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만2세를 위한 그림책 - 전3권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만 3세를 향해 가는 아들의 엄마입니다. 환경적인 요건탓에 말이 많이 늦되어서 걱정이 많았답니다. 작정을 하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엄마들이 추천하시는 명작들을 스무권도 넘게 구입했습니다. 말배우기 책부터 생활습관, 감성개발 책까지두요.
드디어 책이 도착한날, 제가 손꼽아 기다렸던 몇권의 베스트 셀러들을 아들의 눈앞에 펼쳐주었습니다. 어때? 신나지? 멋지지? 와 이것좀봐~ 하며 온갖 수선을 다 피우면서 말이죠. '어허 대체 누구를 위한 책이야? ' 남편이 핀잔을 줄 정도로 저는 제가 구입한 명작들에 홀~딱 반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반응을 보여야할 아들은 흘끔흘끔 한번씩 쳐다보기만 할뿐 장난감 자동차들의 주차장?용도로만 책을 활용하더군요.
그날 저녁, 아들을 재우면서 별 생각없이, <내 친구 쫑쫑이>라는 책을 무심결에 읽어주었습니다. 책의 마지막페이지, 주인공소녀가 친구 쫑쫑이를 찾았다~ 하고 외친후 책을 접으려는데, 허걱! 거의 잠이 들었던 아들이 벌떡 일어났습니다. '쫑쫑이 하까? 아냐아냐~ 하자~'(책 내용입니다) 결국 저는 수십번도 더 반복해서 책을 읽어주다가 제가 먼저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잠이 드는 제 귓가엔 어느새 책한권을 다 외어버린 아들녀석이 , 코끼리니? 하마니? 기린이니? 양이니? 아냐아냐아냐아냐 ~ 하며 그림읽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만 2세아이를 위해 정말 적당한 책 세권입니다. 이렇게 짧은 문장속에 어쩜 요렇게 다양한 어휘들을 반복해놓았을까 싶어요! 한페이지 두줄 문장안에서 동물-탈것-사물의 특징과 반복어휘, 호기심유발, 비슷하면서도 다양한 표현들을 익힐수 있습니다. 만2세가 가까워오면 단순한 사물인지 그림책에서 약간의 스토리라인이 걸쳐있는 그림책으로 관심이 옮겨지죠? 저희 아들은 단순 사물인지 그림책을 무척 싫어했어요.(그림하나에 호랑이, 숟가락같이 단어하나 달랑 붙어있는) 오히려 단계하나를 넘어서서 스토리북에서 어휘들을 늘여가네요. 그 발단이 된 것이 <만 2세를 위한 그림책>입니다.
완전한 스토리는 아직 이해하기 힘든 아이들, 그렇지만 어느정도 기승전결이 있는 책속에서 흥미진진함을 느끼나봐요. 아무리 평판이 좋은 책이라도 아이 눈에 들지 않으면 유명작가인들 상받은 책인들 무슨 소용일까요? 책방 한구석에서 아이가 골라온 책을 모조리 읽어주고 있는 미국아빠의 모습에 새삼 많은 것을 느낍니다. 한질은 족히 읽어준후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 몇권 달랑 사가지고 떠나는 그네들의 모습속에서... 우리네 정서와는 상관없이 <상받고 유명한 작가 책>만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는 문화가 조금 부끄럽게 여겨지네요.
으악! 우리아들이 또 달려듭니다. '쫑쫑이 하까? 아냐아냐~ 하자~'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