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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가끔 퍼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것만 찾으면 금방 끝낼수 있을거 같은데하며 눈에 포착되지 않는 한 조각 때문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는 순간이 바로 그렇다. 그러면 퍼즐이 소파 밑 어딘가에 떨어진게 아닌지제품에 하자가 있는건 아닌지,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참 헤매다가 무더기 속에 잘 감추어져 있던 조각을 결국 힘겹게 찾아내곤 아무일 없었다는 듯 제자리에 끼워놓고 다시 퍼즐을 완성해 나간다


하지만 위기는 다시 찾아온다.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은 재연되고 이 안타까운 사이클이 여러번 반복되고 나면 어느새 퍼즐이 아름답게 맞춰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지나간 고통스러운 기억은 잊어버린 채 눈 앞의 작품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승리의 미소를 짓는다. 그렇게 하나의 퍼즐은 완성된다.


올해 2021년이 딱 퍼즐게임과 같은 한 해였다.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이번 한번만...’ 이라고 외쳤던 순간이, 그렇게 간절히 기도했던 시간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번만 도와주세요!’ 라는 기도는 분명 성숙한 신앙의 모습은 아닐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우리가 드린 모든 기도에 응답해주셨다. 새 직장, 새로운 보금자리, 교회를 찾는 과정과 자잘한 잔병치레 등으로 정신없이 보냈던 올 한 해, 하나님은 위기의 순간마다 우리와 함께해주셨다. 이번 한 번뿐만이 아니라 매순간, 그리고 평생동안 우리의 삶을 책임져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신 하나님이, 내년에도 인생의 퍼즐을 하나둘 맞춰가는 우리의 발걸음을 인도해주시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한 분 만을 의지하는 법을 터득하게 하실 것이다. 2022년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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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ear’s Eve 드디어 코비드 백신을 맞았다. 사실 처음엔 걱정되서 동료들이 맞는거 먼저 보고 받을려고 했었다. 인터뷰 때문에 너무 정신없이 지낸 탓도 있었지만 어쨋든 1 전엔 맞아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차에 오프닝이 생겨서 바로 예약했다.


아침 일찍 일하러 가는 길에 병원에 들렀다. 강당에서 한창 백신접종이 진행되고 있었다. 제법 사람들이 많았고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내가 받은 파이저 백신. 아내는 며칠 전에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 주사 맞고 나서 알러지 현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15 동안 의자에 앉아 있었다. 보통 알러지 오피스에서 주로 이렇게 하는데, anaphylactic shock 생기는지 체크하기 위해서다. Angioedema, bronchospasm, hives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알러지 현상이 나타나면 epinephrine이라는 약을 투여해야한다. 증상이 심각하거나 약이 효과가 없으면 바로 ER 보내서 intubate 해야되는 경우도 있다.


살짝 긴장하고 있었는데 동료랑 수다를 떨다보니 벌써 시간이 지나 있었다. 3주 후에 다시 와서 2 접종을 해야한다. 백신 접종카드를 받고 병원을 나서자 더욱 실감이 났다. 일하면서도 별다른 느낌은 없었지만, 저녁부터 주사 맞은 팔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건 매년 독감주사를 맞았을 때와 똑같은 느낌이었다. 주로 3일동안 감기몸살을 앓는데, 어제는 정말 코비드에 걸린게 아닌가 정도로 아주 오랜만에 몸살이 생겼다.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아무튼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몸이 많이 개운해졌다. 팔도 아프지 않고. 연구결과에 의하면 1 접종 후엔 50프로 정도 항체가 생기고, 2 접종까지 해야 90프로 이상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방으로 lifelong immunity 생기면 좋겠지만 아직 데이타가 부족해서 앞으로 얼마나 자주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는 없다. 매년 독감주사처럼 맞게 수도 있다. 우리가 원하는 herd immunity 생겨서 바이러스가 퍼지고 변이되는 막는 것이다. 백신이 하루라도 빨리 보급되어서 우리 엄마 아빠도 받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얼굴을 자주 있을테니까.


요즘 서로에게 습관처럼 하는 stay safe! 처럼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시길. 새해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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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1-01-03 0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razymed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razymed 2021-01-03 0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Let me close with another warning.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Be aware of reading for quantity to impress anyone.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다독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Read for your soul!

당신의 영혼을 위해서 책을 읽어라.

 

If we could live a thousand years and experience a thousand relationships in the thousand times and places and cultures that offer themselves, perhaps we wouldn’t need books in order to become wise.

