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 스몰 - 큰 것을 이루고 싶다면 작게 생각하라
오웨인 서비스.로리 갤러거 지음, 김지연 옮김 / 별글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작년 말까지만 해도 나는 장롱면허 소지자였다. 운전면허를 몇 년 전에 따놓고 면허증이 발급된 이후로 한 번도 운전을 하지 않았다.

면허를 따기 위해 운전면허 학원에서 도로주행을 하면서 나는 불현듯 운전하는 게 너무 무서워졌던 거다. 엑셀을 밟을 때 엔진에 힘이 들어가면서 차체에서 느껴지는 진동, 그 속도감, 브레이크를 밟으며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 질 때 느껴지던 왠지 모를 위기감. 운전하는 게 그렇게 무서운 일일 줄이야.... 기적적으로 면허는 땄지만, 그 이후로 운전대에는 손도 올리지 않았다. 내 차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내가 자처해서 운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작년 12월, 나는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하게 되었다. 해야만 하게 되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먼 길을 오고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 나는 겁을 잔뜩 집어먹은 채로 운전 연수를 받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연수를 받은 후에 나는 겨우 운전에 대한 엄청난 부담을 좀 덜었다. 그걸 시발점으로 해서 연수를 마친 다음부터도 나는 자체 연수에 들어갔다. 걸음마도 못 떼는 아기가 연수 며칠 받았다고 갑자기 100미터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달릴 수는 없는 법. 나는 한 술, 한 술 그리고 또 한 술 밥을 먹듯이 그렇게 차근차근 운전을 해보기로 했다. 자체 연수 첫 날은 오직 전진 주행만, 둘째 날은 후진 연습만, 그 다음 날은 T자 주차 연습만. 그렇게 천천히 나의 운전 능력을 끌어올려 나는 결국 혼자서 밥 한 그릇을 다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고속도로를 타야 한다는 엄청나게 무거웠던 목표를 하루하루 잘게 쪼개어 세부 목표로 나누었고 그렇게 자잘하게 나눈 목표를 하나하나 소화하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새해의 첫 책으로 이 책을 읽었다. [씽크스몰] 큰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 잘게 쪼갠 세부 목표를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세우고 그걸 이루는 걸 습관화 할 수 있도록 가이드해 주는 책이다. 나름 다이나믹했던 12월을 보내고 이 책을 읽는데 정말 느껴지는 감회가 남다르네.

넛지팀이라고 불리는 영국의 행동통찰팀이 낸 이 책은 도전하는 목표를 이룰 있도록 매뉴얼을 제시하기만 하는 책은 아니다. 매뉴얼이라기보다는 교관이라는 느낌. 무언가를 도전하고 그것을 이루고자 할 때,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시작하여 그것을 실행하고 실행하는 동안 꼭 염두해야 하는 과정들을 잘 알려준다.

 

‘작게 생각하는 법’은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싶다고 일곱 가지의 모든 세부적인 사항들을 그대로 따라할 필요는 없다.

​대신 행동의 토대를 마련해줄 방법들을 이 책에서 찾고 각자의 목표를 세워 적당한 도구를 꺼내어 쓰고 도움을 받으면 된다.

본문 24쪽

 

정초부터 이런 책을 읽고 나니까, 올해는 뭐든 다 해치울 수 있다!!!는 의욕이 마구마구 솟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신과 함께 : 저승편 세트 - 전3권 - 개정판 ㅣ 신과 함께 개정판 시리즈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 예고편을 보고 진기한 변호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때의 그.... 실망감....이란.....

 

웹툰 [신과 함께]의 배경만 어느 정도 가져오고 거기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에 반감이 있는 건 아니다. 매체가 다르면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다.

진기한 변호사를 보고 싶어 했던 건 원작팬인 나의 마음일 뿐.

그래도 영화가 흥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기분은 좋다.

 

"착하게 살아야겠다"

 

나는 그랬다. 이 웹툰을 보고 나서, 그리고 단행본으로 출간된 세 권을 읽고 나서도 역시 '그래, 몸이 없어지고 나서 돌아봐도 부끄러울 일은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지들이 뭔데 나를 심판하냐는 둥, 어차피 한번 뿐인 인생 내 마음대로 살다 말겠다는 둥, 어차피 나중 일 아니냐는 둥, 사후 세계가 어디 있냐는 둥

수많은 사람의 여러 감상평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는 인간을 인간되게 만드는 건 양심이나 선심이 아니라 염치가 아닌가 한다.

 

착하게 살면 호구가 된다는 말이 아주 틀린 게 아니라는 인식은 '착함 = 계산할 줄 모름 = 바보'라는 기저인식에서 출발하는 듯 하다.

이런 인식은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피해자에게만 비난을 가하면서 정작 가해자에게는 손가락질도 못하는 비열하고 이율배반적인 문화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바보 같이 살라는 말이 아니라, 착하게, 염치를 알고 양심을 지키며 살자는 것인데. 이런 말이 이렇게 설득력을 잃은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건 마음 씁쓸한 일이다.

