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 금융위기 10년,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애덤 투즈 지음, 우진하 옮김 / 아카넷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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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부도의 날]이라는 영화를 보고 난 후를 기억한다. 대학교를 다닐 때 [국제 경제]라는 과목으로 IMF 금융위기의 원인과 결과를 배웠던 나는 그 영화를 본 이후 ‘대체 나는 학교에서 뭘 배운 거였지?’라고 탄식했다. 누군가는 음모론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영화적 과장이 섞여있다고 했지만 영화의 내용은 이미 나에게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영화가 고발하고 있는 내용 중 완전한 팩트는 절반이 안 된다고 해도 말이다. 내가 몸서리쳤던 것은 이것이다. 목적이 무엇이고 누가 주도하든,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금융을 완전히 무너지게 만들 수 있는 대규모 위기는 언제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가정이 공중분해되듯 흩어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했다. 그 시절이 지금이라도 재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 자체로 너무나 끔찍하지 않은가. 이 현실이 체감된다는 점에서, 타노스의 핑거스냅으로 지구 생명체 절반이 먼지가 되는 것보다 훨씬 끔찍한 일이다.

 

 컬럼비아대학의 교수로 있는 애덤 투즈는 저명한 역사학자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재현된 국제질서라는 거대한 흐름을 정교한 통찰력으로 설명한 [대재앙]이 출간된 이후 그는 위대한 역사가라는 호평을 들어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2008년에 불어 닥친 세계적인 금융위기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경제 대서사시를 책으로 썼다. 미국 중심의 혹은 한 지역만의 경제사가 아닌 세계 경제사다. 특히 예측 불가능하고 까다로운 최근 10년의 역사. 한국어판의 책 페이지는 850쪽이 넘는다(본문만, 인용구 리스트 제외). 그야말로 역작이다.

 

 책 두께에 어마어마한 부담을 느끼며 첫 페이지를 열면 아주 인상적인 머리말이 나온다. 한국의 독자들을 위한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이다. 저자는 이 한국어판 서문에서 98년 IMF 사태를 겪고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은 한국은 2000년대에 들어 큰 문제 없는 국가 재무 상태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한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나라들은 엄청난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고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한국조차도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자 어쩔 수 없이 이 세계적인 충격파에 빨려들어 가야 했다고.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IMF사태는 언제라도 재현될수 있다’는 불안함이 단순한 내 뇌 망상이 아니라고 느꼈다.

 

 

 1990년대에 금융위기를 학습한 한국의 경우 2008년 국가 재무 상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고 무역수지는 흑자 진행 중이었다. 또한 유럽과는 달리 한국의 은행들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와 크게 엮여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결정적으로 1990년대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국제화되어 있었고 여기에 수출 주도형 국가로서의 재정적 필요와 특히 대금을 회수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자본재의 거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다시 말해 한국의 은행시스템은 달러화를 조달하기 위한 국제 화폐 시장과 원화와 달러화를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외환시장에 크게 의존했던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자 이런 시장들은 무너져 내렸고 덩달아 한국의 금융시스템 역시 엄청난 자금조달 압박에 시달렸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유럽의 주요 금융가와 다르게 한국은 자금조달 중단뿐 아니라 원화의 막대한 평가절하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한국처럼 막대한 외화를 보유한 국가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건 경제가 튼튼한 국가라도 세계적인 충격파 앞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이런 대규모의 위기가 어떻게 한 국가나 초국가적 차원에서 관리되고 해결될 수 있었는지를 바로 이 책 [붕괴]를 통해 설명하고자 했다.
7-8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커다란 맥락에서 설명하는 ‘들어가며’, 미국의 2000년대 상황과 위기 그리고 세계 각국이 함께 연결된 소용돌이를 설명하는 1부, 금융위기의 충격에 빠진 세계를 설명한 2부, 2009년 여름부터 시작된 또 다른 위기(2008년의 충격이 낳은 결과들)를 설명하는 3부와 4부로 이어지는 이 책은 결코 쉬운 책이 아니다. 읽다보면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나같이 경제와 현대사에 식견이 짧은 독자는 더더욱. 하지만 이 책은 어떻게든 완독해야 할 동기가 충분한 책이다. 왜? 금융위기는 결국 정치적 위기로 이어지고 이런 위기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거의 모든 것들을 바꿔놓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10년의 세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내가 알았다고 해서, 내가 무언가를 크게 바꿀 순 없겠지만 적어도 언젠가 내가 위기를 맞게 된다면 이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국가부도의 날]에서 허준호는 끝내 자기가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 시절 우리 모두가 그랬다. 같은 사건이 반복될지언정 같은 아픔은 반복하지 말았으면 한다. 아마 이것이 저자가 이 책에 특별힌 한국어판 서문까지 달면서, 한국인 독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과 통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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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 경제 선언 - 돈에 의존하지 않는 행복을 찾아서
쓰루미 와타루 지음, 유나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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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서점에 가서 책을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다. 부동산이니, 경매니 하며 돈 버는 비법을 다른 책들이 얼마나 많든지. 물론 이런 책들에 대한 광고를 온라인 서점에서 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책들을 모니터가 아니라 실물로 보고, 심지어 종류와 양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맨 눈으로 접한 적이 없었다. ‘나는 이렇게 해서 돈 벌었다!’는 책이 얼마나 많은지 놀라울 뿐이었다. 


