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파랑새 그림책 117
마르쿠스 피스터 글.그림, 안온 옮김 / 파랑새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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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마르쿠스 피스터 글, 그림

안온 옮김

파랑새 출판

 

행복이란 무엇일까. 얼마 전에 EBS 라디오에서 많이 나왔는데 말이다. 사람들 인터뷰가 참 재밌었다. 시험이 끝났을 때,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맛있는 커피를 마실 때, 뭐 여러 가지가 있었던 것 같다.

행복에 대해서 각자 저마다의 기준과 정의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하나님 옆에 꼭 붙어 주님 뜻대로만 잘 사는 것이 바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믿는다. 가족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잘 살았으면 좋겠고 친구들과 부모님, 친척들도 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만나는 사람이 불행하다면 나도 온전히 행복하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딸, 채환이가 건강하고 밝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

그럼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

이 책에는 쥐 두 마리가 나온다. 표지에도 보이지만. 얘들의 이름은 조와 레오다. 조가 레오에게 행복이 뭐냐고 묻는다.

 

겨울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눈송이를 먹어 보는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약돌을 찾는 것

허공에 떠다니는 보드라운 깃털을 지켜보는 것

주머니 깊숙이 숨어 있던 치즈 조각을 발견하는 것

민들레 홀씨를 날려 보는 것

커다란 웅덩이에 뛰어드는 것

콧등에 내려앉는 따뜻한 햇살을 느끼는 것

낙엽이 두껍게 깔린 길을 걷는 것

아주 가까이에서 양귀비꽃을 들여다보는 것

단짝 친구와 함께 연을 날리는 것

 

이런 것들을 얘기하다가 둘은 손을 꼭 잡고 들판을 가로질러 뛰어간다.

 

그리고는 이렇게 물었다.

내 마음속 행복은 무엇인가요?

 

그 옆에 예쁜 연이 그려져 있다. 그 연을 따라 내 마음 속 근심들도 다 날려 보내고...

생각해 본다.

나의 행복은,

 

딸 아이가 해맑게 소리내어 웃는 것을 보고 들을 때

남편의 행복한 미소를 볼 때

나를 보고 웃는 사람들의 얼굴

좋은 그림을 보고 좋은 책을 보고 좋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는 것

이렇게 모두가 잠든 후에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내가 만든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행복할 때

좋은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할 때

모두가 함께 노래하고 웃을 때

좋은 사람들을 만날 때

뭔가 의미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

참 아름다운 것을 보았을 때

하나님의 선하심을 느낄 때

무엇보다도 내가 참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때이다.

 

너무나 많다.

난 참 행복한 사람인 걸.

 

그림이 참 예쁘다.

 

감사합니다.

 

이 독서 감상문은 해당 출판사에서 책을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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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 KBS <TV, 책을 보다> 선정 도서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지음, 송병선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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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지음

송병선, 김용호 옮김

21세기북스

 

먼저 서평을 늦게 올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호세 알베르토 무히카 코르다노는 1935520일에 태어나 우루과이 제 40대 대통령이었고, 지금은 우루과이 상원의원이다. 친근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무히카는 재임 기간 내내 국민들의 높은 사랑을 받았고, 지난 3월 지지율 65%로 임기를 마쳤다. 우루과이 사회의 불평등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참된 행복의 가치를 끊임없이 역설하며, 스스로 검소한 삶과 나누는 삶을 실천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는 게릴라 전사에서부터 국민의 선망을 받는 대통령이 되기까지 파란만장한 인생을 걸어왔다. 노벨평화상 후보에 두 차례 올랐다.

대통령 월급의 90%를 기부하고, 노숙자에게 대통령궁을 내주는 등 전 섹케 어느 지도자들보다 검소한 대통령이자 국민과 가까운 대통령으로 유명하다. 상원의원으로 돌아온 그는 지금도 몬테비데오 외곽의 허름한 농가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며 아내이자 정치적 동반자인 루시아 여사, 한쪽 다리를 잃은 강아지 마누엘라와 함께 살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참 어렵다였다. 내가 정치적으로 참 모르는 것이 많기에 이 책은 나에게 가슴 깊이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사진으로 남겨둔 내용들은 정말 내 마음 깊이 다가와 가슴 깊은 곳에 남은 감동적인 것들이다.

 

 

 

 

 
먼저 절제에 관한 내용이다. 나도 참 공감하고 내 삶의 철학과 일맥상통하기에 깊은 감동으로 남았다.
 
