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넘기
이안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집 여덟 살의 최대 난제, #줄넘기


하나씩 하나씩 겨우 같이 넘던 친구들이 어느 순간 휙휙 스무 개, 서른 개씩 해내자 우리 집 여덟 살은 더욱 위축되었다. (이제 아예 안 하려고🤣…) 그런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어 준비한 그림책 <줄넘기>. 숨도 차고, 힘들기도 하고, 발맞추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하다 보면 재미있을 거라고 으샤으샤해주는 그림책을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당장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줄넘기하는 그림책 속 친구들의 표정이 어찌나들 밝은지!) 

 


사뿐사뿐 휙휙, 리듬을 타며 손과 발의 움직임을 맞추는 일이 파도 타는 일처럼 자연스러워질 때 진짜 가벼워질 수 있겠지. 같이 나가보자! 줄넘기하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고 돌아 흐르는 강물처럼, 하회마을 시간을 걷는 이야기 4
김유경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된 마을을 상상할 때 우리가 흔히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이를테면 마을 한 가운데 우뚝 서있는 600년 된 느티나무, 울퉁불퉁 돌이 박힌 돌담, 나란히 선 좁다란 골목, 방 안에 걸린 근사한 소나무의 자태같은 것. 물론 하회마을에도 그런 것들이 있다. 하지만 하회마을의 특별함은 고즈넉한 옛풍경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포크레인이 기와를 고쳐 얹고, 마루에 앉아 수박을 나누어 먹으면서도 어제 주문한 택배를 설레는 마음으로 뜯어보는 일상에 있다. 옛것은 소중하지만, 옛것이기만 할 때 지키기 어려워진다. 고치고 보태어가는 과정 모두가 역사의 일부이고, 그 모든 시간이 소중해질 때 역사는 지난 날의 기억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살아 남는 것 아닐까.



편하고 쉬운 것을 좇는 바쁜 세상 속에서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쓰시던 물건을 소중히 간직하고,

낡은 곳은 조금씩 고쳐 나가며,

600여 년을 한결같이 살아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얼마나 귀한 일인지.

(그림책 중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응시
김휘훈 지음 / 필무렵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묵직한 어둠 사이로 두 개의 빛이 반짝, 빛난다. 거북의 눈동자다. 거기 있었구나, 한참을 찾았어. 나와 함께 오르자꾸나, 하는 다정한 문장 뒤로 무표정한 거북의 얼굴이 보는 이를 짓누른다. 이렇게 깊은 데 까지는 아무도 안 온다고, 그러니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거북의 말을 따라 위로 오른다. 찬란한 빛이 있는 세상,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강화 유리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거기, 거북이 나타났다. 다들 꽤나 놀란 눈치였고, 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아니, 나는 너를 해치지 않아. 하지만 무표정하고도 커다란 거북은 처음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의 눈가에 노란 리본이 눈에 띈다. 한때는 모두의 가방이나 핸드폰에 달려있기도 했던 노란 리본. 어느 순간부터 '아직도?'이기도 했고, 많은 순간 잊고 지내기도 했다. 그렇게 아홉 번째 4월 16일을 맞이하는 사이 우리는 4월 16일을 잊고 지난 364일과 하루의 4월 16일들을 보냈다. 그런 생각을 하자, 거북의 표정이 왜 나를 짓누르는 것 같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아진다. 정말로 잊고 지낸 날들. 정말로 찾지 않았던 날들이 그렇게나 많았다.


문화는 개개인이 각기 책임의 경로를 다할 때만이 발생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책무를 인식하고 수행한다면, 진실은 발현될 것이다. 전체 국가의 문화는 어떤 다른 것들 위에서도 세워질 수 없다(케테 콜비츠, 1915)


반짝이는 다섯 개의 별을 올려다보며 다시, 표지로 돌아온다.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창 안에 우리를 찾아온 거북이 있었다. 너무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았던, 애써 봐야 겨우 찾아낼 수 있었던 거북은 일 년에 한번 찾아오는 4월 16일일까. 많은 순간 잊고 지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어김없이 어떤 날에는 너희들을 생각한다고. 아마도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4월 16일은 너희를 생각할 거라고. 그렇게 규율을 통해 실현될 수도, 종결될 수도 없는 애도를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계속 해나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절실한 욕망은 그러므로 흐르는 대로 놓아두어야 한다. 깊은 내부로부터 흘러나와 감동으로 휘몰아치는 욕망을 받아들임으로써 자랑스러운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다시 자신으로 되돌아오는 회귀는 바로 일상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모든 시간을 그것에 소모해야 한다. 인생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때 자신의 삶이 무엇이었는지 비로소 말할 수 있게 된다. ('초판 서문' 중에서)

 


'나'는 누구일까. 어디에 살고 있고, 어떤 학교를 다녔고, 어떤 일을 하며, 어떤 관계 속에 있는지 말고- 그냥 '나'를 설명해 볼 수 있을까. 직업도, 관계도 아닌 '나'는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그 안에는 어떤 것이 속할 수 있을까. 지금 읽는 책, 요즘 듣는 음악, 오늘 검색했던 키워드. 그런 것들은 '나'일 수 있을까. ...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 나는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가. 아주 돈이 많아진다면, 그래서 일을 하지 않아도 좋다면- 나는 일을 하지 않을까? 그때의 삶은 어떤 모양새일까. 그게 과연, 지금과 얼마나 다를까.