 그런 서점의 한가운데에서 내 가방 속에 들어있던 책은 매우 기이하고 이상한 것이었다. 돈에 의존하지 않는 행복을 찾아서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무전 경제 선언]이다. 돈에 행복을 의존하는 아니, 돈에 행복을 저당 잡힌 우리의 현실을 고발하고 조금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행동해보자는 조언을 하는 책이다.

 일본 프리랜서 작가인 쓰루미 와타루는 1993년에 [완전 자살 매뉴얼]이라는 책을 냈고 이 책으로 일약 스타 작가가 되었다. [무전 경제 선언]의 책 날개에는 저자를 열 사람 중에 아홉 사람이 죽지 못해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하면 삶의 괴로움과 돈의 굴레로부터 편안하게 살 수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관련한 운동을 실천하는 작가라고 소개한다. 
 


  돈이 전부인 자본주의 사회가 시작된 것은 겨우 수백 년 전이다. 그전까지 인류의 역사를 보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사람들은 필요한 것을 서로 나누고 주고받으며 힘을 합쳐 살아왔다. 까마득한 옛날 일도 아니니 분명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책 11쪽

 

 이렇게 ‘줍는’ 것에 주목하는 이유는 ‘버리는’ 것이 너무 많은 탓이기도 하자. 줍는 것뿐만 아니라 버리는 문제에 관해서도 알아야 한다. 버리는 쪽은 왜, 얼마나, 어느 단계에서 버리는가. 그것을 알면 줍기도 쉬워지고 줍는 것이 왜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그럼 먼저 음식물이 버려지는 양상을 살펴보자.
 현재 세계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은 전체 식료품 생산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선진국에서는 그 비율이 더욱 높아서 식료품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하니, 믿기 어려운 일이다.
책 133쪽

 

 

 (주택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지만) 아파트 단지 내에는 재활용 쓰레기를 모으는 곳이 따로 있다. 쓰레기를 버리는 날에 그곳을 가보면 별의별 물건을 다 보게 된다. 사용한 지 1년 도 안 된 것 같은 전기렌지, 아직 비닐도 채 다 안 뜯은 빨래 건조대, 상품 포장 째로 버린 서랍장. 대체 이런 걸 왜 버렸을까? 엄청 쓸만한데. 이건 내가 여기에다 처음 이야기하는 거지만, 나는 종종 집 근처 아파트단지에 가서 사피엔스(유발 하라리)니 역사의 역사(유시민) 같은 짭짤한 책들을 주워서 읽기도 한다. 재활용 쓰레기장에는 믿지 못할 정도로 좋은 것들이 쓰레기가 되어 버려진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가 돈이 들지 않는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면서 ‘줍는다’를 제안했을 때 아주 크게 공감했다. 일본인 저자가 일본의 현실을 바탕으로 쓴 책이지만 한국에 적용해도 전혀 어색하거나 이상하지 않으니까. 


