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과 서른살은 열정의 온도가 다르다
박은몽 지음 / 다산북스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20대에, 아니 불과 3~4년전만에라도 이 책을 접했더라면 조금 이해가 힘들었을런지도 모른다.
아니 이해가 다 뭐냐, 오히려 대놓고 '풋내나는 20대'(p.31) '20대는 아직 어리다'(p.26)라고 말하는 작가에게 불쾌해하거나 화를 냈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금도 100% 동의할 수는 없었으니...)
 
그러나 서른을 코앞에 둔 나는 이제 조금 알 듯도 하다.
서른, 드디어 인생의 본론이 시작되었음을(p.50)
인생에 대해 끝없이 이야기를 던지고 생각하던 시절은 지났고 '인생에 대해'가 아니라 '인생 속으로' 온몸을 밀고 들어가야 함을(p.47)
 
이 책에서는 서른에 접어드는 여성들에게 '열정'을 품을 것을 요구한다.
 
우리 가슴 속에는 '아직' 뜨겁게 넘실대는 열정이 충만하다. 아니 '오히려'충만하다.(p.66)
 
그것이 바로 서른의 삶이라 말하면서...
 
우리 앞에 놓여진 것은 아직 무수한 기회가 남아 있을 것 같은 20대의 삶도 아니고 이제는 주어진 삶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40대의 삶도 아니라, 바로 30대의 삶인 것이다.(p.64)
 
그러나 나는 굳이 '열정'이 아니어도 좋을 듯 하다. '열정'이든 '안정'이든 오히려 나는 이 책을 그저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의 나로 인정하고 받아안는 데 또 하나의 밑거름으로 삼는다.
 
정신은 제 혼자 달나라도 가고 화성도 간다. 20대의 나는 그 정신이 진실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 서른을 앞둔 나는 몸이 진실임을 안다.(우리 집 안방에 있는 내 몸, 어느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내 몸, 어느 학원 강사 앞에 있는 내 몸, 어딘가를 향하는 내 몸)
 
어쩌면 그저 흔하디 흔한 처세술같은 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것엔 다 때가 있고 적절한 때를 잘 맞춰준 책은 그저 존재 자체만으로 힘이 되어준다. 가끔은 말없이 건네는 술이나 그저 옆에 앉아만 있어 주는 친구로부터 큰 위안을 얻는 것처럼...
 
이제 더 이상 '부럽다'는 말을 남발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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