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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친구할래? ㅣ 상상력을 키워 주는 그림책 3
신지윤 외 / 웅진주니어 / 1997년 7월
평점 :
절판
엄마들이 다 그렇지뭐. 눈처럼 하얀 물개인형. 그거에 폭 빠져서 사달라고 매달린게 언젠데 매번 모른척 ! 아이 미워라! 친구한테 선물받은 커다란 고릴라, 몇번이나 창고에서 꺼내고 몇번이나 쓰레기통에 있는거 건져냈는지 모르겠당! 엄마 미워!
.... 그러던 내가 요즘은 인형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누굴 닮았는지(?) 인형에 무척 애정깊다. 젤 친한 친구도 A 인형, 젤 친한 동생도 B인형, 화풀이 대상도 C인형, 외출할때 가방에 챙겨넣는 것도 인형, 잠잘때도 인형.. 그런데 밤비 영화를 보더니 또 사슴인형까지 사달라고 난리를 부린다. 안된다 안되! 먼지 날리지 관리 어렵지 자리 많이 차지하지 빨기 힘들지 꾀죄죄하고 닳도록 버리지도 못하고 끼고있을 놈을 또 사달라고?? 그것도 사내자슥이!! 안되안되안되!!
<나랑 친구할래?>는 우리 모자의 모습을 너무 적나라하게 담고있는 책이다.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 펭귄과 같이 사는것을 반대하는 엄마와 펭귄의 존재감을 너무 깊이 느끼고있는 '아들' 하얀 눈이. 누구와 함께 한다는것이 때로는 불편하고 힘에 겹고 필요치 않아보인다. 그렇지만 그 존재의 서툴지만 진실된 사랑의 마음을 알게되면 그 모든 힘겹고 불편하고 귀챦았던 것들은 사랑안에 덮어지게 된다. 불편함보다 정을 먼저 통하고 사는 하얀눈이. 그리고 .. 우리 건강이.
첨엔 좀 황당한 동화책처럼 보였다. 아무리 아이의 상상력이라지만. 그런데 다섯살짜리 건강이의 눈엔 환상적인 친구, 환상적인 놀이, 엄마등 뒤에서 느끼는 두근거림들이 낯설지 않은가보다. 내 등 뒤에서 미키랑 지미랑 .. 이렇게 놀고있구나 싶어서 괜히 미안해졌다. 눈이와 엄마의 갈등은 제모습으로 돌아올수없는 펭귄을 엄마에게 고쳐달라고 하면서 해결의 기미가 보인다. 엄마 싫어! 를 외치다가도 엄마 지미가 없어졌어요 엉엉엉 엄마 미키 모자가 떨어졌어요 엉엉엉.. 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건강이처럼. 그때마다 단단히 각오해야겠다. 건강이의 친구를 귀챦아 버리지 않아야겠다고. 건강이의 친구에서 나의 친구로, 우리 가족으로 생각하기로. 어릴때 읽었던 소공녀 속 세라같은 마음으로 건강이와 인형들과 함께 자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