 저자가 이 책에 설명한대로 음식점마다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혹은 자투리로 혹은 식재료를 시험하고 난 후에 혹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이유로 등등 버려지는 음식의 양은 한국도 상당할 것이다. 재활용 쓰레기라고 이름 붙여 버려지는 얼마 안 된 옷이나 액세서리, 서적, 가전 등등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런 것들이 그 쓰임을 다하지 못하고 그대로 버려지는 것은 또 얼마나 낭비인지. 이것이 한 나라의 규모가 아니라 지구촌 전체로 보았을 때 그 양은 또 얼마나 엄청날 것인가.

 

 [무전 경제 선언]은 돈이 전부가 되어 돈으로 사고팔면 안 되는 것까지 거래하게 된 자본주의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만 우리의 쓰임에 맞게 살 수 있을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이 탄생하기까지 저자는 무전 경제를 실천하기 위하여 몸을 아끼지 않고 취재하고 스스로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며 저자의 이론이 얼마나 통할 것인지를 체험했다.
 이 책의 서두에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돈이 없거나 부족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지조차 주어지지 않는’ 사회가 아니라, 돈에 별로 의존하지 않고도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돈 없이 살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단순히 수입만으로 행복과 불행이 결정될 만큼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고도 확실히 말한다. 그러면서 증여(무료로 주고 받는 순환 고리), 공유(남는 것을 나누거나 타인의 것을 이용하기), 줍기(쓰레기장에서 보물 건지기), 품앗이, 나라에서 받기, 자연에서 얻기, 소자본으로 돈벌이 해보기 등등 돈에 저당 잡히지 않는 인생을 꾸려갈 만한 다양한 활동을 제안한다.

 

 책의 표지에 적혀 있는 말은 고리타분하고 뻔한 말처럼 읽히지만 책의 본문으로 들어가 저자와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마 누구도 쉽게 이 대화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돈에 얽매이지 말라고 조언하는 책은 많지만 이 책처럼 어떻게 해야 돈이라는 끈끈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조언하는 책은 많지 않다. 저자는 몸소 체험한 무전 경제 활동을 자세히 소개할 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세계관이 왜 이렇게 형성되었는지를 함께 설명하고 이를 근거로 우리가 돈에 의존하지 말 것을 강론한다.

 올해 상반기 동안 읽은 책 중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굉장한 책이다.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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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마음공부 - 세상에 끌려 다니지 않는
서광 지음 / 학지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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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세상에서 끌려 다니지 않는 단단한 마음공부는 불교의 유식 30송을 기반으로 합니다. 유식 30송은 4~5세기에 인도의 바수반두가 불교수행의 핵심을 체계화하고 완성한, 대승불교 심리학의 가장 권위 있고 대표적인 교재입니다. 그는 괴로워하는 인간과 깨달은 인간의 마음 구조와 기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고통에서 벗어나 해방으로 나아가는 5단계의 마음수행 과정을 30편의 짧은 시로 표현했습니다.
본문 6~7쪽

 

 단단한 마음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부터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 할 일이다. 단단한 마음이란 무딘 마음이나 닫힌 마음과는 아주 다른 개념이지 않을까. 흔들리지 않고, 어떤 말이나 환경에도 끌려 다니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인간 관계를 아예 정리해버리라는 조언이 많은 이 시대에 [단단한 마음공부]라는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어느 책의 제목과 같이, 나를 힘들고 괴롭게 만드는 대상은 아예 인간관계에서 잘라내 버린다든가 주파수가 통하지 않는 상대와의 접촉을 가능한 피하여 내 인생에서 그들을 지워버리는 일은 매우 간단하고 쉬운 일이다. 그걸 그렇게 저질러 버리는 것을 단호하고 냉철하고 단단한 마음이라고 오해하는 일도 그래서 많은 듯하다. 그러나 이 책을 곰곰이 읽어보면 단단한 마음은 그리 녹록하고 쉬운 게 아니다. 생의 모든 고통은 결국 마음의 고통으로부터 기원하고 이 고통에서 벗어나 해방으로 나아가는 마음이야말로 단단한 마음이 아닌가. 부지런한 공부와 마음 수행 없이 이르기는 쉽지 않을 터다.

