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30분에 상영하는 <마이클> 보러 왔다가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아서 매표 못해서 지금 이러고, 다시 말해 일기를 쓰고 있다. 9시 30분 조조 영화니까 9시 25분에 영화관에 도착해도 넉넉하다고 생각했는데(다른 주말엔 늘 넉넉했다) 극장 로비는 북새통이었다. 번호표를 뽑고 대기 인원을 보니 63명. 가뿐하게 <마이클> 포기하고 다음 영화부터 보기로 결정했다. 5월 13일(수)부터 영화지원금 6천 원 할인 행사가 시작된 첫 주말이라서 이렇게 북적대는 건가? 어제(토)는 영화관에 오지 않아서 인파가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충격적이었다. 어차피 조조는 5천 원인데. 4천 원 할인받자고 사람들이 이렇게 몰릴 수가 있는 일인지. 아니면 <마이클>(26.5.13. 수 개봉)이  개봉 첫 주라서 관객이 몰리는 걸까??? 그렇게 18분 후, 즉 9시 43분에 매표를 하는데, 옆 창구에서 영화 시작한 지 13분이 지난 <마이클>을 예매하는 사람을 보고 놀라 버림. 일단 13분이 지난 영화를 발권하는 거 자체도 놀라웠고. 이 영화관의 운영 원칙에는 상영 시작 10분 후 극장 입장 불가인데 말이다. 오늘 아니면 영영 못 보는 영화라면 영화 시작 13분을 놓치더라도 보겠다는 의지를 밀고 나갈 수 있겠지만, 마이클은 오늘 하루만 해도 두 번의 상영이 더 예정되어 있고, 개봉 첫 주라고 아직 상영 예정 회차가 많을 텐데 127분 영화에서 시작 15분을 날려먹으면서까지 영화 보기를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마다 영화에 대한 입장, 영화관에 올 수 있는 여유 시간에 대한 입장이 다르므로. 일요일 아침 늦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조조 상영으로 영화를 보러 온 것 자체가 요즘 같은 대 유뷰트 시대, 대 쇼츠 시대, 대 OTT 시대에 매우 매우 귀감이 되는 행위일지도 접어두기로 한다.


원래 나의 오늘 영화 감상 계획은 9:30 마이클, 12:00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14:20 타이페이 이야기 이렇게 3편을 보고 퇴근하는 것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매표 대기로 인해서 마이클이 밀렸으므로 그렇다면 이렇게 된 김에 시네마테크 특별전 대만 뉴웨이브 3편 전부 다 봐 버리자. 체력은 뭐 어찌 되겠지...

마이클을 보지 못했기에 생겨버린 2시간 30분을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듯 나는 오늘 처음으로 영화관에 맥북을 챙겨 나왔다. 혹시나 하고 챙겨 왔는데 이 선택이 오늘, 아니 어쩌면 올해의 가장 잘한 일이 될 수도 있겠다. 왜 챙겨 왔냐면 이번 주 토, 일은 집에 있지 못해서 일기를 쓸 시간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지난 금요일에도 1980년대 대만 영화 3편을 봤고, 이 감상을 최대한 빨리 기록해 두지 않으면 제목도 내용도 다 까먹을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늘 영화와 영화 사이 20분~25분 사이에 무조건 닥치는 대로 기록해 두자는 생각에서 맥북을 가지고 온 것. 그리고 이런 식으로 10분, 20분 시간의 틈이 생길 때마다 일기를 쓰는 데 익숙해진다면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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