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불의 잔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3권까지 너무 흥미진진했던 탓인지 4권은 지금까지 읽은 시리즈중에서는 좀 처지는 듯하다. 재미없다는 것이 아니라 3권까지가 너무 흥미진진했었기 때문에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독자들의 기억력을 돕기 위해 1-3편까지의 내용중에 몇가지 이야기들을 군데군데 삽입해놓았다.

그런데, 이야기를 지루하게 만드는것은 그것이 아니라, 한 작가의 작품을 내리읽다보니 작가의 특징적인 면들, 작품을 꾸려가는 법이 반복적으로 읽혀 그렇게 되는것 같다. 이를테면, 옛 이야기를 주워듣기위해 또 몰래 어른들 뒤에 서야한다는것, 교장선생님은 항상 속시원히 얘기를 안해준다는것, 해리도 친구들의 뻔한 반응을 어렵쟎게 상상하듯이 독자에게도 친숙해진 환경과 대응, 소품에 좀 흥미가 떨어지는것 같아요.

게다가 흥미유도로 등장시킨 소재들이 생각외로 별 역할없이 사라지네요. 이왕 다른 나라에서 온 마법학교학생들을 등장시킬것이면 책도 네권이나 되고 이야기도 일년이나 끌어지는데, 학생간의 교류와 갈등등 좋은 이야기거리들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아요. 호그와트에 도착하던 장면도, 왜 그런 마법으로 도착을 했는지 그것이 무엇을 말해주는지 단지 새소재등장외엔 아무런 의미가 없네요. 학교대표 학생 둘 외에 다른 학생들은 왔다는것 이상 완전히 들러리이고 무도회장면역시 앞의 세권에서는 전혀 언급안된, 단지 헤르미온느를 비롯 '사춘기'에 도달한 세 주인공의 면면만 약간 보여줄뿐 꽃이 피려다마는듯 허무하게 마무리됩니다.

제일 실망스러웠던것이 불의잔. 전 그잔이 뭔가 대단한 역할이나 정보제공소재가 될줄 알았어요. 해리포터이름을 내뱉은것 외에 더이상의 역할도 없는데 왜 부재가 불의 잔인지 모르겠어요. 심판을 그렇게 학교장으로구성하면 당연히 불공정한 점수가 나오죠. 저는 불의 잔이 공정한 게임의 판관정도는 하는줄 알았습니다.

또하나 실망은 너무 산파조의 설명입니다. 어둠의 마법사들이 특히 해리포터를 붙들고 너무 길게 산파조의 대사를 해대는군요. 특히 볼드모트. 이곳에 자세히 쓰면 안되지만 책 분량만 길어질뿐 좀 허무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혼나놓고도 무사안일한 마법게의 태도는, 작가가 일부러 현 정치세태를 풍자하려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이해가 안되는군요.

불의 잔은 흥미진진한 구성보다는 1-3권과 5권이후의 책들을 연결시키기위한 징검다리 같은 책같습니다. 내용도 그렇고 이야기구성도 그렇구요. 작가는 힘들게 썼다는데 미안스럽게도 읽는 저는 허접함이 느껴지네요.

하나 얻은것이 있다면, 그 어떤 강력한 마법사라해도 - 악의 마법이든 선의 마법이든 또 인간세계이든 - 완벽할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것을 알고있을수도 없고 모든것을 혼자 해결할수도 없다는것. 지금까지 영화나 소설들 특히 헐리우드의 영화속에서 주인공 혼자 슈퍼맨식 해결사가 되던 이야기들을 비웃게될정도로 '해리포터'시리즈는 등장인물끼리의 관계와 소재의 연결들이 현실적이면서 이상적입니다. 5권을 기대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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