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여성관
메리 에반스 / IVP / 1992년 7월
평점 :
절판


보수적인 교회에서 유년기와 성장기를 보내면서, 내안에는 내가 여성임으로 인한 분노와 좌절이 저절로 형성되었었다. 오랜 치유기간?을 보낸후에야 하나님은 여성을 불공평하게 대우받도록 지으시지 않았다는 사실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왜곡된 길을 걷는 것은 언제나 인간이다. 특히 한국교단은 오래도록 유교적 가치관을 가진 남성들에 의해 성격적인지 아닌지 제대로 검증받지 못한 문화가치들에 편승해 오지 않았던가. 그것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적어도 제대로된 성경해석을 접하고 싶었다.

몇가지 중요한 논문과 세미나, 강연회, 서적들을 접하면서 그런 편견과 분노의 베일들이 걷히기 시작했다. 여권운동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하나님께서 지으신 여성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 사회문화적인 굴곡된 시선에서는 벗어나고 싶었던 차에 계속 되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게 된 것에 지금도 감사하다.

메리 에반스의 <성경적 여성관> 역시 그 기회들 중의 하나이다. 첨엔 또 하나의 뻔한 얘기를 읊은 책이려니 싶어서 손이 가지 않았다. 성경적 여성? 그렇다면 틀림없이 정숙하고 순종하고 남자를 <돕고> 교회안에서 조용히 지내라.. 그거이상 있겠니? 하고 말이다. 그러나 저자가 일단 여성이고 내가 갈망하던 런던 바이블 칼리지 교수인데다 출판사에 대한 신뢰 때문에 뚜껑을 열었다.

<성경적 여성관>은 그리 만만한 책이 아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구절들을 조목조목 신학적으로 균형있게 압축해야 할 뿐 아니라 거기서 조심스럽게 결론을 도출해야 했기 때문에 저자의 의도를 따라가기위해서는 이 분야의 초보라면 중도포기하기 쉽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읽은 몇 논문가운데 가장 질서있고 핵심사항을 놓치지 않는 정리가 잘 된 책이라 추천하지 않을수가 없다.

한글 성경의 어감과 그것을 전달하는 전달자가 가진 문화배경(유교, 남성우월) 때문에 진리에 어긋나게 받아들여져왔던 여성의 문제. 성경적 여성이 아니라 한국적 여성을 강요해왔던 교회의 풍토들이 바뀌어지길 소망한다. 저자는, 성경에 쓰인 단어들의 본래의미에서부터 역사적인 고찰과 해석까지 비교적 광범위한 부분을 언급하면서도 그것을 요약하는데 굉장한 은사가 있는 듯 하다. 목소리를 높여서 여성권위를 치켜세우지 않지만 객간적인 진리를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전달함으로 더 신의를 얻는다.

교회내 여성들은 하나님께서 지으시고 가치를 부여하시며 예수님께서 그 가치를 확인시켜주신 여러 증거들 속에 자신감을 되찾기 기대한다. 또한 단순히 특정구절로 알게모르게 여성을 비하해 왔던 분들도 이 책 속과 함께 기존 해석의 오류들을 한번 진지하게 살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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