 

 

 
내핍을 몰라서 찾아 봤다. 내핍이란 물자가 없는 것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나도 철학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므로 철학이 꼭 필요하다. 생각하는 것이 체계화된 것이 철학인 것이다.
 
 

 

 
대통령을 지나치게 받들어 모시는 풍조라...
정말 이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나라는 지금 너무 돈에 매몰되고 있어 문제다. 권력과 돈이 있는 사람에게 아부하고 잘해주고... 그런 것들이 결국 우리나라를, 우리를 좀 먹는다.
 
 

 

 
맞다. 나도 가난하지 않다. 사람이 사는 데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적당히 오늘 할 일, 오늘 먹을 것, 오늘 만날 사람...그런 게 필요하다.
 
 

 

 
맞다. 내 시간을 나의 뜻대로 쓸 수 있을 때 그것이 참 자유다. 나는 요즘 그 시간을 성경을 소리내어 읽는데 주로 쓰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이다.
 
 

 

 
진짜 패배자는 싸우기를 포기한 사람.
인생은 스무 번 쯤은 다시 시작해도 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정말 옳다.
우리 인생은 지금 얼마나 실패해 있든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으니까.
 
 

 

 
지적인 정직성이라... 그게 과연 뭘까 생각해 본다.
정직성과 어떻게 다른 걸까?
명확히 잘 모르겠다.
 
 

 

 
'전자기기로 견디는 외로움에 직면해 있다.' 란 말이 참 와 닿았다.
우리는 다들 외로워서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있는 것 같다.
 
 

 

 
뒷표지가 이 책을, 이 무히카란 사람을 참 잘 설명해 놓은 것 같다.
나도 그의 철학에 공감하며 그를 존경하게 됐다.
대통령 월급의 90%를 기부하고, 대통령 관저를 노숙자에게 내 줬다는데 더 무슨 말을 덧붙이겠는가.
나도 그를 본받아야겠다.
 
이 독후감은 책을 해당 출판사에서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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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방주 - 2003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17
제리 핑크니 글.그림, 김영욱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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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노아의 방주

 

제리 핑크니 글, 그림

김영욱 옮김

어린이 작가정신 출판

 

나는 기독교인이다. 그래서 이 책에 아주 많이 관심이 갔다. 그리고 이 책은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어떤 책일까 기대가 컸다. 나는 영어독서지도사 자격증을 땄기 때문에 이 칼데콧 아너상이 아주 위대한 상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과연 이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하드커버를 넘기자마자 웅장한 스케일의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감동이다.

그림이 정말 한 장 한 장 참 감동적이다. 뭉클하다. 그리고 특히, 사람 그림이 참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노아의 그림이 참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저자 제리 핑크니는 1939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났다. 이 시대 뛰어난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칼데콧 상을 여섯 차례 수상했으며, 코레타 스코트 킹 상을 다섯 차례 수상한 유일한 삽화가이다. 50권이 넘는 책에 그림을 그렸으며, 섬세하고 생동감 있는 그림으로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옮긴이 김영욱은 교육학과 영문학을 공부했고, 지금은 그림책을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멋진 동화 작가이자 훌륭한 그림책 연구자가 되는 꿈을 키우고 있다.

 

 

 

 

 

나는 특별히 위 두 그림이 참 마음에 들었다. 첫 번째 그림은 노아의 얼굴이 참 인상적이어서 마음에 들었고, 두 번째 그림은 그 방대한 스케일이 마음에 들었다. 마음까지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다음의 몇 가지이다. 첫 번째는 하느님으로 번역한 것이다. 개신교(신교)에서는 하나님이라고 하고, 카톨릭(구교)에서는 하느님이라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공동번역본에서 하느님이라고 하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저 개인적으로 개신교 신자이기에 하나님이라고 번역하지 않고 하느님이라고 번역된 것이 참 아쉽다. 그리고 처음에 보면 크든 작든 살아 있는 생명을 모두 돌보시는 분들께라고 나온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분들이라는 말이 걸린다. 말 그대로 하나님은 한 분이시기에. 물론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나님이지만 그래도 하나님인데 분들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

노아의 방주는 모두 아시다시피 성경에 나온 이야기이다. 사람들의 악이 극에 달하자 선하신 주님께서 노하시어 노아의 가족만 방주에 타게 하여 살리시고 다른 사람들은 다 죽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줄거리는 매우 참혹하지만 기독교 신자로서는 하나님의 권능과 선하심을 드러낸 것이라 이해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말이다. 내가 신학교를 나온 것은 아니기에 잘은 모른다. 그저 성경을 몇 번 읽고 이해한대로, 또 이 책을 읽고 이해한대로 쓰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참 그림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그림들이었다.

