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왕 이야기 - 양장본
진 에드워드 지음, 허령 옮김 / 예수전도단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생의 이정표(milestone)에 이런 좋은 책을 만났다는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런데 나이 서른이 되고서야 맛본 비정한 어른들의 세계?에 몹시 지쳐있을때 다시 한번 큰 도움이 되어준 책입니다.

흥미진진하고 무궁무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대학시절, 저는 오히려 올라가고 또 올라가야한다는 생의 강박증에 걸려 제대로 젊음을 누려보지 못한것만 같습니다. 지하철에서 읽을 만한 쉽고 얇은 책을 찾던 중에 우연히 손에 잡은 책. 그런데 40분도 더 타고가야하는 귀가길에서 다 읽을수가 없던 책이었습니다. 한구절 또 한문단속에 무수한 생각들이 오고갔기 때문입니다.

현세에도 회자되는 다윗의 이름. 전쟁의 명장이자 영웅이요 천하를 호령했던 왕이며 시대를 넘어선 최고의 명예를 가지는 그 이름. 그러나 언제나 승승장구했던 위대한 남자이기전에 그에게서는 매순간 하나님을 의지해야하는 가장 연약한 한 인간의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누군가, 기독교란 뭔가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들의 종교다 라고 정의했다지요. 네, 실은 그렇습니다. 내가 이겨낼수 없는, 내가 해결할수 없는 문제가 산재한 세대를 살아가면서 내 곁에 따스하고 조용한 속삭임으로 위로하시고 격려하시고 상담해주시는 분이 없다면, 한순간도 숨쉴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두려울것 없이 자신만만하던 거구 골리앗을 한방에 꺽어버리던 시절부터 재차 왕으로 등극하던 때까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화려함보다 때마다 시마다 자신의 연약함을 하나님께 호소하며 하나님앞에 있는 것을 더 사모하던 다윗의 모습속에서 새삼 인생의 선명한 기준을 얻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앞에 늘 나아갔기에 어느새 하나님을 닮아있는 다윗을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이미 어린시절부터 하나님의 뜻과 말씀, 하나님 나라의 세계관이 그의 좌표가 되어왔기에, 왕위를 포기해야 했던 크고 어려운 순간에서도 내면의 욕망과 분노를 말씀앞에 내려놓는 결단이 가능 했다고 생각됩니다.

20세기에 읽었던 책을 21세기에 되씹으면서 <반지의 제왕>이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거대한 악의 세력에게서 반지를 처음 탈취했었을때 마땅히 불살라져야했던 반지를 손에 쥐고 놓치못했던 욕망. 힘과 권력, 명예와 소유욕에 굴복된 인간 자아의 모습 말입니다. <반지의 제왕>을 이미 책으로 읽었기에, 마지막 순간 같은 갈등에 빠지던 주인공의 모습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한창 오르고 또 오르며 거칠고 힘겹게 살고있던 저에게, 어떤 <자리>란 성실함으로 자기 본분을 다하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맡기시는 하나의 직책일뿐, 그것이 사람의 존귀함이나 능력이나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가 아님을 확연하게 보여주던 글이었습니다. 또한, 유능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젊은이를 모함으로 내뱉아버리는 소수의 지도자들의 모습속에 비통함을 느낄 때에, 나의 태도를 분명하게 결정할수있도록 더불어 내 미래의 인격도 준비할수 있도록 도와준 귀한 책이기도 합니다.

사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혹여 우리의 모습속에 압살롬의 모습이 있다면 우리의 미래도 사울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쉽게 넘어갈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평생을 2인자나 넘버 쓰리로 살더라도 제대로 살고싶습니다. 모든 에너지를 오르기위해 사용하기보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시는 그때 그때의 일들 - 목동의 자리에서부터 하나님의 세계관을 닮아가는 삶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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