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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 저승편 세트 - 전3권 - 개정판 ㅣ 신과 함께 개정판 시리즈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 예고편을 보고 진기한 변호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때의 그.... 실망감....이란.....
웹툰 [신과 함께]의 배경만 어느 정도 가져오고 거기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에 반감이 있는 건 아니다. 매체가 다르면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다.
진기한 변호사를 보고 싶어 했던 건 원작팬인 나의 마음일 뿐.
그래도 영화가 흥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기분은 좋다.
"착하게 살아야겠다"
나는 그랬다. 이 웹툰을 보고 나서, 그리고 단행본으로 출간된 세 권을 읽고 나서도 역시 '그래, 몸이 없어지고 나서 돌아봐도 부끄러울 일은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지들이 뭔데 나를 심판하냐는 둥, 어차피 한번 뿐인 인생 내 마음대로 살다 말겠다는 둥, 어차피 나중 일 아니냐는 둥, 사후 세계가 어디 있냐는 둥
수많은 사람의 여러 감상평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는 인간을 인간되게 만드는 건 양심이나 선심이 아니라 염치가 아닌가 한다.
착하게 살면 호구가 된다는 말이 아주 틀린 게 아니라는 인식은 '착함 = 계산할 줄 모름 = 바보'라는 기저인식에서 출발하는 듯 하다.
이런 인식은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피해자에게만 비난을 가하면서 정작 가해자에게는 손가락질도 못하는 비열하고 이율배반적인 문화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바보 같이 살라는 말이 아니라, 착하게, 염치를 알고 양심을 지키며 살자는 것인데. 이런 말이 이렇게 설득력을 잃은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건 마음 씁쓸한 일이다.
내년 정초에는 정의롭지 못한 세상이 선량하게 변화하는 징후를 발견하고 흥분하면서 새해를 맞게 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