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생쥐가 한 번도 생각 못 한 것들

사자와 생쥐가 한 번도 생각 못 한 것들
전김해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자가 있었어요. 어느 날 사자는 <사자와 생쥐>라는 이솝이야기를 읽게 되고 '작은 생쥐가 밀림의 왕인 나를 구할 수 있다니'하며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깨달음을 얻게 되요. 그러다 우연히 생쥐를 만나게 되고 사자는 생쥐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하지만, 생쥐는 사자가 자신과 생김새부터 습성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거절합니다.

"우린 너무 달라요!"

"다르다는 건 완성의 다른 이름이기도 해.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서 부족함을 채워 주니까."

그 후 사자와 생쥐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 끝에 친구가 되요. 그리고 둘은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 도중 생쥐는 까치를 만나게 되고 까치는 바다에 사는 바다사자에 대해 말해주죠. 바다사자가 궁금해진 생쥐는 사자에게 그를 찾으러 가보자 제안합니다.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바다사자를 찾으러 가는 여정에서 사자는 처음으로 바닷물 위에 뜨는 법을 배우게 되요. 바다사자를 만나 바닷속에서 신기한 경험과 위기를 겪게 된 후, 셋은 이번엔 하늘에 사는 사자를 만나러 가게 됩니다.

하지만 하늘사자를 찾지도 못하고 때마침 만난 독수리에게 공격받아 간신히 도망쳐나온 사자와 생쥐 그리고 바다사자는 급기야 깊은 산속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요. 산속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외로운 나무꾼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은 나무꾼이 더는 외롭게 살지 않도록 짝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들이 생각한 짝은 바로 하늘에서 연못으로 목욕하러 내려오는 선녀였어요. 아홉 선녀들 중 막내 선녀의 옷을 훔쳐 숨겨놓고 나무꾼과 만나게 했지요. 나무꾼과 선녀는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세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살게 되었어요.

자신의 동생이 인간과 아이를 낳고 사는 삶을 못마땅하게 여긴 큰선녀는 막내 선녀를 하늘로 다시 데려가고 싶었지만 막내 선녀는 남편과 아이들을 두고 홀로 하늘 세계로 갈 수 없다고 해요. 이후 큰선녀는 막내 선녀와 아이들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갈 방법을 모색해 이들을 데리고 하늘 세계로 올라갑니다.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이 그리웠던 나무꾼, 사자와 생쥐 그리고 바다사자는 막내 선녀의 도움으로 하늘 세계로 올라가 서로 재회하게 되는데...

<사자와 생쥐가 한 번도 생각 못 한 것들>은 우리가 어릴 적 읽었던 이솝우화와 전래동화를 각색하고 거기에 철학적 메시지와 교훈이 담긴 창작동화 같은 소설이에요.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은 바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입니다. 생쥐, 바다사자는 살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들과 생각해보지 못 한 것들을 경험하면서 세상의 무궁무진한 다양성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받아들이고 존중해주죠.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 등은 나와 주변이 서로 어우러져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방해요소이기에 이것으로부터 벗어나 차이를 인정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름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존중하고 존중받아야 될 것이며, 서로간에 우위를 가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얀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 어른들 뿐 아니라 아이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카페, 공장

카페, 공장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9
이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카페, 공장>은 자신들의 쉼터인 카페를 차리고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녀들의 도전의식을 그린 이진 작가의 장편소설이자 성장소설이다. 정이, 영진, 민서, 나혜는 오동면이라는 시골 동네에 사는 고등학생들. 그들이 하교 후 찾을 수 있는 공간이라곤 동네 분식집, 빵집, PC방, 편의점 등이 전부다.

어느 날 4명의 소녀들은 서울의 연남동에 위치한 인기있는 카페를 방문하게 된다. 공장을 개조한 듯한 분위기와 빈티지 인테리어, 옛 감성이 물씬 느끼는 소품들을 보고 자신들의 동네에 있는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 폐공장을 물색, 그곳에 그들만의 아지트인 카페를 차릴 계획을 세운다.