 

 그래서 요즘은 유독 철학과 역사의 인문학 서적을 통하여 이 마음 공부를 해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 서점가만 해도 눈에 띄는 제목이 [이천 년의 공부], [천년의 질문] 등 어마어마하다. 철학과 역사서가 점령한 인문학에 잔잔한 파문을 던지는 것은 이러한 책들이다. 서광스님이 불교 경전인 유식 30송을 풀어 쓴 [단단한 마음공부]와 같은 책 말이다. 종교의 경전으로 치부하기 쉬운 이 책에는 사람의 마음 생리에 대한 여러 분석과 관점들이 들어 있다.  


 그간 서구 가치관을 바탕으로 발전해온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이 우리들의 마음 공부에 주요 교재들이 되어 왔다. 프로이트니 칼 융, 아들러니 하는 학자들의 이론으로 우리는 우리의 마음과 정신, 영혼의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그런데 그런 모든 시도들은 만족할 만한 결과는 주지 못했다. 그러니 이제는 경전으로 눈을 돌려볼 만하다. 따지고 보면 종교도, 철학도, 심리학도 결국 다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는 책들이 아닌가. ‘보이지 않는 마음에 대하여’!

 


 내 마음 내가 모른다는 것은 자기 마음은 제쳐 놓고 유식을 붙잡고 공부하니까 어려운 것입니다. 주교재인 내 마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느낌인지, 내가 경험하는 것에 대해서 내가 알아차리거나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모를 수가 없습니다. 유식은 이론이 먼저가 아니라 실제로 경험하고 깨달은 사실을 설명해 놓은 것입니다.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상태를 설명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자기의 마음 상태를 들여다보고, 알아차리기만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29쪽

 


 법정스님이 선가구경이라는 불교 경전을 번역하여 출간한 [깨달음의 거울]이라는 책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경전을 읽되 자기 마음속으로 돌이켜 봄이 없다면 비록 팔만대장경을 다 읽었다 할지라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두고두고 곱씹을 만큼 멋진 말이다. 내 마음을 내가 모르고, 내 마음에 어떤 영향도 넣어주지 않으면서 의미 있는 변화 같은 것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물론 이 책을 한 권 다 읽는다고 해서 유식 30송이라는 어려운 교재가 단번에 이해가 되고 꿰뚫어지는 건 아니다. 읽는 일과 깨닫는 일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번 깨달아진 생각이라고 해서 거기가 깨달음의 끝이 아니라 계속 그 다음 단계로 깨달아나가는 것이 깨달음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시작은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용기를 내어 공부를 하다보면 결국 내가 바라던 그 ‘해방’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마음공부가 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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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고서야 - 일본 천재 편집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시대, 일하기 혁명
미노와 고스케 지음, 구수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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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앞으로는 ‘상품에 어떤 이야기를 담았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이 티셔츠는 누가, 어떤 마음으로, 무슨 메시지를 담아 디자인했는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그것은 편집자가 가장 잘하는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모든 업계에서 스토리를 만드는 능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본문 18쪽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하고 따분하기로는 최고일 것 같은 출판계에 또라이가 나타났다. 우리나라 말고 옆 나라 일본의 일이다. 30대 중반의 편집자 미노와 고스케는 일본 출판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찾자면 아마도 방송인 노홍철 정도? 잘 쳐줘야 유시민 작가 정도의 인사가 전부일 줄 알았다. 책을 쓰는 작가나 책을 만드는 편집자(잡지를 제외하고)는 재미도 있고 유익함도 주나 결국 점잖은 모양새를 벗어던지지 못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사람은 완전 신선하다. 편집자가 책을 기획하고 만들 뿐 아니라 책을 잘 팔기 위해서는 편집자 자신이 셀러브리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미노와 고스케는 생각한대로 실행한다. 아니, 실행했다. 그리고 불황으로 허덕이는 일본 출판계에서 100만부 판매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논리적으로 사고하면 계산한 것 말고는 다른 무엇도 만들 수 없다. 무난하게 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길에서 벗어나라. 혼란 속에 아직 보지 못한 풍경이 있다. 온갖 사고와 갈등 속에 스스로 몸을 내던져라.
 본문 40쪽

