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자랐는지, 이젠 책 골라주기가 쉽지않습니다. 한두돌때만해도 '너는 내 아들, 엄마가 골라주는게 최고지'하며 사온 책들을 쭈욱 내밀곤 했었는데! 한권 두권씩 밀어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제법 자기스타일을 찾아내는 건강이... 아아.. 드디어 '엄마'와는 결별된 '완전한 인격'으로 발돋움을 하는구나..하는 생각들이 문득문득 들기도 합니다.하도 여러번 실패를 하다보니 요즘은 아예 도서관에서 먼저 책을 읽혀보고 건강이와 제 마음에 즉 둘이 [완전타협]이 된 책들을 후에 사주곤 합니다. 벌써부터 캐릭터책에 먼저 손이 가는 녀석에게 아직은 책구입의 전권을 맡길수 없고^^ 그렇다고 엄마가 찾는 '명품'서적만 권할수도 없으니까요.goodnight moon은 [완전타협]이 쉽게 된 책중의 한권입니다^^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다 감춰놓고 일종의 '실험'을 위해 잠잘무렵 꺼내들었지요. 자려던 녀석이 벌떡 일어났습니다. 커억 책을 잘못골랐군. 잠들어야하는데.. 저렇게 눈이 번쩍 뜨이다니! 약간 후회스러웠습니다. 분명 엄마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은 아닌데.. 건강이는 마치 오래전부터 친해왔던 책이라는 듯이 계속 책장을 넘기고 단어를 읽고 또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보챕니다. 뭐가 이렇게 아이에게 매력으로 작용한걸까요?네번정도 읽기시작했을때 목소리를 조금 죽였습니다. goodnight moon..goodnight cow jumping over the moon.. goodnight mouse ..goodnight house..반복되는 운율과 영시만의 독특한 음운! 한국말로는 이걸 어떻게 살려냈을까? 궁금해지면서 목소리를 더욱 낮추어 다섯번째 읽기.. 호!! 건강이는 깜쪽같이 잠들어 있었습니다.big green room에도 아늑하던 램프빛이 낮춰지고 모~든 소리들도 잠잠해졌네요.. 한국번역서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아무래도 이책은 원본을 읽어주셔야 할것 같아요. 크기-색깔-지칭어(big green room같은)순으로 말버릇이 굳은 영어식 표현도 그렇고 비슷한 음운을 나열해가며 마무리하는 책 구조도 그렇고.. 도서관에 책을 돌려주고나서도 램프를 끄고나면 줄줄 외다가 코~ 자는 건강이를 보면 100% 성공한 책이란 생각이 확 든답니다. 그나저나.. 빌려본책은 커다란 보드북이었는데 작은 보드북으로 사줘도 녀석이 잘 적응할까요? 이또한 엄마의 미리 걱정! 오히려 작은 책에서 눈에 익혔던 소재들을 더 잘 찾아 손가락 찾기를 하는군요! 또렷하고 다소 촌스러운^^듯한 녹색방 그리고 빨간 줄무늬, 하나씩 등장할땐 흑백톤으로 바뀌면서 더 눈길을 끌고, 기분을 가라앉히는가봐요. 늘 주장하는 것이지만 칼데콧이건 엄마눈높이이건 다 그저그렇고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 명품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