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김, 영화관에 가다> 2026.2.19.개봉
감독: 김동호
장르: 장편 다큐멘터리
출연: 김동호,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고레에다 히로카즈, 탕웨이(꼽사리 김태용), 뤽 베송, 데르덴 형제, 차이밍량, 임권택, 문소리+장준환, 심재명(명필름), 한재덕(사나이픽쳐스, 이 다큐 제작, 한재덕이 제작한 영화는 셀 수도 없지), 정지영(감독), 장재현(파묘 감독), 강제규(쉬리 감독), 윤가은(세계의 주인 감독), 박정민, 이정재, 김남길, 황정민, 고아성 등등. 출연진이 너무 많고 엄청나서 다 기억하기엔 무리무리.
관객수: 2026.3월 22일 현재 간신히 1000명 넘어서 1090명. 내가 봤을 땐 700명 초반이었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00만 명을 넘었다는데. 참고로 나는 <왕과 사는 남자>와 <휴민트> 둘 다 연휴 때 봄. 두 영화 모두 잘 되길 바랐는데 <휴민트>가 흥행 못해서 눈물이 ㅠㅠ <왕과 사는 남자>와 개봉 시기가 겹치지 않았다면 더 흥행했을 텐데... 이 두 영화 감상문은 임시저장으로 길게 있는데 살릴지 말지 고민 중.
무기력할 때, 인생 활력이 0에 수렴할 때, 만사 귀찮고 때려치우고 싶을 때 보면 활력을 얻을 수 있는 영화!!
김동호는 초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었다.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김동호이다.
이 다큐를 보고 김동호에 대해서 알게 된 점: 전공은 법. 하지만 법조인이 되지 않고 관료가 되어 문화부에 발령받아 어쩌다 보니 영화관련 행정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
영화 속에는 80살은 충분히 넘었을 것 같은 김동호가 다큐를 찍기 위해서 촬영 감독에게서 카메라 온 오프부터 배우는 장면, 고령의 나이에도 매년 독일 등등 영화제에 참석하는 장면, 엄청나게 두꺼운 돋보기안경을 쓰고 독수리 타법보다 느린 타자로 원고를 쓰는 장면 등등 깜짝 놀랄 장면들의 연속으로 나와서 내 뒤통수를 후려친다(엉엉). 내일모레면 90살이 되는 김동호는 나보다 더 왕성하게 움직이면서 생활하고 있었다!!!
1937년에 태어난(처음 본 영화를 말할 때 625 전쟁으로 피난 가서 본 영화라고, 그때가 중학생 때라고) 김동호는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아마도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문화공보부 공무원으로 입사하여 퇴직할 때까지 문화 관련(특히 영화) 주요 행정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스크린 쿼터제 관련 업무도 처리했을 듯하고, 이때 영화 종사자들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 다큐 속 정지영 감독과의 면담에서 얼핏 나온다.
2026년 3월 현재 한국나이로 90세, 만으로 88세. 자신의 만든 첫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는 건 어떤 느낌일까. 문화(특히 영화) 관련 행정부 공무원이 되었을 뿐인데 삶이 온통 영화로 채워지는 세상 부러운 삶!!! 김동호가 스포츠 관련부서에 발령받았다면 아마도 이 다큐는 '미스터 김, 축구장에 가다'가 되었을 지도. 장르가 뭐였든 열심히 했을 것 같은 사람이다.
봉준호 언제 나오나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역시나 봉감독은 주인공(?)이라서 말미에 나온다. 끝까지 기다려야 해!!
다큐의 주요 테마는 전세계라고 하지만 주로는 유럽과 아시아의 오래된 극장에 찾아가서 관련자들과 인터뷰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인터뷰는 상영관 의자, 영화관 로비의 테이블에서 이루어진다. 필수 질문은 '당신에게 영화관은 무엇인가?'
누구더라. 박찬욱이었나. 영화관은 학교라고 했다. 나 역시 이 말에 매우 동의함! 확실한 것은 같은 영화라도 영화관에서 보면 더 잘 봐진다는 것이다. 인강과 직강의 차이랄까. 기계가 읽어주는 교과서 본문보다 선생님이 직접 읽어주는 본문이 뇌에 더 오래 남는 것과 비슷한 이치.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교실에서 선생님이 본문을 읽어주면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이해도 더 잘 되었다. 그래서 공부할 때, 지금도 이해가 잘 안 되는 내용의 책을 읽을 때는 작게 소리 내어서 또박또박 읽곤 한다. 그러면 이해가 잘 됨.
영화 속에서 인터뷰 하는 영화감독, 영화배우, 영화 제작자, 영화 제작 종사자, 영화관 종사자들 대부분은 영화관의 미래를 암울하게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영화의 미래도 좋게 전망하지 않고 있다. 나는 전망이 나쁘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지금, 있을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충분히 감상하자는 주의다.
임권택 감독이 나오는 장면. 1937년 생인 김동호는 인도네시아던가 그 쯤 나라의 어떤 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 특별전을 하는데, 이 특별전에 1936년 생 임권택 감독을 모시고 참석하겠다면서 임권택 감독 섭외를 시도한다. 김동호에 비해서 활력이 많이 없어 보이는 임권택 감독은 해외여행을 망설이는 눈치다. 이 장면에서도 도대체 김동호의 저 활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불가사의할 뿐이었다. 나는 저 나이에 살아있지도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ps. 올해의 작은 목표: 인디영화 관람 스탬프 10개 다 모으기. 인디영화 1편당 스탬프 1개. 현재 4편 봄. <맨홀> <한란> <세계의 주인> <미스터김, 영화관에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