 


 내 주변만 해도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자정 즈음만 되면 뜬금없이 카톡을 한다. ‘사는 게 다 이래? 뭐가 이렇게 따분해? 너무나 무료하고 무기력하다. 왜 사는 걸까?’ 특별한 일도 없고 어떤 사건 사고도 없이 그저 유유히 흘러가는 하루 하루의 시간. 그 속에서 무료함이라는 늪에 빠져 죽어가고 있는 것 같은 우리. 그런 우리의 삶에 대하여 미노와 고스케는 ‘무난하게 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즉, 우리 스스로가 무난하게 살고 있는데 어떻게 특별한 일, 다이나믹한 일상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너무나 맞는 말이다.

 


누구나 어느 시점에는 어른이 된다. 학교에 세뇌당하고, 회사에 길들여지고, 상식을 배우며, 인간관계에 구속된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버린다. 기상천외한 인생은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에게 맡기고, 세상에 녹아드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세 살 어린아이 경주’에서 한 명, 또 한 명 탈락해간다. 하지만 영원히 세 살 어린아이로 남아 있을 수 있다면 인생은 도대체 얼마나 재미있을까.
본문 68쪽

 

 굳이 편집자가 아니더라도 삶은 재미있을 수 있다. 책을 100만부를 팔고 이런 저런 방송에 나가거나 유명한 SNS 인플루엔서로 살지 않더라도 삶은 다이나믹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나도 모르게 무난한 생애, ‘적당히 평범하게’라는 말로 포장한 이도저도 아닌 그저그런 삶을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내가 선택한 늪에 자처해서 몸을 담그고 있으면서도 삶의 무료와 일상의 지루함만을 타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노와 고스케의 뼈를 때리는 팩트폭격을 읽고 있다보면 한여름에 냉수 마찰이 무언지 실감하게 될 것이다. 


 미노와 고스케는 ‘생각한대로 지금 당장 하라’는 너무나 평범한 격언을 그의 온 생애를 걸고 실천하여 획기적인 결과를 달성한 인물이다. 김정운 박사가 21세기형 천재는 ‘넘쳐나는 데이터를 자기만이 방식으로 편집’하는 사람이라고 썼는데, 아마 미노와 고스케가 그런 천재에 해당하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파리만 날리는 일상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면 한번쯤 이 책을 읽고 내 삶의 무엇을 바꾸면 좋을지 진지하게 도전해보면 좋겠다.

누구나 어느 시점에는 어른이 된다. 학교에 세뇌당하고, 회사에 길들여지고, 상식을 배우며, 인간관계에 구속된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버린다. 기상천외한 인생은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에게 맡기고, 세상에 녹아드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세 살 어린아이 경주’에서 한 명, 또 한 명 탈락해간다. 하지만 영원히 세 살 어린아이로 남아 있을 수 있다면 인생은 도대체 얼마나 재미있을까.
본문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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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의 눈물 - 실패하지 않는 할리우드 방식
제이미 프라이드 지음, 김동규 옮김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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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콘의 눈물이라는 술이 있다. 도수가 꽤 높은 진에 과일즙이 첨가된 술인데 술 안에 식용 은가루가 별처럼 반짝인다. 이 술을 파는 온라인상점에는 ‘상당히 많은 유니콘이 이 술을 만들기 위하여 희생되었다’는 안내 멘트가 있다나 뭐라나. 황홀한 모양새와 다소 높은 도수 때문에 인기가 있는 이 술의 이름은 많은 것을 내포하는 듯하다. ‘반짝이는 것은 독하다’라든지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반짝일 수 없다’라든지, 혹은 ‘이 정도의 황홀함은 유니콘처럼 상상에 불과하다’든지.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신생기업을 업계에서는 유니콘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위풍당당한 반짝임으로 출현한 유니콘들 중 3년 이상 유지되는 곳은 단 8%에 불과하다고 한다. 92%의 유니콘들이 저 술처럼 독한 눈물을 삼키며 문을 닫는 것이다. 유니콘의 비상보다 유니콘의 눈물이 더 가까운 창업 생태계에서 ‘실패하지 않는 할리우드 방식’으로 유니콘의 눈물을 닦아보자는 시도가 나타났다. [유니콘의 눈물]을 쓴 저자 제이미 프라이드는 할리우드 영화 방식과 스타트업의 유사성에서 착안하여 스타트업이 실패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분석했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는 혁신가가 나타나야 한다. 스타트업 창업가가 소중한 이유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실패로 수많은 혁신가의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마치 씹다 뱉은 껌과 같은 신세로 전락한다면 재기할 기회가 막혀버린다. 누군가는 이런 현실을 다윈의 진화론이 실현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적자생존의 원리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창업가들은 단지 성공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지 못했을 뿐이고, 우리는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와 그것을 예방하는 방법을 이제야 막 탐구하기 시작했다. 실패한 창업가들이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 다시 돌아와 더 크고 멋진 스타트업을 세워줬으면 한다.
31쪽