각자 집에서 카페 물품으로 활용할 물건들을 가져와 제법 구색을 갖추고, 서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나간다. 처음엔 그저 자신들만을 위한 작은 아지트로 시작했지만 sns를 통한 홍보 전략으로 점점 입소문이 나 방문하는 손님들이 늘어간다. 믹스 커피에서 원두 커피로, 다양한 디저트 개발, 정성스런 메뉴판 및 간판 만들기 등 모든 것을 직접 연구하며 노력해간다. 하지만 이 공장의 소유주의 등장으로 그들은 폐점의 위기에 처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나가는 것이다. 원두 커피 내리는 방법, 디저트 만들기, 엽서 그리기, 청소하기 등 모든 것이 이 네 소녀들의 손을 거치기에 때론 힘에 부칠때도 있고 서로를 원망할 때도 있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더욱 결속력을 다져나가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처음엔 무모하고 대책없어 보였던 그들의 계획은 실행에 옮겨지고, 그것을 잘 꾸려나가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도와가면서 책임감과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아이들. 소녀들은 카페 운영을 통해 내적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세상의 벽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누구의 강요도 아닌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을 지고 노력한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마치 현실판 이야기 같아 이 아이들을 응원하며 읽어나갔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모른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 그 어떤 보람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소신도 내세워보지 못하는 아이들, 남에게 뒤처질까 전전긍긍하는 아이들, 시간의 흐름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아이들, 누군가 자신의 꿈을 응원해주길 바라는 아이들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성적이 아닌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자신의 미래 결정권을 가지고 소신있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추천한다.

마고의 샘물

마고의 샘물 ㅣ 돌개바람 46
임어진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5월

어느 날 외할머니, 엄마와 함께 동네에 새로 생긴 '마고 목욕탕'에 간 아리.

엄마와 외할머니는 뜨끈한 불가마탕에, 아리는 미지근하고 물높이가 얕은 해수탕으로 들어갔어요. 해수탕 벽에는 섬 그림이, 섬 아래쪽에는 온갖 꽃들이 가득 그려져 있었지요. 아리는 가까이 다가가서 보려다가 갑자기 세진 물살과 높이 솟은 파도에 떠밀려 그림 속 섬바닷가 속으로 빨려들어갔어요.

'마고의 샘물 섬'이라 불리는 이 섬에는 빨간 옷을 입은 백명이 넘는 아이들이 꽃들을 가꾸며 섬을 지키고 있었어요. 이 섬의 샘물은 맑고 깨끗하며 심지어 달았어요. 깨끗한 물을 먹으며 사는 꽃들은 세상 아이들의 숨을 담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구리라는 큰 지네가 산 중턱에 살면서 꼭대기로부터 내려오는 맑은 샘물을 받아먹으며 살았는데, 마구리의 독이 물을 흐려 산 아랫쪽에 살던 꽃들이 시들어가기 시작했어요. 무시무시한 마구리를 물리치러 간 아리와 아이들은 마구리로부터 도망치다 동굴 속에 갇히게 되고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두려움에 떨던 아리를 '엄마'하고 외치게 되고 잠시 후 엄마가 나타나요. 이후 겁에 질린 엄마가 또 다시 '엄마'하고 부르자 외할머니가 나타나서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구해주지요.^^

엄마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로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태초의 엄마인 '마고'여신이 있답니다. 이 마고신은 세상의 아이들이 태어날 수 있게 해주고 지켜주는 신이지요. 세상을 만들고 너무 고단해 깊은 잠에 빠진 마고신을 대신해 아이들이 '마고의 샘물 섬'을 지키고 있었던 거에요. 섬의 샘물은 생명수와 같아요. 깨끗한 샘물을 먹으면 건강하게 자라지만 더러운 샘물을 먹으면 시들시들 아파지지요. 그래서 이 세상의 아이들이 꽃들이 시들어가듯 온갖 질병에 시달리며 아프게 된거랍니다.

