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6일 진행된 김혜순, 문태준 시인과의 만남에 참석하신 회원분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입니다.
바쁜 시간 쪼개어 행사에 참여해 주신 회원분들께 감사드리며, 행사 관람 후기를 요청드립니다.

의미있는 참여 후기를 써주신 분들 중 최대 10분을 추첨하여 알라딘 적립금 1만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기간 : 9월 29일(월) ~ 10월 5일(일)
- 경품내용 : 추첨을 통해 알라딘 1만원 적립금 증정
- 참여방법 : 개인 블로그나 알라딘 개인 서재에 행사 참여 후기를 쓰신 후 현재의 게시판에 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행사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워 하는 다른 분들께 간접적으로나마 행사 내용도 알리고
추후 다른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기획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주의 : 비공개로 올린 행사 후기 게시글은 당첨대상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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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남겨주신 분들 중 아래와 같이 당첨되신 회원분께 알라딘 적립금 1만원을 발급해드렸습니다.
후기 이벤트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당첨자 : 황인교님외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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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태준 시인과 김혜순 시인의 낭독의 밤
    from 잊지 않으려고 쓰는 이야기들 2008-09-30 22:11 
    문학과 지성사 낭독의 밤에 다녀왔다. 어젯밤, 영화를 보고 맥주 한 캔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묵직한 개똥을 밟았다. 운동화 밑창에 똥냄새가 그득했다. 그걸 샤워기로 씻어내며, 어쩜 그렇게 묵직한 걸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밟아버렸을까, 한치 앞도 못 보는 나를 탓했다. 그런데 문자로 누군가 똥을 밟으면 운이 좋다고 말해줬다. 다행이었다. 좋은 일이 생기겠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아주 좋은 밤을 보냈다. 낭독의 밤에 다녀왔고, 친구와 술을..
 
 
forannabel 2008-09-29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저 홍대 이리카페의 분위기부터 말해보자.곳곳에 책이 꽂혀 있었고 의자며 탁자들이 일사불란하지 않아 좋다.배치도 자유스럽고 탁자 크기도 일정하지 않다.약간 비좁은듯했지만 큰 거울이 여러개 있어 전체적으로 안온하면서 입체적인 공간감이 있다.도란도란 시 낭송으로는 제격인 카페같다.

모던하고 세련된 미인 김혜순 선생님이 수줍은 모습으로 먼저 나타나셨다.영화배우 유해진씨 닮았다는 얘길 많이니 들으신다는 문태준 선생님도 역시 예정된 시간보다 빨리 오셨다.사회를 보신 분은 아름다운 시인 이원 선생님이신데 시종 화기애애하고도 진지하게, 순발력 있는 진행을 해 주셨다.맥을 짚어주셨고 어떤 대목에선 시의 의미를 독자를 대신하여 새겨주셨다.

신작 시집에 있는 시중에서 3편의 시가 시인의 육성으로 낭송되었다.
김혜순 선생님은 "당신의 첫(문학과 지성사 刊)"에서 랩송 같은 시를 가려뽑았다고 하시며 '양파' '불가살''전세계의 쓰레기여 단결하라'를 조근조근하면서도 리드미칼하게 들려 주셨다.느린듯했지만 어떤 대목에 이르러선 속도감이 있고 고저며 장단이 있는 낭랑한 목소리였다.

낮이 오고 밤이 가고 사랑하고 헤어지는걸 생각하며 쓰셨다는 '양파',
고려말의 설화 불가사리를 쭉 설명하시면서 마지막에 그 설화와는 상관이 없다며 좌중을 폭소에 떨어뜨린뒤 읊은신 '불가살', 인도에 가보니 인도엔 3천여 神이 있다던데 그 신들을 생각하며 쓴 시라고 하시며 들려 주신 '전세계의 쓰레기여 단결하라'는 뜻은 잘모르겠지만 어찌나 재미있고 신이 나든지! '같은 도형은 그리지 않으'신다는 평을 받고 있는 시인은 같은 목소리도 들려 주시지 않았다.모두들 숨죽였고 탄성이 이어졌다.