 

내년 정초에는 정의롭지 못한 세상이 선량하게 변화하는 징후를 발견하고 흥분하면서 새해를 맞게 되기를 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 - 관찰학자 최재천의 경영 십계명
최재천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중요한 건 생명 그 자체다. 살아있다는 것. 호흡을 하고 변화하고 반응하는, 살아있다는 것. 나의 생명이든, 다른 존재의 생명이든 생명의 가치란 무엇에도 비길 수 없다. 생명은 단 하나라서 한 번 꺼져버리면 어떤 것으로도 되살릴 수 없으니까.

 

삶이 피폐해지는 순간은 이 생명의 무게와 가치에 대해 희미해지거나 잊어버리게 되는 순간인 것 같다. 내 존재가 귀한 것은 내가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라거나, 내가 어떤 잘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무게를 그런대로 짊어지고 생명의 가치를 부질없이 소비하지 않고 어쨌든 오늘 하루 호흡하고 변화하고 반응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귀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생명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세상의 그 어떤 학문을 하건, 어떤 일을 하건 간에 빛이 되는 법이라고 나는 믿는다.

 

공식적으로 ‘세계적인 석학’이라고 소개되고, 방송에도 많이 나오셨다는 최재천 교수를,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국립생태원의 존재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첫눈에 본 사람한테는 호감을 잘 못 느끼는데, 첫눈에 본 국립생태원에게는 단번에 호감을 느꼈다. 아, 내년에 꼭 여기를 가보고 말리라.

 

‘생태원’이라는 장소 자체에 대한 동경과 선망 때문에 저런 목표를 세우긴 했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국립생태원을 가보고 싶게 만든 또 다른 매력은, 이 생태원을 이끈 최재천 교수의 가치관과 경영관이다. 모든 생명에게서 배운다, 남보다 너무 많이 가진 건 결코 자랑이 아니다, 세상은 군림君臨이 아니라 군림群臨으로 유지된다, 두뇌 하나가 두뇌 열 또는 백을 능가할 수는 없다 등등 그의 경영 철학 혹은 삶의 철학은 정말 매력적이고 배울 점도 많다. 무엇보다도 생명을 존중, 아니 사랑하는 사람은 정치를 하든, 경영을 하든, 연구를 하든 결국 옳은 일을 한다는 내 가치관에 확신이라는 무게를 실어주었다.

 

이런 경영자가 더 많아진다면 우리나라는 적어도 불의와 부패 그리고 부조리 때문에 몸살을 앓는 일이 점차로 줄어들다 결국 사라지지 않을까.

 

개미처럼 작은 곤충 하나도 존중하고, 숲 어귀에 싯구와 함께 낭만을 새겨 넣는 멋이 있는 학자 그리고 경영자.

 

여러 가지로 많은 걸 배우고, 느끼게 한 책이다.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 어른이 되어서도 너를 지켜줄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기억
김진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입맛은 정말 개인의 취향이다. 유전도 아니고, 학습도 아니다. 순전히 개인의 마음 혹은 몸상태에 달린 일이다.

나는 어릴 때 초콜릿을 정말 싫어했다. 짜장면도 정말 싫어했고, 피자는 학을 떼었다. 사과는 좋아했는데 포도는 냄새도 싫어했고 무생채만 있으면 밥 한 공기를 먹어도 배추김치는 또 싫어했다. 배추김치 중에 특히 막 담근 김치는 매우 싫어했다. 잘 익은 김치만 그나마 먹었다.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른다. 아마 내 혀가 느낀 그 음식 혹은 식재료의 첫 맛이 대단히 이상했거나, 그 음식을 먹고 체하거나 몸이 불편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인듯하다.

앞에서 열거한 모든 음식과 과일을 지금은 다 잘 먹는다. 어떤 건 심지어 즐겨 먹는다. 이를 테면 막 담근 김치는 무생채보다 더 좋아한다.

 

짜장면도 마찬가지다. 내가 초등학교 때, 어쩌다 중국음식집에 가거나 시켜먹을 때면 나는 항상 우동을 먹었다. 짜장면은 입에 대기도 싫었고 짬뽕은 너무 매웠고 볶음밥은 너무 퍽퍽했다. 우동이 나의 베스트였다. 부드럽고 담백한 국물이 최고였다. 그거 외엔 다른 메뉴를 몰랐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짜장면의 진득하고 밀도 높은 감칠맛을 알아버렸다. 그 일은 정말 어느 날 난데없이 일어났다. 나는 짜장면을 먹고 싶어 했던 적이 한번도 없었고, 짜장면을 먹기 위해 노력했던 적 역시도 한번도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먹어본 짜장면 한 젓가락이 말도 안 되게 맛있었다. 그날 이후 거짓말처럼, 나는 우동과 작별했다. 지금도 우동은 별로다. 짜장면이 질리면 차라리 짬뽕을 먹는다.

