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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너머의 세계
헨리 나우웬 지음 / 두란노 / 1998년 3월
평점 :
품절
2002년 10월. 때아니게 스나이퍼의 총구가 우리 동네를 지나갔다. 우리가족이 자주 다니던 마켓과 주유소, 드라이브하며 지나쳤던 골목길에서 네 사람이 갑자기 생사를 달리했다. 꽃이 놓여진 주유소를 지날때마다 가슴이 시리다. 내게는 최근이 가장 죽음을 살갑게 느끼게 해주는 때이다.
작년 이맘때 <거울 너머의 세계>를 읽었었다. 그때는 이토록 죽음이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았었지만, 헨리 나우웬 만의 독특한 정서가 사선너머를 낯설지 않게 그려주고 있었다. 뜻하지 않은 사고. 자기존재에 대한 궁금함. 죽음을 목전에 두고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던 갈등들. 사소함 때문에 잃어버린 내 곁의 사람들.
사람은 죽기 직전이 가장 정직할 때라고한다. 그때서야 내가 정말 가진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단다. 나는 늘 돌아온 탕자같은 이들이 누리는 하늘보화가 시샘이 났었는데 이제서야 하나님 안에 있음으로 마음껏 누릴수 있는 정서적 자유들 - 의식주같은 기본사항부터 정신적 압박감까지..- 과 누렸어야 마땅한 것들을 제대로 누려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마리아의 경청에 화를 내곤 했었는데 이제서야 내가 이생에서 가장 갈구해야 할것이 무엇인지 발견한듯한 느낌이다.
나는 한이나 복수심으로 세상을 살고싶지 않다. 그래서 어서어서 '이주왕'이 '은아리영'에게 사랑의 힘을 알게해줬으면 좋겠다. 나는 사랑으로 살다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