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나고 정감있어요!

야옹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 - 0~3세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4
제인 커브레라 지음, 김향금 옮김 / 보림 / 1998년 4월

와, 손가락으로 문지른 듯 표현된 그림 색깔들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요. 색종이처럼 단색 하나로 꾸며졌으면 답답할 듯한 페이지 전~체를 차지하는 색들이, 독특한 그림기법덕에 부드럽게 다가오네요.

아기 야옹이가 좋아하는 색깔을 어린이가 맞추어가는 것으로 구성이 되어있어요. 흰색? 까만색? 보라색? 야옹이가 좋아할 것 같은 색깔들을 하나씩 말해보지만 모두 아니에요. 의외로 주황색을 가장 좋아한다고 답하네요! 한가지씩 열두고개 수수께끼 맞추듯 질문하는 색깔에 그건 이렇기 때문에 좋아하지만 제일 좋아하진 않아~ 하고 야옹이가 설명해주어요. 그러면서 자연히 사물이나 자연환경들에 입혀진 색깔들을 연상할수 있도록 해주어서 감탄이 되네요.

제가 좋아하는 종류의 그림책들은 이처럼 연상작용을 많이 도와주고 또 책을 덮었을때 연관된 다양한 이야기를 아이와 나눌 수 있도록 모티브를 제공해주는 책이에요. 그런 면에서 짧지만 수많은 대화를 나눌수 있는 <야옹이>에게 감사하고 싶네요. 특히 결말부분에 , ‘그럼 넌 엄마하면 무슨 색이 떠올라? 엄마는 무슨 색이 어울려? ’하고 엄마의 존재에 대해 간접 질문 하는 일도 재미나요. 건강이가 엄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느끼는지 알게 되쟎아요. 또 엄마에게 입혀주고 싶은 옷이나 머리장식, 감정에 따라 떠올릴수 있는 색깔들 -화났을때 보라색^^ 슬플때 회색, 환하게 웃을땐 노랑색! 하고 표현하도록 유도해주기도 하구요.

특정책을 지목해서 좀 그렇지만 미피시리즈 같이 감정도 없고 색상도 너무 대비적으로만 찍혀있는것 같은 책은 저희 모자에겐 별로네요. 느낄수도 흉내낼수도 정감도 없어서요. <야옹이...>는 우리 말 어휘도 풍성해서 더 정이 가요. 여느 책에서 볼수있는 약간 직역된듯한 어투를 피한것 같아요. 일반적인 생각을 사알짝 벗어난 내용도 흥미를 돋우구요.

좀더 아들이 자라면 책 흉내내서 손가락 그림도 그리고 싶어요. 아직은 어려서 물감사용이 어렵지만 비닐위에 이렇게 저렇게 풀그림도 그리고요. 손자국, 붓자국이 분명한 그림을 따라 손가락을 비벼대는 건강이가 참 사랑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