이런 귀한 책을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독후감이 늦어 매우 죄송합니다.

 

이 독후감은 출판사에서 책을 무상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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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최복현 옮김 / 노마드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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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글, 그림.

최복현 옮김

노마드 출판.

 

옮긴이 최복현 씨는 서강대학교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은 분이다. 상명대학교 불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0<동양문학> 신인상 시 부문에 당선돼 등단했다. 이듬해 <농민문학> 신인상 수필 부문에 당선돼 수필가로도 등단했다.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HIS 대학교 독서비전연구소와 경희대 사회교육원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전남 공무원교육원에 출강하고 있다. 그 밖에 도서관과 초, , 고등학교에서 독서 및 어린왕자, 그리스 신화 등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인터넷 <세계일보>에 신화 속 사랑 이야기를 매주 연재 중이다.

 

 

너무 유명한 책이라 감상문을 쓴다는 것이 적잖이 부담이 됐다. 그래서 너무 늦게 올리게 됐다. 죄송합니다.

어린 시절에 읽은 어린 왕자는 정말 좋았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도 정말 좋았다. 어느 나이에 읽어도 다시금 새롭게 다가오는 책인 것 같다.

 

 

표지는 이렇습니다. 그렇지만 이 표지는 떨어져나가는 표지입니다.
도서관에서는 볼 수 없는 표지죠.
그래서 이 분리되는 표지에 있는 정보는 도서관 독자들에게는 접할 수 없는 정보가 됩니다.
그런 걸 감안해서 이런 표지는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책 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는 책 안에 제발 좀 넣어 주세요.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려다 보기 때문에 정말 이런 게 화가 난다.
 
 

이게 도서관 독자들에게 보여지는 표지다.
 
 

이 그림 참 좋아한다.
 
 

이 그림도 좋아한다.
어린 왕자의 나팔 바지 - 정이 간다.
 
 

책에는 이렇게 그림은 한글편과 같이 나온다. 오른쪽에는 영어편이 나온다.
 
 
 

이건 디자인이 예뻐서 찍어 봤다.
 
 
 

이렇게 글자만 빽빽한 면도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나온 면이다. 사진과 함께 말이다.
 
"가령 오후 네 시에 네가 온다면 세 시부터 나는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행복한 기다림에 관해 이것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마지막이다.
저 그림은 정말 많은 여운을 안겨 준다.
잠시 보면서 명상에 잠기기도 했다.
 
마음에 고요가 찾아 들었다.
 
 
 

프랑스어편은 이렇게 뒷부분에 따로 나온다.
 
 
 

레옹 베르트에게.
 
 
 

프랑스어편은 이렇게 끝난다.
 
 
 

생 텍쥐페리의 삶과 여정에 관한 내용도 부록으로 실려 있다.
 
 
 

<<야간비행>>과 <<인간의 대지>>에 관해서도 나온다.
 
 
 

<<어린 왕자>>에 관해서도 나온다.
 
 
 

그가 실종된 이야기도 나온다.
 
 
 

생 텍쥐페리의 연보도 나온다.
 
 
 

서지사항이다.
 
노마드와 시그널북스는 책이있는마을의 또 다른 브랜드 이름이라고 한다.
 
 
 

<<어린 왕자와 깊이 만나는 즐거움>>이란 책도 보면 좋을 것 같다.
 
동심의 세계로 나를 이끌어주는 어린 왕자.
언제 봐도 새롭고 좋고 깨달음을 주는 책.
꼭 읽어 보시기 바래요.
 
특히, 이 책은 영어편과 프랑스어편이 같이 실려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소장 가치 상승~!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독후감은 한우리 북카페에서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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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러브레터
강혜선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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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러브레터

 

강혜선 지음

북멘토 펴냄

 

 

 

사실 제목이 그다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러브레터는 몇 편 없으니 말이다.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다산 정약용의 시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제법 도연명 자식보다 낫구나,

아비에게 밤을 부쳐 온 걸 보니.

따지면 한 주머니 하찮은 것이지만

천리 밖 굶주림을 위로코자 한 게지.