만약에 우리가 천년을   있다면그래서 다양한 장소와 시간들 속에서 무수히 많은 관계를 경험할  있다면우리에게 책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But our lives are short and God has been merciful to give many places, many times, many cultures, many insights distilled into books.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짧아서 자비로우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다양한 장소와 시간과 문화와 통찰력이 담겨있는 책을 허락해주셨다.

 

So find the ones that strengthen your faith and make you want to live all out for God.

그러므로 당신의 믿음을 굳건하게 해주고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도록 만들어  책을 찾으라.

 

From “Ask Pastor John”

How Do I Choose Good Books and Grow My Library? Ep 1244 Ending remark.

 

뭔가 가슴을 울리는  같아서 적어놓고 번역해봤다.

 

예전에 알쓸신잡에서 유시민도 비슷한 말을 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을  읽을  없고모든 사람을   없고모든 곳을 여행할  없다고 말이다.

 

 파이퍼 목사님부끄럽지만 미국에 산지 20년이 지났는데 아직  분의 책을  권도 접해본 적이 없다.

 

요즘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읽기 시작했는데개혁주의 신학자들의 계보를 살피다 보면 청교도 신학자인 조나단 에드워즈에 이르게 되고그를 검색해보면 어느새 그의 열렬한 추종자인  파이퍼 목사님에 이르게 된다.

 

 짧은 에피소드 밑에 달린 댓글을 보면 목사님이 추천해주신  목록이 정리되어 있다다소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듯한 추천도서 목록이지만 한번은 참조해 봐도 좋을  같다.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무한하신 하나님을 알고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성경 공부를 하면서도  떨쳐버릴  없는 질문벌써 인도자 모임도 10과가 끝나고 4 남았다끝까지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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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9시에 잠든 까닭에 새벽 4시 반에 눈이 떠졌다.

7시간의 수면만 취하면 더 이상 잠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한 내 몸.

지난 1주일간 내과 실습 돌면서 고생한 걸 보상해주려 했지만 내 마음은 아직 병원을 향해 있다.

나 없이 하루종일 고생할 선배 레지던트를 생각하니 괜스레 미안해진다.

오늘 만큼은 절대로 일 생각은 말아야지, 의식적으로 노력해보아도 소용이 없다.

마음에도 적용이 되는 이 몹쓸 관성의 법칙은 사람을 미련하게 만든다.

하염없이 기다려도 해가 뜨질 않는다. 일어난지 벌써 1시간 반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여기는 햇빛이 드물게 비치는 동네, 비타민D 부족이 만연한 알래스카보다 추운 지방이다.

어제 퇴근하면서 실수로 아내 차에 핸드폰을 놓고 내려버렸다.

늦었다고 부랴부랴 그 차를 타고 출근한 아내는 차마 내 핸드폰을 발견하고도 다시 집에 돌아올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해하지만 조금은 야속하다고 느낀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밤새 문명의 이기에 대해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노트북으로는 누구에게도 전화를 걸 수 없다. 여분의 전화기 따위 있을 리 없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저번처럼 자다가 아파서 깨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할까. 시나리오를 구상해 본다. 어떤 행동조치를 취할 것인가?

앞으로 며칠간 34도를 웃돌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조금 안심이 되었다. 만약 몸이 아프면 근처에 24시간 영업하는 주유소나 마트에 가서 전화기를 빌려 쓰면 된다. 하여간 그래서 어쩐단 말인가. 무슨 일이 있어도 그냥 침대에 누워있으면 된다. 그럼 아내가 나를 구해주러 올 것이다.

자기 전에 문득 생각이 나서, 아니 아내의 전화번호 밖에 기억이 나질 않아서 동생과 형에게 짧은 이메일을 보냈다. 핸드폰이 없으니 당장 가족들 번호를 적어서 보내라. 나는 이만 자겠다. 너무 걱정 말아라. 일어나보면 답장이 와 있겠지, 하고 느트북 전원을 껐다. 형만 답장을 보냈다. 이메일로 채팅을 하고 싶었는지 단문의 이메일을 여러 개 보냈다. 이런.

내게 핸드폰은 어떤 의미를 갖는 물건일까. 핸드폰이 없으니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다. 알쓸신잡에 나오는 김상욱 박사는 곧 핸드폰이 신체내에 칩의 형태로 이식되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을 상상하니 끔찍하다. 우리의 생이 다하기 전에 세상이 너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즘 자주 생각한다.

