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그랬어 - 여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1997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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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는 9개월. 기어다니며 서투르게 걸음마하며 또 보행기를 타고 날아다니며(?) 집안 이곳저곳에서 사고를 치고 있습니다. 어째 조용하다 싶으면 냉장고를 휙하니 열어젖히고 고추장을 퍼먹고있고 어째 잠잠하다 싶으면 색연필 심 또각또각 잘도씹고 있습니다. 말귀를 알아들으면 좀 덜하려나 싶었는데 돌이랑 복실이랑 <심심해서 그랬어>를 읽고나니 앞일이 기대(....)됩니다...

책을 펼치면 멀리까지 훤하게 그려진 고향 풍경들을 만나고 페이지귀퉁이마다 돌이덕에 우리안에 풀려나 사고치고있는(!) 동물친구들이 부드럽고도 세밀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 가운데에는 그 장소의 주인공들이 살아움직이듯 그려져있고 돌이가 그녀석들을 말리고있는 사이 그림 저쪽에선 다음장의 주인공들이 사고칠(!)곳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엄마아빠가 돌아오셔서 엉망이되버린 일들을 수습하고 나면 돌이는 울먹울먹 엄마품에 달려들고 돌이를 따라 하루종일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강아지 복실이는 아빠 장화사이에 머리를 기대고 고단한 하루일을 잠으로 달래면서 이야기가 마쳐집니다.

울먹거리는 돌이의 모습에서 끝나버리는 이야기 덕에 여러 가지 상상력의 공간들이 읽은이의 마음에 남습니다. 빙그레 팔짱을 끼고 하늘보며 너털웃음하시는 아빠 얼굴을 보면 넉넉한 우리네 부모님들이 떠오르고 부모님 떠올리며 아 나두 넉넉해져야지 마음먹고 옆에있는 아들 문득 쳐다보면...

'야이녀석! 누가 쓰레기통 뒤지랬어! 얼른 감자껍데기 못내려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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