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쉬 - 느리게, 단순하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
린다 에겐스 지음, 메어리 아자리언 삽화, 조연숙 옮김 / 다지리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그들을 만나게 된것은 아주 우연이었다. 돌을 맞은 아들녀석을 축하해주러 요녀석이 좋아하는 기차박물관에 가는 길이었다. 미니어쳐에 기차 역사박물관, 그리고 옥수수밭을 가로지르는 기차가 있다더니.. 그 넓고 넓은 옥수수밭이 바로 아미쉬들의 농장인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시간을 내어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어둠이 내려앉는 무렵이어서 많이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전설같은 동네에서 만났던 하얀 얼굴의 소녀들과 가족들의 모습은 이후에 종종 다시 만날 기회가 있었다. 얼마전에 동물원에 놀러갔다가 한 아미쉬 대가족과 맞닥뜨렸었는데 그들은 동양꼬마가 신기했고 우리는 그들의 꼬마들이 신기해서 한참 서서 서로 바라보며 웃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서점에서 책을 보았을때 당장 손이 갔다. 세상에 때묻지 않은 순수한 얼굴들. 이유가 있었다. 책을 읽기전엔 단지 종교의 이름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문명의 혜택없이 고생하며?살아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었다. 색감이 주는 다양성과 아름다움조차 누리지 못하고 살지 않은가.. 그러나 어떻게 보면 그네들이 우리보다 훨씬 많은 것을 누릴수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하나님께서 원하셨던 것은, 이런 느린 속도의 삶이 아니었을까? 가속도로 인해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게 되어버린 물질문명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적인 냄새 한번 제대로 풍길수 없게 되어버린 지금의 사회는, 그분이 좋아하실수도 계획하셨던것도 아니었으리라. 미련해보여도 하나님안에서 천천히 자기정체성과 공동체의 사귐을 이어가는 아미쉬의 전통이 아름다와 보이는 것은 그때문일 것이다.

물론 인간이 만들어낸 가치인지라 꺼려지는 부분도 있다. 앞서 언급한 제한되게 사용되는 색상같은 부분도 그렇고 챙 넓은 모자나 턱수염을 기르는 문제도 그렇다. 신앙적인 가치관은 물론이고.

하나님께서는 성경에 인간사의 모든 세밀한 부분까지 지정해놓으시고 그것을 지키도록 하시지는 않으셨다. 다만 그분의 마음과 가치를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축약된 멧세지를 기록해두셨을 뿐이다. 그래서 더욱 해석도 다양하고 선택에도 신중이 기해진다. 국방이나 납세, 국가인식과 세계관.. 그 모든것에 말이다. 책을 접기에 앞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글자은행 <산돌>도 아미쉬 공동체와 교류있는 단체란 부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낙후>에만 너무 신경이 가 있어서 세상의 소금으로 서있는 귀한 단체를 지나칠뻔 했기에.

날씨 좋은 주말이면 사과농장에 가고싶다. 나는 그렇게 살수 없어도 때묻지 않고 속이지 않고 천진하게 웃으며 독일식 악센트로 악수를 청하는 그들의 손을 잡고 싶다. 순수를 마시며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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