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폐막한 30th 2025 BIFF 때 연속 나흘을 영화 보러 가서 마지막 상영 영화+GV까지 보고서야 극장을 나왔다. 극장을 나온 때는 대충 23시 전후의 시각. 집에 와서 대충 씻고 간신히 0시 전에 자고 다음날 6시 조금 전에 일어났다. 연속 나흘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이 조금 모자랐다. 매일 8시간 남짓 자야만 생활이 가능한 나인지라 '사람이 이러다가 과로사하는구나.'를 간접 체험했달까. 그나마 버틴 건 영화제+GV뽕이었다. GV에는 마르코 벨로치오, 션 베이커, 줄리엣 비노쉬 그리고 양조위가 있었다. 이 뽕으로 버틴 것. 내년 영화제 때는 나이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자 다짐했다. 1939년생 마르코 벨로치오 씨도 저렇게 활력 넘치게 일정 소화해 내는데 그에 비하면 나는 청춘(?)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자신을 추앙하는 팬들에 둘러싸인 86세의 이탈리아 노인은 더 심한 뽕에 취해 있을 테니 활력이 넘치는 것이 어쩌면 당연지사!!
그리고 문제의 어제. 이상하게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서, 영화 5편을 봤다. 영화 시간표가 그렇게 아다리가 맞기도 참 어려운데 그게 됐다. 5편은 역시 과유불급이었다는 반성에 날씨도 동의한 듯 폭우 속의 야간 운전을 해야만 했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였다. 밤에는 그칠 줄 았았는데 폭우로 변해 있었고, 내 옆차로의 자동차가 튀긴 엄청난 빗물이 정면 유리창을 뒤덮어서 순간 시야가 완벽하게 가려졌고, 그 구간은 커브길이었기에 아찔했다. 잘 아는 길이었기에 망정이지 익숙하지 않은 길이었다면 중앙분리대를 박았을지도.
그리고 문제의 10월. 영화의전당 라인업은 영화 보다가 과로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러닝타인 4시간이 넘는 <쇼아> 1, 2부 상영이라던가(인터미션 없음), 러닝타인 338분(5시간 38분?? 인터미션 없음)인 실험영화(?)를 무료 상영하질 않나. 아벨 강스 <나폴레옹>(1927년작, 사실 아벨 강스 누군지 모르지만) 국내 최초 개봉!(심지어 무료 상영) 이런 거 하면 엄청 관람 도전하고 싶어 진단 말이야!!!!! 이미 모두 예매 완료. 지금 심정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체력될 때) 도전하자.
사실 지난 8월에도 영화지원금, <뉴 멕시칸 시네마와 이란 영화 걸작선> 이어서 진행된 <아세안 영화제> 때문에 본 영화가 서른 편. BIFF 준비 때문에 극장이 영업을 하지 않는 덕분에 한숨 돌리고 나자마자 BIFF 영화 보느라 크레이지 모드 했다가 이제 자제하자 싶었는데 <2025 부산현대미술관 시네미디어-영화 이후> 프로그램에서 희귀 영화들을 무료 상영을 하니 자제도 절제도 되지 않는 상황. 닥치는 대로 매관매직, 뇌물수수, 왕(비)놀이(종묘에 지인 초대해서 놀기, 해군함정 타고 뱃놀이, 공군 1호 대통령 전용기로 명품 보석과 명화 밀수 ㅋㅋㅋ 이런 천하에 몹쓸 년이 있나)를 했던 4398이 조금은 이해되는 순간이다. 그 모든 부귀영화와 권력을 맛본 후 누런 수용복을 입고 닉네임 V0 대신 수감번호 4398로 독방 감옥에 있는 기분이 어떤 걸지 진짜 궁금하다. 만신창이가 되어 있을 거라는 내 기대와 달리 첫 재판에 나온 4398의 꼴은 필요 이상으로 멀쩡했다. 심지어는 머리숱마저도 많아 보였다. 어떻게 묶었길래 머리가 풍성해 보이지? 설마 포니테일용 가발도 지원받은 걸까? 다음 재판에서는 넷플릭스 드라마 <애나 만들기>의 애나 델비의 법정룩의 4398 버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