그렇다고 오래 살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겨울에, 아직 11월 중순이긴 하지만,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추위 속을, 새벽 어둠을 헤치며 병원으로 내달릴 때, 아 새 차였으면 이렇게 춥진 않았을 텐데. 히터 빵빵하고 엉따 기능까지 있으면 너무 좋을 텐데, 그걸로도 행복할 텐데, 이렇게 쓸데없이 고생하진 않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해본거다.

그러니깐 돈이 많으면, 그 돈으로 새 차를 살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나는 아마 행복해질 것이다. 그러니깐 돈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명제는 참이다. 어떤 물질이든지 어느 선을 넘어가면 그것이 더 이상 개인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사라진다. 하지만 그 선에 닿기 전까지는 다다익선이 참인 경우가 현실에선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렇게 내가 겨울에 추위에 시달리지 않아 감기에 자주 걸리지 않게 된다면, 배탈이 자주 나지 않는다면, 나는 오래 살 수 있을 게 아닌가.

그럼 돈이 많으면 오래 살 수 있다는 거자나. 그러면 돈 많이 벌어서 건강하게 살자, 내 몸을 더 편안하게 해주자,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돈이 나를 오래 살 수 있게 해준다면, 그것이 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면, 기꺼이 나도 부와 명예와 권력을 쫓으며 살리라. 그런 유효한 이유로 돈이 필요하다면 말이다.

하여간 나는 지금 아내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일출을 기다리는 것인가, 핸드폰을 그리워하는 것인가.

알 수가 없다.

그러니깐 1시간 후에, 해가 떠오를 때쯤 문을 열고 들어올 아내를 맞이하면서, 나는 무엇 때문에 흐뭇해하고 행복감을 느낄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아내가 보고 싶다. 지금은 그게 진심이고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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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가 이런 말을 했더랬다. 부부란 참 묘한 인연이라고. 누구하고 친하다고 같이 목욕도 하고 밤에 껴안고 자지는 않을거라고. 참 맞는 말이다 싶었다.


아내가 전에 인스타에 커플사진을 올리면서 나를 베스트 프렌드라고 해시태그를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물어봤다. "내가 왜 너의 베프야? 교회언니랑 제일 친한거 아니었어?" 아내가 말했다. "아니야, 오빠랑 제일 많이 통화하고 자주 만나니깐 베스트 프렌드가 맞지." 난 내가 베프보다 더 괜찮은 존재인 줄 알았는데, 아내의 사전엔 그런게 없었나 보다. 나는 그 말이 싫지 않았다.


그렇다. 결혼을 해서 참 좋은건 이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와 매일 함께 먹고 자고 지낼 수 있다는 거다. 내 온기를 나눠줄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 결혼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이사를 하자마자 가구를 주문했는데 배달이 2주 정도 걸린다고 해서 급한대로 식탁과 의자, 자질구레한 생활용품들을 사들였다. 사진은 월마트에서 17불로 득템한 3단 책장이다. 그래서 이케아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100불짜리 책장은 일단 리턴하기로 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홍순범의 "인턴일기", 하루키의 "먼 북소리", 그리고 달라스 윌라드의 "하나님의 모략" 영문판이다. 세번째건 장인어른의 책장에서 발견하고 훔쳐왔다. 이것도 득템이다. 윤종석씨가 번역한 한국어판도 있는데, 왠지 나중에 동생한테 선물로 줄거 같다. 가끔은 두꺼운 책들도 원서로 읽는 게 더 빠르고 편하다.



책장을 보니 주로 아내와 연애하면서 함께 읽었던 결혼에 관한 에세이, 신앙서적과 자기계발서들이 꽂혀있다. 이사 오기 전에 책을 진짜 많이 샀는데, 읽을 엄두가 나질 않아서 일단 가볍게 읽을 만한 것과 당장 땡기는 것만 풀어놨다. 독서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읽어 나가자.



지난 금요일에 국경을 넘어서 잠시 캐나다에 다녀왔다. 근처에 와이너리가 있어서 그 유명하다는 아이스와인도 하나 사왔다. 디저트랑 같이 마시는 졀먼 리슬링처럼 알코올 도스는 낮고 맛은 엄청 달다. 딱 내 스타일이다.



내일부터 출근이다. 지금 긴장되서 잠이 오질 않는다. 사진을 첨부했더니 더 흥분되서 잠이 달아나 버렸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후회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블로그에 일기를 쓰니깐 재밌다. 그럼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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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1-02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프라...지상최대의 찬사 아닐까요? ^^

crazymed 2019-01-02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맞아요! 아내가 제 베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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