초콜릿도, 피자도 비슷했다. 냄새만 맡아도 멀미를 하곤 했던 음식이나 식재료를,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그러니까 성인이 되어가면서 좋아하거나 즐기게 되었다.

 

내가 못 먹겠다고 밀어내는 음식을, 부모님은 강요하지 않으셨다.

 

입에 넣었다가 뱉어내도, 못 먹겠다고 밥그릇 밖으로 꺼내버려도 그대로 놔두셨다. 한번은 아버지와 순대국을 먹으러갔는데, 내가 도저히 국물 속에 잠겨 있는 순대를 먹지 못하자 아버지는 따로 순대만 한 접시 시켜주신 적도 있다. 부모님의 배려로 나는 입에서 안 받는 음식, 식도에 받아들이기를 몸이 거부하는 식재료는 억지로 먹어야 했던 적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밥상이 아주 편안하고 모든 것이 풀어지는 방종한 자리는 아니었다. 반찬 앞에서 투정이라도 하거나 되도 않는 억지로 식탐을 부리기라도 하면 그 자리에서 혼이 났다. 어른들 앞에서 갖춰야 하는 식사 예절은 물론이고 음식과 그것을 만든 이에 대한 존중을 안 지켜도 혼이 났다.

 

입맛은 개인의 취향이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태도와 그 음식을 준비해준 이에 대한 존중은 개인의 취향이면 안 된다. 후자는 취향이 아니라 도리이자 예의라고 생각한다.

 

[딸에게 차려주는 식탁]을 읽으면서 입맛과 태도에 대한 두 가지 입장이 매우 격렬하게 부딪혀, 솔직히 말하면 다소 불편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이 위에 길게 쓴 이야기는 내 안에서 부딪혔던 이런 저런 입장들을 정리하다 보니 풀어져 나온 글이다.

 

이 책은 식품MD 김진영 씨가 딸에게 만들어준 요리와 그에 얽힌 에피소드를 담은 요리 에세이다.

딸의 입맛이 대단히 까다로워, 그 딸의 입에 맞춘 요리를 만드는 아빠의 이야기다. 이렇게 보면 참 사랑스러운 책이다. 종종 아침에 내 도시락을 싸두시는 우리 아버지 생각도 많이 나는 책이고.

 

딸을 사랑하는 아빠의 입장만 담겨 있다면 그저그런 에세이로 남았겠지만, 이 책 최고의 매력은 식품MD답게 풀어내는 다채로운 식재료 이야기다. 집에서도 숙성육을 만들어먹는 방법, 최고의 굴이 나는 지역, 좋은 사과를 오래 먹을 수 있는 팁 등등 따로 메모해두면 분명히 식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다.

 

책 맨 뒤에는 저자가 딸에게 해주었던 요리의 레시피까지 실려 있다.

아빠와 딸의 이야기, 요리와 식재료에 대한 섬세한 자료들을 함께 읽을 수 있는 에세이.

숙성육은 진짜 집에서 한 번 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는 왜 네가 힘들까 셀프 테라피북 - 가깝지만 상처를 주고받는 이들을 위한 100개의 질문 ㅣ 나는 왜 네가 힘들까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작년 말에 [나는 왜 네가 힘들까]라는 책이 나왔다. 크리스탤 프티콜랭이라는 프랑스 심리학자가 쓴 책이었다. 저자는 관계를 힘들게 만드는 유형을 분류하고 각 유형이 취하는 입장을 피해자, 박해자, 구원자라고 명명했다. 약한 자신이 피해를 입은 것이라며 징징대는 타입, 너의 행동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비난을 쏟아내는 타입, 내가 다 도와줄테니 나한테 기대지 않으면 큰일 날 것이라는 타입. 나를 힘들게 하는 누군가가 이런 타입일 수 있고, 내가 이런 타입 중 하나일 수 있다.

 

올해는 나는 어떤 유형일까를 혼자 분석해보는 '셀프 테라피북'이 나왔다. 피해자인가 박해자인가 아니면 구원자인가. 그것도 아니면 이 세 가지 유형이 쏟아내는 공격을 받고 휘청대고 있는 사람인가?

 

[나는 왜 네가 힘들까 _ 셀프 테라피북]은 세 가지 유형의 특징과 행동에 대한 요점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지를 함께 실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피해자가 피해자 유형의 전형적인 멘트로 나를 물고 늘어질 때 나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만약 적합한 대답이나 대응을 할 수 없다면, 그렇게 만드는 내 안의 약점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게 만드는 질문들이다.

 

작년에 나왔던 책과 함께 세트로 읽고 생각하고 쓰고 그리고 이것들을 실천에 옮겨보는 단계까지 같이해본다면 생각보다 굉장히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인간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만드는 데에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