이 책은 따듯하게 우리를 품어주는 모성애와 깨끗한 세상을 만들고 지켜나가자는 환경보호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임어진 작가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맑은 샘물을 마시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길 바라는 듯 해요. 생명의 소중함과 환경의 중요성, 우리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모성애를 알아갈 수 있는 재미있는 동화, '마고의 샘물'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재수 지음 / 심플라이프 / 2020년 5월

오랜만에 친구같은 책을 만났어요.

재수 작가의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인데요.

저와 비슷한 성향인 분이라 읽으면서 어쩜 나랑 이렇게 똑같지? 하면서 읽던 찰나, 와이프이신 대장님(별칭)께 더욱 반해버렸어요.^^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는 만화만 그리느라 바쁜 작가님께 빛의 천사로 나타나 알뜰살뜰하게 돌봐준 아내분과의 에피소드를 시작해요. 결혼 후 길거리 고양이를 입양해서 키우게 되서 총 4식구가 알콩달콩 살아간다고 해요. 사실 작가님은 고양이를 참 무서워했는데 아내분이 결혼전 키우던 고양이를 알게 되면서 이후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었다네요. 이후 고양이 한 마리를 더 입양해서 총 5식구가 되고 함께 배려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아내분에 관한 에피소드가 제일 많은 것을 보면서 많이 사랑하고 아끼시는구나 하고 느꼈답니다. 읽으면서 배꼽잡는 장면들이 나와 한참을 웃으면서 읽었어요. 사실 제 모습과도 조금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더 공감하며 읽었어요.

그림으로 일상을 담아낸다는 게 자신의 추억을 흔적으로 남기는거라 꼭 해보고 싶었지만 마음먹기 쉽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 저도 꼭 그림일기로라도 남겨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읽고나니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어요. 그동안 이 평범한 일상이 너무 무미건조하게 느껴져 그 소중함을 잠시 잊고 산게 아닌가 싶어요.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책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는 후회하는 책이 아니라 이렇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그림 에세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마음에 따끈따끈함이 스며들어 한참을 머무네요.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 관심없던 것들에 대해 따스한 시선과 관심이 생긴 사람들의 이야기, 일상의 소중함과 무언가를 사랑과 정성으로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따스함과 몽글몽글함을 선사해줄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파라파냐무냐무

이파라파냐무냐무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유아 그림책 부문 대상 수상작 ㅣ 사계절 그림책
이지은 지음 / 사계절 / 2020년 6월

평화로운 마시멜롱 마을에는 새하얀 몸통에 까만 고깔모자를 쓴 귀여운 마시멜롱들이 살고 있어요.^^

어느 날 마시멜롱들은 다함께 모여 나무 열매를 열심히 따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때, 어디선가 크게 외치는 고함소리가 들렸어요!

이파라파냐무냐무! 이파라파냐무냐무!

마시멜롱들 앞에 시커멓게 생긴 커다란 털숭숭이가 나타났어요.

잔뜩 겁에 질린 마시멜롱 친구들은 이파라파냐무냐무가 무슨 뜻인지 생각해보는데요.

"우리 마시멜롱들을 냠냠 맛있게 먹겠다는 말이야!"

이런, 마시멜롱 친구들은 털숭숭이가 자신들을 잡아먹을 거라고 생각하네요.

털숭숭이가 갑작스레 마을에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말 마시멜롱 친구들을 잡아먹기 위해 찾아온 걸까요?

이지은 작가의 신작 <이파라파냐무냐무>는 오해와 화해, 선입견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이 책에는 친구를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어려운 곤경에 처한 친구를 힘을 합쳐 도와주자는 따듯한 내용이 담겨있답니다.^^ 책을 읽고 달콤한 마시멜로로 아이와 함께 마시멜롱 친구들을 만들어보며 이야기 나누는 독후활동도 재미있게 할 수 있어요. 쥬이도 신나고 즐겁게 읽어주니 굿굿! 마시멜롱 친구들과 털숭숭이가 너무 사랑스럽다네요. 시리즈로 계속해서 보고싶을 만큼 사랑스러운 <이파라파냐무냐무>를 꼬마 친구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