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반양장)
트리나 포올러스 지음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참 하고 있던 일에 주가?가 오를때 결혼문제가 탁 걸렸습니다. 한편으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적령기에 결혼하는 것이 마땅한 듯이 보였습니다. 그래도 일에 재미가 붙고 인정받기 시작할때라 막상 모든 것을 접을 려니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참 신뢰하는 선배 언니가 출국장에 배웅간 저를 구석에 앉히고 조용히, 그리고 힘있게, 짧고 굵은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산 꼭대기에 올라보았더니 거기엔 아무도 없더라고. 혼자 서 있을 수 밖에 없더라고. 그러나 정상에서 한발만 내려와 보니 두사람이 더 자기와 함께 서 있었고 열걸음쯤 떨어지니 편히 앉아서 산 주위를 관망하며 곁에서 함께 즐길 사람들이 열배는 많아졌었노라고....꼭대기에선 외로왔노는 말로 조언을 마무리 했었습니다. 언제나 옆에서 기다려 줄것 같았던 '그' 사람도 꼭대기에 오르는 동안 사라지고 없더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상에 오르기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안>정상에 서서 삶을 여유있게 누리기를 주저없이 선택했습니다. 남을 밟고 올라서고 낙마하고 죽어가는 동료를 모른척 하고 올라서있는 사람을 밀어내버리는.. 단지 신 약육강식의 세계만을 꼬집고 있었다면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제목은 탄생하지 않았겠지요. 참 다행입니다.

나비가 된다는 것. 그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이와 결혼했다고 내가 짊어져야 할 내 인생을 그이가 대신 짊어주진 않는 것 처럼. 나비가 된다는 것.
그건 남들보다 더 아름다운 나비가 되기위해 애써야 하는 <비교>된 존재감이 아닙니다. 똑같은 호랑나비 과라도 독특한 물결무늬를 각각 다르게 가지게 되는 것처럼. 똑같은 여자이고 아줌마라도 서로 <다르지만> 함께 <아름다울 수> 있는 공존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처럼. 나비가 된다는 것. 그건 고치안에서 죽어본 사람만이 가지는 영광입니다. 남들에겐 한참 인지도 높아지는 시점에 모든 것을 접고, 아기 기저귀를 빨고 손에서 반참냄새 옷에서 젖냄새 나는 초보아줌마 생활이 인생의 끝같이 보일른지도 모릅니다. 저도 잠깐씩은 설겆이를 하면서, 이러다 인생이 끝나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우울할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상도 명예도 없는 아줌마 생활에서 무수하게 나를 <죽이며> 고치안에 나를 <숨기며> 인생의 참 <경륜>을 얻게 됩니다. 그것은 고치안에 들어앉아있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결단코 알수없는 비밀입니다.

나비가 된다는 것.그건 명품을 걸치고 화려한 스카프를 두르는 것에서 얻어지는 영예가 아닐겁니다. 스카프대신 앞치마를 두르고 실크 브라우스대신 신랑의 헐렁한 T셔츠를 입었더라도 나 그리고 가족을 넘어서서 다른 이를, 호흡하는 모든 생명들을 사랑하게 되는 인생의 진국과 묘미를 터득한 사람들의 한없이 깊은 눈빛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신비스런 아름다움일 것입니다.

나비가 된다는 것.어딘가에 올라서 있는 사람을 부러운 시선으로 보지 않게된 비법. 고치안에 들어있는 사람들을 기대에 찬 시선으로 보게 되는 것. 저도.. 나비가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일까요? 나무위에서 땀흘리고 있던 저에게 고치가 되라고 권해준 선배언니가 생각납니다. 언니! 그러고 보니 언니가 나비였구료! 뚱뚱한 ? 나비^^..... 고마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