아비 생각하는 그 마음 어여쁘고

주머니 봉할 때 그 손놀림 어른거리네.

먹으려다 되레 마음에 걸려 서글피 먼 하늘을 바라보네.

-109

 

위 시가 정약용의 시다. 자식이 부쳐 온 밤에 감동받은 아버지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유배 중인 슬픈 처지에 먼 하늘을 바라보며 시는 끝나고 있다. 나는 정약용이 참 좋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학문에 정진했고 자식들을 직접 볼 수 없는 시절에 편지를 써서 자녀들에게 당부의 말을 많이 전했다. 삶에서 자신이 아는 것들을 실천하고자 한 실천파이기에 나는 정약용이 참 좋다.

 

여덟 살 어린 딸이 아버지가 평소 여름이면 즐기던 수박씨를 여름 내내 모아서 말려 보내왔다. 작은 소반에 수박씨를 널어 햇살에 말리는 딸아이의 조막만 한 두 손이 눈앞에 그려진다.

-117

 

위 글은 이광사의 시를 보고 쓴 저자의 글이다. 중국에서는 수박씨가 흔한 기호 식품이라고 한다. 떡에 소로 넣어 먹기도 하고 설탕 가루에 버무려 먹기도 한다고 한다. 참 신기했다. 조선 후기 시서화로 이름난 원교 이광사도 평소 수박씨를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배지에 있을 때 어린 막내딸이 말려 보낸 수박씨를 받고 답장으로 시를 써서 딸에게 부쳤다. 처음에는 수박씨를 먹는다는 것이 신기해 표시해 둔 곳인데, 지금 보니 어린 딸의 정성과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더 애틋하게 전해져 온다.

 

나는 완전 바보 그대는 반절 바보

시를 지어 새벽녘에 그댈 부르네.

기다려도 오지 않아 꿈에까지 찾았건만

그대 와서 읊조릴 적 나는 알지 못했노라.

-223

 

위 시는 이병연이 지은 시이다. 얼핏 보면 러브레터로 보이나 아니다. 벗의 자호를 넣어 지은 시라고 하니 말이다. ‘반치가 반절 바보인데 이것이 이태명이라고 한다. 이태명을 반절 바보라 한 것이다. 그 이유는 써 놓은 것과 같다. 함께 시를 짓자고 이태명을 불렀는데 이태명이 오지 않아서 이병연은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들었고 이태명의 꿈까지 꾸었다고 한다. 그런데 자는 사이에 이태명이 와서 시를 읊을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

 

한시는 참 운치가 있다. 정겹고 멋지다. 벗 간의 우정도 참 재밌고 귀하고 정답다. 요즘 우리 사이에도 이런 시를 서로 적어 주고 받고 읊조릴 친구가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나도 이런 친구 하나 있다면 참 좋겠다. 받고 싶은 대로 베풀라고 했던가. 그래서 나는 먼저 이런 편지를, 시를 오늘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비록 답장은 차마 받지 못할지라도. 낙심하지 않을 각오를 하고서.

한시 러브레터. 너무 기대가 커서였을까. 러브레터가 생각보다 적어서 실망한 것도 조금은 있다. 소위 말하는 달달한 연애 편지는 비록 적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편지는 받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므로 모든 편지가 러브레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제목을 좀 더 내용에 충실하게 지었더라면 나는 조금 더 이 책에서 감동을 받았을 것 같다.

 

지은이 강혜선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다. 조선 후기 한문학을 전공했다.

 

편지에 서정시를 써 보내던 시대가 있었다. 그런 한시가 편지시인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편지시를 가려 뽑아 놓은 책이다. 여기에는 맑고 깨끗한 마음의 선물이 있으니 마음으로 그것을 받길 바란다고 저자는 적고 있다.

 

처음에는 술에 관한 시가 많이 나온다. 기독교인인 나에게는 생경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참 마음에 와 닿는 시가 많을 것이다. 나도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술에 관한 시는 그다지 권하고 싶지도 않고, 이것을 첫머리에 넣은 것도 별로라는 생각을 한다.

그 다음에는 가족에게, 친구에게 마음을 전한 시가 나온다. 그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은 위에 소개했다.

한시와 옛 편지, 그 속에 담긴 선인(先人)들의 정서가 궁금하신 분은 읽어 보면 좋을 책이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이 독후감은 해당 출판사에서 책을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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