forannabel 2008-09-29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
무테 안경 속의,온화하게 꿈벅거리는 눈빛의 시인 문태준 선생님은 나직하되 힘있는 목소리로 자선시를 낭송하셨다.
나뭇가지 그늘이 지붕에 어른대면 불길하다는 말에 따라 감나무를 베시는 아버지를 나뭇 아래에서 지켜 보시며 지으셨다는 "그늘의 발달(문학과지성사 刊)"의 표제시,단골 술집에 갔더니 목숨 壽자 대신에 百年이라는 글귀가 바느질되어 시렁에 싸여 있는 베개를 보며 착상하셨다는 '百年', 댁에서 키우는 화분들은 대체로 죽어 나간다는데(일동 웃음) 어떤 화분은 죽은 줄 알았지만 물(삼다수라고 하니 또 일동 웃음)을 계속 주다 보니 풀이 자라나는 걸 보고 쓰여진 시 '화분'이 연속적으로 낭송되어 시의 향연에 깊이를 더했다.

객석에서 몇가지 질문이 있었고 두 분 선생님께서 아주 정성껏 답변해주셨다.
독자들의 낭송이 있었는데 빛고을 광주 멀리서오셨다는 클래시컬하고 온유한 시선의 여자분이 김혜순 선생님의 시를 암송하다시피했는데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듣다가 분위기에 홈빡 빠져서 지금 돌이켜봐도 무슨 시를 읖으셨는지 기억이 안난다.진짜 송구스럽다.아무래도 프로페셔널이신듯하다는게 중평이었다.이어지는 차례는 사실 문태준 선생님 시를 독자들 중 한 분이 낭독해야 되는데 내가 손을 번쩍 들었다.김혜순 선생님 시는 뜻은 잘 모르겠으나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시어들로도 공시적 통시적으로 시의 무대가 광대무변하고 활달해서 좋았다고 간단하게 나의 총평을 말했다.시대신에 김혜순 선생님의 시집 "당신의 첫" 뒷표지에 있는 산문을 낭송했다.큰 목소리로 아주 멋대가리 없이!세 분선생님들과 그 곳에 계셨던분 모두에게 이자릴 빌어 죄송함돠 곱하기 백번!!

forannabel 2008-09-29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

아참 낭송의 시간 중간에 서로 상대방의 시도 한수씩 낭송해 주셨다.
시를 읽고 문태준 선생님이 눈물을 흘리셨다는 김혜순 선생님의 '당신 눈동자 속의 물(66쪽)',
김혜순 선생님께서 시를 보면서 태어나기도 전의 태아를 보면서 이별을 떠올렸다는게 대단한 시라는 게 느껴지셨다는
문태준 선생님의 '이별의 말이 생겨나기 전(46쪽)'이 바로 그것이다.

이윽고 기다리던 사인회였다.

***선생님께
무거운 지구가 고독에 잠긴다는
이 가을! 2008.9.26 문태준 드림

가까이서 뵈니 영화배우 유해진씨보다 롯데 자이언츠 마해영 선수를 닮으신,
'침착한 천재성("그늘의 발달" 117쪽의 김주연 선생님의 해설 中 )'이 단연 돋보이는 문태준 선생님,감사합니다.

***님께
낭독 잘 들었습니다.
2008.9.26
김혜순 올림

사실 들어 오실 때부터 제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습니다.서명해주실 땐 제 얼굴도 안보시더니 어떻게 낭독한 사람인 줄 아시고 귀한 글귀를 넣어 주셨습니다. 어찌나 콩콩딱딱대던지요.아,정말입니다.김혜순 선생님 대단히 고맙습니다.

다 쓰고보니 그 날의 감동과 재미의 백만분의 일만 표현한 듯합니다.여러분들 정말 죄송합니다.꾸뻑! <끝>

2008-10-08 2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drama 2008-10-13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잘 정리해 주시니 그날밤의 영상이 다시 떠오르는듯 합니다. 글쓰는 재주가 없어 늘 글 잘쓰는 분들을 부러워 하며 살고 있는데, 거의 20년가까이부터 이름 들어본 김혜순 선생님과 적당한(?) 경력을 가지신 문태준 선생님과 사실 이름을 많이 듣지 못한 이원 선생님 모두 인상적이었습니다.
직장인으로 살다보니 이런 감성충전이 몇년에 한번씩 일어나네요..
도움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