었다. 주연 배우 바그너 모라의 출연작을 제미나이에게 물어보니 <나르코스>에서 콜롬비아 마약왕 역할을 했고, 이 역할로 세계적 스타가 되었다고 했다. 나르코스 봐야겠다. 며칠 전에 우민호 감독의 <마약왕>을 봤는데, 기대가 없어서 였을까 볼 만했다. 이어서 우민호 감독, 현빈 주연의 <메이드 인 코리아>(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민호 감독 작품 본 게 <마약왕>이 두 번째(첫 번째는 <하얼빈>). 걍 내 스타일 아님. 정액 냄새 진동하는 영화 싫어함. 예를 들면 영화 <신세계>같은 거 진짜 싫어한다. 이것도 몇 년 전에야 겨우 봤는데 예상대로 기분 더러웠다. 영화도 더러웠음. 혹시나 하고 검색해 보니 박훈정 감독 영화도 <신세계> 말고는 본 것 없네 ㅋㅋㅋ 내가 최고의 좆이 되고야 말겠다는 것을 목표로 좆 크기로 줄 서고 "사랑합니다" 하면서(영화 <부당거래> 명대사 명장면 ㅋㅋㅋㅋ "사랑합니다") 허리를 직각으로 굽히는 슈트 입은 검사=건달=조폭 영화 이야기 진짜 싫다. 유사작으로는 <더 킹>. 보고 나면 기분 진짜 더럽지. 

작년에 영화 <아임 스틸 히어>를 봤기 때문에 대충 알긴 하지만 제미나이에게 1977년 브라질 정치 상황도 물어봤다.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구글이 아니라 제미나이에게 질문하는 장면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이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제미나이가 없었거나 있었더라도 막 출시된 시기일 듯. 제미나이에게 제미나이 출시일을 물어보니 2024년 2월 8일에 제미나이로 개명하고 현재의 대화형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한다.  ps.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1977년 브라질 사람들의 비만 인구 비율이다. 1977년에 저 정도로 살이 찔 수 있으려면 먹을 것이 풍족했다는 의미인데, 정치는 쓰레기 같아도 기아는 해결되었구나 싶었다. 1977년의 한국은 다수의 국민이 저체중 결식이었을 거 같은데. 영화의 첫 장면에서 상반신 탈의의 주유소 직원의 뱃살을 보고 기절할 뻔. 또한 주인공 아르만도의 장인 역할 배우의 부실한 하체와 대조되는 엄청나게 나온 배를 보면서 무릎 관절 멀쩡히 걸어 다니는 거 자체가 인체의 신비라는 생각 또한 했다. 

지난 5월에 시네마테크 특별전 대만 뉴웨이브에서 <슈퍼 국민 코>라는 영화를 보고 대만에 대해서 1도 관심이 없었기에 몰랐던 충격적인 사실-대만은 무려 37년간(1949년~1987년) 계엄령 시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로소 <공포분자>와 <타이페이 이야기>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 왜 누아르일 수밖에 없었는지 납득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도 계엄령 시대가 있었긴 하지만 내가 겪은 건 아니라서 약간은 일제강점기 역사 느낌으로 여기던 것을 윤석열 덕분에 4D로 체험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국내외의 계엄 관련 정치 영화들을 더 잘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걸 고마워해야 하나 ㅋㅋㅋㅋㅋ. 윤 씨 같은 자들의 유전자가 없어지는 것 =인 류 진 화! 윤 씨 부부가 무자녀인 것 천만다행!  

2026년이 되어서야 알게 된 인간 유전자의 열악함은 무엇인가? 어떤 인간들, 혹은 다수의 인간들은 계엄령 혹은 그 비슷한 상황을 원한다는 것이고 그런 시절이 그들에게는 태평성대라는 것이다. 인간 참 열악하지... ps. 다른 건 모르겠고 최근 어떤 정치인이 스마트한 독재(아마도 박정희??)라고 하는 걸 듣고는 피식했다. 권모술수와 정치가 동의어라고 생각하나 봄. 인간 참 열악하다 열악해. 스마트하게 최신형 드론에 실려서 동해 바다 한가운데서 낙하산도 없이 추락 당해봐야 정신 차리려나(영화 <아임 스틸 히어>에서 군 비행기에 실린 반정부 인사들 시체를 바다에 수장하는 장면 참고, 그러면 동네 어부가 잡은 육식(식인?) 상어의 뱃속에서 미처 소화되지 못한 털이 부숭부숭한 왼쪽 다리 하나가 나오겠지. 이건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 장면임).

인간 세상 누아르가 기본값인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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