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공장

카페, 공장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9
이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카페, 공장>은 자신들의 쉼터인 카페를 차리고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녀들의 도전의식을 그린 이진 작가의 장편소설이자 성장소설이다. 정이, 영진, 민서, 나혜는 오동면이라는 시골 동네에 사는 고등학생들. 그들이 하교 후 찾을 수 있는 공간이라곤 동네 분식집, 빵집, PC방, 편의점 등이 전부다.

어느 날 4명의 소녀들은 서울의 연남동에 위치한 인기있는 카페를 방문하게 된다. 공장을 개조한 듯한 분위기와 빈티지 인테리어, 옛 감성이 물씬 느끼는 소품들을 보고 자신들의 동네에 있는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 폐공장을 물색, 그곳에 그들만의 아지트인 카페를 차릴 계획을 세운다.

각자 집에서 카페 물품으로 활용할 물건들을 가져와 제법 구색을 갖추고, 서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나간다. 처음엔 그저 자신들만을 위한 작은 아지트로 시작했지만 sns를 통한 홍보 전략으로 점점 입소문이 나 방문하는 손님들이 늘어간다. 믹스 커피에서 원두 커피로, 다양한 디저트 개발, 정성스런 메뉴판 및 간판 만들기 등 모든 것을 직접 연구하며 노력해간다. 하지만 이 공장의 소유주의 등장으로 그들은 폐점의 위기에 처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나가는 것이다. 원두 커피 내리는 방법, 디저트 만들기, 엽서 그리기, 청소하기 등 모든 것이 이 네 소녀들의 손을 거치기에 때론 힘에 부칠때도 있고 서로를 원망할 때도 있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더욱 결속력을 다져나가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처음엔 무모하고 대책없어 보였던 그들의 계획은 실행에 옮겨지고, 그것을 잘 꾸려나가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도와가면서 책임감과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아이들. 소녀들은 카페 운영을 통해 내적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세상의 벽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누구의 강요도 아닌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을 지고 노력한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마치 현실판 이야기 같아 이 아이들을 응원하며 읽어나갔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모른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 그 어떤 보람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소신도 내세워보지 못하는 아이들, 남에게 뒤처질까 전전긍긍하는 아이들, 시간의 흐름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아이들, 누군가 자신의 꿈을 응원해주길 바라는 아이들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성적이 아닌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자신의 미래 결정권을 가지고 소신있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