 


 저자가 [유니콘의 눈물]이라는 책을 낸 이유는 아주 명료하다. 유니콘들이 눈물을 흘리기만 하는 채로 남아 있다면 그것은 투자가나 창업가 개인에게는 물론 경제 전체로 봤을 때에도 아주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실패를 딛고 혹은 실패를 예방하여, 더 크고 멋진 스타트업이 흥하기를 바라는 아주 소박한 바람이 이 책을 탄생시켰다.

 

 ‘스타트업 실패’가 책의 주요 화두인 만큼, 저자는 실패를 대하는 창업가의 태도와 인식부터 바로잡는다. 스타트업의 실패는 흔한 일이지만 결코 불가피한 일이 아니라는 점,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유비무환이라는 점, 자기 아이디어나 사업의 문제(맹점)를 그 누구보다 스스로가 가장 면밀하고 노골적이고 냉정하게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점 등이 저자의 설명이다.
 또한 창업가들이 가장 결정적으로 오해하는 부분 역시 바로 잡는다. ‘아이디어’는 아이디어 일 뿐이지 그것은 사업 모델도, 가치 제안도 아니라는 점이다. 초보 창업가들(이 책을 잘 읽어보면 이건 단순히 스타트업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기획 구상에 대한 가이드로 읽히기도 한다. 이 실수는 초보 창업가뿐 아니라 초보 광고 기획자 등이 하는 실수와도 아주 닮아있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회사 가치의 95퍼센트를 차지하고 다른 모든 요소들은 반찬에 불과하다고 여기는데 사실은 정반대다. 아이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고 나머지 요소들이 이 아이디어가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느냐를 결정짓는다.

 

 회사를 다니는 지인들 중 특히 요즘 자기 사업을 구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대부분 창업 아이디어 한두가지 씩은 마음 속에 품고 있더라. 그러나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유니콘이 될 수 없다. 설사 잠깐 유니콘이 될수 있을지언정 과연 비상할 수 있을 것인가.
 창업을 하다보면 실패를 할 수도 있고 여러 난관을 겪을 수도 있다. 이건 당연한 일이고 세상사 어떤 일이든 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내가 무엇을 대비해야 하고 어떤 전략을 어떻게 세워서 실행할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유니콘의 눈물]은 스타트업에 이미 뛰어들었거나 혹은 스타트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점검 차원에서라도 꼭 한번 보면 좋을 책이다.

스타트업의 실패로 수많은 혁신가의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마치 씹다 뱉은 껌과 같은 신세로 전락한다면 재기할 기회가 막혀버린다. 누군가는 이런 현실을 다윈의 진화론이 실현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적자생존의 원리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창업가들은 단지 성공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지 못했을 뿐이고, 우리는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와 그것을 예방하는 방법을 이제야 막 탐구하기 시작했다. 실패한 창업가들이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 다시 돌아와 더 크고 멋진 스타트업을 세워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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