(당연히) 쓸만한 돈이 있고, 가족들이 건강하고, 하는 일이 잘 되면 좋겠다. 그런데 여기서 쓸만한 돈이란 얼마나 되어야 하는 것일까? 지금보다 분명히 많은 금액일 텐데 우리는 어떻게 그만큼을 벌 수 있을까? 가족들이 건강하기만 하면 될까? 아이의 성적이 좋지 않아도, 건강하니 되었다며 하하 호호 웃을 수 있을까? 잘 되면 좋겠다는 내가 하는 일이란 과연 무엇일까(벌써 지나온 직업만 예닐곱 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큰 고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녹아내리기도 하고, 단단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의외의 취약성을 내비치기도 한다. 동시에, 우리가 숱한 타인의 말속에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거긴 좋은 직장이니 절대로 놓치지 말라거나 마흔 이후에는 직장 옮기는 거 아니라는 말,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겠냐는 말 같은 것들은 논리적인 근거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이 들어 세뇌의 형태로 우리에게 각인되었다. 



그리하여 다시, 내가 원하는 삶의 형태를 욕망해 본다. 하루에 여섯 시간쯤 책을 읽고 싶다. 책상에 앉아 밑줄 치고 노트하며 공부하는 독서다. 그리고 나서는 한두 시간 오늘 알게 된 것에 대해 쓰고, 오락을 위한 읽기를 한두 시간 이어간다. (때로는 영화를 한 편 봐도 좋고!) 그 가운데 몸을 움직이는 것이 귀찮지 않았으면 좋겠고, 야채를 꼭꼭 씹어 먹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삶이면 좋겠다. 물론, 아이와 남편과도 좋은 관계 안에서 지내고 싶다. 어쨌거나- 배우고 익히는 것이 즐거움임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그것을 나누는 일을 사명처럼 여기며 살면 좋겠다. (나눌 사람이 있으면 더 좋고!)



이런 삶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이 필요할까? 되물어보면, 별것 아닐 수 있다. 어쩌면 지금 당장 실천 가능한 영역의 삶이다. 그런데 왜, 궁극의 삶을 눈앞에 두고도 실천하지 못하는가? 이것은 두려움의 문제다.


사람들은 익숙한 인생의 사이클에서 박차고 나와야 한다.

도약은 어려운 것이다.

자신의 신념을 되살리고 자신의 사랑을 다시 살리고 싶은 그 순간에

그 신념, 그 사랑과 결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나이스 닌 '일기'중에서


책을 읽는 내내 '변화'라는 키워드 안에 머무른다. 변화를 일상의 원리로 받아들이는 것, 그 유연한 삶의 태도는 우리를 명함의 주술로부터 벗어나게 할 것이다. 보다 자유롭게, 모두가 각자의 삶을 살기를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해낼 수 있다
보도 섀퍼 지음, 박성원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연 #나는할수있다 라는 말이 우리의 자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을까?



이 책이 묻는 바는 분명하다. 당신은 자신이 마음에 드는가? 당신은 스스로가 자랑스러운가? yes!라고 선뜻 답하기 어렵다면 무엇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가. 무엇을 하기에 나는 너무 ~해, 내 상황이 이래서, 그건 그 사람이니까 가능한거 아닐까? 하는 마음들은 진심어린 변명아닐까. 내가 하고자 하는건 세상을 뒤집겠다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일인데.



사실 나는 자의식 충만한 편이라, #할수있다 는 마음으로 삶을 바꿔나가는 카를보다는 그를 변화시키는 마크쪽에 눈길이 갔다. 그는 어떻게 카를을 변화시켰던가. ‘나한테 왜 이래’라는 낯선 시선을 보내는 카를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다가가 곁을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거기에는 ’거봐, 내 말 들으니까 잘 됐지?‘하는 거드름이 없었다. 그저 묵묵히 대리석 안에서 다비드가 아닌 다른 부분을 떼어냈다는 미켈란젤로의 모습만이 있었을 뿐. #할수있어요 #해보시죠 라는 말을 부담스럽지 않게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 (#나는해낼수있다 #오늘만큼재미있는내일 )




밑줄긋기


1. 자의식은 일종의 감정이야. 자의식은 자네가 저장하는 긍정적인 감정들을 통해 형성되지. 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의 마법 같은 연습법이 유용한 역할을 하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연습법은 자네가 원하는 감정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네. (본문 중에서, 214쪽)



2. “어떤 사람들과는 우리가 아무런 발전도 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야만 잘 지낼 수 있어요. 이런 사람들은 당신이 예전에 비해 달라지고 강해지면, 당신의 그런 변화를 불편해하지요. 이런 사람들은 당신이 달라지고 강해지면 마치 당신이 자신들에게 거울을 들이밀고 ‘넌 지금 뭘 하고 있니?’라고 추궁한다고 여기지요. 하지만 이들은 어떤 노력도 하기 싫어하고, 단지 편안하게 지금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해요. 이런 사람들에게 있어 변화를 모색하는 당신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지요. 그렇기에 이들은 지금의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이 그다지 편안하지 않을 거예요.”


“내가 자신들의 입지를 위협한다고 여기는 거네요. 내가 열심히 연습하는 것이 자신들을 향한 비난이라고 느끼는 거고요. 저 사람들과는 사이 좋게 지낼 여지가 없네요.” (본문 중에서, 229쪽)



3. 불안할 때 나에게 던지는 질문


- 이 일을 할 때 최악의 경우 어떤 나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을까?


- 그러면 내 인생이 끝이 날까?


- 나쁜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이 일을 하고 나서 나쁜 결과가 생기는 것, 혹은 내가 이 기회를 흘려 보내는 것. 둘 중 어느 편이 더 치명적일까?


- 이 일을 할 때 발생할 최상의 결과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